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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동물의 심장을 나의 심장처럼


1. 회원님에 대한 소개와 학창시절에 대해 말씀해 주세요.
  시골에서 나고 자라서 자연 속의 동물들과 가축들을 접하는 것이 자연스럽고 좋았습니다. 수의학을 전공하던 당시에는 평균 수준 정도도 공부를 안했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임상을 접하면서 응급으로 실려 온 강아지 환자를 밤을 새가며 진료해서 죽어가던 강아지가 살아서 저한테 꼬리치며 좋아하는 것을 보면서 공부를 통해 지식을 습득하고 손에 기술을 익히는 것이 의미 있는 일이라고 깨닫게 되었습니다. 대학 1학년 때 불어를 교양과목으로 들었는데 열심히 들었습니다. 그런데, 기억에 더 남는 이유는 담당 교수님의 한마디였습니다. 하나의 언어를 배우는 것은 꽉 막힌 직육면체의 방에 하나의 창을 내는 것과 같다고 하셨는데요. 하나의 언어를 배움으로써 배우는 자는 그만큼 세상을 보는 또 하나의 눈이 생긴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하셨는데요. 그래서, 그 이후로도 영어는 물론 일본어, 중국어를 배울 수 있는 용기를 갖게 되었습니다. 단지, 점수를 따기 위한 것이 아니고 문화를 이해하기 위한 공부를 했었습니다. 그런 노력들이 외국인들과 깊이 있게 정을 나누는 교제를 할 수 있었던 밑거름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2. 회원님의 연구분야를 간단하게 설명해 주세요. 그간 이루어 놓은 연구실적과 앞으로의 연구 방향 및 계획을 듣고 싶습니다.
  저는 수의학 중에서도 임상을 하고 있으며 내과를 연구 및 진료하고 있습니다. 좀 더 세부적으로 보면 소동물 순환기 내과가 전공입니다. 그래서 순환기계 환축 (환자)의 임상 자료 및 실험들을 토대로 해서 임상연구를 기본으로 하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기존의 약물치료나 중재적치료 등으로 치료효과를 볼 수 없는 심혈관계 환축 (환자)들을 대상으로 한 연구를 하여 실제적으로 수의학 임상에 적용하고자 하는 것이 저의 궁극적인 연구 목표입니다. 현재, 인의학 (human medicine)에서도 줄기세포를 이용해서 심근경색이나 심근병증에 임상적 적용을하기 위해 많은 연구를 하고 있습니다. 수의학에서도 사람에서 나타나는 심장질병과 똑 같은 혹은 유사한 질병들이 있습니다. 개에서 심근경색 유발 모델에서 조혈모줄기세포의 효능을 검증하는 연구를 해 왔으며 확장성심근병증에서 줄기세포를 이용한 임상적 치료 적용을 실시하여 국제 학회지에 게재를 해 왔으며 현재 몸 담고 있는 University of California, Davis의 수의과 대학에서도 확장성심근병증에서 중간엽줄기세포 치료의 안정성과 효과를 알아보는 연구를 하고 있습니다. 향후에는 직접 추출한 줄기세포를 배양해서 치료에 사용하는 것과더불어 다양한 싸이토카인 (예, G-CSF)을 이용해서 간접적으로 줄기세포 치료를 할 수 있는 것까지 연구를 할 것입니다. 그리고, 현재 이곳에서 동면을 하는 동물의 심장이 동면하는 동안 기능의 변화를 분자생물학적 수준에서 알아보는 연구도 동시에 하고 있습니다. 동면연구에 대한 프로젝트는 미항공우주국 (NASA)에서 많은 관심을 가지고 투자를 하는 분야입니다. 장기간 (수개월에서 수년) 우주여행을 하는 동안 우주인에게 동면을 유도하기 위함입니다. 앞으로 한국이 우주강국이 되기 위해서는 이런 분야에 대한 연구도 함께 이루어져야 할 것 같습니다.

3. 이 직업 또는 연구분야를 정말 잘 선택 했구나 싶었던 때는 언제인지?
  가깝게는 개와 고양이를 포함한 모든 동물들을 치료하는 임무를 가진 수의사로서 병든 동물들을 치료해서 완쾌되었을 때 저는 수의사라는 직업을 자랑스럽게 생각합니다. 특히나, 심혈관계는 사람과 마찬가지로 동물에서도 응급이 많은 전문분야이므로 응급으로 실려온 동물들을 진단하고 치료를 하여 생명을 살려 내는 것은 참으로 보람된 일입니다. 그렇게 살려낸 동물이 회복하여 웃으면서 꼬리를 치며 저를 알아보는 모습을 보는 것으로 힘들었던 몇 일 간의 피로가 눈처럼 녹아 버리는 것을 겪어 보신다면 저와 동감을 하실 겁니다.


4. 인생에 영향을 준 사람이나 인생의 전환점이 된 계기가 있다면?
  수의학을 배우면서 학부 마지막 4학년 때 임상병리학을 가르치시던 교수님은 연세가 꽤 드셨음에도 불구하고 항상 스스로 배우시고 학생들에게 가르치시면서 왕성한 연구를 하셨습니다. 무척 감동적이었습니다. 제가 대학원 공부를 하게 된 것도 이런 동기 때문이었습니다. 남을 가르치기 위해 몇 배나 더 열심히 연구하시는 모습이 좋았습니다. 이곳 미국에서 스승으로 모시는 분은 제가 한국에서 학부와 대학원 공부를 할 때 교재로 보던 책을 직접 저술하신 분인데 공부하면서 세계적으로 유명하신 이분 밑에서 공부하고 싶다는 생각을 수없이 하고 만나려고노력을 했는데 결국은 그렇게 이루어 졌습니다. 이곳 데이비스에서 직접 스승으로 모시면서 박사후 연구원으로 일하는 동안 다시 한번 존경을 하게 되었습니다. 연세가 지극하심에도 불구하고 직접 환자들을 만지고 진료하시고 강의도 열심히 준비하시면서 아무리 작은 질문이라도 진지하게 학생들에게 설명해 주시고 실험들도 직접 본인의 손으로 진행하시는 모습을 보면서 살아온 세월만큼의 지식이 스승님의 뇌와 몸에 자연스럽게 습득된 것을 보고 고개가 자연스럽게 숙여지는 것을 느꼈습니다. 앞으로도 평생 그런 존경심을 마음에 품고 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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