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메모리 반도체: 상변화 메모리 (PR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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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화 사회가 도래함에 따라 디지털 정보를 저장하는 고성능 메모리에 대한 요구도 점차 커지고 있다. 특히 속도는 빠르지만 대용량화가 어려운 DRAM(Dynamic Random Access Memory)과 대용량은 가능하지만 속도가 느린 플래쉬 메모리가 상존하는 오늘의 사회에서 이 두 가지 메모리의 장점만을 결합한 고성능 차세대 메모리에 대한 필요성이 급증하고 있다. 또한 메모리가 고집적화 미세화되며 점차 기존의 기술로는 다루기 어려운 물리적 한계에 부딪히고 있다. 전자를 저장하여 축전(capacitance)의 여부로 0과 1을 판단하는 DRAM의 경우 128Mb 기준으로 축전기에 저장하는 전자의 개수는 대략 일 만개 정도이다. 그러나 소자가 미세화되며 기가비트 수준으로 되면 다루어야 하는 전자의 개수가 100개 이하가 되며 자연적인 전자의 누출(leakage)로 더 이상 메모리의 특성을 유지할 수 없게 된다. 양자 효과를 이용하여 단 한 개의 전자로 정보를 저장할 수 있는 단일전자소자(single electron device)도 연구가 진행되고 있지만 아직은 연구실에서조차 재현이 어려운 미래의 소자이다. 이런 점에서 근래에 활발히 연구되고 있는 상변화 메모리(PRAM; Phase-change Random Access Memory), 자기 메모리(MRAM; Magnetic RAM), 저항 메모리(RRAM; Resistive RAM) 등의 차세대 메모리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본 고에서는 이 중에서 가장 먼저 실용화의 가능성이 높은 상변화 메모리에 관하여 살펴보도록 한다.
상변화 메모리(PRAM)란 기록층 물질의 결정상(crystalline state)과 비정질상(amorphous state)의 가역적인 변화를 통하여 0과 1을 저장하는 소자이다. 대표적인 기록 물질로는 Ge-Sb-Te 등의 칼코겐 화합물이 주로 사용된다. 결정상과 비정질상은 광학적 반사도(광디스크) 및 전기 저항(전기적 메모리)에서 차이가 나기 때문에 이를 이용하여 데이터를 구분한다. 각 상태는 특정 레벨의 문턱 에너지가 주어지기 전에는 변화하지 않기 때문에 DRAM 등과는 달리 기록 후 정보가 지워지지 않는 비휘발성 메모리이다.
PRAM은 칼코겐 화합물에서 전기적 스위칭이 가능하다는 것을 최초로 보고한 S. R Ovshinsky가 설립한 오보닉스사(Ovonyx)에 인텔이 투자를 결정하면서부터 큰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국내에서는 삼성전자에서 2004년 세계 최초로 64Mb 제품을 개발한데 이어 2006년에는 512Mb의 시제품을 공개하여 실용화 경쟁을 벌이고 있다. 그림 1은 2006년 삼성에서 공개한 시제품의 단면이다. 선폭 90nm 기술을 적용하였으며 다른 메모리와는 달리 전기적 신호를 제어하는 콘트롤 유닛(control unit)으로 트랜지스터 대신 다이오드를 사용하여 집적(shrink)에 유리하다.
그림 2(a)는 PRAM의 전기적 스위칭이 일어나는 개략도이다. Ge-Sb-Te층이 상부 전극과 하부 전극에 둘러 쌓여 있으며 전기가 흐르면 하부 전극에서 발생하는 열에 의하여 기록층이 결정상과 비정질상의 가역 변화를 한다. 비정질은 상변화 물질을 녹는점 이상 가열 시켰다가 급랭(quenching)하면 얻을 수 있고 결정질은 녹는점보다 낮은 결정화 온도로 어닐링(annealing)하거나 녹는점 이상 가열 시켰다가 천천히 식히게 되면 얻을 수 있다. 그림 2(b)는 전류-전압 곡선으로 동작 특성을 보여준다. 초기 비정질 상태에서 낮은 전압 영역에서는 저항이 높기 때문에 기울기가 낮은 곡선을 그리게 되나 상변화가 일어나는 특정 문턱 전압(Vth)을 넘어서며 급격한 전압 강하가 일어난다. 상변화가 일어나면(혹은 녹게 되면) 저항이 낮아져 전류-전압 곡선이 가파른 기울기를 형성하며 이 두 영역, 즉 저항이 낮은 상태와 높은 상태를 이용하여 데이터를 구분하게 된다.
실용화를 위한 두 가지 중요한 특성은 재기록 내구성(endurance)과 데이터 유지성(retention)이다. 재기록 내구성이란 소자의 손상 없이 읽고 쓰기를 반복할 수 있는 회수를 뜻하는데 NAND나 NOR 타입의 일반적인 플래쉬 메모리의 경우 10의 5제곱 내지는 6제곱회 수준이다. 반면 PRAM의 경우 10의 6제곱회 이상으로 우수한 재기록 내구성을 보인다. 데이터 유지성이란 동작 온도 범위에서 0또는 1의 데이터가 유지되는 시간을 의미한다. PRAM은 열적으로 데이터를 읽고 쓰기 때문에 비정질로 기록된 상태가 고온이 되면 지워지는, 즉 결정화가 되는 특성이 있다. 일반적으로 이동전화기와 같은 모바일 소자에서 요구하는 데이터 유지성은 10년 정도인데 PRAM은 이를 만족하고 있어 모바일 기기로의 응용도 기대가 된다.
최근의 메모리 개발 방향은 빠른 속도를 자랑하는 휘발성 메모리인 SRAM이 점차 DRAM등으로 대체가 되는 등 통합화 양상을 보이고 있다. PRAM은 재기록 내구성과 데이터 유지 특성 등 우수한 비휘발성 특징을 가지고 있다. 플래쉬 메모리 등과 비교하여 소자의 구조가 간단하기 때문에 집적화에도 유리하다. 특히 기록층을 빠른 상변화 특성을 보이는 물질로 대체하면 100ns 이하의 스위칭도 가능하기 때문에 통합 메모리(unified memory)가 요구하는 특성을 모두 갖춘 차세대 메모리이다. 현재의 연구가 성공적으로 지속된다면 속도가 빠르나 대용량에는 한계가 있는 DRAM, 속도는 느리지만 대용량이 가능한 FLASH 등 한 가지 특성만을 강조한 기존의 상용 메모리가 아닌 빠르고 대용량이 가능한 새로운 메모리를 조만간 만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