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인, 미래는 무한하다
2005-05-13
정종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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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SEN 전문가로 활동 중인 정종수 박사(KOSEN ID: pyros)가 KOSEN과 인연을 맺게 된 것은 예전 KISTEP 교육에서 연이어 만나게 된 KOSEN 스태프로부터 직접 소개를 듣고서였다. 이후 그는 KOSEN에 적극 참여하며, café ‘광장’의 주요 멤버로 활동하는 등 KOSEN과의 관계를 넓혀왔다.
“KOSEN에는 미국, 유럽, 중국, 한국 등 공간과 시간을 초월한 만남이 있고, 다양한 분야의 회원들의 생각을 엿볼 수 있고, 또 나눌 수 있어서 좋습니다. 특히, 카페 모임에서 만난 분들의 글을 KOSEN 게시판에서 대하게 되면 무척 반갑고 친근감이 느껴집니다. 이제 막 걸음마를 뗀 아이처럼 가능성이 활짝 열려있는 KOSEN이 건강하고 독창적으로 성장해가기를 바랍니다.”
그는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의 책임연구원으로 1985년부터 현재까지 기계공학 및 환경공학 분야를 연구하고 있다. 서울대를 거쳐 KAIST에서 박사학위를 받을 때까지 연소공학 중 대기오염물질 제어를 주제로 연구를 해왔으며, 현재는 환경 분야의 연구에 집중하고 있다. 박사학위를 받은 후 다양한 나라에서 해외에서의 연구생활을 한 경험이 있지만, 그는 KAIST에서 학위를 마친 ‘국내파’ 박사다.
“미시간 대학에서 Post Doc으로 1년, 그 외에 방문 연구로 가족과 함께 여러 나라에서 살았습니다. 펜스테이트 대학, 노스 캐롤라이나, 독일, 일본 등에서 말이죠. 해외생활의 경험에서 얻은 깨달음은 각 나라마다 사람들의 사는 모습과 방식의 차이가 뚜렷하다는 점, 그리고 그 나름의 이유가 분명히 있다는 것이죠. 그들의 삶의 모습과 방식은 그곳에 가장 적합한 방식으로 적응한 결과란 거지요. 재미있는 점은 어느 곳을 가든 그곳에 계시는 한국 분들은 하나같이 자신이 사는 곳이 제일 좋다고 한다는 것입니다. 그것이 한국인이 가지는 장점인가 봅니다. 유학생을 비롯한 세계 각국의 한국인 여러분, 모두 파이팅!”
해외파 박사에 비해서 간접적으로 불이익을 받는 면도 없지 않아서, 국내에서 박사과정을 밟은 것에 후회도 있었지만, 어느덧 크고 작은 콤플렉스를 극복하고 주어진 제 몫을 하는 연구자가 되어 가고 있는 자신이 대견스럽다고 한다.
“과학적인 방법에 의해 이해하게 된 자연현상을 인류에게 유익하도록 효과적으로 이용하는 방법을 찾는 것이 바로 저와 같은 공학자가 하는 일이라고 정의하고 싶습니다.”
그의 전공은 연소공학, 이와 관련된 환경분야인 폐기물 소각과 대기오염물질의 생성 제어에 관한 연구를 중점적으로 해왔다. 이 분야의 특허도 몇 건 내고, 국내 기업에 기술을 이전하여 실용화하는 등의 연구 업적을 꾸준히 쌓아 왔다. 또한 그동안 십여 명의 학생을 지도, 박사를 배출해 낸 것도 큰 보람이다.
현재는 국무총리실에서 환경부 법안을 심의하는 전문위원으로 일하고 있다. 이공계 출신 연구자 본연의 모습에서는 벗어나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오히려 그는 이공계 출신에게도 연구자로서의 삶 외에도 다양한 기회가 있음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고 피력한다. 이공계 출신의 과학기술인들이 때로는 스스로의 영역에만 안주하려는 경향이 있고, 그래서인지 때로는 과학기술 분야 이외의 사람들을 설득하는데 능숙하지 못한 경우가 있다고 지적한다. 하지만 과학기술적 배경과 마인드가 필요한 분야는 무한하고, 공직은 물론, 다양한 분야에서 과학기술 분야의 인재를 필요로 하는 게 현 실정이다.
“미국 월 스트리트에는 수학자와 물리학자들이 많이 진출해 있고, 선진국의 문화원에는 과학기술자가 반드시 포함되어 있습니다. 아직까지는 이공계 내에서도 다른 분야로 진출한 과학기술인을 경원하는 분위기도 있지만 이제는 시대가 바뀌어서 과학기술인들이 다른 분야로 적극적으로 진출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그런 분위기는 사라질 것으로 봅니다.”
과학기술을 전공하지 않은 사람이 과학기술 전문분야로 진출하기는 어렵지만, 반대의 경우에는 상대적으로 어렵지 않다고 말한다. 다양한 분야로의 진출은 이공계 위기를 극복하는 가능성 측면에서 중요한 이슈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단지 자신과 가족만이 아닌, 인류와 나라와 국민을 위해 공헌하는 크리스천으로서의 삶과, 같은 비전을 가지고 살도록 후배들을 격려하는 삶, 그것이 그의 비전이다.
“그런 비전을 꿈이 아닌 현실로 만들기 위해서는 오랜 시간이 걸리는 성장 과정의 훈련이 필요합니다. 주변 사람을 움직여 본인들이 생각하지 못한 일을 하도록 만드는 리더가 되고, 정보와 지식을 이용한 문제해결 능력이 있는 창의적인 전문가가 되기 위해서는 일상을 통해 스스로를 훈련해야 합니다. 겉으로 보기에는 태어날 때부터 비범하고 특별한 자질을 타고난 사람이 위대한 리더가 되는 것 같지만, 그저 괜찮은 인재를 벗어나는 위대한 리더로의 전환은 일시에 진행되는 것이 아닙니다. 실제로 그것은 한 사람의 일생에 걸친 성장 과정에서 유기적으로 누적된 결과라고 봅니다.”
그가 언급한 바와 같이 과학기술적인 합리적 태도와 마인드를 지닌 후학들이 훈련을 통해 성장하고 사회의 각 분야에 널리 자리하게 된다면 보다 나은 세상으로 가는 문이 열리지 않을까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