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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디애나 존스가 되고 싶은 공학자

1. 회원님에 대한 소개와 학창시절에 대해 말씀해 주세요.

안녕하세요 코센 가족 여러분 저는 삼성전자에 근무하고 있는 전요셉입니다. 어렸을 때 즐겨보던 로보트 태권 V의 김박사는 비이커 몇 개와 간단한 버튼 몇 개 누르면 되던데… 중학교때 우연히 본 TV 프로에서 제어계측과를 가면 로보트 만든다고 해서 고등학교 1학년때부터 모의고사때 열심히 제어계측과의 꿈을 꾸며 모의 응시도 했구요. 그런데 대학 들어와 보니 역시 제가 기대하던 태권 V는 아닌 덕택에 로보트의 꿈은 접고 대신 사람과 사람을 이어주는 네트워크로 눈을 돌리게 되었습니다.
어릴 때부터 꾸던 꿈 중에 하나가 인디아나 존스처럼 탐험하러 다니면서 보물도 찾고 진기한 유적도 발견하고 그러는 것이었는데, 그러다 보니 역사에도 관심이 많고 이거저거 잡기에 쬐끔 능하게 되었습니다. 학부 때 후배들에겐 전공 빼고 다 잘하는 선배로 유명(?)하기도 했지요. 덕분에 동 대학원에 진학한다고 했을 때 정말 심각하게 의문을 나타내는 후배들이 있기도 했는데, 그런 다양한 관심이 지금도 기술 자체에 대한 몰입보다는 사용자의 관점이나 다양한 방면에서의 입장에서 바라볼 수 있는 밑받침이 되고 있습니다.
대학원을 진학하게 된 것은 학부 졸업 프로젝트를 하던 연구실 선배의 권유도 있었지만, 아 내가 모르는 게 너무 많구나 라는 점을 깨달으면서 좀 더 공부를 해야지 라는 생각이 들어서였습니다. 우스개 소리로 학부를 졸업하면 “이제 모든 것을 안다”고 생각하고 석사를 마치면 “아 내가 조금 모르는 게 있구나”, 박사를 마칠 무렵엔 “정말 내가 아는 게 없구나”, 라고 성장한다는 말도 있더군요.
박사과정 중 미국 UIUC에서 1년간 교환연구를 할 기회를 찾아 그 곳에서 보낸 시간은 제 생각의 폭을 크게 넓혀주었습니다. 대학원 생활 내내 지도교수님께서 “여러분의 경쟁상대는 더 이상 한국에 있지 않고 전세계에 있습니다”라고 하시는 말씀을 들으면서 심정적으로 동의는 했었지만, 막상 나가서 부딪혀보니 정말 수많은 세계의 연구자들이 밤낮 머리 싸매고 있는 현장을 경험하면서 그리고 보고 듣기만 했던 다양한 문화를 몸으로 익히면서 내가 얼마나 작은 우물에 살았는지를 깨달았던 시간이었습니다. 이러한 모든 경험들이 저에게 지금 계속 꿈꾸고 도전할 수 있는 밑천이자 자극제가 되고 있습니다.



2. 회원님의 연구분야를 간단하게 설명해 주세요. 그간 이루어 놓은 연구실적과 앞으로의 연구 방향 및 계획을 듣고 싶습니다.

현재는 차세대 네트워크 시스템 요소 기술을 연구하고 있습니다. 대학원에서는 홈네트워크와 무선 근거리 네트워크를 연구하였습니다. 홈네트워크는 최근 많은 주택에서 사용되는 가전 및 조명, 제어 기기를 연결하는 기술로 한국 독자 홈네트워크 프로토콜인 HNCP 개발에 참여하여 프로토콜 설계 및 관련 시스템 개발 및 인증에 관한 연구를 진행하여 국제 학회 등에 여러 편의 논문을 게재하였습니다. 이후에는 Zigbee로 잘 알려진 무선 근거리 네트워크 (WPAN)의 전송 지연 감소에 대한 연구로 여러 편의 논문을 발표하였습니다. 주로 휴대용 기기들이나 홈네트워크를 구성할 때 무선 네트워크용으로 사용될 것으로 보이며 한때, 나라를 휩쓸었던 유비쿼터스 센서 네트워크의 핵심 기술이기도 합니다. 실제 많은 필드에서 활용되고 있는 미국 등에 비해 한국에서는 활용 예가 아직 많지 않지만, 더 많은 분야에서 삶의 질을 올리는 데 활용될 예정입니다. 박사 학위 후 삼성전자 DMC연구소(구 통신연구소)에 입사하여 현재는 네트워크 자동 구성과 분산 무선 네트워크 시스템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3. 이 직업 또는 연구분야를 정말 잘 선택 했구나 싶었던 때는 언제인지?

대학원 있을 때 하루는 지방에서 한 무리의 어린이들이 서울 구경한다고 와서는 잠깐 연구소를 불시에 방문한적이 있더랍니다. 주말에 아무도 없던 때라 연구소 경비아저씨가 저를 불렀는데, 아이들과 함께 온 어머니들이 아이들에게 무엇을 하는 곳인지 소개도 해주고 유익할 만한 이야기를 들려달라고 부탁을 했습니다. 그 조그마한 아이들에게 무슨 기술을 소개하겠습니까마는 제 입에선 “음 아저씨가 하는 일은 사람과 사람간에 보이지 않는 곳에서도 이야기하고 서로 소식도 나눌 수 있게 하는 기술을 만들고 있어요” 라고 이야기 했지요. 그 때 아이들에게서 터져 나온 감탄사와 초롱초롱한 눈망울이란… 어린 아이들이 다 그렇지만 20여명 아이들 입에서 서로 나도 커서 저 아저씨처럼 ‘멋진 공학자’가 될 거야 라는 말을 들으니 왠지 제 자신이 공학의 전도사가 된 듯한 기분이 들었답니다. 지금도 만나는 사람들에게 제가 하는 일을 기술이 아닌 그 안에서 제가 찾고 있는 의미들로 이야기를 할 때 들어주는 사람들이 흥미 있어하고 조금이라도 기술과 무선 네트워크라는 영역에 대하여 관심을 넓혀가는 것을 볼 때 매우 뿌듯함을 느낍니다.

4. 인생에 영향을 준 사람이나 인생의 전환점이 된 계기가 있다면?

여러 인생의 turning point가 있지만 최근 또 하나의 계기가 제 아들을 얻은 것입니다. 세상의 중심이 아들 녀석에게 있는 것처럼 느껴지기도 하고, 그 미소 하나가 얼마나 많은 스트레스를 날려주는지. 무엇보다도 제가 하는 연구와 일들이 앞으로 자라날 우리 아이에게 보탬이 되고 꿈꾸는 데 좋은 바탕이 되었으면 하는 바램으로 임하고 있습니다.

5. KOSEN과의 인연은 어떻게 시작되었으며, 현재 KOSEN에서 어떤 활동을 하고 계신지요?

아마 IT관련 기술자들에 대한 사회적 논의가 불거졌던 2000년대 초반으로 기억을 하는데, 당시 대학원선배의 권유로 한민족 과학기술자 네트워크를 소개받아 가입하게 되었습니다. 그 후 박사수료 후에 분석자료 분석에 참여하면서 꾸준히 여러 정보도 얻고 여러 분야에서 활동하고 계신 분들의 소식도 접했습니다. 올해부터는 코센전문가로 활동하게 되었습니다.

6. KOSEN 회원과의 교류와 관련해서 개인적인 의견이 있으신가요? 국내 과학기술자로서 KOSEN회원과 전 세계의 한민족 과학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 이와 관련하여 KOSEN에 바라는 점 혹은 KOSEN에 거는 기대나 발전 방향을 제시해주세요.

미국에 있을 때, 그 곳에서 공부하는 분들에게 코센을 알리면서 든 생각이 아직 코센이 가진 역량을 많은 사람들이 알기에는 좀 미흡한 부분이 적지 않은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단순히 전문 자료나 랩 중심의 커뮤니티에서 벗어나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함께 공유할 수 있는 네트워크를 만드는 것도 좋은 방안이라고 생각합니다.

7. 마지막으로 이공계 종사자 혹은 과학도에게, 또는 이 길로 접어들고자 하는 후학에게 힘이 담긴 격려를 해 주신다면.

과학 기술의 미래는 우리가 꿈꾸던 어릴 적 소망들이 현실화되는 것을 바라보는 기쁨과 그 일들이 내 손을 통해서 이루어진다는데 의미를 찾을 수 있을 것입니다. 제 꿈은 제 아이에게 이것이 아빠가 만들어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고 있는 것이란다 라고 이야기해주는 것입니다. 이러한 꿈을 나누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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