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회원님에 대한 소개와 학창시절에 대해 말씀해 주세요.
안녕하세요, 저는 환경부 국립환경과학원 기후대기연구부 기후변화연구과에 근무하며 “지구를 치료하는 의사(Doctor for Earth)”를 꿈꾸고 있는 임재현 입니다. 대학시절 우연하게 학과 체육대회를 앞두고 제작된 과 홍보용 티셔츠에 새겨진 로고가 너무 마음에 들어서 그때부터 제 e-mail 주소가 되어온 것이 바로 지구를 치료하는 의사(dr4earth) 입니다. 한때 의대에 가서 많은 사람들에게 힘이 되고 싶었던 꿈을 이제는 지구를 치료하는 의사의 꿈으로 바꾸어 이루어 나가고 있습니다. 환경공학과에 입학하면서 인연을 가지게 된 환경에 대한 저의 사랑은 대학 3학년 때 대기쪽 연구와 수질 쪽 연구분야를 놓고 고민하다가, 지금은 고인이 되신 김희강 교수님의 인격에 매료되어 대기연구실 실험조원으로 발을 들여 놓게 되면서부터 시작되었습니다. 그 후 대학원에서 석사를 마치고 바로 박사과정에 입학했지만 논문작성 도중에 교수님의 갑작스런 건강악화와 별세로 인하여 박사학위 취득의 꿈을 잠시 접어야 했습니다. 하지만 매년 공무원들에게 주어지는 국비국외훈련과정 시험에 합격하면서 싱가포르 국립대학교(National University of Singapore) 박사과정에 입학할 수 있었고, 마침내 입학 후 4년여 만에 aerosol 분야 박사학위를 받게 되었습니다. 2003년부터 2007년까지의 싱가포르 생활은 저뿐만 아니라 함께 고생했던 가족들에게도 많은 것을 남겨준 제2의 학창시절이었으며, 새로운 지도교수님이신 Yu Liya 박사님과 같은 훌륭한 교수님과 함께 중국, 인도 등 다양한 국가에서 공부하러 온 좋은 동료들을 만날 수 있는 기회였습니다.
2. 회원님의 연구분야를 간단하게 설명해 주세요. 그간 이루어 놓은 연구실적과 앞으로의 연구 방향 및 계획을 듣고 싶습니다.
제 주된 연구분야는 박사학위를 하며 열심히 연구했던 aerosol science 분야입니다. 그 중에서도 2년전 몸담았던 교통환경연구소에서 연구를 해왔던 자동차 연소와 입자상 물질간의 관련을 연구하며 다양한 분석기기를 이용해 화학성분의 특성을 규명하는 연구가 주된 분야였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기후변화연구과로 옮겨오면서 UNFCCC등의 국제 기후변화협약 회의에도 참석하고, 온실가스 활동도 및 inventory 관련 배출계수 등을 연구하는 기후변화 관련 업무로 연구방향을 새롭게 전환하고 있는 단계입니다. 올해에는 독일에서 개최된 기후변화협약 관련 회의에 참석하여 여러 부처와 머리를 맞대고 한국의 입장을 관철시키기 위한 협약 관련 일들을 수행하고 왔으며 12월에 있을 당사국 총회에도 참석할 계획입니다. 하지만 aerosol 관련 연구도 계속 진행 중이며, 작년에 연구하였던 이륜자동차에 대한 연구결과를 국내학회에 발표하였고, 곧 국외 학회에도 발표할 예정입니다. 앞으로 기후변화 문제에 있어서 별개가 될 수 없는 aerosol 관련 연구에 대한 욕심도 계속 부려볼 계획입니다.
3. 이 직업 또는 연구분야를 정말 잘 선택 했구나 싶었던 때는 언제인지?
언제가 큰딸 아이가 싱가포르에서 한국학교에 다닐 때의 일입니다. 당시 딸아이의 학교 담임선생님으로부터 1일 교사가 되어 주실 수 없으시냐는 요청이 왔었던 적이 있습니다. 그때 전 망설임 없이 바로 승낙을 했고 하루 동안 1학년 아이들과 진지하게 그리고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물 절약, 음식물 남기지 않기 등 환경 문제들에 대해 수업을 했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아빠를 너무도 자랑스럽게 바라보던 저의 큰 딸아이의 얼굴과 환경의 소중함을 느끼고 “고맙습니다” 하고 외치던 아이들의 모습은 그때까지의 그 어떤 학문적인 성취감이나 보람보다도 환경인으로서 자부심을 가지게 해준 사건이었습니다. 지금도 대화 중에 기후변화와 관련된 뉴스나 얘기만 나오면 저도 모르게 말이 많아 지는 것을 느끼곤 합니다. 사람을 치료하는 의사는 되지 못했지만 지구를 살릴 수 있는 의사가 된 것이 무척 자랑스럽고 아이들에게도 자랑스런 아빠가 된 것이 기분이 좋습니다.
4. 인생에 영향을 준 사람이나 인생의 전환점이 된 계기가 있다면?
누구보다 제게 많은 사랑과 관심을 보여주신 싱가포르 국립대학교의 지도교수님이신 Yu Liya 박사님을 제일 먼저 꼽고 싶습니다. 제가 4년의 시간을 함께 보내고 한국의 연구소로 귀국하기 전날이었습니다. 싱가포르를 떠나기 전날까지도 박사 논문을 완성해서 학교에 제출하지 못하고 귀국하는 터라 제 마음은 많이 심난해 있었습니다. 늘 칼날같이 확실하고 정확하지 않으면 그냥 넘어가시는 법이 없으셨던 지도교수님과 4년 동안 연구를 하다 보니 박사논문의 완성이 그리 쉽지만은 않았던 시간들 이었습니다. 하지만 그런 제 마음을 읽으셨는지 교수님께서는 저를 잠깐 연구실에서 보자고 하시며, 자리에 앉으시라고 하시더니 저를 위해 영어로 기도를 해주시는 것 이었습니다. 교수님의 진심 어린 기도는 그때까지 원망으로 가득 차 있던 제 마음을 다 덮어 주시고도 남으셨습니다. 물론 한국에 돌아와서 박사학위 논문은 몇 달 뒤 무사히 제출할 수 있었고, 다시 싱가포르에 며칠 들어가서 마지막 논문발표 및 심사까지 마칠 수 있었습니다. 몇 주 전에는 늦둥이를 임신한 아내에게 축하한다며 카드와 함께 직접 아기 옷을 구입하셔서 한국까지 보내주시는 세심한 마음도 보여 주셨습니다. 저에게는 제자라기보다 때로는 가족이나 친구처럼 대해주신 교수님의 사랑을 저도 언젠가는 꼭 다른 이들에게 전해주리라 결심하며 또 노력하고 있습니다.
5. KOSEN과의 인연은 어떻게 시작되었으며, 현재 KOSEN에서 어떤 활동을 하고 계신지요?
작년에 싱가포르 국립대학교의 지도교수님께서도 참석하신다는 e-mail을 받고 미국에서 개최되는 aerosol 학회를 준비하고 있을 때였습니다. 학회와 관련된 자료들을 찾다가 우연히 인터넷을 통해 KOSEN과 접하게 되었고, 한국에도 이런 전문적인 사이트가 있었다는 사실에 고마움과 놀라움을 경험한 적이 있었습니다. 그 이후로 제가 참석했던 미국 aerosol 학회의 보고서도 직접 등록해서 연구자들과 정보도 공유하고, 또한 수시로 다른 연구자들의 보고서들을 읽어 보면서 제 연구에도 많은 도움을 받고 있습니다. 특히 “코세니아가 사는 이야기”를 통해서 마치 제가 매너리즘이나 게으름에 빠지지 않도록 해주시는 것 같은 다른 연구자들의 신선한 꾸지람도 자주 듣고 있습니다.
6. KOSEN 회원과의 교류와 관련해서 개인적인 의견이 있으신가요? 국내 과학기술자로서 KOSEN회원과 전 세계의 한민족 과학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 이와 관련하여 KOSEN에 바라는 점 혹은 KOSEN에 거는 기대나 발전 방향을 제시해주세요.
서로 비슷한 연구나 관련된 연구를 하고 있는 과학자간에 네트워크를 구성하는 것은 참으로 중요하고도 필요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KOSEN이 그런 다리 역할을 해줄 수 있으리라 기대해 봅니다. 특히 국내 과학자뿐만 아니라 전세계 한민족 과학자 네트워크를 하나로 묶을 수 있다면 엄청난 힘을 발휘할 수 있을 것 입니다. 제가 싱가포르에서 공부하면서도 느낀 점이지만 전세계 구석구석에는 정말로 우수한 한민족 과학자들이 많이 있습니다. 하지만 그들간에 연결고리가 없다는 것이 정말 아쉬웠습니다. KOSEN이 한번 도전해 보고 꿈 꿔보면 어떨까요? 한민족을 하나로 만들어줄 국제 한민족 과학자 한마당 같은 잔치를 온라인이나 오프라인으로 가져보면 하는 바램입니다. 나와 같은 분야를 연구하는 비슷한 처지의 과학자가 전세계 어디 어디에 있었구나 하는 것을 알아가고, 중요한 정보들을 서로 나누며 힘을 보태주는 것입니다. KOSEN에게 기대해 봅니다.
7. 마지막으로 이공계 종사자 혹은 과학도에게, 또는 이 길로 접어들고자 하는 후학에게 힘이 담긴 격려를 해 주신다면.
이공계 하면 아직까지도 힘들게 공부한 만큼 대접을 못 받는다는 인식들을 많이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전 과학도들의 진정한 보람은 그들만이 쥐고 있는 문제 해결의 열쇠와 그를 찾아나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문제는 난치의 질병에 대한 치료법이 될 수도 있고, 기아에 허덕이는 아프리카 아이들에게 풍족하게 식량을 공급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내는 일일 수도 있습니다. 내가 몸담고 연구하고 있는 분야가 어떤 나비효과로 다른 이들에게 도움을 주고 세상을 바꿔나갈지를 꿈꿀 수 있다면 그걸로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환경 분야에 연구자로 도전하고자 하는 후학들에게는 우리가 바로 “지구를 치료하는 의사(Doctor for Earth)”라는 자긍심을 다시 한번 강조해 주고 싶습니다. 감사합니다.
일찍이 정말로 좋은 목표를 잡고 연구활동을 하고 계십니다
지금 지구온난화는 어디부터 어떻개 왓는지 근기자료가 필요하시다면 드릴수 있습니다
한번 뵙고싶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