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유산 오토캠핑장을 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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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의 여름, 유난히도 비가 많이 왔던 여름의 끝자락에 회사동료 넷이 아들만 데리고 오토캠핑을 가기로 했다. 여러 곳을 알아보다 비교적 대전에서 가까운 덕유산 오토캠핑장(덕유대)으로 가기로 했다. 대전에서 일요일 오후에 출발해서 승용차로 2시간 남짓 달려서 도착한 덕유대에는 이미 많은 오토캠핑족들이 자리를 잡고 있었다.
대학교 다닐 때, 달랑 텐트 하나만 들고 MT 가던 기억만 가지고 있던 나로서는 오토캠핑족들의 최첨단(?) 캠핑 장비를 보고 처음에는 크게 놀랐다. 캠핑장에서는 기본적으로 저렴한 비용에 전기도 이용할 수 있고, 세면장과 샤워장 등 편의시설을 완벽하게 제공하고 있었다. 그래서 식량만 충분하다면 일년내내 여기서 살수도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도 서둘러 가지고 온 텐트와 타프를 치고 바로 저녁 준비에 들어갔다. 아빠들이 저녁 준비를 하는 동안 애들은 옆에서 공놀이를 하면서 기다렸다. 네명이서 각자 분담해서 저녁식사 준비를 했는데, 오랜만에 코펠에 밥도 하고 국도 끓이고 이이스박스에 준비해온 고기도 굽고 해서 뚝딱뚝딱 대충 준비해보니 어느새 진수성찬(?)이 마련되었다.
아이들은 공놀이하고 난 후라 많이 시장했는지 밥 한그릇을 뚝딱 해 치웠다.
산속이라 그런지 금새 날이 어두워 졌다. 밤이 조금 깊어져서 주위가 완전히 깜깜해지길 기다려서 미리 준비해온 불꽃막대를 아이들에게 하나씩 나누어 주고 불꽃놀이를 했다. 아이들도 좋아 했지만, 어른들이 더 신나 보였다.
이렇게 덕유산에서 하룻밤을 보내고, 다음날 아침 산속이라 그런지 아침에 일찍 잠에서 깼다. 간단히 모닝커피를 한잔하고 아이들과 산책을 나섰다.
선녀들이 달빛 아래 춤을 추며 내려오듯, 두줄기 폭포수가 기암을 타고 쏟아져 내린다는 월하탄을 지나 산책로를 한바퀴 돌아서 다시 캠핑장으로 돌아 왔다. 이제는 아침식사시간. 메뉴는 참치김치찌게와 쏘세지 ?음. 우리가 이렇게 요리를 잘 할까할 정도로 맛있는 아침식사가 준비 되었다.
아이들은 남자들끼리만 간다고 하니 내심 따라오면서도 아빠가 밥은 제대로 챙겨 줄지 걱정했는데, 거짓말 조금 보태서 집에서보다 더 잘 먹는 것 같다고 한다. 아침식사를 먹고나서 이번엔 백련사까지 산책을 나섰다.
아들만 데리고 떠난 첫번째 여행이자 첫번째 오토캠핑은 이렇게 많은 추억과 함께 아이들의 웃음소리를 백련사 아래로 흐르는 계곡물에 남기고 끝이 났다. 이상하게도 아들과 아빠는 잘 친해지기가 쉽지 않은데 이번 오토캠핑을 계기로 아들과 많은 이야기도 하고 친해질 수 있는 기회를 얻은 것 같아서 개인적으로 아주 좋았다.
정말 표정만 봐도 즐거워집니다. ^-^ 사진엔 없지만 캠핑동안 나홀로 엄마들의 표정도 이보다 더 환하셨을듯..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