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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활한 대지에 꿈을 심고 - 호주의 윤영곤 회원

“낙도 어린이 보호 차원이 아닐까 합니다.” 2002년 코센(KOSEN)이 야심차게 내놓는 웹진 창간호에 첫 인물로 등장하는 소감이 어떠냐는 질문에 대해 그가 내린 해석이다. “호주는 섬이니까요... 다른 분들도 많으신 데 지극히 평범한 저에게는 과분하고 다소 쑥스럽습니다.” 자발적이고 활발한 활동 현재 호주에서 우리의 산업자원부와 과학기술부를 합친 것과 같은 부처(Department of Industry, Science and Resources)에서 연구개발과 기술혁신에 관련된 프로그램 매니저로 일하고 있는 윤영곤 씨(40). 본인의 겸손함과는 달리 그는 코센에 관심을 가진 사람에게는 웬만큼 다 알려져 있을 정도로 왕성한 활동을 펼쳐 왔다. 2000년 4월 가입한 이래 가장 많은 Analysis Request 자료분석건수를 보유한 회원 가운데 한 사람으로 부상했고 작년 1월말 ‘광장’에 입장한 뒤 지금까지 100여 개의 글과 유익한 자료를 남겨 그야말로 ‘사흘도리’로 드나드는 코센공동체 식구가 됐다. “자진해서 좋은 자료를 챙겨 보내주는 등 급하게 필요할 때뿐 아니라 항상 음으로 양으로 지원을 아끼지 않는 회원”이라는 게 코센 측의 귀뜸이다. 특이한 이력의 소유자 그렇다고 윤영곤 씨가 애초부터 이공계를 전공한 과학기술자였을 것으로 짐작한다면 오산이다. 사실 그는 몇 해전만 해도 과학기술과는 그리 큰 인연이 없었다. 한국에서 마친 석사과정 때의 전공은 정치경제학. 국제관계의 정치경제적 분석모델 수립에 주안점이 있었다. 그 뒤 동아시아 연구소 등의 연구원을 거쳐 외환 딜러로 일했다. 그가 과학기술에 발을 들여놓은 것은 1995년 호주로 이주해 그곳 System Dynamics분야의 선구자 Keith Linard교수를 만나면서부터. 그의 업무경험을 눈여겨 본 Linard교수가 한 프로젝트에 참여를 권유했고 이를 계기로 컴퓨터 시뮬레이션과 시뮬레이션 소프트웨어 연구, 뉴사우스웨일즈대학(UNSW)의 공학 석사과정 졸업, System Dynamics 박사과정 수료 등이 이어졌다. 그리고 같은 대학의 관련 연구소에 연구원으로 있으면서 강의를 맡다 작년 8월 현재의 직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코센에 대한 진한 애정 그래서인지 윤영곤 씨의 코센에 대한 애정은 남다르다. 과학기술분야 종사자 몇 명과 연구 활성화 방안에 관한 토론을 벌이다 한국의 관련 프로그램을 찾아보기에 이르렀는데, 이 때 코센을 접하고는 “열성 팬”이 됐다고 한다. 코센을 통해 “방대한 자료를 쉽게 획득하고 분석된 자료를 읽을 수 있을 수 있을 뿐 아니라 분석에 참여해 여러 가지 혜택을 받고 또 전세계의 회원과 토론, 자료 교환, 그리고 인간적인 교류가 가능하기 때문”이라고 그는 설명한다. 코센의 네트워크를 통해 그는 더 이상 ‘낙도’에 머물지 않게 된 셈이다. 일이 이쯤 되고 보니 단점은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나쁜 점은 거의 없었습니다”라고 그는 잘라 말했다. 단지 코센에 대한 홍보가 부족한 것 같아 아쉽게 느껴진다는 그의 첨언에는 오히려 애틋함마저 녹아 있다. “웹진을 통해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코센이 알려지고 보다 체계적인 코센 나름의 연구 성과가 이루어졌으면 합니다. 이 웹진이 특히 과학기술 공부를 시작하려는 학생들에게 훌륭한 자료가 되고 나아가 지도서가 되었으면 합니다.” 새로운 웹진에 보내는 그의 애정어린 바램이다. 한-호주 과기협력 가교역할 담당할 터 이런 이심전심 때문일까? 코센이 올해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듯 윤영곤 씨 역시 야무진 계획을 다듬고 있다. “먼저, 현재 여러 차원에서 활성화되고 있는 한국과 호주의 과학기술교류를 보다 체계화 고 양국 모두에게 도움이 되는 분야를 적극 개발해 정책에 반영할 수 있도록 노력하려고 합니다. 제가 몸담고 있는 곳이 이 분야의 주무 부서라 다양한 정보와 지식을 공유하고 발전시켜 나가는데 기여해 볼 생각입니다. 또 호주에 있는 과학기술 관련 종사자들을 위한 체계적인 모임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지역별로는 형성돼 있지만 호주 전체를 대표할 한국인 과학기술단체가 아직 없기 때문이죠. 그리고 마지막으로 과학기술분야를 포함해 호주와 북한간의 교류도 증대되고 있습니다. 대사관 개설도 예정돼 있다고 들었습니다. 남북한의 교류와 협력이 진전되고 있는 상황에서 호주에서도 남북한의 과학기술자들이 자료 교환 등 가능한 범위 내에서 상호협력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해 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나를 통해 한국을 본다” 윤영곤 씨에게는 초등학교에 다니는 지석, 지수 두 아들이 있다. “아빠, 나는 어느 나라 사람이야?" 아이들이 물었을 때 그는 “너는 호주 사람이고 또 한국 사람이야" 라고 대답한 적이 있다. “한국을 사랑하지 않으면 고향을 잃은 것이고, 호주를 사랑하지 않으면 집을 잃은 것과 같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이 둘이 별개가 아니라는 말이다. 그는 ”호주를 열심히 사랑하는 것이 한국을 사랑하는 것“이라고 믿고 있다. “왜냐하면 이 곳 사람들은 나를 통해 한국을 보기 때문에.” 이런 의미에서 그는 입양아와 그 부모들을 위한 한글학교, 대다수가 고희를 넘어선 한국전 참전용사들을 위한 프로그램 운영에 참여하고 있다. 코센에서 자료분석과 학회 보고서 등으로 받은 사례비가 여기에 사용되고 있다고 한다. 더 이상 ‘낙도’가 아닌 할 일 많은 광활한 대지에 심는 그의 꿈이 옹골차게 여물어 갔으면 하는 기대가 코센만의 은 아니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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