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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흔 즈음에....

 

1. 회원님에 대한 소개와 학창시절에 대해 말씀해 주세요.

 

저는 충남대학교 축산학과에서 축산학을 전공하였습니다. 2년간 석사를 마치고 1999년도에는 교육부의 국제교육진흥원에서 주관하는 축산분야 국비장학생으로 선발되었고, 유럽 네덜란드의 유트레흐트 수의과대학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했습니다. 그 후 국립수의과학검역원에서 연구사로, 현재는 미국 농무부 산하 농업연구청에서 방문연구원으로 근무하고 있습니다. 

 

대학 4년간의 학창시절을 뒤돌아보면 온통 산 뿐이였던 것 같습니다. 충남대학교 농과대학 산악부에 가입하여, 매주 주말이면 어김없이 계룡산, 대둔산등을 등반하면서 시간을 보냈습니다. 방학기간에는 보통 15일씩 설악산에서 훈련을 하는데, 부모님이 위험하니깐 가지 말라고 하셨을 때는 단식 농성(?)으로 부모님께 승낙을 받아서 갔던 것도 새삼 기억납니다. 겨울 산행에 필요한 비용을 마련하느라, 하숙집을 나와 학교 동아리 방에서 지내기도 하였고요. 산에서 지냈던 그 시절이 그립기만 하네요. 

 

2. 회원님의 연구분야를 간단하게 설명해 주세요. 그간 이루어 놓은 연구실적과 앞으로의 연구 방향 및 계획을 듣고 싶습니다.

 

축산학, 특히 닭의 영양학이 세부 전공 분야입니다. 다소 생소하게 들릴지 모르지만, 영양학 분야를 쉽게 풀이하면 우리가 매일 매일 섭취하는 식이내에 존재하는 영양소가 체내로에서 어떻게 분해되고, 흡수, 대사되는 과정을 연구하는 분야라고 간략히 설명할 수 있겠습니다. 잘 먹고 속이 편안한것이 건강의 비결인것은 사람과 가축에게 모두 적용되는것 같습니다. 또한, 수의과학검역원에서의 연구 생활을 통해 질병을 접하는 계기를 마련하였고, 이것은 결국 저의 연구 분야를 질병+영양으로 넓히는 좋은 시기가 되었습니다.

현재 축산분야에서 가장 큰 화두중의 하나는 안전한 먹거리 생산이라 할 수 있습니다. 안전하면서도 소비자가 신뢰할 수 있으며 그러면서 가격이 저렴한 먹거리 생산이 소비자와 생산자 모두에게 윈윈하는 상황입니다. 기존에 축산 분야에서는 질병의 치료제를 사용하는 항생제를 가축의 사료에 첨가제로 사용함으로써 가축의 성장을 촉진시키고 질병으로부터 위험을 감소시키는 역할을 하였습니다. 하지만, 슈퍼박테리아, 항생제 내성균 증가 등 방송매체에서 많이 들어보셨겠지만, 이러한 이유로 항생제의 첨가제로써의 사용은 1990년대 초 유럽을 시작으로 전 세계로 확산되고 있는 것이 대세입니다. 많은 연구자들이 이러한 항생제를 대체할 수 있는 대체제 연구를 하고 있으며 저 역시 이 분야에서 연구하고 있습니다. 제가 주로 연구하는 분야는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유산균, 효모, 된장 발효 곰팡이와 같이 유익한 미생물을 가축에게 급여함으로써 가축의 질병저항력을 높히면서 생산성을 높히는 연구를 하였습니다. 최근에는 이러한 미생물이 어떻게 질병 저항력을 높이는지를 면역학적으로 접근하고 있습니다.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안전한 먹거리에 대한 관심은 축산을 포함한 모든 농업 분야에서 더욱 커질수 밖에 없는 것은 전 세계의 공통 관심사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축산부문에서 안전한 축산물을 생산할 수 있는 기반을 확립하는 것이 저의 주요 연구 관심사입니다. 이러한 움직임과 더불어 최근에는 영양, 면역, 질병, 분자생물학 등 여러 분야의 학문이 접목하여 새로운 연구 분야를 만들고 있습니다. Immunomodulation, nutrigenomic 등이 그 예가 될 텐데요. 이러한 학문간 융합으로 상승효과를 내면서 좋은 결과를 나타낼 것으로 보입니다.

 

3. 인생에 영향을 준 사람이나 인생의 전환점이 된 계기가 있다면?

 

저는 학교를 다니기 시작하면서, 학위를 시작하면서, 많은 분의 도움을 받아서 어느 한 분을 딱 꼬집어 말씀드리기가 쉽지 않네요. 그래도 우선 한 분을 뽑는 다면, 제가 이쪽 분야로 선택하게 된 계기를 마련해준 분으로 해야겠지요.

대학 4학년 여름방학에 경제학 계절학기를 재수강하였습니다. 1학년때 수강한 경제학 성적이 너무 않좋아서 학점을 올려볼까 하는 생각도 있었지만, 그 당시에는 전공인 축산 분야가 아닌 금융쪽으로 진로를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기회다 싶어 방학기간 동안 경제학 강의를 재수강하였습니다. 짧은 기간이 교수님의 수업은 정말 경제 문외한이 저에게도 많이 도움이 되었지만, 특히 도움이 된것은 교수님의 인생수업이였던것 같습니다. 궁극적으로 제가 속한 분야에서 최선을 다해야 하며, 여러분들은 결코 늦지 않았으니 지금이라도 시작해야 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그 당시 전공을 외면하고 다른 분야로 진로를 생각하고 있었던때라 제 자신에 대해 많이 창피 하였지만, 그걸 계기로 저의 약점을 보완하기 위해서 노력하기 보다는 저의 강점을 높히는 전환점이 되었던것 같습니다.

짧은 기간이지만 강한 인상을 남기셨던 교수님께서는 몇년뒤에 한국 은행 총재로 임명되셨으며, IMF와 같이 어려운 시기에 정말 많은 국민에게 강한 인상을 남기셨습니다.

 

 

 

4. KOSEN과의 인연은 어떻게 시작되었으며, 현재 KOSEN에서 어떤 활동을 하고 계신지요?

 

KOSEN과의 인연은 늦게 시작되었습니다. 2005년도에 수의과학검역원에서 연구사로 재직시에 처음 알게 되었습니다. 그 당시 저에게 KOSEN을 추천해주셨던 분은 수의 독성 분야에서 전문가로 활동하고 있었습니다. 지금까지는 KOSEN에서 도움을 주기 보다는 많은 도움을 받았습니다. 이번 미국으로 연구원으로 오기 전까지 KOSEN 카페에서 필요한 정보을 포함하여, Q&A, 자료 요청 등 전문가와 코젠회원의 도움을 많이 받았습니다. 2009년에는 축산분야 전문가로 선정되어서 활동하고 있습니다만 아직 미약합니다.

 

5. KOSEN 회원과의 교류와 관련해서 개인적인 의견이 있으신가요? 국내 과학기술자로서 KOSEN회원과 전 세계의 한민족 과학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 이와 관련하여 KOSEN에 바라는 점 혹은 KOSEN에 거는 기대나 발전 방향을 제시해주세요.

 

제가 KOSEN에서 깊은 감명을 받은 것은 KOSEN의 전략적인 홍보 방법입니다. 소속랩 등록, 웹진, 홍보 브로셔 등을 예를 들 수 있겠네요. What is?, 분석자료, 수집자료 등 KOSEN의 전문가 네트워크 역시 대단한 것 같습니다. 이러한 장점을 활용하여, 홍보의 대상을 과학자를 포함한 모든 국민, 과학 기술 정책 담당자들까지 확대해주셨으면 합니다. 학회 발표와 논문투고 역시 연구 결과의 홍보 수단이 되지만, 우리 연구자들의 수혜자들은 결국 국민이 아닐까요? 연구자와 연구의 이해당사자인 국민, 과학 연구 정책 담당자 등이 상호 소통할 수 있도록 KOSEN이 홍보를 통해서 그 역할을 해주셨으면 합니다.

 

6. 마지막으로 이공계 종사자 혹은 과학도에게, 또는 이 길로 접어들고자 하는 후학에게 힘이 담긴 격려를 해 주신다면.

 

저 역시 이제 연구자의 길을 가고 있으며 아직은 부족하기에, 격려를 해줄 수 있는 위치에는 있지는 않습니다. , 제가 항상 신경 쓰고 있는 두 가지를 권하고 싶습니다.

 

첫째는 기회가 되면 될수록 많은 논문을 쓰도록 권하고 싶습니다. 어쩌면 저의 이러한 생각은 박사과정 지도 교수의 영향이 많은것 같습니다. 석사과정에서 얻은 실험결과를 가지고 논문 한편을 가지고 있었던 저로써는, 그 당시 지도교수는 6-700백편의 SCI(E) 논문을 가지고 있더군요. 연륜이라고 할까요, 그 분의 논문을 읽다 보면, 독특한 향기가 느껴집니다. 아직은 미미하지만, 저 역시 나만의 향기가 묻어나는 쉽게 술술 읽혀질 수 있는 논문을 쓸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항상 지도 교수는 Albert Einstein“Everything should be made as simple as possible, but not simpler” 말을 인용하면서 논문을 쓰면서 너무 어렵게 문제를 해결하지 말고 가능하면 쉽게 풀어나가라고, 그렇지만 너무 단순하게 보지말라는 충고를 하였습니다.

두 번째는 주기적으로 본인의 이력서를 업데이트해 주는 것을 잊지 말기를 당부하고 싶습니다. 이력서는 연구자의 족보와 같은거라고 생각됩니다. 또한, 이력서를 작성하는 것은 저를 돌아볼 수 있는 기회는 물론 현재의 내 위치, 그리고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도 제공하는 것 같습니다.

 

끝까지 읽어 주셔서 감사드리면 기회를 주신 KOSEN께도 감사드립니다. 오늘도 월화수목금금금, 주말도 없이, 연구하시는 국내외 과학자들 모든분께 좋은 결과를 얻기를 희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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