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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의 미래 토마스 슐츠 저

안녕하세요? 저는 덴마크 공대(DTU) 우주 (Space) 섹터에서 박사후연구원으로 일하고 있는 이민주 입니다. 저는 천문학자이고 우리 은하를 포함한 은하의 탄생과 진화를 연구하고 있어요. 우리가 언제, 어떻게 탄생했고, 우리의 미래는 어떨까라는 가장 근원적인 질문에 조금은 답해보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제가 학업과 일로 한국을 떠나 해외 이곳저곳을 산지도 벌써 14년차가 되어갑니다. 여전히 종이책을 좋아하지만, 자의반 타의반으로 오랜기간 해외 떠돌이 생활을 하다보면 여건상 전자책을 선택하게 되는 경우가 많아지는데요. 예전엔 선택지가 꽤 제한적이었는데, 전자책이나 오디오북으로 제작되는 “책”이 점점 많아지는 것 같아서 저 같은 해외 유목민에게는 참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제가 올해 읽은 전자책 중에, 마지막 장을 넘기며 앞으로 다가올 미래에 대한 묵직한 질문들을 안겨준 책이 있어 곽상훈 박사님 바통을 이어받아 여기에 소개하고 싶습니다.
 

소개할 책의 제목은 [의학의 미래]라는 책입니다. 제가 하는 일인 우주를 관측하고 그 데이터를 해석하는 일은 저에겐 매우 흥미롭고 즐거운 일이긴 하지만, 꽤 많은 분들께 생소한 일이 아닐까 싶은데요. 제가 하는 일과는 아주 상반된 — 물리적, 심리적으로 사람과 가깝고, 천문학적인 돈이 투입되고 있다는 점에서 — 분야인 의학, 생명공학, 화학, 그리고 그것들을 활용해 돈을 벌려는 스타트업 창업자, IT기업가들의 이야기를 풀어낸 책이어서, 잘 모르는 우주를 탐구하듯 시간가는 줄 모르고 즐겁게 읽은 책입니다.

이 책은 제가 몇 년전 흥미롭게 읽은 책인 [구글의 미래]의 저자이자, 독일 슈피겔 (Der Spiegel)지의 실리콘밸리의 특파원인 토마스 슐츠가 의학, 생명공학, IT가 결합된 소위 디지털 의학에 대해 관련 업계 종사자들과의 인터뷰를 통해서 머지 않은 미래에 다가올 의료시스템에 대한 폭넓은 통찰력을 보여주는 책입니다. 디지털 의학은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궁극의 맞춤 의료라고도 할 수 있는데, 책에서는 그와 관련된 다양한 기술들을 소개해 줍니다. 원서는 2018년에 출판된 책임에도 불구하고 2020년 두 명의 여성 과학자에게 노벨화학상을 안겨준 크리스퍼(CRISPR)에 대한 이야기나 여전히 우리를 괴롭히고 있는 코로나의 백신으로도 유명해진 mRNA등을 다룬점에서 작가의 기자로서의 기량을 다시금 엿보게 합니다. 동시에 저에겐 아는 단어가 나와서 반갑기도 했고요. 책의 중후반엔 SF영화에서나 나올 법한 의학의 미래를 꿈꾸는 사람들의 이야기도 소개되어 영화를 보듯 관련 기술들이 신기하기도 하지만 동시에 두려움도 느끼게 합니다. 1장부터 9장까지 다양한 인터뷰 내용으로 의학의 미래를 들려주지만, 제가 느끼기에 모든 장을 관통하는 하나의 메세지로 디지털 의료혁신이 불러일으킬 또다른 양극화 현상에 대한 우려를 담고 있다는 점에서도 꽤 인상적인 책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어쩌면 이 책은 저와 같이 분야에 문외한인 사람이 그 트렌드를 이해하는 정도로 가볍게 읽을 수도 있는 책일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빠르게 변화하고 엄청난 성장을 하고 있는 디지털 의학이 과연 우리 모두에게 혜택을 주는 방향으로 진화할지, 또 다가올 200세 시대는 정말 더 나은 미래인지 조금은 의문을 가지게도 하는 점에서는 그렇게 가볍지만도 않은 책이라는 점에서 읽어 볼 만한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다음으로 책소개를 이어가주실 분은 [의학의 미래]에서 다룬 분야와 밀접한 관련을 맺고있는 김린호 박사님을 추천합니다. 김린호 박사님은 뮌헨 외곽에 소재한 막스플랑크 생화학 연구소의 유전자 시퀀싱 팀장으로 DNA와 RNA를 매일 다루고 있거든요. 김린호 박사님은 제가 뮌헨에 살 때 재독과협과 독일에서 진행된 청소년과학경진대회 위원회 활동을 통해 알게된 분이고, 아웃리치를 포함하여 다양한 분야에 관심을 가지고 계신 분이라 어떤 책을 소개해 주실지 기대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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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지훈(htlaz) 2021-12-08

책 제목과는 달리 이 민주 회원 분의 책 소개를 보니 아주 읽고 싶어지는 내용들이군요.

의외의 책을 추천해 주셨네요. 데이터 사이언스에 기반한 디지털 의학이라.. 확고한 국가의료보험 체계를 가지고 있는 우리나라나 독일보다 왠지 미국에서 먼저 꽃피울 수 있는 분야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드는데요. 한번 읽어 보도록 하겠습니다. 좋은 책 추천 감사합니다!

이윤경(ylee25) 2022-01-03

우와~~ 의학의 미래라니 제목만 봐도 읽고 싶어지는 책인데, 소개해주신 내용을 읽어보니 더욱더 기대가 됩니다!! 천문학을 연구하시는 것도 멋지시고, 관련 분야 이외에 책을 추천해주신 것도 흥미롭습니다:)

김린호(rkim) 2022-01-05

좋은책 소개 감사합니다. 제가 진작에 봤어야할 내용이네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