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사고 사망률과 통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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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7월 교통사고 사망자 숫자가 전년 대비 20% 이상 증가했다며, 휴가철 운전에 주의하자는 프랑스 내무장관의 발표를 우연히 TV에서 듣게 되었습니다. 한국이 교통사고 사망률이 상당히 높다는 통계가 때마침 생각이 났기에 관련자료들을 좀 찾아보았습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통계란 언제나 깊이 들여다볼수록 블랙홀에 빠지는 것 같이 복잡했습니다. 그래서 어떤 학자는 현대민주시민에게 가르쳐야 할 가장 중요한 과목이 선거와 통계라고 말한 적이 있습니다. 시민들은 선거를 비롯한 중요한 행위들을 통계를 바탕으로 판단하기 때문입니다. 정치뿐 아니라 경제활동, 쇼핑까지도 통계의 영향이 절대적이니까 통계오류는 사회에 엄청난 파장을 불러올 수 있습니다. 미국의 경우, 트루먼 대통령은 당선이 결정된 1948년 11월 3일 아침에 자신이 떨어지고 상대후보 듀이가 당선되었다는 시카고 트리뷴이라는 신문의 오보를 펼쳐보입니다. 신문은 갤럽조사를 바탕으로 미리 기사를 준비해두었던 것입니다.
통계가 사람을 헷갈리게 하는 다른 예가 이혼율입니다. 요즘 이혼율이 높아져서 한국의 이혼율은 50% 정도라고 보도됩니다. 이 기사를 한 집 걸러 한 집당 이혼한 것으로 잘못 이해할 수 있습니다. 잘 아시는대로 분모에 당해연도의 결혼한 커플 수, 분자에는 이혼한 커플 수를 넣어서 발표하는 통계입니다. 결혼은 점점 늦어지고, 여태껏 결혼했다 이혼하는 모든 커플들이 분자에 오니 퍼센트가 엄청 커지는 것입니다. 이 외에는 이혼율 통계를 계산할 방법이 마땅치 않습니다. 재미있는 것은 훨씬 자유분방하고 개인주의가 발달한 유럽보다 이혼율이 더 높게 나온다는 것입니다. 정말 한국이 유럽보다 이혼을 더 많이 하는 것일까요? 유럽은 아예 결혼하지 않고 동거하는 부부들이 많으니 통계가 낮게 나오는 것입니다. 그래서 한국의 이혼율 통계를 다른 나라와 비교하기는 어렵고, 10년전에 비교해 어떤지와 같은, 세월에 따른 경향만을 알 수 있습니다. 동거문화가 많이 도입된다면 시간축으로의 비교마저도 어렵겠지만, 아직까지는 괜찮을 것 같습니다.
이제 교통사고 사망률 이야기로 돌아갑시다. 신문기사는 OECD 국가들의, 인구 10만명당 한해 사망자 숫자로 많이 보도되었더군요. OECD국가로 제한한다는 것은 교통사고에도 경제력이 관계된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통계기준으로 사용하는, 인구 10만명당 이라는 숫자가 마음에 안들었습니다. 인구 백만명 기준이 더 좋아보입니다. 자동차들이 활발하게 다니는 작은 도시들 인구규모가 백만입니다. 성남, 고양, 수원 그리고 워싱턴 DC, 샌프란시스코, 시애틀 같은 도시들이 인접한 교외지역을 더하면 백만 인구를 가집니다. 그러니 인구 백만명당 100명이 사망했다고 하면, 중간규모 도시에서 한해에 교통사고로 100명이 사망한 것입니다. 실제로 OECD 최고치가 백만명당 백명 수준입니다. 그래서 한국에서 교통사고 사망자는 연간 5천명에 이릅니다. 미국은 한국과 크게 다르지 않지만, 서유럽은 백만명당 50명 이하입니다. 유럽국가들 중에서도 준법정신이 잘 정착된 북구국가들의 사망자 숫자가 적습니다. 그런데 유독 벨기에와 룩셈부르그는 숫자가 제법 크더군요. 아마도 유럽의 교차로에 해당되는 위치에 있다보니 고속으로 통과하는 차량들이 많은 탓인 것 같습니다.
경제 미개발 지역인 아프리카는 자동차 댓수가 적으니, 인구당 교통사고 사망자 숫자는 훨씬 작을 것으로 생각되시죠? 저도 그렇게 생각하고 통계를 확인해보다가 깜짝 놀랐습니다. 아프리카 대다수 나라들이 OCED 평균의 4배 정도에 이르더군요. 도로사정과 신호체계가 좋지 않은 탓이지 않을까요? 그리고 응급의료체계 미흡도 영향을 끼칠 것입니다. 사고현장 구조가 늦으면 살릴수 있는 사고자도 사망하는 경우가 많을 터이니까요. 그래서 교통사고사망률과 경제력 간에도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것입니다.
또 다른 재미있는 사실은 안전벨트 착용여부가 교통사고 사망자 통계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결론이 명확하지 않았습니다. 모형 실험을 통한 충돌사고에서는 사망위험이 1/8로 줄어든다고 합니다. 그러나 실제 도로상황에서는 좀 복잡해집니다. 주행을 시작하고나서 안전벨트를 매느라고 산만해진 운전자가 길을 건너는 행인을 치는 사고들이 많다고 합니다. 그리고 안전벨트를 했다고 운전을 방만하게 하는 경향도 있다고 합니다. 뒷자리 승객은 벨트를 안매는 경우가 많은데, 사고시 뒷승객이 튕겨나가 앞자리 승객을 가격하는 경우도 있다고 합니다. 안전벨트를 안 맨 뒷자리 승객이 ‘인간 둔기’로 변신하여 앞자리 승객을 강타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뒷자리 승객이 안전벨트를 하면 확실히 사망률을 더 낮출 것 같습니다. 뒷자리 승객은 안전벨트 착용과정에 산만해지거나 방만한 운전의 대상이 아니니까요.
이제 결론적으로, 교통사고 사망률 통계에 어떤 변수들을 포함해야 할까요? 인구와 자동차 댓수 외에 몇 가지를 더한다면, 운전면허 소지자 숫자 또는 총 도로 길이로도 나누어 볼 수 있습니다. 일인당 GDP로 나누어 보는 것은 어떨까요? 소득이 높은 국가일수록 자동차를 오랫동안 사용해온 국가들이고, 안전문화도 잘 정착되어 사고가 적습니다.
편리한 문명의 이기가 자신과 남을 죽이는 흉기로 사용되지 않도록 각별하게 조심해야죠. 한국의 교통사고 사망률은 OECD 평균의 1.7배나 된다고 합니다. 그런데 사망자중 보행자 비율은 평균의 2배가 넘어서 40%에 이른다고 합니다. 음주운전과 신호위반 문제인 것 같습니다. 신호준수, 앞차와의 거리확보, 속도 줄이기 정도의 단순한 실천이 안전한 사회를 만든다면, 기꺼이 동참해야죠. 일주일에 최소 하루는, 아주 완벽하게 교통법규를 지키는 날로 정해보면 어떨까요? 그러면 얼마 가지 않아서 하루가 여러 날로 늘어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래서 2020년까지는 교통사고 사망자 숫자를 반이하로 줄여야죠.
말씀하신 부분을 해결하기 위해선 평균에 근거한 통계보다는 계량경제분석이 더 적합할 듯 보입니다.
퍼센트의 의미보다는 단순하게 생각한다면 독립변수(교통사고 사망자) = 종속변수(안전벨트 착용 여부(dummy) + 주행속도 + 운행중 휴대폰 등 운전에 집중하지 않는 행위 + ... + ) 등으로 회귀분석을 하면 원인이 교통사고 사망에 미치는 중요 변수인지 아닌지 나타낼 수 있겠습니다.
물론, 위에 열거한 변수를 객관적으로 측정이 가능하다는 전제가 있어야겠죠.
만약 위의 결과로 유의미한 통계 결과가 나타나면, 각 변수별로 가중하여 평균을 낸다면 보다 정확한 통계결과가 나오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맞습니다. 교통사고는 예기치 않게 발생될 수 있기 때문에 안전거리확보와 같은 안전한 주행이 필요하다고 생각됩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한달에 하루 쯤은 실천해보도록 해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