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알프스 도야마대학에서 약학과 박사과정 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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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저는 일본 도야마대학의 의약학교육부 약학과에서 박사과정 중인 ‘신민경’ 입니다. 제가 일본 도야마현에서 유학을 시작한다고 지인 분들에게 이야기를 하면, 어디에 있는 지 또는 왜 들어봤을 법한 대학교에서 유학을 하지 않는지 의문을 가졌습니다. 그래서, 저의 포토에세이는 도야마는 어떤 곳 인지와 캠퍼스 소개 및 일본 도야마에서의 생활에 대한 내용으로 채워보았습니다.
일본의 도야마현 l *출처: 구글맵
먼저, 도야마가 어디에 있는지 설명을 드리겠습니다. 도야마는 일본의 중앙의 동해에 인접해 있으며, 반대편에는 히다산맥 (타테야마 산)이 위치해 있습니다. 타테야마 산에는 겨울에 내린 눈이 여름까지 남아 있을 정도로 눈이 많이 내려서 일본의 알프스라고 불리는 곳입니다.
타테야마 산 등산 도중 (8월)
집 앞에 쌓인 눈 (좌), 자동차에 쌓인 눈 (우) (2021년 1월)
그래서, 위의 사진과 같이 타테야마 산의 트래킹 중간중간에 눈이 녹지 않아 등산을 위한 길을 만들어 놓은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산 위만 아니라, 올해 (2021년) 1월에는 폭설이 내려서 학교가 휴강이 되었을 정도로 내려 집 밖을 나갈 수가 없었습니다. 말 그대로 고립…
또한, 드넓은 평야로 펼쳐져 있기 때문에 쌀의 주요 생산지로 집 주변은 항상 개구리 소리가 잘 들리는 자연친화적 동네 입니다. 물론, 대도시에 비해 불편한 점이 많지만 공부를 집중하기에 딱 좋은 환경 조건을 갖추고 있습니다. 그리고, 일본 하면 자연재해에 대한 공포가 있지만, 제가 도야마에서 지내는 동안 태풍 및 지진으로 인한 피해를 겪지 않았습니다.
도야마 대학, 스기타니 캠퍼스 l *출처: 구글맵
집에서 본 학교
도서관, 병원
도야마대학은 1749년에 약학 전문학교로 설립되었으며, 현재는 총 3개의 캠퍼스로 분리 되어있습니다. 그 중에 제가 있는 곳은 스기타니 캠퍼스로 의학부 및 약학부만 따로 분리된 캠퍼스입니다. 스기타니 캠퍼스는 의약학계열이기 때문에 대학교부속병원도 있는데, 응급의료 전용헬기(닥터헬기)도 있을 정도로 도야마에서 중요한 의료기관 중 하나입니다.
학교 부속 식물원
스기타니 캠퍼스에는 학생들을 위한 다양한 공공시설이 잘 갖추어져 있습니다. 예를 들면, 도서관 및 자유열람실, 강의실 등이 있어서 학생들이 자유롭게 강의실을 예약하여 온/오프라인 미팅을 하기에 좋은 환경 입니다. 그리고, 공동 기기 실험실이 따로 잘 갖추어져 있어서 연구를 위해 자유롭게 예약을 한 후 사용할 수 있는 장점도 있습니다. 또한, 학교에는 식물원 (약초원)이 있어서 계절에 따른 식물 (약초)의 특성에 대한 설명회에 참가하거나 자유롭게 입/출입을 할 수 있습니다.
연구실에서의 파티
제가 있는 연구실은 약 20명정도의 학생으로 다양한 국적의 학생들이 모여 있습니다. 그래서, 연구실에서 각국의 음식을 한 개씩만 만들어도 국제 파티 (?)가 가능합니다. 그리고, 학교의 주변에는 동물원이 위치해 있어서 항상 새학기가 시작되면 동물원에 있는 바비큐 파티장에서 환영회를 했었는데, 파티장 주변에는 벚꽃이 만개해 있어서 설레는 마음으로 새학기를 시작할 수 있습니다.
방어 샤브샤브
저희 캠퍼스의 주변에는 유명한 관광스팟이 있지 않기 때문에 주로 연구실 사람들과 함께 도야마의 맛집탐방을 많이 다녔습니다. 도야마에서 처음 접했던 음식으로는 시로에비 덮밥이랑 방어 샤브샤브입니다. 시로에비 덮밥은 도야마만에서 잡히는 작은 사이즈의 새우를 튀겨 밥위에 얹어먹는 것이고, 방어 샤브샤브는 방어회를 데쳐먹는 음식입니다. 샤브샤브로 회를 먹는다는 점이 생소했지만 일본 하면, 일반적으로 스시, 우동, 오코노미야키 등이 아닌 색다른 음식을 즐겨볼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대부분의 맛집은 도야마 역을 중심으로 밀집해 있고, 도야마 역은 여러 대도시로의 연결점이 되는 도시입니다.
환수공원 낮 (위), 밤 (아래)
도야마 역을 중심으로 ‘트램’을 타고 북쪽방향으로 향하면 우선, ‘환수공원’이라는 곳이 있습니다. 환수공원에는 세계에서 아름다운 스타벅스로 지정된 곳이 있습니다. 그 이유는 3-4월 벚꽃시즌이 되면 환수공원에는 벚꽃이 만개하고 뒤로는 눈이 쌓인 타테야마 산이 보이기 때문입니다. 물론, 굳이 환수공원에만 한정되지 않고 제가 있는 학교에서도 타테야마가 보이기 때문에 가끔 답답할 때는 산 멍 때리기를 합니다.
일본의 옛마을 여름
일본의 옛마을 겨울
이외에도, 도야마에서 약간 벗어나면 일본의 옛마을 (시라카와고)이나 온천마을에 방문할 수 있으며, 온천마을의 길 거리에서는 원숭이도 구경할 수 있습니다. 저는 차 안에서 원숭이를 마주쳤는데요. 생각보다 큰 사이즈의 원숭이어서 좀 무서웟습니다.;;
온천마을, 원숭이
2019년까지는 한국에서 도야마까지의 직항이 있어서 유학 초기에는 지인들과 함께 관광을 하거나 체험을 하는게 가능했지만 지금 시기에는 할 수 있는 게 학교에서 산 멍 때리기 밖에 없네요.. 그리고, 최근에는 식당에 가는 것도 조심스러워 지기 때문에 집에서 요리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유학하러 왔다가 요리 실력이 느는 것은.. 일석이조일까요..? 하핫..
집에서 요리 시작
유학을 하는 중에, 이렇게 다양한 경험을 하면서도 잠을 잘 자지 못했을 정도로 금전과 졸업에 대한 걱정이 있었는데요. 금전적인 걱정은 생각보다 쉽게 해결이 됬습니다. 학교 게시판에는 다양한 장학금 관련 공지를 해주는 데요. 약간의 일본어 실력과 연구 목표가 확실하면 유학생활을 하기에 모자라지 않을 정도의 금전적 지원을 받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다행히도 유창 하지는 않지만 일본어를 아예 못하지는 않았기 때문에 장학금을 받을 수 있어서 금전적인 어려움을 덜 수 있었고, 제가 지원받은 장학금은 매달 장학재단의 모임에 참석해야했기 때문에 일본어 또한 배울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었습니다. 졸업에 대한 걱정은 박사과정을 하는 모든 이들에게 있는 걱정이라고 생각됩니다. 그래도, 유학생활 중에 다양한 국적의 여러 사람들이 인간관계에 대한 문제 없이 지낼 수 있었다는 것이 가장 큰 운이었다고 생각됩니다.
포토 에세이를 작성하면서 다양한 국적의 연구실 친구들과의 일본에서의 생활을 추억할 수 있었으며, 이제 곧 졸업을 하기 때문에 지금까지의 추억을 잘 매듭지을 수 있는 기회가 되었습니다.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해서 자유롭게 이동하기에 어려워, 여행 및 학회 대면 참석이 어려워졌지만 하루 빨리 극복할 수 있는 날이 와서 또 다른 좋은 경험과 추억을 쌓을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코센 회원님들 모두 건강하시길 바라고, 즐거운 연구 생활이 되시길 응원하며 이번 포토 에세이를 마무리합니다. 제게 포토 에세이를 작성할 기회를 제공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너무나도 멋지고 좋은 경험인 것 같아서 같이 설레면서 읽었습니다! 한번 가본적이 있는 도시라 더 설렜던 것 같아요:D
앞으로 항상 좋은 추억들과 함께 좋은 일만 있기를 바라겠습니다. 유학 생활의 완벽한 마무리를 하셨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진짜 풍경이 너무 좋네요! 나중에 코로나 끝나고 여행기회가 오면 한번 놀러가 보아야겠습니다:) 좋은 글 감사드립니다.
건강하게 앞으로도 좋은 연구, 생활 이어가길 바랍니다~
잘 읽었습니다.
제 어머니께서 '45년에 도야마에서 태어나셨기 때문에 어딘지가 늘 궁금했었는데, 몇년전에 집사람과 도야마를 다녀왔습니다. 도쿄에서 호쿠리쿠 신칸센으로 카루이자와와 나가노를 거쳐서 쿠로베 협곡을 넘어서 도야마로 갔지요. 환수공원서 쉬기도 하고, 트램으로 시내도 구경하고, 가나자와와 시라카와고도 다녀왔습니다. 차분한 도시에서 공부를 하신다니 부럽습니다. 이제 석사를 마치고 갓 취업한 딸아이에게 이 글을 공유하고 유학을 권해보고 싶습니다.
잘 봤습니다. 옆 동네에 있는 이시카와현 JAIST에서 박사과정 마쳤습니다. 토야마에는 학회 참석과 출장으로 몇 번 가 봤지요. 시로에비는 먹어 봤는데, 방어 샤브샤브도 있는 줄 몰랐네요. 한국으로 돌아 오기 전에 다테야마 쿠로베 가 보려고 했는데 못 가 본 것을 심히 아쉬워하고 있습니다. 시간 날 때 가나자와랑 후쿠이도 가 보시길 추천 드립니다.
사진도 잘 찍으시고 요리도 너무 잘하시네요! 예전에 시라카와고에 가봤던 기억이 납니다. 산에성 멍때리기도 너무 좋아보여요~ 좋은 곳에서 앞으로 연구도 잘 되시길 바랍니다! 멋진 글 나눠주셔서 감사합니다!
멋진 이야기 들려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