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자의 길을 걸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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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회원님에 대한 소개와 학창시절에 대해 말씀해 주세요.
2. 회원님의 연구분야를 간단하게 설명해 주세요. 그간 이루어 놓은 연구실적과 앞으로의 연구 방향 및 계획을 듣고 싶습니다.
제 연구분야는 큰 범주에서는 환경화학이며, 세부분야는 잔류성 유기오염물질의 극미량 분석, 모니터링, 환경거동 모델링입니다. 잔류성 유기오염물질은 다이옥신이나 농약류로 대표되는 화학물질로서, 다양한 환경매체와 인체에 잔류하고, 장거리 이동을 거쳐서 전 세계적으로 분포하는 유기독성화합물입니다. 석사과정 중에는 이러한 오염물질을 미생물을 이용하여 흡착/분해하는 연구를 했고, 박사과정 이후에는 다매체 환경거동모델을 이용하여 유기오염물질의 장기 오염축적경향을 파악했으며, 기후변화가 오염물질 거동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할 수 있도록 모델 알고리즘을 개발하는 연구도 수행했습니다. 또한 수동대기채취기를 이용하여 오염물질의 확산경향과 장거리 이동을 파악하는 것도 중요한 연구주제였습니다.
지금까지 환경관련 국제학술지논문 22편, 국내학술지논문 16편을 게재했는데, 작년에 게재된 논문의 결과를 간략히 소개할까 합니다. 저를 포함한 국제공동 연구팀(한국해양연구원 극지연구소, 캐나다 해양연구원, 토론토대학교, 포항공대)은 2004년부터 남극 세종기지와 북극 다산기지에 수동대기채취기를 설치했습니다. 대기시료를 분석한 결과, 극지의 깨끗한 공기도 장거리 이동의 영향에 의해 잔류성 유기오염물질로 오염될 뿐만 아니라, 기지건물 자체도 중요한 오염원이라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앞으로는 중국으로부터의 오염물질 장거리 이동, 우리나라 기상현상이 오염물질 거동에 미치는 영향, 도심지 오염원 파악, 대기-토양, 대기-담수 오염물질 기체교환 등도 연구할 계획입니다. 아무래도 공학적 연구보다는 자연과학적 연구가 주가 될 것 같습니다. 그리고 제가 부임하면서 저희 대학(UNIST)에서는 환경분석센터 건립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다양한 질량분석기들과 실험장비들이 올 가을 중으로 완비 됩니다. 앞으로 극미량 잔류성 유기오염물질, 환경호르몬, 중금속에 대한 연구들이 울산에서도 본격적으로 시작될 것으로 보입니다. 제 연구주제에 관심 있으신 분들은 제 홈페이지에 방문하시기 바랍니다. http://home.unist.ac.kr/professor/sdchoi
3. 이 직업 또는 연구분야를 정말 잘 선택 했구나 싶었던 때는 언제인지?
교수라는 직업을 갖게 된 것이 이제 7개월이 채 안되기 때문에 아직은 적응하느라 바쁜 시기인 것 같습니다. 그러나 어렴풋이나마 교수라는 직업의 긍지와 보람을 느끼고 있습니다. 우선 학생들을 지도하는 보람이 있으며, 다양한 연구 및 자문 활동을 통해 제가 오랜 기간 학교에서 배웠던 내용을 실제로 응용할 수 있는 기회들이 생기고 있습니다. 물론 매우 바쁜 일정 때문에 박사과정 때처럼 연구에 몰두할 수 없다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저는 처음에 환경공학이라는 분야가 제 학부전공과 매우 다를 것이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러나 지금 제 연구분야는 환경과학 및 공학, 지구과학, 분석화학, 생태학 등 이공계의 다양한 전공이 융합된 분야입니다. 결국 환경연구는 자연과학 및 공학 분야에 기초하여 오염물질 농도분석, 독성평가, 거동평가, 저감방법 개발, 환경정책 수립 등을 다루는 학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다양한 학제간 소통이 가능한 종합 학문입니다. 저는 이런 점 때문에 환경공학을 선택한 것에 만족하고 있습니다.
4. 인생에 영향을 준 사람이나 인생의 전환점이 된 계기가 있다면?
저는 해외경험이 전무했으나, 2003년에 읽은 논문 한 편이 계기가 되어 캐나다에 연수를 가게 되었습니다. 제가 읽은 논문은 전 지구 규모의 다매체 환경거동모델을 이용하여 북극에 축적되는 오염물질의 특성을 규명한 논문이었습니다. 저는 무작정 이 논문의 저자인 토론토대학교의 Frank Wania 교수님께 이메일을 보내어 장기방문을 허락 받았습니다. 마침 한국과학재단의 대학원생 해외공동연구사업에 선정되어 재정적 문제도 해결할 수 있었습니다. 박사과정 마지막 학기를 캐나다에서 보내면서, 향후 연구분야에 대해서 깊은 생각을 하게 되었고, 토론토대학교뿐만 아니라 캐나다 환경부의 훌륭한 연구자들과도 친분을 쌓을 수 있었습니다. 물론 영어에 대한 자신감을 갖는데도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연수를 마치고 귀국하여 포항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후, 1년 정도 준비를 해서 Wania 교수님 연구실로 박사 후 연수의 길을 떠났습니다. 이후 3년 간의 캐나다 생활은 앞으로 제가 연구하는데 매우 큰 자산이 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아래 사진은 토론토대학교 환경화학 콜로퀴엄 기념사진입니다. 제 연구분야에서 세계적으로 유명한 분들과 가까이 지낼 수 있었다는 것이 제게는 큰 행운이었습니다.
5. KOSEN과의 인연은 어떻게 시작되었으며, 현재 KOSEN에서 어떤 활동을 하고 계신지요?
제가 졸업한 연구실 구성원들은 대부분 KOSEN을 알고 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지금 KOSEN 전문가로 활동하시는 환경부
6. KOSEN 회원과의 교류와 관련해서 개인적인 의견이 있으신가요? 국내 과학기술자로서 KOSEN회원과 전 세계의 한민족 과학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 이와 관련하여 KOSEN에 바라는 점 혹은 KOSEN에 거는 기대나 발전 방향을 제시해주세요.
얼마 전에 중국 북경에서 열린 국제학회에 다녀왔습니다. 예전부터 느꼈지만 최근 중국에서 환경 분야의 수준 높은 논문들이 많이 발표되고 있습니다. 모 학술지 최신호에는 반 이상의 주저자가 중국인일 때도 있더군요. 인구 차이가 가장 큰 원인이겠지만, 우리나라 과학자들이 더욱 분발해서 무한 경쟁시대에 과학한국의 위상을 드높이면 좋겠습니다. KOSEN 회원들이 주축이 되어야 함은 당연하겠지요.
7. 마지막으로 이공계 종사자 혹은 과학도에게, 또는 이 길로 접어들고자 하는 후학에게 힘이 담긴 격려를 해 주신다면.
일단 과학자의 길은 멀고도 험합니다. 제 경우 학부 4년, 석사 2년, 박사 4년, 포닥 4년, 총 14년의 준비 끝에 자리를 잡을 수 있었습니다. 요즘 일부 분야는 포닥 4년은 짧은 편이라고 들었습니다. 이렇게 긴 시간 동안 본인의 능력을 계발하고, 좋은 연구를 하고자 노력해야 합니다. 물론 이러한 인고의 과정을 즐길 수 있다면 좋겠지만, 대부분의 평범한 사람들은 이 과정이 무척 길고 힘들게 느껴질 것으로 생각합니다. 그래서 과학자가 되고자 하는 분은 과학자로서의 긍지와 사명이 무엇인지 깊게 생각하시면 좋겠습니다. 과학자! 힘든 길이지만 청춘을 걸고 도전해 볼 만한 보람찬 길입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