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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고의 분자영상 센터를 꿈꾸며

1. 회원님에 대한 소개와 학창시절에 대해 말씀해 주세요.

저는 현재 국립암센터 융합기술 연구부 분자영상 치료 연구과에서 선임연구원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2006년 10월에 미국에서 포닥 생활을 마치고 귀국하여 2007년 3월부터 국립암센터에서 일하게 되었습니다. 당시에 대학에서 일해보고 싶은 생각도 있었지만, 국립암센터에서 저를 불렀을 때 여기로 와야 되겠다고 생각한 이유는, 국립암센터에는 분자영상 연구를 위한 동물용 영상장비들이 아주 잘 갖추어져 있고, 또 이곳에 오면 환자들이 실제적으로 필요로 하는 것들이 무엇인지 잘 배울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저는 학부 전공이 고분자 공학이며, 석, 박사 과정 중에는 항암제를 탑재한 미립구를 제조하고 이것을 이용해서 동물실험에서 암의 예방 연구를 하였으며, 포닥 연수 과정 때에는 비침습 생체 분자영상과 관련된 연구를 하였습니다. 재료 공학부터 생물학까지 다양한 분야에 걸쳐서 공부를 했기 때문에 의사 선생님들과 토론을 하는데 지장이 없을 정도가 되었습니다. 고분자 공학 지식을 가진 제가 석, 박사 과정동안에 바이오 관련 연구를 하다 보니 처음에는 어리 숙한 면이 많았던 것 같습니다. 나름 데로 열심히 한다고 했지만, 지도 교수님 보시기에는 많이 답답하셨을 거라 충분히 짐작하고도 남습니다. 지금은 서울대 약대에 계신 변영로 교수님께서 광주과기원에 계실 때 실험실의 첫 번째 대학원생으로 들어갔고, 덕분에 지도교수님께서 더 신경 써서 가르침을 주셨고, 실험실 세팅 하는 것도 경험 할 수 있었습니다. 석사 때는 알아주던 체력을 갖고 있던 제가 쌍코피를 흘릴 만큼 열심히 실험을 하기도 하였고, 박사 과정 중 실험이 잘 안 될 때는 스타크래프트에 빠져서 한참동안 방황하기도 했습니다. 그 당시에는 유일하게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수단이기도 했지만, 그 시간에 연구에 더 투자했다면 지금보다 훨씬 더 많은 것을 배우고 또 더 많은 결과를 낼 수 있었을 텐데 하는 후회도 남습니다.

2. 회원님의 연구 분야를 간단하게 설명해 주세요. 그간 이루어 놓은 연구실적과 앞으로의 연구 방향 및 계획을 듣고 싶습니다.

저의 연구실에서는 주력으로 하고 있는 연구 내용은 비침습 생체 분자영상 조영제 개발과 진단/치료 복합 기능 나노의약품 개발입니다. 분자영상 기술은 최근 들어서 전 세계적으로 핫 이슈가 되고 있는 분야로서, 살아있는 생체 내의 세포 또는 분자 수준에서 일어나는 생체 현상들을 영상을 통하여 가시적으로 보여주고 정량화 할 수 있도록 해주는 기술입니다. 여러분들도 잘 알다시피 질병이 발생되는 과정은 먼저 분자 수준에서의 변화들이 일어나고 (예를 들어 DNA나 단백질의 변화), 이러한 변화들이 쌓이게 되면 생리적인 변화, 그리고 최종적으로 해부학적인 변화가 일어나게 됩니다. 현재는 암을 진단할 때 가시적인 크기의 종양 생성등 해부학적인 변화가 있는지를 MRI, CT, 초음파, 내시경 등을 통하여 진단하는 방법을 사용하고 있지만, 분자영상 기술이 개발되고 실제로 임상에 적용되게 되면 질병의 초기단계에서 일어나는 분자수준의 현상들을 영상화함으로써 질병을 훨씬 초기에 진단할 수 있게 됩니다. 또한, 현재는 약물 치료의 효과가 있는지를 보기위하여 종양의 크기가 줄어들 만큼 충분한 시간을 기다렸다가, 영상을 통하여 종양의 크기가 실제로 줄어들었는지를 확인함으로써 약물의 효과를 판명할 수 있지만, 분자영상 기술을 이용하게 되면 종양의 크기 변화가 있기 훨씬 이전의 시점에서도 약물이 표적으로 하는 분자 또는 biological pathway에 작용을 하고 있는지를 영상을 통하여 가시적이고 정량적으로 확인할 수 있게 되고, 약의 효능을 초기에 그리고 정확히 평가할 수 있게 될 것입니다.
저는 생체 분자영상 연구 분야에서 세계적으로 가장 우수한 연구센터중 하나인 하바드 의대 분자영상 연구센터 (Director: Ralph Weissleder)에서 3년 동안 postdoctoral research fellow로 있으면서 분자영상에 대해서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분자영상 기술은 화학 (분자영상 조영제 개발관련), 분자생물학 (타겟발굴 및 동물 모델에서의 효용성 평가), 물리학 (영상 장비 개발) 및 약물 송달학등의 여러 분야가 서로 융합되어 이루어지는 기술입니다. 저희 국립암센터 분자영상 치료연구과에는 최신의 고성능 동물 영상 장비를 갖추고 있을 뿐만 아니라, 무엇보다도 화학, 분자생물학, 물리학 전공의 전문가들이 같은 공간에서 서로 유기적인 협력 체제를 이루며 연구를 진행하고 있으므로, 머지않아 세계 최고의 분자영상 센터중의 한곳이 되리라 확신합니다.
분자영상 기술이 발전함에 따라서, 질병을 진단하였을 때 진단된 부위를 곧바로 치료할 수 있는 기술 개발에 대한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저의 연구실에서 현재 주력으로 하고 있는 두 번째 연구 분야는 광역학 치료에 이용되고 있는 광증감제를 이용하여 진단/치료 복합기능 나노의약품을 개발하는 것입니다. 광증감제는 특정 파장의 빛을 쪼여주게 되면 형광신호를 생성해 내기도하고, 세포를 죽일 수 있는 반응성 산소를 생성해 내는 흥미로운 특성을 갖고 있습니다. 저희는 광증감제의 형광 및 반응성 산소 생성 효율을 인위적으로 10% 이하로 억제하였다가, 암과 같은 질병부위에서 과발현된 matrix metalloproteinase와 같은 단백분해 효소에 의해서 형광 및 반응성 산소 생성 효율이 원래 데로 다시 회복이 되는 기술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이 기술을 이용하면 수십 마이크로미터의 작은 암까지도 근적외선 형광 영상을 통하여 진단해 내고, 영상을 통하여 확인된 부위의 암을 곧바로 광역학 치료를 행할 수 있습니다. 앞으로 이 기술이 산업화되어 환자에 응용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저의 꿈입니다.

3. KOSEN과의 인연은 어떻게 시작되었으며, 현재 KOSEN에서 어떤 활동을 하고 계신지요?

다른 분들과 마찬가지로 저도 코센 으로부터 여러 가지 유용한 분석 자료나 정보를 얻을 수 있어서 자주 애용하여 왔습니다. 제가 한국으로 돌아온 후에 보니, 화학이나 화공 계열의 연구자분들이 분자영상과 광역학 치료에 대해서 처음 들어보시는 분들이 많았습니다. 전국의 여러 대학을 다니면서 세미나를 통하여 홍보를 하고는 있지만, 코센과 같은 전문적인 네트워크를 통하여서 이러한 분야를 알려야 되겠다는 필요성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올해는 “분자영상과 신약개발” 주제에 대한 자료 분석을 하기도 하였고, 생명공학 분야 코센 전문가로 활동을 하면서 저의 연구 분야에 대해서 홍보하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4. KOSEN 회원과의 교류와 관련해서 개인적인 의견이 있으신가요? 국내 과학기술자로서 KOSEN회원과 전 세계의 한민족 과학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 이와 관련하여 KOSEN에 바라는 점 혹은 KOSEN에 거는 기대나 발전 방향을 제시해주세요.

채용정보 란에 구인 공고뿐 아니라 구직공고 란도 만들었으면 합니다. 저는 연구원을 뽑는 입장이기 때문에 같이 일하는 사람을 구하고자 하여도 구인 공고를 내는 것 외에는 달리 할 수 있는 것이 없습니다. Biology 분야의 연구자 분들은 브릭에 올라오는 구직공고를 참고하기도 하는데, 화학이나 공학계열의 분야에서는 누가 어떤 job을 구하고 있는지 알 수 있는 방법이 없습니다. 이공계 연구 인력도 자신의 연구 분야에 대해서 적극적으로 알리고 구하고 있는 job이 무엇인지 말할 수 있는 구직 공고 란을 만들어 줄 필요가 있다고 보이는데, 코센이 먼저 시작해 보는 게 어떨까요.

5. 마지막으로 이공계 종사자 혹은 과학도에게, 또는 이 길로 접어들고자 하는 후학에게 힘이 담긴 격려를 해 주신다면.

지금까지 화려한 학력을 자랑하고 연구 능력이 뛰어 나신 분들이 정규직장에 취직하고 나면 그 이전과는 전혀 딴 판으로 시들시들하고 여흥을 즐기는데 전혀 힘을 쓰는 경우를 가끔 보면서 의아한 생각이 자주 들었고, 이유가 대체 무엇일까 생각해 보았습니다. 공부는 재미가 있기도 하지만 사실은 힘이 든 게 공부입니다. 공부를 평생 동안 꾸준히 하면 큰일을 이루어 낼 수 있다는 정답을 누가나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어느 정도 생활이 안정이 되면 가능한 하고 싶지 않은 것이 공부와 연구 활동이기도 합니다.
따라서, 박사진학을 생각하는 분들에게 자신이 공부를 계속하려고 하는 동기가 무엇인지를 명확히 알아야 한다고 충고 드리고 싶습니다. 석사를 마치고 사회로 나가려고 하니 겁이 나서 그런 건지, 좋은 논문을 써서 폼 나는 대학교수가 한번 되어 보고 싶은 건지, 자신의 일을 통해서 인류에 보탬이 되고자 하는 뜨거운 열정이 있는 건지 등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죠. 어떤 이유든지 간에 자기를 움직이게 하는 driving force가 무엇인지를 항상 명확히 하고, 그 다음에는 자신의 목표가 무엇인지 명확히 하는 것입니다. 거북이가 토끼와의 경주에서 완주하고 또 승리까지 할 수 있었던 이유는 단지 성실했기 때문만은 아니겠죠. 그것이 단순한 승부욕이나 질투심이었던지 간에 자기가 이 경주를 해야 되는 이유를 분명히 알았을 것이고, 자기가 가야될 목적지를 분명히 알았을 뿐 아니라, 느린 걸음으로 가는 동안 자신의 목적지에 가장 빨리 도달하기 위한 가장 효율적인 방법과 경로가 무엇인지 수십 번도 더 생각했을 겁니다.
포닥 과정을 마칠 때가지 대부분은 자신이 어둡고 긴 터널을 지나고 있는 것 같은 생각이 들 때가 종종 있습니다. 특히, 결혼하여 자녀까지 있다면 더 그렇습니다. 그럴 때일 수 록 거북이처럼 용기와 희망을 잃지 마시고 또한 지혜롭게 전략을 잘 세운다면 결국에는 자신이 세운 목표를 달성 하실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저는 여러분들이 가능하다면 자신의 일에 대한 선한 동기와 목적을 갖게 되시기를 바랍니다. 그동안 위대한 발견들을 통하여 과학이 엄청나게 발전함에 따라서 인류의 생활이 좀 더 편해질 줄 알았지만, 하루에 처리해야 될 업무량은 더 늘었고, 인류가 더 행복해 지진 않은 것 같습니다.
내가 이 연구를 통해서 위대한 발견을 이루고 나면 나와 다른 사람이 정말 행복해 질까하는 질문을 종종 혼자서 해봅니다. 평생 동안 자신과 또한 다른 사람들의 선한 가치를 이루기 위해서 노력하는, 그리고 항상 행복한 연구자가 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되는지 정답을 얻기 위해 같이 고민해 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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