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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보건의학연구소(INSERM)

안녕하세요. 저는 프랑스 파리에 위치한 University of Paris에서 보건사회학을 공부 중인 정지원입니다. 저는 현재 학교 석사과정과 함께 국립보건의학연구소(Institut national de la sante et de la recherche medicale, INSERM)에서 리서치 인턴을 하고 있습니다.
INSERM은 프랑스보건복지부 및 고등교육부 소속 국립연구소로 프랑스에서 이루어지는 대부분의 생리의학 연구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주 연구분야는 미생물학, 감염병학, 신경 및 인지과학, 면역학, 유전학, 암, 의료기술, 공중보건 등 의생물관련 주제를 포괄적으로 다루고 있습니다. 산하에 총 261개 연구조직이 있으며, 각 조직들은 프랑스 전역을 포함하여 외국 등지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헤드쿼터는 파리13구 톨비악(Tolbiac) 지역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인력 면에서는, 대략 7,300명 정도의 연구원들을 포함하여 14,000명 정도의 인원이 INSERM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INSERM의 여러 연구조직 중 저는 보건의학 다학제 연구조직인 Cermes3에서 진행하는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Cermes3는 주로 보건의학과 사회와의 관계를 분석하는 연구소인데요. 따라서 의학연구자 뿐만 아니라 사회학, 역사학, 인류학, 정치학, 경제학, 심리학, 철학 등 다양한 사회과학 연구자들이 포진해 있습니다. 본 연구소에서는 질병의 사회적 원인 및 영향, 의료기술 발전의 인구학적 영향 등 보건의학과 사회의 상호작용에 대해 연구합니다. 이번 판데믹 사태로 인해, 코로나와 관련된 굉장히 다양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는데요. 대표적으로, 코로나로 인한 사회관계, 커뮤니케이션 변화 등을 포함한 정신건강에 대한 연구, 코로나 취약계층 및 건강불평등 현상, 코로나 사태 하의 약물사용 변화 연구 등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이번 판데믹 사태는, 공중보건 측면에 있어서 의학의 적용이 매우 복잡한 매커니즘에 의해 이루어진다는 점을 상기시켜줬는데요. 이에 따라 향후 의학-사회과학 간의 학제간 연구가 보다 더 활발하게 이루어지면서 본 연구소 규모도 점점 더 커지지 않을까 싶습니다.

제가 현재 참여하고 있는 연구 프로젝트는 약물중독 산모에게서 태어난 자녀의 생애주기 연구 프로젝트입니다. 본 프로젝트는 longitudinal cohort 연구로, 약물중독 산모에서 태어난 자녀를 코호트로 일반인구특성과의 비교연구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본 프로젝트는 2000년경부터 현재까지 추적조사 방식으로 이루어지고 있는데요. 코호트집단의 유전학적 특성, 정신건강 및 질병 여부 등의 의학적 조사와 더불어 사회인구학적 특성, 사회관계, 인지학습능력, 생활환경 등 사회학적 조사를 동시에 수행하여 동 집단을 장기적 관점에서 다각도로 분석하는 것이 이 연구의 목적입니다.

약물조사 대상에는 술, 담배, 대마초 등과 더불어 헤로인, 코데인 등 오피오이드 계열 약물, 암페타민, 코카인 등 모든 종류의 항정신성 물질에 대한 사용을 포함하고 있는데요. 특히, 약물중독 연구분야는 생리학적 중독현상과 심리적 중독현상, 그리고 환경적 중독현상 등 여러학자들의 의견이 분분한 분야입니다. 또한 아직까지 산모의 약물사용이 태아에게 미치는 신체적, 생물학적 영향에 대해서도 확실하게 밝혀진 바가 드뭅니다. 산모의 약물 사용이 태아의 발달장애를 일으킨다는 학계보고들이 있긴 하지만, 아직 자녀의 생애주기에 대한 전반적인 추적조사가 이루어진 경우를 찾아보기 힘들기 때문에 장기적인 관점에서 자녀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 지 연구된 바가 거의 없습니다. 이러한 맥락 하에서, Cermes3에서 현재 20년의 기간동안 같은 코호트군을 대상으로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본 프로젝트 연구팀은 약물중독을 연구하는 의학 연구팀과 사회학 연구팀으로 구성되어 있는데요. 같은 코호트군을 대상으로 의과팀에서는 생리학적 중독 전이현상과 발달장애 및 정신건강 연구를, 사회학팀에서는 심리 및 환경적 중독 전이현상과 관계 및 학습능력 발달 연구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저는 사회학 axe에서 코호트군의 비교집단 구성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비교집단에 대한 데이터 수집을 위해 연구설계부터 표본집단 선정, indicator 설정, survey 구성, 예비 인터뷰조사 등 사회과학적 연구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본 연구는 양적 방법론을 활용한 연구라서 정확한 데이터 수집과 질적 데이터의 수치화가 매우 중요한데요. 이 점에서 기존에 배우지 못했던 많은 통계적 연구방법론들을 배우고 있습니다.

프랑스 석사과정은 인턴을 졸업필수요건으로 하고 있는 대학들이 많습니다. 그래서 저도 현재 석사과정과 인턴을 병행하고 있는데, 수업이 있는 날에는 수업을 가고 없는 날에는 인턴 업무는 하는 형태로 일을 하고 있습니다. 병행을 하기 때문에 힘든 점도 있지만, 수업 때 배운 내용을 바로 연구주제에 적용해보고 실현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CERMES3연구소는 University of Paris, EHESS(파리사회과학고등연구원), University of Paris-Saclay, Universify of Crete, University of Nantes 및 CNRS(프랑스국립과학연구센터) 등 다양한 소속의 연구원들이 일하고 있는데요. 그래서 연구실도 한군데 모여 있는 게 아니라 여러 장소에 포진해 있습니다. 운이 좋게도, 저는 연구실이 재학 중인 학교 내부에 위치하고 있기 때문에 수업이 없는 시간에는 대부분 연구실에서 시간을 보냅니다.

현재 하고 있는 연구가 병원과 연계하여 진행하는 연구라서 원래대로라면 협력 병원을 왔다갔다하며 데이터를 수집해야하지만 현재 프랑스가 코로나가 심각한 상황이라서 방문 연구는 잠정적으로 중단된 상태입니다. 저희 분야는 대부분 컴퓨터로 작업하기 때문에 연구실 구조도 상당히 단순한 편입니다.

연구실 분위기는 대체적으로 자율적인데요. 출퇴근 시간이 일정하게 정해진 바가 없고, 각자 개인 스케줄에 따라서 자율적으로 시간을 조정하는 편입니다. 특별한 대면 회의가 없는 경우, 원격 근무를 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소속 박사과정들의 경우, 제가 현재 출퇴근하고 있는 파리대학교 연구실 뿐만 아니라 다른 위치에 있는 연구실들을 번갈아 가며 출퇴근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현재는, 11월 한달 동안 프랑스 전역에 봉쇄조치가 내려지면서 전원 원격 근무를 하고 있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Inserm 및 Cermes3 연구실들은 한 곳에 몰려있지 않고 여러 곳에 분포해 있습니다. 그 중 제가 출퇴근 하는 연구실은 University of Paris 내부에 위치해 있는데요. 주소는 45 Rue des Saints-Peres, 75006 Paris입니다. 위로는 센강과 루브르 박물관, 오르세 박물관이 있고, 오른쪽에는 노트르담성당이 있습니다. 아래쪽에는 뤽성부르 공원이 있구요. 이 모든 유명한 장소들이 도보로 접근이 가능하니, 관광하기 굉장히 좋은 곳에 위치하고 있지요. 사실 다른 학교들, 연구소들처럼 크고 넓은 캠퍼스는 없지만 파리를 캠퍼스라 생각하며 위안으로 삼고 다닙니다. 저희 연구실 생활에 관심이 있거나, 프랑스 유학과 관련하여 궁금한 점이 있으신 분들은 언제든지 아래의 제 메일로 연락을 주세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메일주소  : jeongjiwon402@gmail.com
INSERM  : https://www.inserm.fr/
CERMES3   : https://www.cermes3.cnrs.fr/f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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