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0년대, Manz에 의해 제안된, 소형화된 통합화학분석시스템(miniaturized total analysis system, μTAS 또는 Lab-on-a-Chip)은 최근 들어서도 각광받는 연구분야임을 부인하지 못할 것이다. 특히 이 연구의 주목적은 소형화 그 자체 보다는 분석 성능을 높이기 위함이 대부분이었다. 또한, 통합화를 가능하게 함으로써 한 장치로 시료의 전처리, 분석, 검출을 동일 시스템에서 처리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이러한 칩 위에 여러 가지 기능을 마이크로 또는 나노 스케일로 대량 집적하고 병렬 분산 처리를 할 수 있게 된다면 여러 가지 장점을 가지게 된다. 홍종욱 교수는 그가 쌓은 ‘응용화학’ 및 ‘응용물리’ 지식에 이러한 개념을 도입하는 동시에, 당시 각광받던 반도체 칩 트랜지스터의 개별신호 전송 능력을 칩에 적용하여 ‘병렬 분산형 미세유체역학’의 새로운 첨단분야의 기반을 다지게 된다. ‘병렬’과 ‘분산’ 이것은 그가 연구자로서 살아온 삶을 ‘집적(integration)’해줄 수 있는 충분한 단어라고 본 기자는 감히 요약해본다.
홍종욱 교수는 부경대학교 (학부B.A.와 석사M.S.)와 일본문부과학성 국비장학생으로 동경대학교 (박사 Ph.D.) 에서 화학공학을 전공하고, 동경대학교 생산기술연구소 기관연구원 역임, 일본 이화학연구소 연구원을 성공리에 마쳤다. 특히 일본에서의 박사과정과 연구원생활을 마친 그는 한 미국의 연구소에서 시작된 ‘응용화학’과 ‘응용물리’의 합일점이 이루어지는 연구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하였다. 이것이 그의 연구생활의 큰 획일점을 긋는 계기가 되리라고 누가 상상이라도 했겠는가?
이 후 그는 미국 캘리포니아공과대학 (California Institute of Technology) 응용물리학과에서 박사후 연구원을 지냈다. 박사후 과정 당시 지도교수였던 Stephen Quake교수는 통합 미세유체역학 (Large-Scale Integration Microfluidics)의 대가로 관련분야 십 수편의 Nature 및 Science논문을 가지고 있었으며, 홍종욱 교수 또한 Nature Biotechnology 와 Science 논문을 이 분야에서 일구어낸 자랑스런 한국인이 아닐 수 없다. 그는 현재까지 Auburn University의 조교수로서 재직하고 있으며 병렬 분산형 미세유체역학 전문가로서 세계 내놓으라 하는 선도그룹들과 함께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기자: “지금 어떤 연구를 주로 하고 계시는가요?”
홍교수: 마이크로 시스템을 이용한 재료공학, 환경공학, 바이오/의학에로의 응용에 관한 학제간 융합연구를 하고 있습니다. 특히 나노리터, 피코리터, 또는 펨토리터 수준의 유체 시료를 정확하게 다룰수 있는 병렬 분산형 미세유체역학 시스템 (integrative and distributed microfluidic systems) 분야의 설계 및 제작에 있어서는 세계의 선도구룹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기자: “그럼 이러한 연구를 시작하게 된 특별한 동기는 있으신지요?”
홍교수: 사실 그 출발선은 지극히 단순합니다. 제가 원래 유용물질의 대량생산과 분리 정제에 관한 분야에 관심을 가지고, 동경대학 화학공학과로 유학을 가게 되었는데, 막상 가 보니, 대량생산에 관한 연구는 이미 포화상태에 있다는 것을 확인하게 되었습니다. 자연스럽게, 그 반대방향인 마이크로시스템의 연구로 눈을 돌리게 되었습니다. 그 때만 해도 마이크로시스템을 이용한 화학/생물공학에의font>
기자: “일본과 미국에서 공부하실 때 혹시 기억에 남는 일화가 있으시다면 말씀을 해주세요?”
홍교수: 저는 개인적으로 다양한 분야에서 공부를 해 왔습니다. 그래서, 전공이 뭐냐고 하면 한마디로 말씀드리기가 어려웠답니다. 지금이야 융합학문이라는 좋은 말이 일상화 되어있습니다만 말씀입니다. 처음에 제가 생물화학공학에서 마이크로시스템분야로 제 연구의 방향을 바꾸었을 때를 생각하면, 재미도 있었지만, 새로운 용어나 개념 그리고 MEMS 공정과 관련한 진공장비들을 다루는데 어려움이 많았습니다. 한 1년쯤 지나니까, 용어나 장비가 친숙해 졌다고 생각해듭니다. 그리고, 캘리포니아공대 (California Institute of Technology, Caltech)에서도 응용물리학과로 가게되었는데, 물리, 특히 이론물리 실험물리를 막론하고, 동료나 어드바이저의 전광석화같은 생각의 흐름이나 속도에 경탄할 따름이었습니다. 이 역시 시간이 좀 지나니 익숙해졌답니다. 새로운 분야에의 도전은 처음에는 약간 번거롭고 힘들게 느낄수도 있겠지만, 관심과 함께 꾸준히 노력을 기울인다면 자신의 연구분야의 폭을 넓힐수 있는 좋은 기회라는 생각이 듭니다. 다행히 제게는 그런 기회가 주어져 행운이라 생각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그러한 행운의 기회는 몇번 더 오리라는 설레이는 기대도 하고 있습니다.
기자: “말씀하시기 부끄러우실지 몰라도, 본인이 평가하시기에 가장 만족스러운 성과는 말씀해주세요?
홍교수: 개인적으로 과학이나 공학의 연구에는 끝이 없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만족스런 성과를 말하기에는 좀 그렇습니다만, 대신 연구를 하는 가운데 기뻤던 기억할 만한 순간들은 있습니다. 세계 최초의 마이크로 유체역학 시스템을 이용한 핵산 (nucleic acid)의 분리 및 분취 (fraction)를 전기역학적 방법(electrokinetic method)으로 확인했을 때와, 대용량으로 직접된 마이크로칩 (large scale integrated microfluidic chip, microfluidic LSI) 유전자증폭 시스템의 응용에 관한 논문이 Science에 억셉트되었을 때입니다. 특히 전자는 반복된 시도를 통해서 실험적으로 이론을 확인하였을 때였고, 후자는 오랜 기간의 연구(5년 여)를 통한 노력이 객관적으로 인정받았을 때였습니다. 비록 한 순간일지라도, 이런 작지만 강렬한 성취에 대한 희열이 연구실을 계속 지키게 하는 힘 중의 하나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지금 저희 연구실에서 진행되는 일들 중에도 이러한 일이 있는데, 생각만 해도 머리속까지 시원해지는 느낌입니다.
기자: “복잡한 연구가 한창 진행 중이신데, 앞으로 하고 싶은 일이 있으시다면 말씀해주실래요?”
홍교수: 전세계가 마찬가지이겠습니다만, 이곳에서는 sustainability가 한창 화두가 되고 있습니다. 마냥 지금만 생각할 수 없지 않습니까. 연구에 있어서도 우리들이 속해있고 살아가는 환경에 있어서도, 다음을 생각하는 것은 중요한 것 같습니다. 저는 지금 집중하고 있는 바이오/의학용 마이크로시스템과, 마이크로시스템을 이용한 나노마터리얼의 연구에 더하여, 무공해의 재생가능한 에너지를 생산할수 있는 프랜트의 건설 또는 그러한 시스템의 연구에 기여를 할수 있는 일에 흥미를 느끼고 있습니다. 예컨데 바이오연료전지 (biological fuel cell)와 같은 테마입니다. 기존의 결과와는 다른 아주 기초적인 연구를 저희 연구실에서 하고 있는데, 앞으로 더욱 재미있고 의미있는 결과를 발표할수 있으면 하고 기대하고 있습니다.
기자: “좋은 결과 있으시길 기대합니다. 끝으로 연구자나 과학도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으시다면?”
홍교수: 이것은 한국, 미국, 일본, 유럽, 인도 등 어느 지역이나 나라 출신의 연구자에게도 다 같이 해당된다고 생각입니다. 우선 과학의 길은 끝이 없다는 것입니다. 어느 단계에서든 일종의 정리는 가능할지라도, 주변 기술의 발전으로 시간과 함께 (5년 10년 때론 50년 100년 후에) 또 그만큼의 빈틈 또는 연구의 여지가 생기고, 어떤 주제이건 더욱 의미있는 일로 이어나갈 수 있다고 믿습니다. 두번째는, 열린 마음으로, 언제나 굳이 긍정적인 자세를 가지라는 것입니다. 때때로, 내가 생각하던 방법이나 진행하고 있는 연구에 대해 아주 비슷한 결과가 발표되는 경우가 있지요. 그렇더라도 상대의 연구를 존경하고, 발전 방향을 찾으려고 노력한다면, 분명 독창적인 결과로 연결지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끝으로 이 기사를 보시는 모든 분들께 몸과 마음이 건강하시기를 기원드리며, 뜻하시는 일들이 꼭 이루어 지시길 바랍니다. 또한 바쁘신 가운데도 시간을 내 주신 이원구 박사님께도 고마움의 말씀을 드립니다.
시종일관 겸손한 홍교수의 이야기 전개는 진정한 연구자의 자세가 어떠한 것인가를 자숙하는 마음으로 되새길 수 있도록 해주었다. 특히 첨단분야의 선도그룹으로서의 자부심과 더불어, 늘 상대방의 연구에 열린 마음을 가지고 열정적으로 대하길 바라는 후배연구자에로의 진심을 느낄 수 있었다.
끝으로 늘 현재에 충실하고 다가올 미래를 위해 고군분투하고자 하는 그의 모습을, 최근에 본 한 영화 속에 소개된 한 구절의 원문을 토대로 축약하며 글을 마치고자 한다.
“The clock is running. Make the most of today.
Time waits for no man.
Yesterday is history. Tomorrow is a mystery. Today is a gift. That's why it is called the present.“
홍종욱(Jong Wook Hong) 교수 연락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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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terials Research and Education Center
Department of Mechanical Engineer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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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burn, AL 36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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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whong AT eng.auburn.ed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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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사진_이원구 KOSEN 전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