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itsumeikan University Center for Promotion of the COE Program 정옥찬 박사
2005-08-05
정옥찬 : memsok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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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박사님의 이력과 학창시절을 소개해 주세요.
1991년 아주 대학교 제어공학과에 입학했습니다. 대학 2년 가을 즈음에 당시 전자회로 조교였었던, 현재 NASA에 근무하고 계시는 양의혁 박사님의 소개로 MEMS (초소형전자기계시스템)이라는 것을 가끔 접하게 되었습니다. 로봇을 만들겠다고 전공을 제어로 선택했는데, 마이크로 로봇이라는 말에 좀 황당하기도 했지만, 강한 매력을 느꼈습니다. 그 일을 계기로 군대 입대를 늦추고, 대학원 진학을 결심하게 되었으며, 세부전공으로 MEMS를 택하게 되었습니다. 박사수료 후 1999년에 30살의 이등병으로 육군 보병부대인 27사단 이기자 부대로 자대 배치를 받았습니다. 그 당시 생각으로는 ‘방위산업체 5년 근무 하기보다 26개월의 시간이 더 빠를 것이다’ 라는 생각으로 입대를 했습니다. 많게는 10살 아래의 선임도 후임도 있었고 마음 고생도 조금 있었지만, 지나고 보니 다 추억이고 소중한 기억입니다. 만기 병장 전역 후, 다시 학교로 돌아가서 2 년 후에 박사학위를 받았습니다. 입대 전 SCI 저널이 3편 정도 있었는데, 그 결과물들로는 학위 진행이 불가하다는 지도 교수님의 말씀에 충격도 있었고 많이 막막했지만 ‘이기자’ 정신으로 새로운 주제를 찾고 어느 정도 해결을 하여 학위를 받게 되었습니다. 박사 학위는 2004년에 아주대에서 받았고, 2달 후 일본 입명관 대학 COE 센터 박사 후 연구원으로 일하게 되어 현재 2년째입니다.
학창 시절에는 그리 특별한 활동은 없었고, 그저 축구를 좋아해서 소 학회도 가입하고 조기 축구회도 나가곤 했습니다. 이런 구기 종목이 나중에는 군대에서도 일본에서도 사람들과 친하게 지낼 수 있게 된 좋은 도구가 되었습니다.
2. 박사님의 연구분야를 간단하게 설명해 주세요. 그간 이루어오신 연구실적과 앞으로의 연구방향 및 계획에 대해서도 듣고 싶습니다.
대학원 시절에는 MEMS 분야 중 마이크로 펌프 등의 유체소자 제작 및 성능 평가, 그리고 불순물 주입에 따른 발생되는 박막내의 잔류 응력 구배에 대한 일들을 했습니다. 아주대 재학시절에는 주로 실리콘을 기반으로 하는 디바이스를 제작했는데, 2002년 봄 즈음에 동경대학에 근무하는 한 박사 후 연구원(현재 아주대 기계공학과 조교수 재임)이 투명한 펌프를 만들어달라고 해서, 그 일을 계기로 폴리머 혹은 유리를 이용하여 투명한 디바이스를 만들고 있습니다. 일종의 NUDE MEMS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학위 후 작년부터 일본 입명관 대학 COE 센터에서 박사 후 연구원으로 일을 하고 있는데, 여기서도 마찬가지로 폴리머 MEMS에 주력하고 있으며, 기본적으로 부여 받은 임무는 COE 프로젝트 중 마이크로 가스펌프 제작입니다. 이와는 별도로 작년 8월 정도에 투명한 고무 손가락 혹은 손에 대한 아이디어를 구체적으로 실현했는데, 올해 아이치 박람회(AICHI EXPO 2005)에 프로토타입 로봇 전시관에서 2주일 가량 전시되었으며, 6월 24일 밤 10시NHK BS 경제 뉴스에 방송되었습니다. 그 외로 세포 이송장치를 제작하고 있습니다. 박사 후 과정이라는 것을 아직도 잘 모르겠으나, 아이디어가 생기면 바로 실험해보고 제 스스로를 발전시킬 수 있는 아주 좋은 기회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것이 일본 방식인지는 모르겠으나, 연구 활동에는 제약이 없고 대부분의 실험에 관련된 사항들은 무리 없이 통과됩니다.
단기 계획이라면 마이크로 손과 같은 바로 산업화할 수 있는, 진실로 쓸모 있는 MEMS 디바이스를 만들어 보는 것입니다. 장기적으로는 제가 MEMS의 표준화에 대한 일을 정리하고 싶습니다. 예를 들어 전자회로 부품 기호 만으로도 누구나 다 그 부품이 무엇인지를 알 수 있으나, MEMS 분야에는 그런 것이 없다는 생각이 드는데 여러 사람들이 모여서 일을 하면 어느 정도 공인된 표준안이 나오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3. KOSEN과의 인연은 어떻게 시작되었으며, 현재 KOSEN에서 어떤 활동을 하고 계신지요?
KOSEN과 인연을 맺은 지 벌써 3 년 정도 됩니다. 박사과정 시절 학회 보고서 작성을 시작으로 활동을 시작했고, 지금도 학회보고서 작성 및 전문 지식에 대한 질의 응답 등의 주로 하고 있습니다. 전혀 다른 분야라서 무엇을 알고 있는지 무엇을 모르는지도 조차도 불분명하여 어떻게 말을 해야 되는지 조차 몰라 막막했던 적이 있었는데, KOSEN의 여러 분들의 조언으로 지금은 적절하게 해결해 나가고 있습니다. 바보 같은 제게 차근차근 설명을 해주시고 개인적으로 쪽지도 주시고, KOSEN에는 너무나 훌륭하신 분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그 분들처럼 저도 다른 배고픈 누군가에게 도움을 주고 싶다는 생각에 매일매일 둘러 보고 있습니다만, 요새 일정이 그리 여의치가 않아서 적극적으로 활동하지 못하고 있는 점이 아쉽습니다.
4. KOSEN 회원과의 교류와 관련한 의견이 있으신가요? 국내 과학기술자로서 KOSEN회원과 전 세계의 한민족 과학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 이와 관련하여 KOSEN에 바라는 점 혹은 KOSEN에 거는 기대나 발전방향을 제시해주세요.
KOSEN에 자료요청 코너에 많은 수의 논문들이 있습니다. 하지만 정작 요청을 한 사람만이 필요할 뿐이고 다른 이들에게는 그다지 쓸모가 없어 보입니다. 저 역시 그러한 방식으로 다른 분들의 도움을 받긴 했습니다만, 만일 그 논문들을 분류를 하거나 간략한 코멘트를 시작으로 어떠한 내용이 있다 정도의 짤막한 소개가 있다면 다른 분들에게도 도움을 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대부분 자료 요청의 제목이 ‘논문을 부탁합니다’ 이고, 자신이 원하는 저널 정보만 있습니다. 조사된 자료들이 아깝다는 생각도 들기도 합니다. 누군가가 적절한 아이디어를 내서 효과적으로 정리를 했으면 합니다. 그리고, 장점중의 하나가 빠른 응답과 생기 넘치는 질의응답이 아닌가 생각해 봅니다. 그러한 부분을 앞으로도 최대한 잘 살렸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마지막으로 세계 곳곳의 연구자 분들, 모두 항상 좋은 결실만이 가득하시길 기원합니다.
5. 마지막으로 이공계 종사자 혹은 과학도에게, 또는 이 길로 접어들고자 하는 후학에게 힘이 담긴 격려를 해 주신다면.
후배들이 넓고 다양하게 익히고 졸업을 했으면 좋겠습니다. 하나만 혹은 자기 분야에만 너무 치우치다 보면 (그럴 리는 없겠지만) 계속해서 편식하게 될 수도 있고, 다른 부족한 부분들이 너무 많아져서 다른 나라 연구자들과의 경쟁에서 밀려날 수 있는 소지가 많다고 생각합니다. 마음을 열고, 그 열린 마음으로 넓게 익히고 많은 것을 자기 것으로 만들 수 있는 사람이 우리 나라가 원하는 과학자가 아닌가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