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능형 일회용 플라스틱 랩온어칩 개발...미 신시내티대 안종혁 교수
2003-09-01
구남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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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와 BT의 접목이 활발하게 논의되고 있다. BIT 혹은 IBT라는 신조어가 나오고 있기도 하다. 최근 각 대학이나 연구기관마다 IT와 BT의 융합기술 인력양성이나 융합기술 개발이 한창이다.
BIT 융합기술인 '바이오멤스(Bio MEMS)'분야의 개척자 중 한 사람인 미 신시내티대 전기전자공학과 안종혁 교수(50)를 만나 그간의 연구성과와 사는 이야기를 들어봤다. 인터뷰는 이메일과 현장 미팅으로 이루어 졌다.
안교수는 마침 지난 8월23일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서 열린 제2회 국제바이오시스템 심포지엄에 참석했다. 그는 신시내티대에서 마이크로시스템 및 바이오멤스 연구소를 맡고 있다.
안 교수의 대표적인 업적은 전자장 구동 집적형 초소형 모터(Magnetic Micro Motor)를 구현, 최초로 Magnetic MEMS 분야를 개척한 것. MEMS의 초기 연구분야가 전계구동(Electro Static Driving)에 집착하여 응용분야에 확장에 어려움을 겪고 있을 때, 큰 구동력을 발휘할 수 있는 Magnetic MEMS 분야의 개척은 MEMS 연구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 넣은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Magnetic MEMS의 큰 구동력과 에너지 저장 능력은 마이크로 모터, 마이크로 펌프, Optical Mirror, 마이크로 전력변환기, 마이크로 센서, 미생물 분리기 및 혈액소 검출기 등에 응용할 수 있게 했다.
그는 이런 공로로 1999년도 국제 자기학회(Intermag) 최초의 Magnetic MEMS Tutorial에 강사로 초청된다. Magnetic MEMS 개척자로서 국제자기 학회 및 MEMS 학회에서 공식인준을 받은 셈.
이후 그는 IBM T.J. Watson 연구소에서 극소형 하드 디스크의 개발팀의 멤버로서 Magnetic MEMS를 상용화하는 프로젝트에도 참여한 바 있다.
신시내티주립대학에 교수로 부임한 후에는 Micro Fluidics 와 Biological MEMS (BioMEMS) 분야를 선도하고 있다. 대표적인 업적은 미국 국방과학 첨단연구지원센터(DARPA)의 연구지원을 받아서 1997년부터 2000년 까지, 생화학전 탐색용 '휴대형 생화학분자탐지시스템'의 시제품 개발에 성공한 것.
휴대용 생화학 탐지시스템은 가로 세로 각 약 5cm 크기의 유리 또는 플라스틱 기판위에 유체 통로를 식각이나 엠보싱 기법으로 형성시킨 후 미세 자성입자를 분리 조작하기 위한 자성입자분리기, 미소유량을 제어하는 마이크로 유체소자 생물분자의 수치를 측정하기 위한 생화학 면역센서, 생물분자를 걸러내기 위한 바이오필터 등으로 구성된다.
안교수는 이러한 각각의 장치를 새로 개발된 BioMEMS 공정을 이용해 하나의 칩으로 제작했다. 특히 이 시스템은 항체를 포함한 1 마이크론의 미세자성입자를 자성입자분리기로 분리한 후 샘플을 바이오 필터에 통과시키면 생화학적 항원, 항체 반응에 의해 목표 항원만을 골라 낼수 있다.
지금까지 개발된 생화학탐지시스템으로는 가장 소형으로 개인이 휴대할 수도 있고 대량생산을 위한 실용화기술을 산업계에 기술이전을 하고 있다. 최근 안교수의 연구 테마는 손목시계형 임상분석용 바이오 칩이다. 이 바이오 칩은 혈액 또는 체액을 체취해 혈액 내의 성분을 측정, 분석하기 위한 장치다.
그는 현재 'DARPA'로부터 연구비를 지원받아 3년안에 손목시계 형태로 내놓을 예정이다.
그동안 값이 싼 플라스틱을 이용한 지능형 바이오 칩의 개발은 거의 불가능한 것으로 생각되어왔다.
최근 안교수 연구진의 성과는 지능형 일회용 플라스틱 랩온어칩(Lab-on-a-Chip)을 세계 최초로 개발한 것. 랩온어칩은 피부를 통한 혈액 및 체액 채취용 극소 주사바늘을 포함하고 있으며, 통증없이 인체에서 혈액 및 체액을 자동으로 채취할 수 있다. 그동안은 정맥이나 동맥 등 혈관을 통해서 혈액을 채취해야 했었다.
이 기술을 이용하면 혈액 채취 후에 혈액을 분리할 수 있는 기능이 있으며, 혈당, 혈액이온, 혈액산소, 단백질, 콜레스테롤 및 병원체를 즉시 검출할 수있다.
"이번에 개발한 일회용 플라스틱 랩온어칩은 '피 한방울로 병뿌리 까지 알아낸다'는 가설을 실용화한 결과입니다. DARPA 및 BioMEMS 커뮤니티에서는 최근에 일궈낸 최고의 개발이라는 소리를 듣고 있습니다. 앞으로 혈액 검사 외에 물, 식품, 유제품 및 환경 안전검사에도 활용할 생각입니다."
연구결과를 MEMS, BioMEMS, Lab-on-a-Chip 및 uTAS 등에 관련된 국제학술지나 학술 발표회에서 170편 이상의 논문을 발표하였으며, 금년 가을에 있을 국제 uTAS (Micro Total Analysis Systems) 학술발표회에서 지능형 일회용 플라스틱 랩온어칩에 관련된 10편의 학술논문을 발표할 예정이다.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안교수는 최근 Washington D.C.에서 개최된 '4th Annual BioMEMS & Biomedical Nanotechnology WORLD 2003'에서 Scientific Leadership Award를 수상했다.
또한 그는 최근 6년동안에 DARPA, NSF, NASA, NIH 및 산업체로부터 약 $10 millions(한화 약 120억원)의 연구비를 받기도 했다.
안교수의 관심사에는 창업도 있다. 실제로 그는 얼마전 실로암바이오사이언스(Siolam Biosciences)라는 회사를 설립하고, 랩온어칩,휴대형 생화학분자탐지시스템 등과 관련된 제품을 개발하고 있다.
"세계적으로 심장병으로 고통을 받는 사람들이 부지기수입니다. 하지만 상당수가 돈이 없어서 치료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이런 사람들을 위해 값이 싼 바이오 칩을 만들어서 희망을 주고 싶네요."
안교수가 이런 생각을 갖고 있는 것은 그 역시도 어린 시절 넉넉지 않게 살았기 때문. 그를 아는 사람들은 그를 입지전적인 인물이라고 치켜세우기도 한다.
서울대 석사, 미 조지아테크 전자과 박사를 받은 그이지만 현재가 있기까지 숱한 난관을 지나야만 했기 때문이다.
사실 그는 어린시절 공고를 나와 방직공장 전기공원을 거치기도 했다.
"74년도에 공원을 하다가 공부가 너무 하고 싶어 대학에 진학했어요. 그리고 졸업후에 국내 대기업에 근무를 하다가 다시 유학을 결심했지요. 당시를 회상해 보면 공부가 그렇게 좋았다고 밖에 말할 수 없을 것 같네요."
후배들에게도 한마디 당부하기도 했다. 그가 당시 생소한 분야에 뛰어든 것처럼 새로운 분야에 도전했을 때 도전한 사람에게 기회가 한번더 있을 것이라는 점이다.
"미래는 융합기술의 시대입니다. 복합적인 학문을 하는 것이 성공과 거리가 가까울 것이라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습니다. 그리고 전체를 보는 습관을 갖는 것이 중요합니다. 대개의 과학자들이 좁은 시야 때문에 장수하지 못하는 사례를 많이 보았기 때문이지요."
안교수는 독실한 크리스찬으로 유명하기도 하다. 보통 아침 5시에 일어나 새벽기도회에 참석한다.
"몇년 지나면 20여년이 되는 미국 생활동안 저를 지탱해준 것은 종교적인 힘과 가족들이 아닌가 싶습니다. 새벽 기도회는 그동안 거의 빠지지 않았습니다. 이런 자리를 빌어 가족들에게 감사를 드리고 싶네요."
안교수 연락처
전화:513-556-4767(미국 신시내티)
이메일:chong.ahn@uc.edu
웹사이트:www.biomems.uc.edu
안 교수 학력 및 약력
전주공업고등학교 졸업
인하대학교 공과 대학 전기과 공학사 취득
서울대학교 공과대학 전기과 공학석사 취득
서울대학교 공과대학 전기과 박사과정 수료
Georgia Institute of Technology 전자과 공학박사 (Ph. D)
경성방직주식회사 전기 공원
인하공업전문대학 전산과 조교수
IBM T. J. Watson 연구소 박사후 연구원
University of Cincinnati 전자과 조교수
University of Cincinnati 전자과 부교수
University of Cincinnati 전자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