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mmer ti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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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mmer time! 닐 암스트롱의 색소폰 연주가 곁들인 추억 속의
팝송이죠? 여기에서는 팝송이 아니라 하절기에 시간을 바꾸는 제도를 이야기하려고 합니다. 영어로 미국에서는 Day Light Saving Time이라고 하고, 불어(영국)로는 Temps d’été (summer time)이라고 부르더군요.
필자는 20년 이상을 시간이 바뀌는 나라에 살았는데 아직도 적응을 못 했습니다. 현지인들도 역시 마찬가지. 시간이 바뀌는 첫날 아침에도 사회는 아주 조용해요. 다들 알아서 시간을 맞추는지 별로 실수를 하지는 않습니다. 원래 이 제도는 아주 오래되었지만, 제1차 석유파동이 있었던 70년대에 본격적으로 도입되었다고 합니다. 한국은 88올림픽 기간에 국제 중계료를 극대화하려고 잠깐 시행 후 폐지한 적이 있습니다. Summer time이 시행되던 당시에 사람들이 엄청나게 불편해했죠. “아무리 쿠데타 정권이지만 시간까지 자기들 멋대로 조정하느냐?”고 말입니다. 영문판 위키피디아를 참고해보았더니, 이 제도를 한 번도 시행해본 적이 없는 나라들은 (아프리카를 제외하면) 거의 없네요. 아시아 나라들도 시행해보았지만, 지금은 전부 폐지된 상태입니다. 현재 유럽 전체와 북미 전체, 뉴질랜드, 호주 남부가 시행 중이고 북미의 미국, 캐나다, 멕시코 내의 몇 주는 예외적으로 시행하지 않습니다. 자세히 알려면 아주 복잡해서 그냥 인터넷에서 “Present time New York” 같은 식으로 출장을 가야 할 관심 지역을 조사하는 방법이 제일 쉽습니다.
Summer time을 시행하는 취지는 에너지 절약 때문이죠. 그런데 반론도 만만치 않습니다. 절약되는 것 같지는 않은데, 사람만 피곤하게 한다는 것입니다. 게다가 갑작스러운 리듬변화로 심장마비 등의 위험이 커진다는 강경론까지 있습니다. 시간을 자연스럽게 맞추려면 춘분부터 하루에 1분씩 조정하다가 하지를 지나면서 다시 1분씩 원위치시키는 방법인데, 매일 시간을 조금씩 바꾼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합니다. 이 제도를 왜 유럽과 북미는 시행 중이고, 아시아 국가들은 포기했을까요? 제가 생각해본 이유는 두가지입니다. 첫째는 위도 문제입니다. 유럽과 북미의 주요 도시들은 북위 40도에서 60도 사이에 위치합니다. 유럽에서는 가장 남쪽인 아테네가 서울과 비슷한 위도입니다. 미주에서는 샌프란시스코와 위싱턴 DC가 서울과 비슷합니다. 유럽-미주의 중요도시인 파리, 런던, 베를린, 뉴욕, 시카고, 토론토가 전부 40도보다 한참 위쪽에 분포합니다. 여기에서 예외라면 LA 정도 (부산과 비슷) 입니다. 반면 아시아 국가들 주요도시는 베이징이 가장 높은 40도 선이고, 서울, 동경 등은 훨씬 아래인데다, 홍콩의 위도는 거의 20도까지 낮아집니다. 즉, 북미나 유럽과 달리 아시아 주요도시들은 위도가 그렇게 높지 않아 계절별 주·야간 시차가 크지 않다는 것입니다. 그러니 Summer time을 굳이 할 필요가 없었겠죠. 둘째 이유는, 일찍 일하고 일찍 마친다는 개념인 Summer time이 아시아에 적용되면, “더 일찍 시작하지만, 여전히 늦게 끝나는” 것이 될 수 있기에 사람들의 환영을 받기는 어려웠을 것입니다.
Summer time은 토요일 밤을 지난 일요일 새벽에 바뀝니다. 사람들의 활동이 가장 적은 시간을 골라 시간을 바꾸는 것이죠. Summer time이 시작되는 날, 일요일 아침에 8시에 일어났다면 9시로 시계를 고치면 됩니다. 다음날 출근 시간이 좀 힘들죠. 아침 7시에 일어났어도 벌써 8시라니 말입니다. 반대로 가을에 시간을 원위치할 때는 여유가 있습니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북미와 유럽의 Summer time 시행 일자가 약간 다르다는 것입니다. 유럽은 3월 마지막 주 일요일에 시작하여 10월 마지막 주 일요일에 끝납니다. 하지만 북미는 3월 둘째 주 일요일에서 11월 첫째 주 일요일까지로 합니다. 서로 어긋나는 날짜에 미팅이나 출장 등이 잡히면 조심해야 합니다. 유럽과 미국의 Summer time 날짜는 서로 맞추면 좋을 것 같은데 왜 다를까요? 한참 궁금해하다가 답을 알았습니다. 그리니치 시(영국 시각)는 새벽 1시에, 유럽중앙시간은 새벽 2시, 동유럽은 새벽 3시에 시간을 바꿉니다. 동시에 시행하려니 자연스럽게 시차만큼 차이가 생깁니다. 만약 동일날짜, 동일시간에 미국과 유럽이 시간을 바꾼다면 그리니치가 새벽 1시일 때, 뉴욕은 5시간이 늦어 토요일 저녁 8시가 됩니다. 한참 사람들이 활동하는 중간에 시간을 바꾸어야 하는 혼란이 생길 것입니다. 그래서 동시에 못 바꿀 바에는 오히려 적절한 간격이 필요하기에 몇 주 차이를 둔 것 같습니다.
사람들의 활동도 기온과 일조량에 따라 달라질 필요가 있습니다. 겨울철에 동물들은 겨울잠을 자거나 아니면 행동을 최소화합니다. 사람들도 겨울에는 좀 많이 자는 것이 좋겠죠. 그런데 여름은 여름대로 더워서 힘드니 스페인처럼 낮잠도 필요해 보입니다. 경쟁이 치열한 시대에 겨울에는 겨울잠을 자고, 여름에는 시에스타(여름 낮잠)가 필요하다고 하면, 한가한 소리라며 혀를 찰 사람들이 많을 것 같습니다. 과학기술이 발달하고 GDP가 올라가면 더 여유로운 생활을 영위하게 될 것이라고 배웠는데, 갈수록 다들 더 바쁘다네요. 누가 거짓말을 한 것인가요? 해야 할 일도 계속 늘어나지만, 한 번 엮이면 빠져나오기 어려운 소셜 네트워크 활동도 만만찮게 시간이 들고…
미국에 살 때 섬머타임 바뀌는 날마다 교회 예배 시간을 못마춰서 허탕을 치던 기억이 나네요.
저는 낮이 긴게 좋아서 서양의 섬머타임 제도를 부러워하고 있답니다.
한시간 정도의 시차 적응은 그리 부담스럽지 않았던 기억이 있거든요.
Summer time.. 어렸을때 학교에 일찍 갔었던 기억이 있네요..
지난 여름 전력난에 도움이 될까해서 우리나라도 해야 하지 않을까 했었는데,
에너지 절약은 검증되지 않았나 보네요..
좋은 글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