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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폰과 함께한 시드니의 성당들

 

호주 시드니는 많은 사람들이 관광을 하기 위해서 또는 학회 참석차 다녀오는 곳입니다. 지구의 남반구에 있기 때문에 우리나라와는 반대의 계절인 곳이지요. 시드니에 와서 받은 첫 번째 인상은 바다가 바로 인접해 있는 항구 도시이면서도, 우리나라의 부산, 목포, 인천 등과는 다르게 바다의 짠 내음과 비릿한 냄새, 퀘퀘한 항구 도시 특유의 냄새가 전혀 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먼저 아무래도 시드니하면, 오페라 하우스가 가장 먼저 떠오르기 때문에 오페라 하우스를 가봤습니다. 하지만 다른 분들이 쓰신 글에도 오페라 하우스는 꼭 등장하는 단골 메뉴이기 때문에 저는 오페라 하우스보다는 시드니에 있는 유명한 4개의 성당에 대해서 나눠 보려고 합니다. 또 요즘은 인문학을 공부하려는 경향이 있어서, 서양의 인문학을 이해하려면 아무래도 성당이라는 것에 대해서 간단하게나마 접해보는 것이 도움이 되리라고 생각해서 이 주제로 잡았습니다. 거기에 모바일 시대에 맞게 사진도 좋은 카메라로 찍은 사진보다는 아이폰으로 직접 찍은 사진들을 위주로 하겠습니다.

 

위 그림은 오페라 하우스의 옆 길에서 함께 갔던 후배의 손을 이용해서 아이폰으로 찍은 사진입니다. 저는 이런 사진을 잘 못 찍는 데, 느끼한 것도 잘 표현하는 후배의 도움으로 찍었습니다. 아무래도 성당이라는 곳이 추구하는 바가 사랑이나 마음같은 것이므로 글의 주제에 맞게 사진을 하나 골라 봤습니다.

시드니는 영국에서 1788년 필립 아서 (Phillip Arthur) 선장에 의해서 식민지로 선포된 이후에, 영국 국교회 (성공회)에 의해서 예배를 드리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영국으로 이주된 죄수들의 대부분은 성공회도 있었지만, 많은 수가 로마 가톨릭 신자였습니다. 따라서 시드니에는 성공회 성당과 가톨릭 성당이 공존합니다. 아무래도 중간 역사에서는 충돌이 있지 않았을까 하는 짐작이 드는데, 확인은 못해 봤습니다.

 

가장 먼저 가본 성당은 성공회 성당인 St. Andrew’s Cathedral 입니다. 이 성당은 시드니의 타운 홀 (town hall) 바로 옆에 있기 때문에, 찾아가기가 매우 쉽습니다. 1886년에 건립되었고, 파이프 오르간으로 매우 유명하다고 합니다. 위의 왼쪽 사진을 보면 오르간 연주회가 있습니다. 보통 cathedral이라는 이름은 가톨릭 교회의 경우에는 주교좌 성당 이상에만 붙이는데, 성공회는 어떤지 알 수 없지만, 아마도 성공회 주교님이 집전하시는 성당이 아닐까 하고 추측해봤습니다.

 

위 왼쪽 그림은 타운 홀이고, 오른쪽 그림은 St. Andrew’s Cathedral의 다른 모습입니다. 왠지 기품이 있고, 아름다워서 부러운 느낌이 듭니다. 도시의 한 가운데 이런 건물들이 서로 나란히 있다는 것을 생각하면, 우리나라도 좀 더 건물의 아름다움에 대해서 생각을 해야 할 것 같지만, 국토가 작다는 것을 또 생각하면 어쩔 수 없다는 생각도 듭니다. 땅이 넓은 나라 부럽습니다.

St. Andrew’s Cathedral은 부속 학교도 있는데, 이 부속 학교는 성당 바로 옆에 있습니다. 1885년에 개교한 매우 긴 역사를 가진 학교입니다. 알아보니 이 학교는 인지도도 매우 높고, 세계의 여러 나라에서 유학을 온다고 합니다. 남학생은 초등학교 3학년부터 고등학교 3학년까지 있고, 여학생은 고등학교 1학년에서 3학년까지 다닌다고 합니다. 우리나라의 여러 유학 프로그램에서도 이 학교는 유명하더군요. 그래서 사진을 하나 찍어봤습니다.

St. Andrew’s Cathedral 의 바로 뒤 쪽에 있는 St. Andrew’s Cathedral School 입니다. 이 학교의 입구에 문장 (coat of arms)’이 있어서 더 가까이서 찍었습니다. 보통 학교에 문장은 하나인데, 여러개인 것으로 봐서는 St. Andrew’s Cathedral에는 주교급 이상의 교구장이 있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성공회의 문장은 이 때 처음 봤는데, 가톨릭 교회의 문장의 전통과는 좀 차이가 있더군요. 잘 보면, 위의 오른쪽 그림에 ‘school’이라고 나와있는 곳 오른쪽에 학교의 문장이 있는 것 같습니다.

시내 조지가 (George street)를 걷다 보면, 볼 수 있는 성당은 가톨릭 성당인 St. Peter Julian’s Catholic Church 입니다. 이 성당은 왼쪽 위 사진처럼 건물 자체가 우리나라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현대식 건물로 돼있습니다. 특이하게 한인 가톨릭 사회가 이 성당을 중심으로 이뤄져 있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오른쪽 위 사진을 보면 한국어 미사가 이 성당에서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시드니에 진출한 한국인들이 그만큼 많다는 것이지요.

안타깝게도 이 성당에서도 내부 사진을 찍을 수 없도록 돼 있었습니다. 신식 형태로 성당 내부가 꾸며져 있었는데, 성당 입구에 들어가면서 성호경을 그을 수 있는 성수가 흐르는 물로 돼있었습니다. 우리나라 조선시대 우물 정도 크기로 성수가 가득 들어 있었고, 그 물이 계속 넘쳐 흐르게 돼 있었습니다. 우리나라 성당에서는 돈이 많이 들어서 그런지 그런 식으로 성수를 배치하지 않더군요.

 

그 다음 간 성당은 St. Mary Cathedral 입니다. 가톨릭 교회의 성당이고, 대주교나 추기경이 이 성당에 착좌해 있습니다. 하이드 파크를 질러가면서 만난 이 성당은 매우 웅장하고 보기 좋았습니다.

 

재미있게도 성당 앞에는 물이 가득한 조그만 연못을 만들어 두었고, 그 옆에는 오른쪽 위 그림처럼 수영장이 있었습니다. 아무래도 빛이 밝고 사진을 아이폰으로 찍다보니 역광이라서 사진이 잘 나오지 않더군요.

멀리서 걸어가면서 이 성당으로 가까이 가는데, 주변에 높은 건물이 없어서 그런지 위축되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가까이에 가니까 빛을 성당이 가려줘서 그나마 좀 사진이 역광이 아닌 상태에서 나오더군요. 성당 입구 좌우에 이 성당에서 있었던 추기경님 한 분과, 대주교님 한 분의 동상을 만들어 뒀는데, 우리나라의 성당과는 다른 느낌이 들었습니다. 명동 성당과 비교해봤을 때, 크기도 훨씬 크고, 주변의 경치도 좋았습니다. 크기가 길이가 100m 이고, 뾰쪽 탑의 높이는 75m라고 합니다. 잘 보면 오른쪽 위 사진에 추기경님의 문장이 보이는데, 전통적인 가톨릭 교회의 문장 양식을 따르고 있습니다. 술이 5단인데, 추기경을 의미하고, 4단은 대주교, 3단은 주교를 의미합니다. 건물 자체도 두 개의 첨탑이고, 가운데 빛이 들어오는 채광창의 모습도 모두 전통적인 가톨릭 교회의 성당 양식을 따랐습니다. 제가 다니고 있는 성당도 저런 양식을 그대로 따랐지요.

St. Mary’s Cathedral은 현재 추기경이 집전하는 성당이고, 이 건물을 짓는데, 150년이 걸렸습니다. 우리나라 같으면, 일년이나 이년 안에 지을 것을 오래 짓더군요. 사람들도 느긋하게 기다린 것이 신기합니다. 또한 이 성당은 대주교가 6번 바뀌는 동안 지하에 납골당이 설치돼 있는데, 이 납골당에는 이 성당의 모든 대주교와 추기경의 유해가 묻혀있습니다. 입장료는 호주 달러로 5 달러입니다. 종신 부제님이 안내해주셨는데, 납골당에는 각 대주교, 추기경의 유품과 호주 가톨릭 교회의 역사가 나와 있었습니다. 안타깝게도 사진을 찍을 수 없어서 그냥 왔습니다.

기본적으로 이렇게 큰 성당은 미사를 집전하는 제대가 여러 개입니다. 세보다가 6개쯤에서 까먹고 세지 못했는데, 우리나라에도 이런 미사를 집전하는 제대가 여러 개인 성당이 있었나 싶습니다. 바티칸 공의회 이후, 미사를 집전하는 제대의 모양에 변화가 있었는데, 오래된 성당이라 그런지 바티칸 공의회 이전의 제대와 이후의 제대가 모두 있었습니다. 왠지 이 성당에서 미사를 참례하고 싶어졌습니다. 신부님이 입당하는데 100m의 길을 걸어서 들어가면 멋질 것 같습니다. 또 이 성당의 성가대는 호주에서 가장 오래됐고, 오르간이 동시에 2개가 연주되기 때문에 오르가니스트가 2명이어야 한답니다.

위 사진은 하이드 파크 부근에 위치한 성당 중에 하나인 St. James Anglican Church 입니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성공회 성당이고, 1824년에 축성됐다고 합니다. 안타깝게도 아이폰으로 찍어둔 이 성당의 전경이 없습니다. 역시 이 성당도 오르간으로 유명합니다. 여행 내내 오르간 연주가 있는 미사를 하고 싶었지만, 여유가 없어서 참 아쉬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호주 시드니의 마지막 인상을 말하자면, 물가가 매우 비싸서 미국이나 일본보다 더 힘들었던 것 같습니다. 지하철은 일본처럼 사람이 전철이 오는 플랫폼으로 가야 하는 방식이어서, 우리나라 전철 방식에 익숙한 저는 몇 번 헤맸습니다. 친절하게도 호주 사람들이 도와줘서 제대로 길을 찾았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2층 지하철이기 때문에 우리나라와는 좀 다른 경험도 할 수 있었습니다. 모노레일도 타 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리라고 생각합니다. 실제 가본 곳은 성당뿐이 아니라, 동물원도 있고, 고래를 보기 위해서 배를 타고도 나갔습니다만, 이 정도로 줄일까 합니다. 다른 분들에게도 이야기할 기회를 남겨줘야 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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