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는 왜 나이 들고 가난한 약자들을 집중공격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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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겹도록 들어온 코로나 이야기를 꺼내기 전에, 잊혀지지 않는 탈북자 인터뷰 내용부터 소개하려고 한다. 죽음을 각오하고 탈북했는데, 막상 남한에 와보니 탈북자들 중에서도 북한에서 성분이 좋았던 순서대로 대접을 받더라는 것이다. 분명 그들은 북한에서 인민들 피를 빨아먹으며 잘살던 사람들인데, 탈북 이유에 관계없이 남한 정부로부터 특별대우를 받는다니… 북한의 지배층 출신 탈북자라면 남한에서는 가장 나쁜 대접을 받아야 되는 것이 올바른 논리다. 하지만 선전용으로나 정보용으로 이용가치가 더 높기 때문인지, 탈북후에도 북한에서의 출신성분별로 대접을 받는다는 것은 언론을 통해 우리가 느낄 수 있었다. 참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는데, 전쟁이 일어나도 높은 계급순으로 더 안전하다. 나중에 전법으로 체포되어도 여러번의 재판으로 변호할 기회도 가진다. 하지만 병사들은 이름도 없는 어느 고지의 언덕에서 스러져 간 사람이 부지기수다. 그들은 전쟁을 일으킨 사람도 아니고 자신들이 원해서 전장에 온 사람도 아니다. 설사 전쟁에서 이겨도 사지 멀쩡한 몸으로 고향에 돌아간다면 원호대상자도 아니니까 특별대우도 없다. 뿔뿔이 흩어진 가족들을 모아서 전쟁전에 하던 생업이나 차질없이 계속 할 수 있다면 다행이다. 반면 전쟁영웅이라는 영예는 모두 장군들 몫이다. 그들 중에는 회고록으로 돈을 벌거나, 정치판에서 권력을 차지하는 것으로 승승장구한다.탈북에서도 전쟁에서도 삶은 평등하지 않다. 아니 중대범죄 책임자가 오히려 더 나은 대우를 받을 때가 많은 것이 세상사다.
이제는 질병에서도 삶은 평등하지 않다. 의료보험이 사보험인 미국에서는 평균수명과 소득수준이 상당히 비례관계에 있다. 흑인들은 평균수명이 백인보다 훨씬 짧은데, 인종별 신체조건의 문제보다 소득별 생활습관과 의료문제임이 분명하다. 소득이 높은 사람들은 예방의학의 도움도 많이 받는다. 암도 조기에 찾아내고 고혈압이나 당뇨도 일찍 치료를 시작할 수 있다. 하지만 소득이 낮은 사람들은 몸이 더이상 견디지 못할 때까지 일하다가 골든타임을 놓친다. 그래서 요즘은 건강과 수명에서 소득별로 계층별로 차이가 많이 난다.
이번 코로나 사태에서 바이러스 자체는 가난한 사람들을 표적으로 겨누지 않았다. 하지만 바이러스를 제압하는 과정에서 실행된 ‘사회적 거리두기’가 중소상인들과 임시직들에게 타격을 입힌 것이다. 반면 정규직들은 출근하지 않고도 급여가 나오기 때문에 큰 문제가 없었고, 부자들은 주 소득원이 금융소득이어서 어차피 대면으로 돈을 버는 사람들이 아니다. ‘실탄’이 넉넉한 투자자들이라면 이런 위기 때 오히려 부동산과 주식에 집중투자를 했을 것이다. 그리고 2년 정도 기다리면 가격은 또 오른다. 나라가 망하지 않는한 위기가 지나면 찬스가 오는 리듬은 계속 된다. 서민들이 생계를 이어가는 노동소득은 대면을 필요로 하지만, 부자들의 자본소득은 코를 골며 자는 시간에도 통장에 돈이 쌓이는 비대면-비접촉 소득이다. 그런데도 금융소득에 대한 세율은 여전히 노동소득보다 낮다. 경우가 다양하여 완벽한 비교는 어렵지만 당장 주택임대소득을 보아도 노동소득보다 세율이 낮고 원천징수가 아니므로 빠져나갈 구멍이 많다.
코로나가 가난한 사람들부터 집중공략하는 부분을 일정부분 해소하는 대책은 무엇일까? 금융소득에 대한 통제가 필요하다. 세율만 올리지 말고 먼저 금융소득에 대한 파악이 철저하게 이루어져야 한다. 투자도 경제를 돌리는 혈액이기 때문에 무조건 세율만 올리는 것은 곤란하다. 하지만 가짜 법인을 내세워 임대소득 세율을 낮추는 꼼수는 걸러내고, 공시가격과 실거래가의 평균 차이도 빨리 10% 내까지 접근하게 현실화하는 방안이 필요하다. 특히 다운 계약서는 고의적 탈세니까 엄청난 벌금을 물려야 한다. 다운 계약서는 나중에 소송이 붙거나 경매차압 또는 대출신청시 매수-매입자 모두에게 불리한 상황이 될 수도 있기 때문에 위험하다.
두번째 해결책은 전국민에게 기초생활비를 지불하는 것이다. 예를 들면, 20세 이상 성인 실업자들에게는 전부 일인당 월 50만원씩, 20세 이하 아이들에게는 직업유무에 관계 없이 일인당 월 25만원씩 지불하는 것이다. 물론 그러면 젊은이들은 일도 안하고 매일 놀러다닐 것이라든지, 왜 국민을 게으르게 만드냐는 등, 백가지도 넘는 논리로 공격을 할 것이다. 겨우 무상급식 하자는데 나라가 망할 것처럼 떠들던 사람들이 많았다. 하지만 역대정부가 이상하게 지출한 내역을 살펴보면 아마 이 돈을 주고도 남을 것이다. 만약 전국민에게 기초생활비를 지불할 수 있다면 소득이 불규칙적인 창작-예술가들을 훨씬 많이 격려할 수 있을 것이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실현하려고 창업할 사람들도 넘칠 것이다. 그리고 공무원 되려고 노량진에 죽치는 젊은이들도 많이 줄어들 것이다. 남녀 둘이면 고정 월소득 1백만원으로 시골에서 알뜰한 살림을 꾸릴 수 있을 것이고, 자녀출산도 가능할 것이다. 가임여성 일인당 출산율이 1.0명 이하로 접어들고 있다는 사실을 상기하자. 일자리를 못찾았지만 고정수익이 생긴 젊은이들이 월세가 싼 지방으로 내려간다면 인구분산과 지방활성화까지 기대가능하다.
그 돈을 어디서 대느냐가 문제다. 돈은 국가재정에 맞춰 액수를 가감하면 되겠지만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내기가 더 어려울 것이다. 골수 자본주의만 우리를 구원할 수 있다고 믿는 사람들의 공짜 소득에 대한 알레르기 반응이 너무 크기 때문이다. 자본주의 이전에 인간의 기본권이 우선이다. 그리고 이번에 모두에게 지원된 재난보조금으로 연습을 해보았으니 아마도 두드레기 반응도 조금 진정이 되었을 것이다. 앞으로 인공지능과 로봇으로 인한 대량실업이 예상된다면, 정말 고민도 해보고 미리미리 연습도 해보아야 할 제도다.
몇년전 처음 기본소득이란 걸 접했을 때 이게 가능할까 반신반의했었어요. 그런데 4차 산업혁명으로 일자리를 점점 줄어들고, 영세 자영업자와 임시직 노동자가 점점 늘어날 수밖에 없는 현실에서 대안이 될수 있겠다 생각이 드네요. 부자들은 로봇을 시켜 수익을 내고, 그 수익을 사람들이 나눠먹는거지요.^^
두번째 해결책이 굉장히 흥미롭네요 ㅎㅎ 생각해 볼 문제라고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