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산호세, HGST에서의 연구원 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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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근무하고 있는 HGST(Hitachi Global Storage Technology)는 미국 산호세(일명 실리콘 밸리)의 남쪽에 위치한 하드 디스크 드라이브 제조 회사입니다. HGST는 세계 최초로 하드디스크 드라이브를 출시한 IBM의 하드 디스크 드라이브 부문이 히타치에 매각되어 운영되다가 다시 2011년, Western Digital에 넘겨졌습니다. IBM 때부터 30년 이상 일해 온 사람들이 상당수 있어서 IBM의 로고가 새겨진 옷이나 목걸이 등을 차고 있는 사람들을 회사 곳곳에서 볼 수 있습니다. 2013년도 하드디스크 전체 출하량은 5억 5천2백만 대이었습니다. 2014년도에도 5억 4천4백만 대가 예상됩니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하드 디스크 드라이브 시장 점유율은 Western Digital이 40~45%, Seagate가 40~45%로 두 개 회사가 양분하고 있고, 일본의 도시바가 5~10% 점유하고 있습니다. 특별히 HGST는 고성능 기업(enterprise)용 하드디스크 제품 생산을 주도하고 있습니다.
저는 한국에서는 LG 전자기술원에서 연구원으로 8년 동안 일하면서 광디스크를 연구·개발하였고 수십 편의 해외 저널 논문과 특허들을 냈습니다. 2011년에 카네기 멜론 대학교에서 Electrical and Computer Engineering으로 박사학위를 받았습니다. 교내 연구센터 중 하나인 DSSC(Data Storage System Center)의 책임자가 저의 지도교수였고, 제 연구 분야도 자기녹음(magnetic recording)과 관련된 것이어서 졸업 후. NIST에서 잠시 박사 후 연구과정(Postdoc)으로 있다가, 지금의 HGST에서 일하게 되었습니다. 하드 디스크 드라이브업체에서 일하고 있는 사람 대부분이 DSSC 출신입니다. 하드 디스크 드라이브는 크게 헤드(writer, reader)와 디스크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헤드를 이용해서 디스크에 정보를 기록하거나(writer) 기록된 정보를 읽습니다(reader). 하드디스크 드라이브의 기록용량 및 기록밀도는 계속해서 높아지고 있는데, 이를 위한 기술 개발에서 가장 핵심이 되는 것이 writer입니다. 저는 writer디자인 팀에 속해 있고, 기업용(즉, 데이터 센터에 사용되는 하드디스크) 의 신제품 개발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2월에 세계 최초로 15000rpm에서 작동되는, 즉 가장 빠른 데이크 속도를 갖는 하드 디스크 드라이브인 King Cobra F가 출시되었는데, 이 제품의 writer 개발을 주도했습니다.
회의가 무척 많은 편입니다. 어떤 날은 아침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4~5개의 회의에 연속으로 참석해야 합니다. 같은 부서에 속해 있는 사람들끼리 하는 회의도 있고, 여러 부서의 사람들이 같이 모여서 하는 회의도 있습니다. 또는 특정 프로젝트나 업무를 위한 회의도 있습니다. 일부 회의는 매주 시간과 장소가 정해져 있는데, 회의 안건들이 미리 이메일로 배포됩니다. 회의 후에는 회의 결과에 대한 요약 및 결정된 사항들이 다시 이메일로 공지됩니다.
정기적인 회의 이외에 필요에 따라 수시로 회의가 개최됩니다. 누구든지 회의를 주관할 수 있고, 회의 주관자가 회의 안건과 회의에 참석할 사람, 회의 장소와 시간을 정해서 이메일로 공지합니다. 회의 중에는 직위보다는 어느 사람이 좀 더 많은 정보와 합당한 의견을 가지고 있느냐가 중요합니다. 회의 중 토론이 한국에 비해서 자유롭고, 대부분의 사람들이 회의 시간에 노트북 컴퓨터를 가지고 와서, 회의 도중에 각자 업무를 봅니다.
사내에 언제든지 운동할 수 있는 헬스장이 있습니다. 직원들은 일반적으로 아침 7~9시, 11:30~1:30, 오후 5~8:00 시간대에 와서 운동을 합니다. 라커룸과 샤워시설이 갖추어져 있는데, 위의 시간대는 권장 시간대이고, 어느 시간대이건 와서 운동해도 상관없습니다. 또한, crossfit라고 하는 전문 헬스 코치들을 권장 운동 시간대에 고용해서 1시간 단위로 직원들에게 헬스 프로그램을 코치하고 있습니다.
최근, 헬스장에 탁구대 두 대가 새로 생겼습니다. 기존 일부 건물에 탁구대가 설치되어 있기는 했지만, 이곳은 좀 더 넓은 공간에 좀 더 좋은 탁구대를 설치한 것이어서 많은 사람이 애용하고 있습니다.
점심은 주로 도시락을 먹습니다. 때때로 사내식당에서 먹거나 회사 밖에 나가서 사 먹기도 합니다. 또한, 회사 곳곳에 있는 휴게실에서 커피나 차를 공짜로 마실 수 있습니다.
매 주 한 번씩 점심시간에 날씨가 좋으면 배구나 축구경기를 회사 내 잔디밭에서 합니다.
최근에 회사에서 Bikeshare라는 프로그램을 시작했습니다. 회사 캠퍼스가 넓어서 대부분 차로 다녔는데, 자전거를 타고 다닐 수 있도록 각 건물 앞에 주황색 자전거를 배치해 주었습니다.
매년 여름마다 야외로 소풍을 가는데 이때는 매니저급 이상(과장이나 부장)이 음식을 서빙해줍니다. 함께 식사하고, 단체 게임을 하거나, 스포츠를 즐깁니다.
매년 추수감사절(thanksgiving)에는 간소한 파티를 합니다.
연말에는 송년 파티가 있습니다. 호텔 컨벤션 센터를 빌려서, 저녁 식사와 함께 춤, 오락 등을 합니다.
산호세(San jose)에서 동쪽으로 차로 4시간 정도 거리에 미국에서 풍경이 아름다운 곳으로 유명한 요세미티 국립공원이 있습니다. 자연경관을 즐기기 위해서 산호세 사람들이 자주 찾습니다.
산호세에서 남쪽으로 차로 1시간 정도 가면 태평양을 볼 수 있습니다. 해안가에서 일몰을 보고 1월임에도 불구하고 날씨가 따뜻해서 사람들이 해가 질 때까지 해안가에서 시간을 보냅니다.
산호세에서 서쪽으로 1시간 거리에 하프문 베이라는 곳이 있습니다. 태평양 연안에서 잡은 고기를 배에서 직접 사서 회로 먹을 수 있습니다.
반갑습니다, 저는 2010년말까지 HGST에서 일했습니다. 합병되기 직전에 한국으로 귀국했지요... 그때는 분위기가 뒤숭숭했는데 지금은 많이 안정된거 같아 다행입니다. 제가 떠나기 직전까지 Cobra D를 개발하고 있었고, Cobra F는 먼~ roadmap에 있었는데 이제 제품으로 출시되는가 보네요. 가끔식 한국분들과 점심을 같이 먹고는 했는데 아직도 그 모임이 이어지고 있는지 궁금하네요~
잠깐..반갑습니다... 좋은 풍광에서 생활하시네요.. 혹시 ㅎ회사 근처에 Stream Live 회사와 교류는 하시나요.. 연결이 되시면 부탁하나 드릴까 하여서..
HGST 소개 잘보았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