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통해 만난 연료전지
2005-07-04
이훈희 : eguitar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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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회원님의 소개와 어떻게 지금의 전공을 택하게 되었는지 말씀해 주세요.
현재 고려대학교 대학원 재료공학과의 연료전지 연구실에서 석사과정 중인 이훈희입니다. 석사과정 3학기를 마치고 이제 마지막 학기를 앞에 두고 있습니다. 저는 어렸을 적 시골에서 태어나 자랐기 때문에 여러 장난감들, 이를테면 팽이, 활과 화살, 연 등을 만들어 놀아야 했죠. 나름대로 손재주가 있어 잘한다는 소리를 많이 들었습니다. 그런 영향이 컸던지 이후의 꿈은 언제나 과학 기술자였습니다. 그래서 대학교 학과를 선택할 때도 매우 단순하게 ‘공과 대학 중 아무데나’라는 생각으로 점수에 맞추다 보니 지금도 다니고 있는 학교의 재료금속공학부에 입학을 하게 되었습니다. 재료공학이라는 학문을 공부하면서 자연의 법칙들과 물질 세계를 알아가는 재미가 컸습니다. 지식에 대한 욕심이 커 책 읽는 것을 좋아했고 대학교 학과 공부도 굉장히 맘에 들어서 학부 시절은 주로 수업 열심히 듣고 책 읽으러 도서관 가기 좋아하는 나름대로 모범적인 학생이었습니다. 이렇게 써 놓고 보니 학창 시절에 공부만 한 것처럼 되어 버렸네요. 지금의 전공을 선택하게 된 것도 도서관에서 우연히 보게 된 책 때문이었으니 책 읽는 것을 좋아했다는 말이 조금은 신빙성이 있게 들리겠군요. 2학년을 마치고 군대를 다녀오고 나니 앞으로 어떤 길로 나가야 할지 고민이 되더군요. 진로를 고민하면서 어느 날 도서관의 책들을 지나가다가 ‘Fuel Cell systems: explained’라는 책을 읽게 되었습니다. 퓨얼 셀이 뭐지? 하는 의문을 가지고 책을 읽게 되었고, 이후 인터넷 등을 통해 연료전지에 대해서 관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그리곤 공부를 조금만 더 해 보자 하는 마음으로 대학원 진학을 결정하게 되었고, 책을 통해 만나게 된 연료전지에 대해서 지금도 공부하고 있습니다.
2. 회원님의 연구분야를 간단하게 설명해 주세요. 앞으로의 연구방향 및 계획에 대해서도 듣고 싶습니다.
위에서 말씀 드린 것처럼 제가 관심을 가지고 있는 분야는 환경 친화적인 에너지 변환 장치라고 할 수 있는 연료전지입니다. 요즘 굉장히 많은 관심을 받고 있으니 일반적인 설명은 타 자료들에서 많이 찾아 보실 수 있을 것이라 생각됩니다. 연료전지도 여러 가지 종류가 있는데 그 중에서 저는 용융탄산염 연료전지(Molten Carbonate Fuel Cell: MCFC)에 대해서 공부하고 있습니다. 더 자세히는 MCFC용 연료극(anode)을 제조 평가하는 실험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MCFC는 효율이 높고, 다양한 연료를 사용할 수 있는 장점을 지닌 고온 형 연료전지이고 중, 대형 분산 발전용으로 사용될 것입니다. 한국 전력 공사 전력연구원에서 MCFC 개발을 이끌어 가고 있는데, 그 사업의 일부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현재 100kW 급 시스템을 개발한 상태이고 성능 시험을 앞두고 있다는 기사를 얼마 전 신문에서도 볼 수 있었습니다.
한 학기 남은 석사과정 중에는 현재 참여하고 있는 MCFC 연구과제에 매진하여 실제 시스템에 적용 가능한 연료극(anode)을 만들고 싶습니다. 또한, 석사과정을 마친 후 연료전지 혹은 재료분야에서 일할 수 있는 회사에 입사할 예정입니다. 앞으로도 연료전지 분야에 계속 종사할 계획이고, 연료전지 분야 중에서도 특히 소재 개발 분야에서 일하고 싶습니다. 이후 수년 내에 다양한 분야에 사용될 연료전지의 실용화에 기여하고 싶습니다.
3. KOSEN과의 인연은 어떻게 시작되었으며, 현재 KOSEN에서 어떤 활동을 하고 계신지요?
KOSEN을 처음 알게 된 것은 우연한 계기였습니다. 학부시절 보고서를 작성하기 위해 인터넷을 검색하다가 찾아가게 되었고 가입을 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그 이후 다시 찾아 들어가지 않았고 잊혀져 있었습니다. 이후 대학원에 진학하고 1년을 지낸 올 초에 자료를 찾으려고 검색을 하다가 다시 발견하게 되어 지금에 이르고 있습니다.
현재 KOSEN에서 하는 주 활동은 까페 활동입니다. 책 읽기를 좋아하는데 까페 중에 날아라~ 책(국, 내외 회원님들이 책을 여기 저기로 날려 돌려보는 곳: 날책방)이라는 곳이 있더군요. 바로 가입해서 잠시 침체되어 있는 것 같았던 날책방의 젊은피가되어 열심히 활동하여 날책방이 연속해서 두 번이나 KOSEN의 핫 까페가 되는데 큰 공을 세웠습니다.^^ 그리고 유익한 질문들이 많이 올라오는 ‘What is?’ 게시판에도 공부하는 분야와 관련된 질문이 올라오면 답변을 하기 위해 로그인 할 때마다 질문을 꼼꼼히 살피고 있습니다. 물음에 대답하는 것은 그것을 다시 공부하는 것과 같아서 더 확실히 알게 되는 유익함이 있습니다. 또한, 여러 분야의 분석 자료들과 논문들을 접하면서 새로운 연구 결과들을 살펴보는 것도 빼 놓을 수 없죠.
4. KOSEN 회원과의 교류와 관련한 의견이 있으신가요? 국내 과학기술자로서 KOSEN회원과 전 세계의
한민족 과학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 이와 관련하여 KOSEN에 바라는 점 혹은 KOSEN에 거는 기대나 발전방향을 제시해주세요.
국, 내외 과학 기술자들의 인적 네트워크 형성은 동일 분야 종사자들의 연결 및 협력을 통해 국내 과학기술의 효율적인 발전을 가져올 수 있을 것입니다. 이러한 인적 네트워크 형성에 있어 커다란 역할을 KOSEN이 잘 수행해 오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현재 이러한 KOSEN에서 관련 분야의 협력과 교류가 많은 부분 이루어 지고 있습니다만, 한가지 바라는 점이 있습니다. 인적 네트워크 형성을 회원들의 참여에 맡겨 두기 보다는 동일 분야, 혹은 관련 분야에서 종사하지만 아직 교류가 없는 회원들을 적극적으로 조사하여 필요가 있을 때 적절히 연결해주는 사업을 추진하였으면 좋겠습니다. 또한, 정보 제공차원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국내와 해외를 아우르는 인적 네트워크를 이용하여 국내-해외 공동 연구 과제 등을 발굴해 내어 국내 과학 기술 발전을 꾀할 수 있는 사업들도 조성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5. 마지막으로 이공계 종사자로서 후배들에게 한 말씀 해 주신다면.
저도 이제 처음 과학기술자의 길에 발을 들여놓은 새내기 연구원입니다. 대학원 실험실에서 생활하면서 열악한 환경을 접하며 선택한 길에 대해 고민에 빠졌던 적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2년 가까이 이러한 환경에서 실험하면서 느낀 것은 환경이 아니라 마음의 자세가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최근 이공계 기피 현상이 심화되면서 국가적으로 이공계 지원을 확대하고 있고, 사회적으로도 과학기술자에게 더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습니다. 또한, 여러 기업에서도 이공계에 대한 투자 및 지원을 확대하고 있습니다. 연구 환경이 점점 더 좋아질 것이라는 것은 자명합니다. 이제는 어려운 연구 환경에서 훌륭한 연구를 해 오셨던 선배들의 자리를 채울 인재가 절실하게 필요합니다. 앞으로 과학기술자로서의 삶을 살아가고 싶은 후배들이 있다면 망설이지 마십시오. 여러분은 보다 나은 연구 환경 하에서 자신들의 꿈을 자유롭게 펴 나갈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