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의 도시, 맨체스터에서의 박사과정 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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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저는 현재 노팅험 대학교 약대에서 교수로 재직 중인 김동현입니다. 제가 이전에 작성하였던 노팅험 대학교에 관한 포토에세이 말미에 "기회가 된다면 제가 박사학위를 받은 맨체스터 대학교에 대하여도 말씀드리고 싶다"고 언급하였는데 이렇게 기회가 다시 왔네요.
맨체스터 대학교 (University of Manchester)는 노팅험 대학교와 마찬가지로 러셀 그룹 (Russell group)에 속한 연구중심 대학으로 잉글랜드의 북서부에 위치한 종합대학교입니다. 1824년에 설립된 이 대학교는 핵물리학 및 컴퓨터의 고향으로 불리우며, 이미테이션 게임이라는 영화로 한국에도 많이 알려진 Alan Turing이 인공지능 분야를 개척한 곳이기도 합니다. 또한 현재까지 25명의 노벨상 수상자들이 거쳐간 역사 깊은 대학교이기도 합니다.
맨체스터 대학교는 한국 대학교들과는 달리 한 울타리안에 캠퍼스가 있는 것이 아닌 맨체스터 시내 주변에 도로를 따라 여러 대학 건물들이 있는 형태입니다.
[ 옥스포드 로드에 위치한 맨체스터 대학 본관 ]
[ 맨체스터 대학 캠퍼스 전경 ]
[ North Campus에 위치한 Sackville Street Building ]
[ 맨체스터 대학 건물들이 위치한 거리 전경 ]
제가 박사과정으로 맨체스터 대학에 있을 때, North Campus에 위치한 Manchester Institute of Biotechnology (MIB)에서 연구를 진행하였습니다. 박사 논문은 최신 대사체학 기술을 이용하여 인간의 건강 및 질병을 연구하는 주제였으며, 상세 연구 분야는 자궁 경부암 세포를 이용하여 현재 HIV 치료에 사용되고 있는 약물의 자궁 경부암 치료 가능성을 조사하는 일이었습니다. 굉장히 흥미있는 주제였고, 현재 제 박사논문에 사용되었던 약물은 임상 실험 중에 있습니다.
[ 박사과정 연구의 시초가 되었던 BBC 뉴스 기사 ]
[ MIB건물 전경|사진 출처: University of Manchester 웹사이트 ]
[ MIB건물 내부 전경 ]
[ 맨체스터 대학 졸업식 ]
맨체스터 대학교가 있는 맨체스터시는 잉글랜드 북서부에 위치한 인구 약 50만명의 도시이지만 주변의 여러 도시들 (볼튼, 위건등)을 통합한 Greater Manchester는 인구 270만의 대도시입니다. 잉글랜드 내에서는 북쪽에 위치해 있지만 전체 영연방으로 봤을 때는 중부에 위치해 있기 때문에 위로는 스코틀랜드, 아래로는 런던으로 여행하기에 좋습니다. 앞서 말씀드렸듯 맨체스터는 대도시이기 때문에 시내에는 쇼핑 센터, 공연장 및 여러 편의시설들로 많은 관광객들이 몰려듭니다.
[ 맨체스터 시내 전경 ]
[ 크리스마스 시즌의 맨체스터 시청 ]
[ 맨체스터 일반 주거지 전경 ]
맨체스터에는 대도시의 규모를 반영해주는 영국에서 손꼽히는 쇼핑몰인 트래포드 센터 (Trafford Centre)가 있습니다. 셀 수도 없이 많은 상점들이 입점해 있으며 그 외에도 가족들이 즐길 수 있는 여러 행사와 공연들이 항상 준비되어 있습니다.
[ 트래포드 센터의 외부 전경|사진 출처: 위키피디아 ]
[ 트래포드 센터의 내부 전경 ]
솔직히 많은 분들이 이 이야기가 나오기를 기다리셨을 텐데요. 바로 축구 이야기 입니다. 모든 분들이 아시다시피 맨체스터시는 전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축구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연고지 입니다(제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팬이기 때문에 맨체스터 시티 팬들께는 죄송스럽지만 맨유의 이야기만을 하겠습니다). 솔직히 축구클럽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 대한 정보를 저보다 훨씬 더 자세히 알고 계신 분들이 많을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상세한 이야기는 생략하도록 하겠습니다. 다만 맨체스터에서는 축구에 대한 애정이 남다르기 때문에 축구 경기가 있는 날에는 삼삼오오 펍에 모여 축구 중계를 다같이 응원하며 관람합니다. 저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홈구장 올드 트래포드 구장에 경기 관람을 위해 간적이 있는데 경기가 있는 날은 사고를 방지하고 교통의 원할한 흐름을 위하여 경기장의 몇 정거장 전부터 모든 버스 정류장을 임시로 닫습니다.
[ 올드 트래포드 구장의 외부 전경 ]
[ 경기를 기대하며 버스 정류장의 임시 철거에도 불구하고 기쁘게 구장으로 향하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팬들 ]
[ 1958년 2월 6일 뮌휀 비행기 참사로 잃은 23명의 선수들을 추모하는 상징물 ]
[ 1968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영국 축구 클럽 최초로 유로피언 컵 우승을 하는데 큰 공을 세운 트리오, Bobby Charlton, George Best, Denis Law를 기리기 위한 동상 ]
[ 올드 트래포드 구장의 내부 전경 (흥미롭게도 올드 트래포드 구장은 전통을 지키기 위해 비디오 스크린을 설치하지 않고 아날로그식 전광판만을 고집하고 있습니다) ]
제가 맨체스터에서 박사과정을 하던 2006-2010년에는 운좋게도 박지성 선수가 큰 활약을 했던 시기여서 가슴 뿌듯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이와 더불어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웨인 루니, 폴 스콜스, 라이언 긱스, 게리 네빌등의 슈퍼스타들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 있던 시기여서 정말 행복한(?) 박사과정 생활을 했던 기억이 납니다. 한번은, 세포 배양 일을 하던 St. Mary 병원에서 게리 네빌 선수와 마주쳤었는데 함께 사진을 찍지 못한 것이 참 아쉽네요.
[ 올드 트래포드 구장내 전경 (당시에는 박지성 선수의 유니폼을 입고 있는 팬들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었습니다) ]
[ 2008-2009시즌 에버튼과의 경기를 앞두고 몸을 풀고 있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선수들 ]
[ 2008-2009시즌 에버튼과의 경기 ]
위 사진의 에버튼과의 경기는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페널티 결승골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팀이 승리를 거두었고, 많은 분들이 아시다시피 2008-2009년에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프리미어리그 우승을 하였습니다. 그 당시의 맨유는 지금과는 비교 할 수 없을 정도의 엄청난 퍼포먼스를 보였주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다시 맨체스터 생활에 대한 이야기로 잠깐 돌아가자면, 제가 박사과정을 위하여 처음 도착한 곳이 맨체스터였고, 4년 동안의 첫 외국 생활을 한 곳이기 때문에 이 도시를 생각하면 여러 감정들이 동시에 느껴집니다. 아직도 박사과정을 같이 한 친한 동기들이 있는 도시이기에 항상 그리운 곳이기도 합니다. 저는 하이드(Hyde, Cheshire)라고 하는 맨체스터 시내에서 차로 약 30분 정도 떨어진 한적한 마을에서 살았었는데, 가족과의 행복한 순간들이 있는, 저에게는 둘도 없는 행복한 추억을 간직한 곳입니다.
[ 하이드의 한적한 마을의 전경 ]
[ 폭설이 내렸던 2010년 하이드 마을 전경 (눈이 오면 항상 딸을 썰매에 태우고 마을을 돌아다니던 행복한 기억이 있습니다) ]
현재는 노팅험에서 자리를 잡고 생활하고 있지만 앞서 말씀드린 바와 같이 저에게 맨체스터는 항상 마음의 고향과 같은, 기억을 떠올리면 마음이 편안해지고 행복해지는 그런 도시 입니다. 비록 산업 기반 도시여서 역사 깊은 도시와 같은 유물들이 많은 것은 아니지만, "세계에서 가장 유명하고 전통있는 축구 클럽을 가진 도시, 영국 최대의 쇼핑몰을 가진 도시, 생명력 넘치고 풍부한 문화 생활을 즐길 수 있는 도시 맨체스터"는 유럽 여행시 꼭 추천드리고 싶은 장소입니다.
이번 포토에세이에서는 맨체스터에서의 박사과정 생활을 말씀드려보았는데, 모두들 즐겁게 감상하셨기를 바랍니다.
그럼 모두 건승하시길 바라겠습니다.
재미있고 행복한 학창시절을 보내셨네요.
학창시절을 이렇게 행복하게 기억할 수 있는 분들이 많지 않을겁니다.
노팅험에서도 좋은 추억을 많이 만드시길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