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뮤니티

자기경영의 표본 함동한 박사

1. 회원님의 소개와 학창시절에 대해 말씀해 주세요. 저는 인하대학교 산업공학과에서 학사를 마치고 KAIST 산업공학과에서 석사와 박사과정을 마쳤습니다. 공부를 마치고 ETRI (한국전자통신연구원)에 입사해서 4년 동안 소프트웨어 및 시스템공학관련 연구를 한 후에 2005년 2월부터 영국 런던에 있는 Middlesex University에서 연구교수로 근무하고 있습니다. 저의 학부 학번이 89학번인데 그 당시에 다른 대부분의 대학생들이 그랬던 것처럼 1학년과 2학년 때는 학업보다는 다른 활동에 많은 시간을 투자했던 것으로 기억납니다. 당구, 여행, 클럽활동, 운동, 영화에 대부분의 시간을 썼습니다. 그 중에도 특히 중화권 영화를 중심으로 중화권 문화에 관심을 갖고 1년 정도 정말 많은 정보를 수집했었습니다. 90년에 우연한 기회에 홍콩과 중국을 방문할 기회가 있었습니다. 그 때는 중국이 아직 개방이 되지 않은 때라 한국인이 쉽게 갈 수 있는 지역이 아니었습니다. 그 이후로 중국의 전통음악뿐만 아니라 현대 음악, 홍콩 영화에 미쳐 지냈었습니다. 또 운동과 관련해서는 제가 직접 하는 것도 좋아했지만 특히 유럽축구를 좋아했었습니다. 그 당시에 인터넷이 발달하지 않아서 유럽축구에 관련한 자료를 구하기 힘들었는데 틈만 나면 대형서점에 가서 구할 수 있는 자료들은 모두 모았었습니다 (요즘에는 영국의 프리미어리그에 관한 정보를 마음껏 집에서 접할 수 있어서 정말 행복합니다 ^-^). 그러면서 축구에 대한 이론과 전술도 많이 공부할 수 있었고 축구 해설가나 축구 에이전트가 되고 싶은 꿈도 키웠었습니다. 그렇게 대학생활 2년을 보내고 나니 대부분의 친구들이 군대를 가기 위해 휴학을 하더군요. 이 때 제 앞날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도 많이 하고 선배들에게 인생상담도 많이 했었습니다. 이런 고민 끝에 자기가 좋아하고 잘 할 수 있을 것으로 믿는 일을 직업으로 갖는 것이 저의 행복의 필수조건이 되겠다는 생각을 했고 그러한 직업으로 공부하고 연구하는 일을 택하기로 결심했었습니다. 전공이었던 산업공학이라는 학문을 조금씩 알게 되면서 이 역시 저의 적성과 잘 맞는다고 판단하여 대학원도 산업공학과를 선택했습니다. 대학원에 진학해 석사과정 2년간은 제 인생에 가장 공부를 열심히 한 시간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죽어라 공부를 했었습니다. 박사과정 동안에는 저의 연구분야에 대한 회의도 있었고 그 외 여러 주변 문제로 다시금 제가 선택한 길에 대해 깊은 고민을 하던 시기가 있었습니다. 이 시기에는 전공 책보다는 인생론, 인간관계론, 자기계발, 역사 등에 관련 책을 많이 읽었습니다. 아마도 이 시기에 이런 류의 책을 100권도 넘게 읽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이 고비를 넘기고 나니 다시 저의 연구분야와 제가 선택한 길에 대해 이전보다 더 많은 애착을 갖게 되었고 열심히 생활했었습니다. 돌이켜보면 박사과정 동안에 저의 연구분야에 대한 경험과 전문지식도 쌓을 수 있었지만 저의 인성도 많이 향상되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2. 회원님의 연구분야를 간단하게 설명해 주세요. 그간 이루어오신 연구실적과 앞으로의 연구방향 및 계획에 대해서도 듣고 싶습니다. 저의 연구 분야는 이론적/개념적으로 인지시스템공학 (Cognitive Systems Engineering)에 배경을 두고 있고 응용을 인간-컴퓨터 상호작용 (Human-Computer Interaction) 및 소프트웨어 공학 (Software Engineering) 분야에서 하고 있습니다. 인지시스템공학 (Cognitive Systems Engineering)은 국내에 소개된 지 15년 정도 지났지만 아직 많은 사람들에게는 생소한 연구분야입니다. 인지시스템공학은 정보화 및 지능화 시대의 요구에 부응하고자 자연스럽게 태동한 시스템공학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인간의 인지적 정보처리 활동 (인식, 기억, 주의, 학습, 의사결정, 문제해결 등)이 요구되는 시스템이라면 모두 인지시스템공학의 대상이 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정보기술이 발전할수록 시스템에서의 인간의 역할은 거의 대부분 인지적인 성격을 띠게 됨과 동시에 시스템 성능에 결정적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예로 인류 역사상 인간이 만든 것 중에서 가장 복잡하고 기술적으로 발전했다고 하는 우주선, 항공기, 원자력 발전소를 운영하기 위해 필요한 인간의 역할은 자동화된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 등과 상호작용 하면서 이루어지는 감시, 제어, 진단, 계획, 상황판단 등의 고도의 인지적 활동입니다. 인지시스템공학은 이러한 시스템에서의 인간의 인지적 활동의 체계적인 분석과 이 분석 결과를 고려한 시스템 설계를 주요 연구내용으로 합니다. 주요한 설계 대상으로는 인간-시스템 인터페이스, 정보지원 시스템, 훈련 시스템 및 직무 절차 등이 해당됩니다. 인지시스템공학에서는 시스템의 활동을 인지적 정보처리 과정의 관점에서 바라본다는 점에서 기존의 시스템공학과 차별되는 점이라 할 수 있습니다. 현재까지는 주로 복잡한 공학 시스템에서 인지시스템공학이 많이 연구되어 왔는데 앞으로는 모바일 컴퓨팅, 유비쿼터스 컴퓨팅, 임베디드 시스템, 실시간 기업 등에서의 인지시스템공학의 큰 역할이 기대됩니다. 인지시스템공학이 가장 많이 응용된 분야가 바로 인간-컴퓨터 상호작용 분야입니다. 인간이 사용하기 쉽고 배우기 쉬운 정보기술 제품 개발을 목표로 사용자 및 직무 분석, 사용자 인터페이스 설계 및 사용성 평가, 사용자 인터페이스 설계 지원을 위한 방법론 연구가 주류를 이루고 있습니다. 소프트웨어 공학 역시 인지시스템공학이 많이 응용될 수 있는 분야입니다. 저는 기존의 프로그래밍 기술 중심의 소프트웨어 공학보다는 소프트웨어 프로세스 및 품질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다른 요소들 (인간, 조직, 문화 등)을 함께 종합적으로 고려한 새로운 관점의 소프트웨어 공학 연구에 관심이 높습니다. 소프트웨어 모형의 사용성, 아키텍처 설계 과정에서 발생하는 인지적 문제 및 이에 대한 지원 체계, 비기능적 요구사항의 분석 및 설계가 제가 관심을 갖고 있는 연구주제들입니다. 제가 지금까지 많이 연구해온 분야를 구체적으로 말씀 드리면 복잡한 공정제어를 위한 정보시스템 개발을 위한 정보의 내용 및 구조의 체계적 설계 방안, 인간의 지식기반 활동의 분석을 위한 기법 개발, 소프트웨어 품질 인증을 위한 척도 및 기법 개발, 컴포넌트 기반의 소프트웨어 개발 방법론 등입니다. 앞으로는 기존에 해왔던 연구를 보다 깊게 하면서 소프트웨어 기반의 대형 시스템에서의 안전성, 보안성, 신뢰성을 포괄하는 방어성 (Dependability) 향상 기법 및 프로세스, 유비쿼터스 컴퓨팅 제품 개발을 위한 인간-컴퓨터 상호작용과 소프트웨어공학의 통합 모형, 소프트웨어 개발자의 인지적 특성을 반영한 개발 방법론 및 모델링 언어의 개발 등의 새로운 연구 분야를 개척하려는 계획을 갖고 있습니다. 또한 영국의 대학에서 근무하면서 과제 제안 및 연구 교류 등을 위해 자연스럽게 유럽 연합에 대해 많은 공부를 할 수 있었습니다. 아직은 한국이 대부분의 분야에서 미국 중심적인 사회다 보니 유럽 연합의 중요성이 저평가 되어 있고 이에 대한 정보가 많이 부족하다는 것이 저의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그래서 영국을 중심으로 유럽 연합에 대한 과학기술 정책 및 연구지원 정책에 관한 전문가가 되어 이 분야로도 한국의 과학기술 사회에 공헌하고 싶은 계획이 있습니다. 3. KOSEN과의 인연은 어떻게 시작되었으며, 현재 KOSEN에서 어떤 활동을 하고 계신지요? 작년 봄에 한국에서 LG전자에 근무하시는 한 대학원 선배가 업무관계로 런던에 출장을 오게 되어 만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이 자리에서 그 분이 KOSEN 이야기를 하면서 제가 KOSEN에서 활동을 하면 분명히 기여할 바가 많을 것이라고 한번 웹사이트를 방문해보라고 권하시더군요. 그래서 웹사이트를 방문해보니 다른 분야에 비해 저의 연구 분야에 대해서는 그 중요성에 비해 많은 정보들이 있지 않다는 점을 확인하고 다소 놀랐었습니다. 그래서 KOSEN을 통해 조금이나마 저의 분야에 대한 다양하고 심층적인 정보를 제공하고 지식교류의 중재자로서의 역할을 하기로 결심하고 전문가 활동 신청을 하였습니다. 현재는 정보시스템 및 인간-컴퓨터 상호작용 분야의 KOSEN 전문가 및 영국 중심의 유럽 연합의 각종 연구 개발 관련 정보를 제공하는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4. KOSEN 회원과의 교류와 관련한 의견이 있으신가요? 국내 과학기술자로서 KOSEN회원과 전 세계의 한민족 과학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 이와 관련하여 KOSEN에 바라는 점 혹은 KOSEN에 거는 기대나 발전방향을 제시해주세요. 자신의 분야에서 일을 하다 보면 자신보다 먼저 이 분야를 경험한 사람으로부터 개인적인 조언이나 교육 (Mentoring)을 받고 싶을 때가 있습니다. 다행히 주위에 이런 사람이 있으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지만 어려운 경우도 많이 있습니다. 이러한 사람들이 KOSEN을 통해 자신이 원하는 mentor를 만날 수 있다면 큰 도움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 한국인의 과학기술에 대한 능력과 소양은 다른 민족에 비해 상당히 우수하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국제화 시대에 걸맞게 국제적인 과학기술자가 많이 나오는데 현재 가장 큰 걸림돌 중의 하나가 외국어 (특히 영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예전보다는 한국인의 영어 구사능력이 많이 나아졌다고는 하나 해외에서 생활하면서 느낀 점은 아직 한국인의 영어 능력이 다른 나라 사람들에 비해 현저하게 떨어진다는 점입니다. 이러한 취지에서 KOSEN에서 이공계 종사자를 위한 영어와 관련한 콘텐트 제공 내지는 클럽의 활성화 등을 고려해주셨으면 합니다. 5. 마지막으로 이공계 종사자 혹은 과학도에게, 또는 이 길로 접어들고자 하는 후학에게 힘이 담긴 격려를 해 주신다면. 한국이 선진국으로 가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경제 성장이 원동력이 되어야 하는데 그 주체는 두말할 필요도 없이 이공계 종사자일 것입니다. 하지만 그 공헌도와 역할에 비해 사회적 처우의 상대적 낮음과 힘들고 어려운 업무로 인해 많은 이공계 종사자들이 의기소침해 있고 언론기관에서는 ‘이공계위기’라는 말로 사회분위기를 그런 식으로 몰고 가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사회는 변화고 있고 지식 기반의 경제 사회에서는 분명히 이공계 종사자들에 대한 사회적 이미지가 보다 좋아질 것으로 확신합니다. 그러니 이러한 사회적 분위기에 휩쓸리지 말고 자기 자신을 믿으며 자신의 분야에서 열심히 생활하라는 너무나도 기본적이면서도 당연한 말을 하고 싶습니다. 다른 분야에 비해 이공계 분야만이 갖고 있는 장점은 무엇보다 창의적 정신을 발휘할 수 있는 기회를 무한적으로 제공한다는 점입니다. 창의성의 발휘야말로 신이 인간에게 준 가장 큰 선물 중의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창의성을 발휘할 수 있는 좋은 분야가 이공계라는 점에서 용기와 도전정신을 갖고 자신의 분야를 즐기라는 말을 하고 싶습니다. 마지막으로 자신의 연구분야뿐만 아니라 이공계의 다른 분야, 사회과학이나 인문학의 분야에 대해서도 관심을 갖고 다양하게 생각할 소재를 끊임없이 찾으라고 주문하고 싶습니다. 영역의 파괴 및 영역들간의 컨버전스가 지금 일어나고 있고 앞으로는 그 속도가 가속화될 것 입니다. 이러한 시대 상황이 요구하는 지식인은 다양한 분야에 대한 지식을 갖고 자신의 분야를 발전시킬 수 있는 능력을 지닌 사람입니다. 따라서 다양한 분야에 대한 정보흡수는 선택이 아닌 의무가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이를 위해 물론 KOSEN을 효과적으로 활용할 줄 아는 KOSEN인들이 되어야겠지요 ^-^).
  • 좋아요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