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실가스의 주범인 석유를 팔아서 탄소배출제로 도시를 만드는 나라(UA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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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장을 많이 다녔지만 역시 새로운 나라를 갈 때는 언제나 설렌다. 더구나 뜨거운 사막이라고 이야기만 들었던 중동지역을 아이러니하게도 ‘기후변화 대응과 온실가스 감축’이라는 출장으로 가게 된 탓이라 인천공항에서 밤에 출발했지만 기내에서 내내 잠을 이루지 못했다. 현지시간으로 새벽에 내려서 비몽사몽에 본 두바이 본 공항은 웅대함과 여유로움 그 자체였다. 또한, 어느 공항을 가든 테러 위험이 있다지만 두바이 공항에서 테러 위험성은 별로 없었기 때문에 공항을 지키는 관세 공무원들 모두 여유롭게 공항을 통해서 들어오는 타국사람들에게 별로 신경을 쓰지 않음이 느껴졌다.
일행과 함께 렌터카를 빌려서 두바이 시내로 진입을 했을 때 역시 가장 먼저 눈에 띈 것은 전세계에서 가장 높은 빌딩이라는 ‘버즈 칼리파(Burj Khalifa)’였다. 건설되기 전부터 삼성에서 인공위성을 통해 한치의 오차도 없이 높이를 맞춰간다고 해서 유명세를 탔었기 때문에 모두다 잘 알고 있는, 하지만 개장되기 전의 이름은 원래 버즈 두바이(Burj Dubai)였다고 한다. 경제적 상황으로 인해 두바이가 파산되면서 UAE의 대통령인 칼리파가 재정지원을 하면서 이름이 바뀌게 되었다고 한다. 우리의 최종 목적지가 두바이가 아니라 아부다비였기 때문에 일행 모두가 저곳에서 사진은 꼭 찍어야 한다고 약속이나 한 듯 말하여, 근처에 가서 인증샷을 찍었다. 때마침 떠오르는 아침 햇살에 반짝이는 버즈 칼리파는 황홀함 그 자체였다. 특히 갈수록 뾰족해지는 첨탑을 쳐다보면서 인간의 기술이 어디까지 올라갈 수 있을까 의심해보았다. 하지만 순간 뇌리에는 성서에 나오는 ‘바벨의 탑’ 이야기가 스쳐 지나간 건 왜일까?
해변가를 따라 20분을 채 못 달렸는데, 일행 중 한 명이 손가락으로 ‘저기’하고 가르켯다. 어.. 많이 보기는 봤는데 뭐지? 솔직히 어디 출장 가기 전에 그 나라에 대해서 검색을 하고 가는 건 최소한의 예의건만, 다들 바쁜 탓에 책자를 들고 오기는커녕 아무것도 찾아보지 않고 왔던 까닭에 이렇게 무언가 기념비적인 것을 보게 된 것만도 큰 행운이었다. 그것은 바로 ‘버즈 알 아랍(Burj Al Arab)’이었다. 별이 5개도 모자라 7개를 달았다는 최고의 호텔. 물론 들어가 보고 싶었으나 거절당했다. 식사 예약한 손님만 들어가게 해준다고 해서, 우리 일행은 그 앞에서 사진만 찍고 목적지로 향했다. 그러나, 나중에 들은 이야기이지만 이곳에서 식사를 해본 사람들은 별로 식사의 맛이나 질에 대해서 그리 큰 감흥을 느끼지는 못했다고 했다. 물론 바닷가를 바라보는 주변경관은 최고였다고..
음 여기까지 흔히들 말하는 두바이 관광지를 속성으로 본 우리들 일행은 서둘러 목적지인 아부다비로 향했다. 렌터카 운전하는 사람만 불쌍하게, 일행 모두는 차에서 곤한 잠에 빠져들어 주변 경관을 하나도 카메라에 담지 못했다. 불행중 다행이랄까? 잠깐 잠에서 깨어 손에 들고 있던 카메라로 찍은 원판의 거대한 구조물(순간 태양광 집진가인가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누군가에게 물어볼 사람도 없어서, 그냥 지나쳤다. 혹시 코센 독자들 중에서 저게 무엇인지 아는 사람은 가르쳐주시길 부탁 드립니다.)과 휴게소 간판을 올려본다.
그러구보니 아침도 못 먹은 우리들 일행은 배고픔을 잊기 위해 아부다비 시내를 빙빙 돌았다. 모두들 식당을 찾아야 하건만 시내에서 가장 먼저 눈에 띈 건 알라딘 마술램프 같은 조형물, 이 조형물 말고도 큰 대포와 몇 가지 큰 조형물이 눈에 띄었다. 나중에 들은 소리지만, 이곳 중동은 유전이 발견되기 전에는 정말 사막이외에는 아무것도 없는 나라였는데, 유전 발견 이 후 모든 빌딩은 최고의 높이와 최고의 사양과, 최고의 시설로 짓는다고 했다. 그래서 한때 이곳을 지배했던 영국이 건축가들이 모두 떼돈을 벌었다는(믿거나 말거나)...
또한 시내로 향하는 모든 지역에서 건설중인 건물들은 하나같이 다 임대예정이라는 간판이 붙어있었는데, 아부다비 뿐 아니라 두바이 곳곳에서도 큰 건물들이 지어지고 있었지만 하나같이 모두다 건물 임대비나 집값이 비싸다고 했다. 혹자는 이 건물들이 상위 5%에 속하는 귀족들의 사치(?)에 의해서 지어지고 있지만 굳이 임대료 같은 건 신경을 안 쓴다고, 정말이지 도시를 보면서 돈으로 도시를 온통 발랐다는 느낌을 지을 수가 없었다.
이제 우리 일행은 최종 목적지인 마스다르 씨티(Masdar city)라는 곳에 도착했다. 뜨거운 바람과 모래를 비롯한 사막이외에는 아무것도 없던 이 도시는 아이러니하게도 온실가스의 주범이라는 석유를 팔아서 탄소배출제로를 표방하면서 건설하고 있는 도시였다. 마스터르라는 뜻은 아랍어로 자원(resource)이라는 뜻인데, 도시 대부분이 태양광과 같은 신재생에너지를 중심으로 운영될 거라고 했다. 마스터마 시티의 소개를 맡은 공무원들은 현재 속도는 더디지만 착실히 도시는 건설 중이며, 각 섹터별로(학교, 거주공간, 신재생에너지, 폐기물처리 등) 완벽한 건설계획을 바탕으로 탄소배출 제로의 도시가 될 것이라고 확신에 차 있었다. 언제 건설될지 모르지만 미래도시는 정말 완성 될 것이고, UAE와 형제 국가인 카타르가 월드컵을 유치하면서 모든 구장에 돔을 씌어 에어컨을 틀겠다고 한 공약이 믿어지는 건 어쩌면 당연할 것일지 모르겠다.
참 앞에서 생략한 부분이 마스다르시티 외곽에서는 전기자동차로 이동을 하고 캠퍼스내에서는 아래 사진에서 볼 수 있는 무인 이동캡슐(PRT: Personal Rapid transit)을 통해서 이동을 했다. 향후 PRT시스템은 점차적 확대해서 도시 내에서는 손쉽게 이동할 수 있는 수단이라고 하니 정말 미래도시에 온 것 같은 착각에 빠졌다. 아쉽게도 우리가 직접 이동 경로를 선택하지는 못했지만 4명 정도 탑승해서 목적지로 이동하는 순간에도 이차가 과연 우리가 원하는 곳으로 갈까? 중간에 내릴때는 어떡하지? 등등의 의문점을 가지게 만들었다. 우리가 갔을 때는 5월초여서 외국에서 방문하는 VIP(?)들에게만 개방했지만 조만간 일반인들에게도 개방할 거라고 하였다.
전세계적으로 기후변화(climate change)대응을 위해서 석유와 같은 화석연료를 안 쓰기 위해 혈안이 되고 있는데, 이 나라는 그 주범인 석유를 팔아서 얻은 수입으로 탄소 배출 제로를 하겠다고 하는데, 과연 이 나라 사람들은 닭일 먼저일까 달걀이 먼저일까를 생각했을 지를 생각해본다. (UAE 출장기 2편은 8월에 찾아뵐게요~)
멋져요~~~~~~~잘 보구 가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