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 그리고 전쟁과 평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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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겨울은 지구온난화 때문인지 유래없이 따뜻한 겨울이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그리고 최근에는 호주에 왠만한 국가 하나 정도에 해당되는 지역을 태운 산불이 났고 필리핀에서는 화산분화로 백만명 이상이 피난했다는 보도가 나왔습니다. 급기야는 구정을 전후하여 중국발 바이러스 확산 소식으로 세계가 뒤숭숭합니다. 잠복기에는 감염여부를 알기도 어려우니 앞으로 이 문제는 언제 해결될 지 알 수도 없고, 일단 진정국면에 들어가면 또 언제 비슷한 바이러스가 다시 창궐할 지 알 수 없습니다. 워낙 사람들이 여행을 많이 하는 세상이라 인체에 기생하는 세균들도 유비쿼터스적 세계화를 누리고 있는 것입니다. 그런데 작년에 그렇게 많이 회자되던 인공지능이나 5G같은 기술이 위의 굵직한 지구촌 문제를 해결하는데 어떤 기여를 할 수 있을 지 고민한다는 소식은 듣지 못했습니다. 그러다가 갑작스럽게 이란 최고 사령관이 미국의 드론에 의해 저격되어 세계가 다시 한 번 전쟁의 소용돌이로 휘말릴뻔 했습니다. 미국의 젊은이들에게는 베트남전의 악몽을 떠올리게 하는 사건이었습니다.
한편 미국 NASA는 2030년 후반대에까지 화성에 인간을 보내 식민화하는 계획을 추진중이라고 합니다. 편도여행만 6개월 이상이 소요되며, 돌아오는 방법은 현지에서의 메탄가스와 이산화탄소를 분해하여 물과 수소를 만든 후 로켓 재추진을 계획하고 있다고 합니다. 흥미로운 사실은 미국이 달에 인간을 착륙시킨 1969년 이래로 아직 아무도 못가고 있으며, 미국 역시 달착륙 재시도보다는 화성계획에 더많은 관심과 예산을 배정하는 모양새를 보인다는 것입니다.
여기까지만 종합해보아도 미래기술을 위한 예산과 관심이 어디로 모이고 있는지 알 수 있습니다. 한 곳은 더 성능좋은 무기를 만드는 곳이고, 다른 하나는 애국심을 부추기고 정치인들을 화려하게 만들어 줄 우주탐사 쪽입니다. 위의 이야기에 나오지 않은 하나는 돈이 될 것 같은 자율주행이나 비서직 로봇개발 같은 부분입니다. 한마디로 미래의 과학기술은 국가를 위한 홍보 프로젝트나 전쟁(방지)용 프로젝트에 더 집중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화성에 가서 살고 싶은 사람들은 먼저 빨리 보내고 남은 사람들은 지구촌을 더 안전하고 살기좋은 곳으로 만들려고 노력하는데 우리의 역량을 집중해야하지 않을까요? 넘쳐나는 대리운전기사들도 많은데 왜 자율주행이 필요한 지, 그리고 취직이 어렵다는 신체튼튼하고 성격좋은 젊은이들이 남아도는데 왜 비서직 로봇들이 필요한지요? 모두 사회문제를 해결하기보다는 정치가 좀 더 빛나고 경제적으로 돈되는 곳이니 몰려드는 행보입니다. 음습한 곳에 바퀴벌레들이 모여드는 것처럼 말입니다.
앞으로는 과학기술이 단순히 국가경쟁력이나 안보지킴이가 아니라, 우리삶의 기저가치를 좌우할 것인데, 이런 논의는 너무 무시되는 것이 답답합니다. 그렇다고 세계의 방향을 바꿀 정도로 한국이 덩치가 큰 나라도 아니고, 유럽연합은 브렉시트로 복잡하고, 중국은 세계의 리더역할은 고사하고 사고만 안치면 다행이라는 것을 증명해보였고, 미국은 내일 당장 어디로 튈 지 모르는 행보를 보입니다. 언제나 정치가 과학을 지배했고 과학은 정치의 시녀였지만, 세계화 시대에는 이제 과학이 각국의 국내정치를 넘어야 한다는 시대적 요구가 있는 것 아닐까요? 정부 프로젝트비 같은 달달이 사탕에 익숙해진 과학기술인들이 자립적으로 연구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고, 바위에 계란치는 것같아도 스웨덴 소녀 그레타처럼 목소리를 내야 하지 않을까요? 우선은 운동보다 이런 학회부터 출발해서 활동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미래와 지구’ 같은 학회가명을 일단 제가 먼저 제시해봅니다.
구구절절히 옳으신 말씀입니다. 화성에 사람을 이주시킬 계획을 세운다는 건 너무 허무맹랑하네요
자본을 가진 사람이 자동화를 통해 고용을 줄이고, 잉여 인력들은 밥을 굶는 시대가 곧 다가올거 같습니다.
그래서 부쩍 요즘 기본소득에 대한 논의도 많이 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