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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 진짜 박사 맞아?

1. 회원님에 대한 소개와 학창시절에 대해 말씀해 주세요.
    가끔 아내가 나에게 묻는 말이 있다. 당신 진짜 박사 맞아? 반도체물리 전공 했다고 하고는 왜 의과대학에서 일해? 이런 정확한 질문을 받게 된 것이 결혼 후 8년쯤 지난 뒤의 일이다. 아내가 내가 반도체물리를 전공했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이. 그리고, 지금도 나를 의심한다 저사람 정말 박사학위 받은 사람 인가? 집에서 초등학생인 아이들과 노는 것이 그리고 말하고 행동 하는 것이 영 자기 마음에는 들지 않기 때문이다. 나도 가끔 내 자신을 소개해야 될 때 어떻게 소개를 해야 될지 참 난감한 것이 많다. 물리를 전공해서 물리도 전자공학도 화학도 그렇다고 생물도 아닌 분야에서 일하고 있어서. 대덕 연구단지에 있는 표준연구소에서 연구생으로 Hall Effect에 대해 공부해서 석사를 받았고, 전자통신연구소 나노전자소자팀에서 MEMS 기술을 사용해 양자간섭소자를 만들어 중시계 (Mesoscopic system) 에서 양자수송 (quantum transport) 현상에 대해 공부해서 학위를 받았다. 그러나, 졸업후 이것과는 거리 좀 떨어진 곳에서 Post-Doc 생활을 시작했다. 초전도자석 열차폐막 설계, 핸드폰 안에 들어가는 RFIC 설계 그리고 SPR (surface plasmon resonance) 센서와 단백질칩 개발이 그것이다. 학위 받기까지 기간 보다 바이오센서 쪽에서 일한 것이 이제는 시간적으로 더 많아 진 것 같다. 물리학과를 다니면서 늘 물리를 잘하는 친구들을 부러워했다. 어떻게 공부하면 저 친구들처럼 어려운 수학 방정식을 쉽게 풀어서 물리적인 통찰력을 가지고 물리적인 현상을 이해 할 수 있는지. 물리를 잘하고 싶어서 노력하는 모습으로 학창 시절을 보낸 것으로 기억한다. 그리고 또 하나, 교회에서 열심히 주일 학교 선생님을 하며 학생들을 가르친 것이 학창 시절 나의 좋은 추억으로 남는다.
2. 회원님의 연구분야를 간단하게 설명해 주세요. 그간 이루어 놓은 연구실적과 앞으로의 연구 방향 및 계획을 듣고 싶습니다.
    연구 분야는 크게 3가지로 말하고 싶다. 우선은 NEMS 기술을 이용해서 반도체 나노구조를 만들어 전자 수송현상을 연구 한 것이다. 특히 SET (single electron transistor)나 양자간섭소자를 만들어 양자수송 현상을 공부한 것이 초기의 연구 분야였다. 그 뒤, 좀더 응용 분야를 하고 싶어서 핸드폰에서 들어가는 RFIC 소자인 저잡음증폭기에 대한 연구를 했었다. 지금은 물리를 기반으로 화학, 생물 그리고 전자공학이 서로 중첩되어 있는 바이오센서 분야를 연구하고있다. 특히, 단백질체학 (Proteomics) 연구를 위해 surface plasmon resonance 현상을 이용한 바이오센서 개발에 많은 연구 결과를 얻었다. 특히, 이중 기능 SPR Imaging 바이오센서를 개발해서 동시에 SPR spectrum 뿐 아니라 SPR image를 얻어 단백질 상호 작용을 분석하는 센서를 개발했고, 또한 기존의 SPR센서를 사용해서 단백질 상호 분석을 image를 통해 분석 하는 새로운 방법을 개발하였다. 초기에 바이오센서 분야를 연구하려고 했을 때에 주변 분들이 어렵게 습득한 NEMS 기술을 이용해 반도체 관련 연구를 하지 않는 다고 조금은 눈총을 받았지만, 지금은 다학제간 연구가 많이 활성화 되어서 이 분야를 연구한 것이 잘 했다는 이야기를 듣곤 한다. SPR이라는 물리현상을 이용한 바이오센서에 대해 주로 연구했지만, 미시건 주립 대학에서는 전기적 방법과 형광 방법을 사용한 바이오센서 개발로 연구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또한 연구 대상 물질도 단백질에서 E. coli로 확장하고 있다. 특히 지표수에서 E. coli O157:H7 이라는 병원균을 신속하고 쉽게 검출할 수 있는 센서를 개발을 하고 있다. 바이오센서를 연구하는 사을까 하는 것이다. 나도 역시 실험실이 아닌 현장에서 사용할 수 있는 그런 고성능 바이오센서를 개발하는 것이 앞으로의 연구 목표이다.
3. KOSEN과의 인연은 어떻게 시작되었으며, 현재 KOSEN에서 어떤 활동을 하고 계신지요?
    전공분야와 조금은 거리가 떨어진 저잡음증폭기를 HEMT소자를 이용해서 개발하기 시작했을 때 모르는 용어와 지식 때문에 고생을 했었다. 이때 KOSEN을 알게 되어 많은 도움을 얻게 되었고 그후에도 연구 뿐아니라 필용한 자료들을 KOSEN으로 부터 도움을 받아 지금까지 인연을 이어가게 되었다. KOSEN에서는 전문가 역활을 맡아 최근 바이오센서 동향에 대한 논문을 소개하고 전공과 관련된 문의가 있을 때 조언을 해주고 있다.
4. KOSEN 회원과의 교류와 관련해서 개인적인 의견이 있으신가요? 국내 과학기술자로서 KOSEN회원과 전 세계의 한민족 과학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 이와 관련하여 KOSEN에 바라는 점 혹은 KOSEN에 거는 기대나 발전 방향을 제시해주세요.
    바이오센서 분야를 연구하다 보면 잡다하게 알아야 하는 분야가 너무 많다는 것을 느낀다. 혼자 공부해서 이 모든 분야의 대가가 되는 것이 힘에 벅차다는 생각이 들 때가 참 많이 있고 그래서 상호 협력하는 공동 연구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자기의 전공분야에서는 별것 아닌 지식도 다른 분야에 있는 사람이 처음 접했을 때에는 바다에 이는 해일처럼 느껴지는 것이 있기 때문이다. 지금 많은 KOSEN 회원들이 국내외에서 훌륭한 연구 활동을 많이하고 있는데, 이런 분들이 KOSEN을 통해서 서로 유익한 도움을 주고 또 받으면 좋겠다는 것이 개인적인 생각이다. 이런 역할을 할 수 있도록 KOSEN 관계자 분들이 잘 해주실 것이라고 믿는다.
5. 마지막으로 이공계 종사자 혹은 과학도에게, 또는 이 길로 접어들고자 하는 후학에게 힘이 담긴 격려를 해 주신다면.
    참 어려운 질문인데…… 나도 내 앞길을 잘 알지 못한다. 물리를 전공해서 전자공학과에서 의과대학에서 그리고 바이오시스템 공학과에서 어떻게 일하게 되었지. 왜 이렇게 이런 분야로 접어들어 이곳까지 오게 되었는지 늘 내 자신에 묻는다. 무엇 때문에 이런 일을 하는 걸까? 이럴 때마다 어렴풋하게 갖게 되는 하나의 생각이 있다. 비록 내가 의사는 아니지만, 물리를 전공해서 가진 지식과 연구 경험을 가지고 조금이라도 사람을 살리는데 쓰였으면 좋겠다는 것과 나도 어느 한 분야에서 대가가 되고 싶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바이오센서 분야로 발걸음을 돌리게 되었다. 내가 가는 길을 나는 모르지만 하나님은 그 길을 잘 알고 있고 나를 이끄신다고 믿고 있다. 그래서 나의 연구 결과를 통해 분명히 하나님의 뜻을 드러나는데 쓰일 것이라는 믿음이 있고 또 그러기 위해 늘 노력하고 있다. 박사 학위를 받은 사람이 아니라 박사 학위를 받기 위해 노력했던 시절처럼 나를 여기고 새로운 것에 도전하려고 한다. 그래서, 이 분야를 공부하고 싶은 후학들이 있다면 먼저 왜 이 분야를 연구하려는지, 왜 3D 업종이 되어버린 이공계 분야를 선택하려는지 한번 곰곰이 생각해보라고 하고 싶다. 그리고, 물리, 화학, 생물 그리고 전산 (LabVIEW, 수치해석)과 같은 과목을 열심히 공부하고 바이오센서 분야를 전공하면 아주 훌륭한 연구자가 될 것이라고 말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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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저는 MSU에서 공부하고 있는 대학원생이예요. 주일마다 얼굴을 뵈었는데.. 떠나시고 나서 이 글을 보면서 박사님께서 KOSEN 회원이라는것을 이렇게 알게 되었네요. 진작에 알았더라면 인사도 좀 드리고 전공분야 얘기도 나누었을텐데 말이죠. 세부분야는 다르지만 저도 현재 공학도로 의학과 관련된 공부를 하고 있거든요. 제 얼굴도 모르실텐데.. 반가워서 몇자 남깁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