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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 기술을 찾아나서는 탐험가 이야기

1. 회원님에 대한 소개와 학창시절에 대해 말씀해 주세요.

저는 차세대 CMOS 반도체 소자를 전공한 반도체 공학도이며 현재는 관심 연구 분야를 넓혀보기 위하여 MEMS, Solar Cell, Nanotechnology, 그리고 Memristor 에 관심을 가지고 여러 분야에서 각계 학자들 및 엔지니어들과 접촉하여 정보를 교환하고 있습니다. 한곳이나 한 분야에 안주하면 자꾸만 도태되는 느낌이 들어서 자꾸만 뭔가 새로운 것을 찾아나서는 파이오니어같은 성격 때문에 늘 알려지지 않은 미지에 대한 동경을 합니다. 이상한가요? 현재 미국 캘리포니아 실리콘 밸리에 살면서 회사에 연구원으로 재직 중 인데요 이제 곧 있으면 유학생으로 시작된 미국 생활도 10년이 되네요. 학창시절은 공부하고는 조금(?) 거리가 먼 학생이었다고 기억하네요. 주로 운동하고 놀기 좋아하고 만화책 보기 좋아하는 상상력이 풍부한 현실적인 감각이 떨어지는 학생이었는데, 군인이 되고 싶어 원래 육군사관학교를 목표로 하였다가 어쩌다 보니 전기/전자계열로 진학하여 여기까지 오게 되었습니다. 생활해 오면서 스스로가 느끼는 건데 보수적인 성향보다는 탐험가 같은 정신이 남달리 많아서 일단 먼저 접해보고 스스로 체험해보고 깨닫는 성격이라고 할 수 있네요.

2. 회원님의 연구분야를 간단하게 설명해 주세요. 그간 이루어 놓은 연구실적과 앞으로의 연구 방향 및 계획을 듣고 싶습니다.

저는 반도체의 여러 분야 중에서 Advanced CMOS Gatestack with High-k dielectric 이라고 하는 Front-end technology를 연구하였는데 이미 잘 알려진 컴퓨터 중앙 처리장치 (CPU), 보조 기억장치 (DRAM, Flash Memory), 및 여러 가지 논리회로 등을 구성하는 기본 소자입니다. 우리나라 반도체 산업에서 특히 잘하는 부분이죠. 미국 Intel, Micron과의 공동연구 때 여러 가지 첨단소자의 개발 및 특성을 성공적으로 도출하였고 Multi-high k dielectric을 사용하여 Equivalent Oxide Thickness (EOT)를 10A 아래로 줄이며 동시에 누설전류도 줄이는 High-speed & Low-power application 연구를 하였습니다. High-k dielectric 신뢰도 (reliability) 연구도 병행하여 대학원 박사과정 때 VLSI tech symp, IEDM, IRPS의 3대 국제학회에 제1저자로 발표를 하였습니다. 이때가 한참 전성기였던 것 같네요. 이후 새로운 것에 도전하고 싶어서 방향을 조금 틀어 첨단 멤스 디스플레이 소자의 연구 개발에 주력하며 다양한 멤스의 응용 분야를 연구하였고, 요즘은 새롭게 주목 받는 나노회로 및 나노소자, 제4대 회로 요소로 주목 받는 Memristor, 그리고 태양전지 개발에 많은 관심과 연구 방향을 세워놓고 있습니다.

3. 이 직업 또는 연구분야를 정말 잘 선택 했구나 싶었던 때는 언제인지?

실험 중에 기대한 것 이상의 결과가 나왔을 때죠. 아마 대부분 공감 하실 겁니다. 연구자 및 엔지니어로써 실험 전에 세운 가설 및 기대치와 실험 후 얻어진 결과가 일치할 때는 더 없는 성취감을 얻을 수 있고 그날 하루 기분이 매우 좋아지죠. 노력한 대가를 보상 받는 것이죠. 하물며 기대하지 않았던 긍정적 결과가 덤으로 나왔을 때는 기쁨은 두 배가 됩니다. 덕분에 국제 저널 및 학회에 참여하여 자신이 발견한 바를 청중 앞에 발표하는 것은 떨리기도 하지만 그만큼 보람도 있습니다. 특히 요즘에는 반도체 및 첨단 기술의 연구가 많은 관심을 받고 있고 또 renewable energy 소자 개발이 박차를 가하고 있는 만큼, 비록 저의 선택이 우연한 기회에 이루어졌다고 하지만, 잘 선택 했다고 판단됩니다.

4. 인생에 영향을 준 사람이나 인생의 전환점이 된 계기가 있다면?

옛말에 '새옹지마' 라는 4자 성어 속담이 있는데 저한테는 너무도 딱 어울리는 말이기도 합니다. 노력해도 안되는 것이 있어서 결국 다른 길로 들어섰는데 그것이 원래보다 더 잘된 신기한 일들이 많이 일어났습니다. 제가 의도하지 않던 길이 더 좋은 결과로 나타났을 때 그전에는 어쩌다 그렇겠지 하곤 생각했었는데, 저도 과학을 하는 사람이지만 과학적으로 설명할 수 없는 일들의 근원을 찾다가 종교를 가지게 되었습니다. 저는 인생이 그리 평범하지는 않았고 고저가 많았다고 해야 겠습니다. 따라서 더 좋은 내일을 꿈꾸며 희망을 가지게 하는 인생 지침서를 즐겨보며 마음을 가다듬곤 했었는데, 기억나는 인생의 전환점이 된 계기는 '세상을 보는 지혜 - 발타자르그라시안 저' 를 읽고 난 후 문득 깨어나는 느낌과 함께 소극적인 생각이 적극적으로 바뀌고 목숨이 붙어있는 한 제대로 한번 살아보겠다는 마음이 생기더군요. 책 선전은 아니지만 읽어보신 분들은 공감하시리라 믿습니다. 아마 이것을 계기로 쉬운 일이든 불가능한 일이든 뭐든지 부딪혀 보는 자세가 생기지 않았나 싶네요. 그전과는 다른 내가 나타나게 된 거죠. 또한 주위의 많은 분들이 저에게 중요한 결정에 있어서 많은 영향을 주셨는데 지면상 일일이 열거할 수는 없고 마음으로 감사를 드립니다.

5. KOSEN과의 인연은 어떻게 시작되었으며, 현재 KOSEN에서 어떤 활동을 하고 계신지요?

2007년 여름 제가 살고 있는 산호세 실리콘 밸리에서 미 연방 에너지 규제위원회에 계시는 이상원 박사님을 위주로 각 기업체와 학교 및 연구소들에 근무하시는 한인 고급 전문직 엔지니어들이 주축이 된 Kosenia in Silicon Valley (KSV) 라는 소그룹 모임이 KOSEN 의 동아리 형태로 시작되었습니다. 각각의 첨단 분야에 대한 기술적 토의 및 세미나를 위주로 서로간의 정보 교류 및 human networking 을 나누며 자연스럽게 KOSEN을 알게 되었고, 현재는 전기/전자분야의 전문가로 위촉을 받아 첨단 기술 동향 조사 사업 등 미국 실리콘 밸리와 한국과의 정보를 교류하는 전문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6. KOSEN 회원과의 교류와 관련해서 개인적인 의견이 있으신가요? 국내 과학기술자로서 KOSEN회원과 전 세계의 한민족 과학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 이와 관련하여 KOSEN에 바라는 점 혹은 KOSEN에 거는 기대나 발전 방향을 제시해주세요.

KOSEN의 조직적 network는 상당히 잘 되어 있어서 유사한 분야의 연구 교류 및 궁금했던 분야의 자료들도 쉽게 찾을 수 있었습니다. 각 분야의 전문적인 지식의 저장 창고로써의 역할이 많이 돋보여서 여기 미국에서도 쉽게 접하기 힘든 정보들을 잘 활용하고 있습니다. 다양한 전문가가 전하는 이야기 및 Kosenia가 사는 이야기는 미처 몰랐던 연구 활동 분야에 대한 흥미를 기대 이상으로 전달해 줍니다. 더 많은 정보로 한민족 과학 기술의 네트워크가 점진적으로 성장하기를 바랍니다.

7. 마지막으로 이공계 종사자 혹은 과학도에게, 또는 이 길로 접어들고자 하는 후학에게 힘이 담긴 격려를 해 주신다면.

탐험가가 되십시오. 고대 이집트에서 피라밋이나 유물들을 처음으로 발견한다고 생각해 보세요. 얼마나 흥분되고 기대가 됩니까. 꿈이 없고 신선함이 없으면 그만큼의 가치도 사라지고 말죠. 여러분들은 꿈이 있기에 지금의 길로 온 것이고 때로는 주저하며 더디게 나갈 수도 있겠지만 아이 같은 순수한 탐구의 마음은 나아가야 할 목표를 더욱 밝혀 줄 것입니다. 대부분의 연구 결과는 쉽게 얻어지는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중간에 포기하지는 마세요. 끝까지 해본 후 후회하는 게 더 낫습니다. 노력에는 반드시 결과가 뒤따르니 믿고 전진하세요. 자신의 신념을 믿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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