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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경 없는 과학기술자들 (이달의주자:김규원) 이경선 저

안녕하세요, 김채원으로부터 릴레이북 바통을 이어 받은 건국대학교 사회환경공학부 김규원입니다. 저는 우리를 둘러싼 환경과 구조물의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한 공부를 계속해 나가고 있는데요, 고등학교 시절 저의 꿈을 확고히 하게 해 준 책을 소개하려 합니다. 여러분들도 따뜻한 과학의 한 장면을 함께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이미 여러 뉴스나 신문을 통해 한번쯤은 들어봤을 법한 '적정기술'의 존재. 이 것은 흔히 '그 사회의 문화와 환경에 적정한 기술'로 표현됩니다. 하지만 뭔가 명확한 듯, 추상적인 듯한 정의에 선뜻 친근하게 느껴지지는 않습니다. 그렇다면 이 적정기술의 원조가 교과서에서 종종 등장했던 '마하트마 간디(인도의 사상가이자 정치가)'라고 한다면 조금은 흥미가 더 생길까요? 그는 "세계 빈곤의 해결은 대량생산 기술이 아니라 대중에 의한 생산에 의해서만 가능하다."고 비판했는데, 이는 제국의 첨단기술이 아닌 인도의 전통 기술에 근거하여 대중이 직접 생산에 참여하는 적정기술운동의 필요성을 말하는 것이지요.

이후 간디의 영향을 받은 영국 경제학자 '슈마허'를 통해 '중간기술'이라는 명칭으로 활발히 이루어졌던 운동은 '적정기술'이라는 새로운 개념으로 바뀌었고, 미국, 인도, 중국 등 전세계를 휩쓸었습니다. 그러나 1970년 후반에 정점에 이르렀던 적정기술운동은 비효율적이며 현실적인 대안이 되지 못한다는 비판과 함께 급속도로 쇠퇴하게 되는데요. 하지만 1980년대, 적정기술은 '지속가능한 개발'과 함께 드디어 그 저변이 확대됩니다. 환경보호와 경제개발을 추구하는 NGO와 기업의 입장 모두를 충족시킬 수 있게 된거죠.

본 책을 통해 적정기술의 개발과 보급을 위한 과학기술자들의 따뜻한 노력을 간접 경험할 수 있습니다. 'MIT 프로젝트 아쿠아팀의 EC 정수키트'나 '서울대학교 샤디아팀의 ICT보급과 교육' 사례를 보면 간단한 것에서 최첨단 기술까지, 적정기술의 범주가 굉장히 넓다는 것을 체감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지금 관심있고 발전시키는 기술들이 적정기술이 될 수도 있다는 느낌이 와닿을까요?

앞서 말했듯이 적정기술이 한 단어로 정의되지 않고 많은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는 것은 동시에 다양한 요인을 고려해야한다는 것과 같습니다. 단순히 적정기술의 '개발'로 끝이 나지 않는다는 건데요. 하나의 예로 기술을 지구 곳곳에 보급하기 위해서는 이를 설치하고 지속적으로 관리해줄 기업체가 필요합니다. 그러나 돈을 좇는 기업의 입장에서 적정기술에 투자하는 것은 쉽지 않은 도전이겠죠. 하지만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의 일환으로 다룬다면 결과적으로 외부에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는 기회가 될 것입니다.

「공대생들이 세상 물정을 모른 채 자기 전공에만 함몰되어 있는 모습을 많이 보았습니다. 하지만 21세기 기업과 사회가 요구하는 엔지니어는 종합적인 안목을 갖고 사회에 도움이 되는 일을 하는 사람입니다.」

끊임없는 배움의 길에서 '아는 만큼 보인다'라는 단순한 진리를 계속해서 체감하는 요즘입니다. 여러분도 사회과학인으로서 적정기술이라는 하나의 관점을 새롭게 알고 연구해, 따뜻한 과학의 길을 함께 걷기를 소망합니다.

  릴레이 다음 주자로 DGIST에 재학 중인 최예린 양을 추천합니다. 항상 따뜻한 에너지로 자신과 주변을 감싸 안는 이 친구는, 사람들로 하여금 스스로를 돌아보고 건설적인 방향으로 발을 내딛게 합니다. 코센릴레이북을 통해 이번에는 어떤 관점과 어떤 이야기로 우리를 이끌지 무척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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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정선(jsyoon) 2020-11-04

적정기술의 원조가 마하트마 간디라니 놀라운데요. 최근에 조명받게 된 줄 알았던 적정기술의 역사가 이렇게 오래되었다는 것도 처음 알게 되구요. 말씀하신대로 공대생들이 따뜻한 가슴을 가지고 연구하는 데에 도움이 될 만한 책인거 같습니다. 많은 분들이 보셨으면 좋겠네요.

아는 만큼 보인다.. 참 좋은 말이네요 ㅎㅎ 어떤 분야든지 모든 사람들이 새겨야 할 말이네요 :-) 전공에만 함몰되지 말고 다른 관점으로도 연구하여 진짜 따뜻한 세상이 왔으면 좋겠어요. 재밌게 읽었습니다. 좋은리뷰 감사합니다.

안녕하세요. 바뀐 코센을 여기저기 보다가 이제야 이 글을 보았습니다. 리뷰 너무 잘 읽었씁니다. 부끄럽지만 저자 입니다. 제가 전하고자 했던 이야기가 잘 전해져 공부에 도움이 되셨다니 기쁩니다. 따뜻한 과학의 길 이라는 말이 너무 좋네요. 하시는 연구도, 공부도 모두 잘 되셔서 따뜻한 과학의 길이 되시길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