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로리다 햇살을 받으며 나의 꿈을 그리다” 게인즈빌에서의 박사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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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동안 꿈을 그려온 사람은 마침내 그 꿈을 닮아간다”라는 앙드레 말로의 명언은 제 인생의 모토로, 미국 플로리다에서 박사과정을 하면서 지내왔던 시간 동안 큰 힘이 되었습니다. 이번 에세이는 제가 박사 과정 동안 머물렀던 플로리다 게인즈빌에서의 생활을 담아보려고 합니다.
University of Florida (플로리다 대학교)와 캠퍼스 문화
학생센터 라이츠 유니온(Reitz Union) 건물에 새겨진 학교 상징마크
플로리다 대학교 풋볼 경기장인 Ben Hill Griffin stadium
University of Florida는 1853년에 Gainesville (게인즈빌)에 설립된 플로리다 주립대학교입니다. 게인즈빌은 작은 소도시이지만 한적함과 여유로움이 가득한 캠퍼스 타운으로, 올랜도 공항에서 약 한 시간 반 정도 떨어진 곳입니다. 게인즈빌 주변으로 서쪽에는 Tampa, Sarasota가 있으며, 동쪽은 Jacksonville, Saint Augustine 이 있어서 해변을 감상하기에도 접근성이 좋습니다. 캠퍼스 곳곳에서 플로리다 대학교의 마스코트인 Alligator(악어)와 관련된 동상들과 학교 티셔츠, 노트, 펜 등 많은 물품에 새겨진 악어 로고를 보실 수 있습니다. 이뿐만이 아니라 “Are you Gators?”라는 질문을 종종 받으시게 되는데, UF 학교 출신인지 물어보는 의미입니다. 플로리다 대학교를 대표하는 풋볼팀 이름 또한 Gators이므로 풋볼팀을 응원할 때 “Go, Gators!”라는 구호를 외치며 다 같이 경기를 응원합니다.
플로리다 대학교의 대표 상징인 Alligator 악어 동상
플로리다 대학교 캠퍼스 전경
가을학기 토요일마다 열리는 풋볼 경기 날은 하루 종일 게인즈빌 내 사람들의 마음을 한껏 들뜨게 만듭니다. 학교를 상징하는 Orange and Blue 색에 맞춰 티셔츠를 입고 다 같이 응원을 하며 게임을 즐기기 때문입니다. 홈경기가 있는 경기 날은 캠퍼스 곳곳에 아침 일찍부터 사람들이 다 같이 모여서 함께 테일게이트 (Tail-Gator) 파티를 즐기며 경기를 기다립니다. 테일게이트 파티는 캠퍼스 야외에 천막을 치고 가족, 친구들과 모여서 바베큐 파티를 하거나 맥주를 마시면서 게임을 즐기며 다 함께 풋볼 경기를 즐기는 문화입니다. 저도 학과 친구들과 함께 경기 날에 모여서 함께 경기를 즐겼습니다. 때로는 졸업한 친구들도 경기 날에 모여서 많은 사람들과 만나 인맥을 넓힐 수 있는 기회가 되었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게임 규칙을 잘 몰랐던 저는 미국 풋볼 문화와 풋볼 경기에 대해서 많이 배울 수 있었습니다.
학과 친구들과 함께 바베큐 파티와 맥주를 즐기면서 풋볼 경기를 기다리는 모습
풋볼 경기를 기다리며 함께 게임을 즐기는 모습
악어 입 모양을 상징하는 “Gators” 풋볼팀을 응원하는 대표적인 모습
캠퍼스 안 풋볼 경기장, 많은 관중들과 함성으로 꽉 찬 경기장 내부
플로리다 대학교 유니폼을 입고 경기장을 향해 걸어나가는 응원단의 모습
플로리다 대학교는 2000 에이커 (8,0937 평방 킬로미터)로 엄청 넓은 캠퍼스를 보유하고 있으며, 또한 학생들에게 다양한 전공 선택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수강신청 시간표에 따라 다르지만 전공이 다른 분야의 수업이 있다면 건물 간의 이동 거리가 멀어 캠퍼스 내 버스나 자전거를 이용하여 이동하는 학생들이 많습니다. 게인즈빌 내 버스 이용 시 학생증을 보여주면 무료로 이용하실 수 있습니다. 학생증은 버스 무료 이용뿐만 아니라, 학교 행사 참여시 다양한 혜택이 이루어집니다. 라이츠 유니온에서 금요일 저녁에 종종 열리는 Gator Nights에서는 무료 영화 관람, 볼링장 이용, 페인팅, 게임 제공, 쿠키와 음료 제공 등 여러 행사가 다양하게 열리므로 좋은 경험을 쌓을 수 있습니다. 이 이벤트는 라이츠 유니온 입구에서 학생증을 보여주면 들어가실 수 있고, 친구 동반 한 명까지 함께 들어갈 수 있어서 타 학교 출신 친구가 놀러 온다면 함께 가 보는 것도 추천합니다.
라이츠 유니온 Gator Nights에서 찍어준 기념사진
Gator Nights페인팅 이벤트에서 친구와 함께 만든 가면
게인즈빌의 날씨는 한 여름에는 소나기가 자주 내리지만, 주로 1-2시간 이내로 비가 그쳤기에 잠시 비를 피한다면 다시 뜨거운 여름 날씨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논문 연구와 실험을 하면서 중간에 커피 한잔하는 여유를 즐길 때, 야외 테이블에 앉아서 구름을 보면서 좋아하는 음악을 실컷 듣고 나면 기분전환이 되었습니다. 플로리다 자연의 힘은 위대한 것 같습니다.
한적한 캠퍼스 전경
캠퍼스내에서 24시간 운영되는 Library West 도서관 건물
여름 소나기가 지나간 뒤 나타난 무지개와 캠퍼스
해질녘 Commuter lot 주차장에서 찍은 하늘
박사과정 생활
제가 속해있던 Food Science and Human Nutrition 학과는 대학원 과정으로 Food Science (식품공학)과 Nutrition Science (식품영양학) 프로그램으로 나누어져 있습니다. 저는 영양 생화학 연구실에서 Nutrition Science (식품영양학) 전공으로 박사학위를 공부하였습니다. 연구 내용을 간략하게 소개 드리면, 영양 성분 중 미네랄인 아연과 아연 수용체가 근육세포에서 염증반응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박사 논문을 작성하였습니다. 아연의 항염증 효과에 의해 염증반응을 약화시켜 체내의 면역 시스템 증강에 기여한다는 내용을 연구하였습니다. 매년 학과 교수님들, 친구들과 함께 Experimental Biology 학회를 참석하였습니다. 학회 가기 전 비행기 표 예매와 호텔 예약 등 계획을 세우면서 학과 친구들과 더 돈독해질 수 있었습니다. 학회 참석을 통해 관련 분야 연구자분들과 네트워킹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있어서 좋았습니다.
학과 친구들과 함께 캘리포니아 샌디에고에서 개최된 Experimental Biology 학회 발표 및 참석
박사과정을 하면서 Graduate research assistant (대학원 연구조교) 로 연구실에서 학위 논문을 위한 연구뿐만 아니라, teaching assistant (수업조교)를 하면서 시험 채점, 수업 보조, 수업 진행 등 또 다른 경험을 쌓을 수 있었습니다. 특히 Fundamental nutrition이라는 필수 전공 교과목의 수업을 담당하면서 식품 관련 전공 이외에도 의대, 약대, 치대를 준비하는 학생들을 포함하여 학부 1-2학년의 다양한 전공의 학생들을 만나볼 수 있었습니다.
Teaching assistant로 Fundamental Nutrition 교과목 수업 진행 모습
미국 대학교 학사일정이 한국과 다르기 때문에 졸업식이 열리는 시기도 다릅니다. 플로리다 대학교의 경우 1년에 3번 졸업식이 진행됩니다. 5월의 봄 학기 졸업식, 8월의 여름 학기 졸업식, 12월 의 가을 학기 졸업식이 있습니다. 졸업식은 풋볼 경기장 옆에 위치한 Stephen C. O’Connell Center에서 열리며 시작과 동시에 모든 단대의 학장님들이 나와 일렬의 길을 만들어주면서 졸업하는 학생들의 입장을 환영합니다. 그 이후에 졸업식 축하연사와 함께 이름이 호명되는 학생들이 단상에 올라가 박사학위 수여를 의미하는 레갈리아 (regalia)를 어깨 위로 걸치게 됩니다. 플로리다의 박사학위 졸업 가운 색을 보며 학교의 대표 색인 블루와 오렌지임을 또 한 번 느낄 수 있었습니다.
박사학위 졸업식 모습
졸업논문 최종 제출 후 Editorial office에서 주는 졸업 축하 스티커
박사과정 초반에는 코스웍 수업과 박사 자격 시험인 퀄시험 (Qualifying exam)을 준비하느라 플로리다 생활이 긴장된 시간의 연속이었으나, 긴 마라톤 과정과 같은 박사과정을 마치기 위해서 연구와 개인 생활을 밸런스를 맞추어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한국에서 대학시절 동안 참여해온 고아원 봉사활동의 경험을 바탕으로 게인즈빌에서도 달리기 모임을 통한 인도 학생들 교육 지원을 위한 기금 모금에 동참하였습니다. 마라톤이나 달리기 경주에 참가하여 모인 금액의 일부를 지원하여 인도의 한 초등학교 교육 환경 개선에 도움을 주었습니다. 이외에도 게인즈빌 내 중학교에 Science fair judge로서 봉사활동을 하면서 삶의 보람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잭슨빌에서 매년 3월에 개최되는 Gate River Run 10K 를 통한 자선단체 기금 모금
Science Fair Judge로 참여하면서 받은 학생들의 감사카드
과학발표 전시회 작품 중 일부
플로리다 생활
플로리다의 특별한 매력인 연중 푸른 하늘과 따뜻한 햇살은 미국 유학 생활의 큰 활력소가 되었습니다. 때로는 뜨겁게 내리쬐는 햇살 아래에 눈이 부셔 운전하기가 쉽지 않았지만, 이윽고 다시 맑은 하늘과 구름들, 도로변 양옆에 나란히 서있는 팜트리들을 보며 제가 있는 이곳이 플로리다라는 걸 다시금 깨닫게 되었습니다. 주말이나 방학 동안 플로리다 자연의 아름다움을 마음껏 즐길 수 있었습니다. 특히 일 년 내내 따뜻한 플로리다의 해변을 여러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플로리다의 서쪽 해변은 걸프 해안을 향해 있으며, 동쪽으로는 대서양 바닷가 모습을 즐길 수 있습니다. 플로리다 서쪽으로는 탬파, 클리어 워터, 사라소타 해변이 대표적이며, 동쪽으로는 잭슨빌 비치, 세인트 어거스틴 비치, 데이토나 비치가 있습니다.
게인즈빌의 서쪽에 위치한 탬파 Clear water beach 가는 길
탬파 가는 도로 양옆의 수놓인 팜트리들
탬파 아래쪽에 위치한 Sarasota beach해 질 녘 경관
제가 개인적으로 제일 좋아하던 곳은 세인트 어거스틴 도시이며, 이곳은 미국에서 가장 오래된 도시로 도시 전체가 미국 국가 유적지로 지정되어 있습니다. 박물관, 가장 오래된 잡화 판매점, 아기자기한 가게들과 쇼핑거리뿐만 아니라 도시 자체가 이쁘게 꾸며져 있어서 꼭 한번 가볼 만한 곳입니다.
세인어거스틴 도시에 있는 San Sebastian Winery 내부 모습
세인트 어거스틴 도시의 요새 성곽과 해변
세인트 어거스틴 해변을 여유롭게 즐기는 사람들
해 질 녘 세인트 어거스틴 비치
비가 내린 뒤 무지개가 나타난 데이토나 비치
미국은 11월 말 추수 감사절 연휴가 지난 후부터 본격적인 크리스마스 분위기가 시작됩니다. 플로리다에서 눈이 내리는 화이트 크리스마스를 기대할 수는 없지만, 게인즈빌의 특유한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느낄 수 있습니다. 12월 초부터 게인즈빌 타운 곳곳에 크리스마스 장식과 전등으로 화려하게 꾸며진 하우스들을 구경하면서 연말 분위기를 한껏 즐길 수 있습니다.
크리스마스 장식과 전등으로 화려하게 꾸며진 게인즈빌의 하우스들
마치는 글
우선 포토 에세이를 작성할 기회를 주셔서 감사드리고, 제가 작성한 이 글이 플로리다 대학교 유학 및 대학원 과정을 준비하시는 분들께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저는 플로리다 대학교에서 2018년 박사 학위를 마치고, 현재 뉴저지에서 박사후 연구원으로 근무하고 있습니다. 이번 에세이를 작성하면서 저 또한 지난 5년간 게인즈빌에서의 박사과정 생활을 한 번 더 되돌아보고 점검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플로리다의 자연경관을 즐기고 맑은 공기를 마음껏 마시며 즐거운 연구를 하시길 바라며 글을 마무리하겠습니다. “It’s great to be a Florida Gator.”
에세이 잘 보았읍니다. 더불어 좋은 연구성과 이룩하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