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의 전환점에 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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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회원님에 대한 소개와 학창시절에 대해 말씀해 주세요.
안녕하세요? 저는 현재 삼성전자 네트워크 사업부에 연구원으로 근무하고 있는 김석형입니다. 제 소개를 하면 어디부터 하는 것이 좋을까요? 태어난 곳은 부산이고 부모님 따라 5살 때 울산으로 이주했습니다. 거기서 유치원을 졸업(?)하고, 초등학교 (그땐 국민학교)에 입학하여 3학년 때까지 살았습니다. 입학 후 3학년 때 처음으로 학원을 다녔는데 컴퓨터학원 이었습니다. 기억으론 까만 화면에 형광색 글자들이 몇 개 보이고 그림판 같은 것이 있었습니다. 그 후, 또 부모님 따라 경북 경산으로 이주했고 6개월 다니다가 경기도 군포에 2주 정도 다니다가 겨울 방학 후 다시 경북 풍기로 이주하였습니다. 초등학교 3학년 동안 4군데 학교를 다닌 셈이지요. 전학 갈 때마다 새로운 친구를 사귀어야 해서 매우 불편(?)했지만 나름 적응하는 훈련(?)도 괜찮았던 것 같습니다. 풍기에서 초등학교 (그때도 국민학교)를 졸업하고, 중학교에 입학하여 2학년 때까지 다녔습니다. 중학교 때도 영수학원은 2개월 정도 다닌 것 같고, 나머지는 주로 컴퓨터 학원에 다녔습니다. 어머니께서 미래에 컴퓨터가 대세일 것이라는 생각에, 저는 막연히 컴퓨터 학원에 다녔습니다. 이때 다니면서 나에게 미쳤던 영향들이 지금의 제 길이 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그래도 나름 적성에 맞았기 때문에 오히려 좋았던 것 같습니다. 이 후에 다시 부모님 따라 울산으로 다시 중학교 3학년 때 가게 되었고, 거기서 중학교를 졸업하고 고등학교를 졸업하였습니다. 수능을 완전히 망쳤지만, 학교 선택 후 전공을 선택하지 않고, 컴퓨터공학과를 선택 후 대학교를 고르다 보니, 항공대에 가게 되었습니다. 거의 턱걸이로 들어갔지만, 나름 열심히 해서 장학금도 받고 성적우수 장학금도 받고 해서 다행(?)이었습니다. 학점이 나쁘지 않았고, 교회에 아는 형이 연세대 컴퓨터 과학과에 다녔는데, 그 형이 저의 진로에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군대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지 생각하는 중에 방위 산업체가 있었는데, 그 형도 대학 졸업 후 거기 갈 생각으로, 정보처리 기사 자격증을 준비했습니다. 하지만 2월 어느 날 그 형이 연세대 대학원에 들어갔다기에, 그 때 처음 대학원이 무엇인지 알게 되었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황당할 수도 있겠네요. 그래서 대학원에 가면 학위를 마치면서 군대를 안가도 대한민국에서 병역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기에 저도 연세대로 편입을 할까 하다가 접고, 3학년 때부터 대학원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4학년이 되었을 때, 포스텍, 서울대, 연세대에 지원했습니다. 다 떨어졌습니다. 대학원으로 갈 인생이 아닌가보다 라고 생각하고 포스텍에 정보통신대학원에 마지막으로 지원했는데, 3차 면접 때 교수님께서 하시는 말씀이 이미 5명을 뽑았다고 하셨습니다. 결국 떨어지는 것인가라고 생각했지만 교수님께서 저까지 뽑아 주셨습니다. 그래서 포스텍 정보통신공학과에서 석사를 하고, 정보통신학과에 박사과정이 없었기 때문에 컴퓨터 공학과 박사과정으로 들어가서 열심히(?) 논문써서 졸업했습니다. 지금은 전공과 같은 분야로 삼성전자 네트워크 사업부에서 LTE 시스템 설계 업무를 수행 중에 있습니다.
2. 회원님의 연구분야를 간단하게 설명해 주세요. 그간 이루어 놓은 연구실적과 앞으로의 연구 방향 및 계획을 듣고 싶습니다
제 연구 분야는 무선 메쉬 네트워크 입니다. 석사 1년차때 부터 줄곧 이 분야로 거의 모든 논문을 썼습니다. 어떤 연구를 할지 박사 형이 있었는데 그 형이 센서 네트워크, 메쉬 네트워크, 802.16을 추천해주셨습니다. 그땐 직감적으로 메쉬 네트워크가 연구할 게 많을 것 처럼 보여서 일단은 메쉬 네트워크 기술 동향을 살펴보고 센서 네트워크를 해보자고 생각을 했습니다. 하지만, 그 후로 센서 네트워크는 연구하지 않았습니다. 메쉬 네트워크 중에서도 채널 할당 프로토콜 설계에 매우 흥미를 갖게 되어 계속 이 분야로 연구를 하게 되었습니다.
졸업하기 전까지는 메쉬 네트워크에서의 채널 할당을 연구 했는데, 그 외에도 연구실 프로젝트를 수행하다 보니 MIP (Mobile IP), 이동 차량 네트워크, 서비스 탐색, 802.16, 802.11, 인체 영역 네트워크 등의 다양한 분야를 연구하였습니다. 이러한 연구 분야에서 해외 저널, 해외 학회, 국내 저널, 국내 학회를 포함하여 약 30편 이상의 논문을 썼습니다. 앞으로의 연구 방향은 채널 이종성 (heterogeneity), 성능 이상 (anomaly) 등의 문제를 채널 할당을 통해 해결할 수 있는 프로토콜 설계를 수행할 계획입니다.
3. 이 직업 또는 연구분야를 정말 잘 선택 했구나 싶었던 때는 언제인지?
본 직업 또는 연구 분야 (메쉬 네트워크에서의 채널 할당)를 잘 선택했구나 했을 때는 몇 번 있었습니다. 특히, 논문을 몇 개월 혹은 몇 년에 걸쳐 써서 최종 수락 (accept)되었을 때가 기뻤을 때입니다. 또, 다른 분야를 접했을 때, 이 분야를 잘 선택했구나 싶었습니다. 예를 들어, 병원에서 레지던트를 하는 후배를 보며, 신문 기자 후배를 보며, 현장에 뛰어다니는 친구들을 보며, 기타 등등 다른 분야를 접하면서, 내가 다시 태어나도 저런 분야들은 못할 것 같고 컴퓨터 공학과에서 네트워크 분야는 할 수 있을 것 같다라는 생각을 가끔 하곤 합니다.
4. 인생에 영향을 준 사람이나 인생의 전환점이 된 계기가 있다면?
제 인생에 가장 영향을 준 분은 하나님입니다. 물론 부모님 따라 하나님을 믿게 되었지만, 고등학교 졸업 후 모든 선택을 하는데 있어서 제 속에서부터 가장 편안한 선택을 하도록 도와주셨습니다. 둘째는 부모님 입니다. 저의 학창 시절 동안 저의 뒷바라지를 해주시면서 제 가 고민이 있을 때 항상 조언을 해주셨던 분입니다. 또한, 앞에서도 언급했지만 연세대 다녔던 그 형입니다. 대학원이 어떤 곳인지, 그 후엔 어떤 진로가 있는지 지금도 많은 자문을 구하고 있습니다. 그 외도 몇 분들이 계시지만 이 모든 분들이 인생의 전환점이 되었습니다.
5. KOSEN과의 인연은 어떻게 시작되었으며, 현재 KOSEN에서 어떤 활동을 하고 계신지요?
KOSEN과의 인연은 박사 과정 때 2008년 학회에 참석 후 학회보고서를 쓰면서부터입니다. 선배의 추천으로 첫 보고서를 쓴 후, 현재까지 논문 분석물, 학회 보고서를 작성하고 있습니다. 현재는 코센 전문가로서 분석물 추천 및 검토 활동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6. KOSEN 회원과의 교류와 관련해서 개인적인 의견이 있으신가요? 국내 과학기술자로서 KOSEN회원과 전 세계의 한민족 과학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 이와 관련하여 KOSEN에 바라는 점 혹은 KOSEN에 거는 기대나 발전 방향을 제시해주세요.
국내 과학기술자로써 다른 KOSEN 회원들과의 기술 교류는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현재 각 기술 분야들은 융합이 대세이고, 각 기술들의 상호협력을 통한 기술 창출이 매우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국내외에 계신 다른 과학기술자들과 특히 같은 분야에 종사하는 연구원들과 교류할 수 있는 장이 마련되었으면 합니다.
7. 마지막으로 이공계 종사자 혹은 과학도에게, 또는 이 길로 접어들고자 하는 후학에게 힘이 담긴 격려를 해 주신다면.
몇 년 전부터 이공계 기피 현상이 나타나는 데, 이는 오히려 저로써는 좋은 현상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만큼 저의 연구분야에 희소가치(?)가 높아지기 때문입니다. 어렵다고 하기 싫어한다면, 돈이 안 된다고 하기 싫어한다면,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은 발전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인류사회에 공헌한다는 거창한 것들이 엄청난 사람들에 의해서만 되는 것은 아니고, 소신 있게 자신의 연구를 묵묵히 수행하고 협업을 통해 나타난 결과들이 과학 기술을 조금씩 발전시킨다고 생각합니다. 이공계 종사자 혹은 과학도가 되고 싶은 여러분들은 옆 사람의 말은 참고하시고 휘둘리지 마시고, 평생 이 분야에 적성이 맞거나 흥미를 느낀다고 생각한다면, 외적인 환경에 영향 받지 말고 그 선택한 길로 나가는 것이 본인에게 가장 유익하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