대통령을 위한 물리학 (이달의 주자: 박형렬) 리처드뮬러 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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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소개하려는 책은 “대통령을 위한 물리학” 이라는 책입니다. 제가 이 책에 대해서 처음 이야기 들었던 때는 대한민국과 미국 모두 대통령 이야기로 한창 시끄러웠던 2017년이었습니다. 미국에서는 트럼프가 새로운 45대 대통령으로 당선되었고, 우리나라에서도 한창 19대 대통령 선거 운동이 진행되고 있을 때였습니다. 미국이나 우리나라나 과학자들은 정부의 연구비에 눈치를 볼 수 밖에 없기 때문에 누가 대통령이 되는 지는 굉장히 중요한 문제입니다. 정부에서 결정하는 정책에 의해 하나의 학문 분야가 발전하기도 사라지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차기 대통령으로 누구를 뽑아야 할 지 고민하던 시기에 책 제목을 듣는 순간 저에게 큰 흥미를 끌 수 밖에 없던 책이었던 것 같습니다.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영화들을 종종 보면, 외계 생명체의 침공이나 급작스런 기후 변화, 테러 등과 같은 위급 상황에서 미국 대통령이 물리학자 또는 관련 분야의 과학자들에게 조언을 구하는 경우가 나옵니다. 그러나 영화에서 등장하는 과학자들의 조언은 영화 스토리상 큰 도움을 주지 못하거나 전문 용어의 남발을 통한 우스꽝스러운 역할로 남을 때가 많습니다(대부분 위급 상황에서 미국 대통령이나 또는 영웅의 판단력으로 그 상황을 해결하곤 합니다). 이 책의 저자인 리처드 뮬러 교수도 비슷한 이야기를 합니다. 만약 테러리스트들이 방사능 폭탄을 맨해튼 한가운데에 설치했다는 소식을 접하고 난 후에야 과학 자문을 불러 상황이 얼마나 심각한지 물어보는 것은 현명하지 못하다는 것입니다. 대통령이 될 지도자라면 이런 상황에 현명하게, 빠르게, 적절하게 대처할 수 있을 만큼의 지식을 갖춰야 한다는 것을 강조합니다. 방사능 폭탄, 온실 효과, 친환경 에너지, 첩보 위성 등과 같이 대통령이라면 결정해야할 많은 중요한 문제들이 있으며, 이런 문제들의 정치적인 면만 이해하고 기술적인 면을 모른다면 제대로 된 결정을 하기 힘들 것입니다. 뿐만 아니라, 세계적인 지도자가 되지 않더라도 투표권자 입장에서 이런 문제들을 알지 못한다면 과연 현명하게 투표를 할 수 있을 지 의문입니다.
본인도 물리학을 전공하고 20년간 공부하였지만 앞에서 언급한 국가 안보나 에너지, 환경 문제에 대해서 기술적인 내용을 물어본다면, 텔레비전이나 신문에서 본 것 정도만 이야기해 줄 수 있을 것입니다. 실제로 그런 내용에 대해 학교에서 배울 기회도 가르쳐볼 기회도 없었기 때문입니다. 이 책에서는 테러리즘, 에너지, 원자력, 우주, 지구 온난화와 관련해서 핵심적인 물리학적 개념들을 다루고 있습니다. 각각의 개념에 대해 보다 자세하게 기술하려면 더 심화된 물리학적 지식이나 복잡한 수식을 이해해야 하겠지만, 대통령이라면, 또는 일반 대중이라면, 물리 말고도 알아야할 것이 산더미 같이 많기 때문에 그러한 부분은 과학자에게 물어보는 것으로 대체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 책은 미국에서 발생한 9?11 테러에서부터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방송사 카메라로 납치된 비행기가 세계 무역 센터 빌딩에 충돌하여 빌딩이 붕괴되는 영상이 실시간으로 중계되었기 때문에 중계를 본 사람들은 비행기가 충돌하여 빌딩이 무너졌다고 생각할 뿐입니다. 이 책의 저자는 당시 비행기의 속도와 질량을 이용하여 비행기의 운동에너지가 실제로 TNT 1t에 해당하는 에너지라는 것을 계산했으며, 그 운동에너지로 빌딩이 무너진 것은 아니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이 사건에서 중요한 과학적 사실은 빌딩이 무너진 원인은 비행기가 당시 가지고 있던 60여 톤의 항공연료 였으며, 이는 연소할 때 약 TNT 1800t의 에너지를 발생시킨다고 합니다. 그 때 발생하였던 고열이 철골 구조물의 약화를 이끌었고 결국 건물의 붕괴로 이어졌습니다. 이처럼 막연히 알았던 사건의 원인도 과학적으로 생각해보면 새로운 사실을 깨닫게 되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이 책의 저자는 테러리즘 외에도 앞에서 언급한 여러가지 주제에 대해 최소한의 수식만 사용해서 재미있게 그 개념과 중요 정보들을 잘 전달하고 있습니다. 이 책은 앞에서도 언급하였지만 대통령을 꿈꾸는 사람들만 대상으로 하는 책이 아닐 것입니다. 앞으로 대통령이 될 사람을 뽑을 일반 대중들에게도 최근 언급되는 문제들에 관한 과학적인 지식을 습득함으로써 올바른 대통령을 뽑을 수 있는 밑거름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제가 추천하고 싶은 다음 주자는 서울대학교 물리학부의 정지윤 박사님입니다. 제가 연구할 때 부딪히는 어려운 문제들에 대해 고민할 때, 옆에서 논리적이고 창의적인 토론을 함께하며 문제를 해결하게 만들어주는 좋은 동료입니다. 연구실 안에서도 다른 동료들의 어려움을 자기 문제처럼 신경 쓰고 도와주는 심성이 착한 분이기도 합니다. 항상 적극적이고 호기심 많은 성격을 가진 분이라 어떤 책을 소개 시켜줄 지 지금부터 기대가 됩니다.
흥미있는 책 소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