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센

4차 산업혁명(인공지능, 로봇, 생명과학)을 준비하는 과학자들의 자세

분자생태학연구실

석호영(hsuk1969)
포함 8명 대한민국, 경산

브레인스토밍

증기기관의 개발로 시작된 제 1차나, 전기의 사용과 디지털 산업으로 시작된 2차, 3차 산업혁명과 다가오는 4차 산업혁명은 질적으로 큰 차이가 있다. 왜냐하면, 특정 기술 개발이나 특정 분야의 놀라운 발전 때문에 생겨난 혁명이라기 보다 4차 산업혁명은 따지고 보면 3차 산업혁명의 진화와 팽창에서 비롯된 것이기 때문이다. 무엇인가를 밟고 일어선 만큼 그 상승과 퍼져나가는 속도를 따라가기는 어려우며, 따라서 새로운 산업혁명을 한 가지 측면에서 이해하고 예측한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특히 4차 산업혁명으로 생겨나는 시장이나 소비층의 변화 동향을 추적하는 것은 사막 한 가운데서 방향 찾기나 마찬가지이다. 어느 쪽에서 산업 투자가 활발해 질지 모르고, 새로운 기술의 개발은 대부분 융합형으로 태어날 것이기 때문이다.
이렇게 보면 4차 산업혁명의 도래는 불확실한 미래를 만들어내며, 이제 어떤 트랜드를 찾아 쫓아가는 방식은 당연히 승산 없는 전략이 될 것이다. 또한 특정 기술이나 제품을 깜짝 개발하여 보여주는 것 만으로 큰 이득을 얻기는 어렵다. 아주 빠른 속도로 몇 가지를 뚝딱 융합하여 보다 큰 기능과 부가가치를 가지는 무언가가 금세 나타날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한 면에서 과학자들의 역할도 과거와는 많이 달라질 것이다. 지금까지는 인간의 생활을 편리하게 하거나, 우리의 지적 호기심을 달래는 새로운 발견과 기술 개발이 과학자의 주된 역할이었지만, 지금부터는 (1) 기술이나 학문 간 문턱을 낮추고, (2) 다른 분야를 넘나 들며, (3) 다양한 정보를 융합가능한 형태로 가공 정리하는 것 등이 과학자의 임무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역할 변화가 과학 '장인'의 길이 더 이상 현명하지 못하다는 뜻은 절대 아니다. 과학계를 하나의 생태계로 볼 때, 지금까지 과학자들의 방식은 다른 생물들이나 환경과는 상호작용을 거의 하지 않는 화석종 같은 존재였기 때문에, 살아 있는 생물체 같이 바뀌어야 한다는 뜻이다.

과학자로서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살아가기 위하여 우리는 뿌리와 잎의 전략을 구사해야 한다. 뿌리는 자신이 깊이있게 공부한 전공분야이고, 잎은 새로운 외부의 동향을 흡수하고 자신의 연구성과를 공표하며 외부환경과 상호작용하는 것을 의미한다. 그 동안 자신의 분야의 남들이 미처 생각지 못한 아이디어(가설)을 세운 뒤 그것을 묵묵히 검증해 나가는 학자들은 각 분야의 석학의 반열에 오르곤 해왔다. 이들은 그 분야의 흐름을 주도해나가며 미처 밝혀지지 않은 심연에 빛을 밝혀주는 보배와 같은 존재들이다. 지난 날에는 이같은 뿌리의 전략만으로도 과학자로 커리어를 쌓아가는데 전혀 무리가 없었다. 하지만, 시민의 의식이 성장하고 정보의 교류가 왕성한 현대에는 이것만 가지고는 성공적인 커리어를 쌓을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아무런 파급력이 없는 연구를 하게 될 공산이 크다. 실제로, 최근 사이언스지에 보도된 기사에 따르면, 연구자들이 발행하는 논문들은 평균적으로 리뷰어, 에디터와 일부 동료연구자를 제외하고 평생 걸쳐 읽힐 일이 거의 없는 경우가 태반이라고 한다. 과학자들이 밝혀낸 사실이 그저 논문으로 출판된 뒤 사장되는 것이다.
따라서, 과학도로서 우리는 자신의 값진 연구를 동료 연구자 뿐만 아니라 보다 많은 사람들이 이해하고 활용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새로운 과학적 사실은 수많은 검증을 요구하며, 새로운 과학적 사실은 뜻밖의 분야에서 활용되어 시너지 효과를 불러오기도 한다. 한편, 연구 성과를 널리 공유하는 것은 우리의 연구비 출처가 대부분 세금이라는 점에서 일종의 의무이기도 하다. 납세자들은 자신의 세금이 어떤 연구에 쓰였고, 그것이 어떤 가치가 있는지 알아야 할 권리가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과학을 공부하는 학생들은 이에 대해 대비가 되어 있지 않다. 그들은 여전히 다른 연구자들과 토론하는데 익숙치 않으며, 자신의 연구를 누군가에게 1시간 가까이 여유 넘치게 설명하는 것에 난색을 표한다. 그도 그럴 것이 자신이 하는 연구를 누군가에게 알린다는 것은 우선 자신이 무엇을 하는지 어떤 의미가 있는지 정확히 알아야 하며, 또한 자신의 연구를 대중들과 동료연구자의 눈높이에서 능수능란하게 설명할 기회가 흔치 않다. 연구실에서 주어진 생활만 반복하다 보면 타성에 젖게 되고, 외부 세계와 단절된 채 우물 안으로 파고들어가게 된다. 따라서 과학도들은 그 누구보다 자신의 연구의 의미와 가치를 생각해 보아야 한다. 또한 그것에 그치지 않고 적극적으로 다양한 주체를 대상으로 자신의 연구를 설명하는 것이 습관화되어야 한다.
잎사귀의 전략은 외부 세계로 과학적 성과를 알리는 것 뿐만 아니라, 외부 세계의 최신의 과학적 성과를 받아들이는 것 역시 중요하다. 생명과학에서는 최근 혁명적인 방법론 (CRISPR, NGS, Metabarcoding etc.)들이 잇따라 발견되고 보급, 적용되고 있다. 이러한 방법을 전혀 알지 못한 채 기존에 해온 연구만을 고수하는 것은 득보단 실이 압도적일 것이다. 새로운 연구 성과와 기법들에 대해 이해하고 적용하는데 그 어떤 주저나 회의도 불필요하다. 거의 대부분의 창의적 연구 결과들은 역사적으로도 새로운 기법의 도움에 힘입었기에 가능했다. 방사선회절기법이 없었다면 DNA 구조의 완전한 이해는 어려웠을 것이며, 초고속원심분리가 없었다면 DNA의 반보존적 복제는 언제쯤 발견되었을지 가늠되지 않는다. 따라서 우리는 이러한 외부의 변화를 신속하게 수용하는데 주저함이 없어야 할 것이다.

물건의 ‘지능화’ 라는 개념이 들어오는 이상, 그 지능의 한계를 설정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인간의 생활을 더욱 편리하고 윤택하게 하는 일이지만, 인간의 능동적으로 해야 할 일의 구역까지 침범하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 구역을 과학자들 모두가 함께 토론해 보고 정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데이터를 기반으로 인공지능을 설정하고 생명과학 등 새로운 기술을 만듭니다. 데이터를 더욱 풍부하게 수집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윤리적 문제에 대해 다함께 고려해봐야 합니다. 어디까지가 진짜 인간들의 생활을 풍요롭게 하는 것인지 고려해봐야 합니다. 고령화 사회와 노후복지에 대한 4차 산업을 생각해 봐야한다고 생각합니다. 기술 융합을 하기 위해서는 여러 분야의 생각과 기술의 교류가 잦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브레인스토밍에서 나온 아이디어들 모두 중요한 일이겠지만, 그 중에서 우선이라고 생각하는 아이디어는 윤리적 문제를 고려해봐야 한다는 것과 인간의 능동적으로 해야 할 일들의 구역까지 침범하지 않게 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증기기관을 통한 기계적 혁명인 1차 산업혁명, 전기의 힘을 이용한 대량생산의 시작인 2차 산업혁명, 컴퓨터를 통한 자동화가 이루어진 3차 산업혁명.. 그리고 이제는 소프트파워를 통한 공장과 제품의 지능화가 일어나는 4차 산업혁명이 일어나려 하고 있다고 한다. 먼 미래과학이라고 생각했던 인공지능, 가상현실 등이 멀지 않은 미래에 주된 과학으로 작용할 것이다. 인간의 생활을 더욱 편리하게 해 주는 일들이 많이 생겨날 것이지만, 인간의 능동적인 일까지 침범할까봐 한편으로 나는 사실 조금 무섭다. 윤리적 문제도.. 4차 산업은 기술간 융합도 굉장히 중요하다고 한다. 예를 들면 디지털 세계, 생물학적 영역, 물리적 영역 간 경계가 허물어지는 ‘기술 융합’이 일어난다고 한다. 기술 융합뿐만 아니라 여러 가지 문제점에 대한 생각들을 여러 분야들끼리 같이 토론하고 융합하는 일이 중요하다고 생각 한다. 그러기 까지 얼마나 많은 충돌과, 얼마나 많은 시간이 흐를지는 모르는 일이지만. 만약 그렇게 한다면 4차 산업은 우리에게 굉장히 이로운 산업혁명이 되지 않을까?

생명과학에 종사하는 사람으로써, 4차 산업 혁명에 속하는 생명과학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한다. 생명과학에 대한 성장은 아마도 인간 중심으로 흘러갈 가능성이 크다. 인간이라는 존재는 자신의 영리나 이득을 위해 움직이는 동물이다. 물론, 인간의 이타성은 널리 알려져 있는 현상이지만 이조차도 결국 개체의 이득을 위한 행동이다. 그러므로, 생명과학 중에서도 특히 의료, 보건에 대한 인간의 무한한 관심이 나타날 것이다. 당장 CRISPR(유전자 가위) 같은 최신 기술도 자신의 유전자를 쉽게 바꿀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고 많이 자본들이 투입되고 있다. 과거의 황우석 사태에서도 보듯이 인간의 영리를 위한 일이라면 사람들은 많은 돈과 열성을 투자하고 심지어 비과학적인 태도까지 보이기도 한다. 이러한 인간의 특성을 보았을 때, 생명과학도가 취해야 할 자세는 무엇인가?
인간에 대해 과학적으로 다루는 순간 그것은 윤리의 문제가 된다는 것을 모든 과학자들이 인지하고 있어야 한다. 이를 논하기 위해 먼저 복잡성에 대한 이야기를 해야한다. 인간을 과학적으로 다룰 때에 왜 윤리적으로 위험한지는 바로 이 복잡성에 있다. 두 가지 측면에서 복잡성을 보고자 하는데, 첫째는 인간의 복잡성이고, 둘째는 생명의 복잡성이다. 먼저 인간의 복잡성에 대해서 살펴보자. 인간의 행동에 대해서 예측할 때 쉽게 예측할 수 있는가? 그렇지 않다. 과학이라는 것은 일정한 통제 하에서 어떤 한 원인에 의해 결과가 어떻게 바뀌는지를 살펴봄으로써 어떤 이론에 근거를 제시해주는 것이 과학의 큰 일 중 하나이다. 인간이 만들어내는 현상은 엄청난 많은 경우의 수가 있고, 일정한 통제를 만들 수 없기 때문에 쉽게 예측할 수 없다. 생명과학도 그러하다. 생명과학을 연구할 때는 조건을 통제하여 실험하지만, 이를 실생활에 적용하는 기술이 되어 실제 우리 삶에 적용 될 때는 이야기가 달라진다. 예를 들어, CRISPR에 의해 아토피를 고쳤다 치자. 그 사람은 아토피는 고쳤지만, 면역력이 떨어지는 부작용을 겪게 될 수도 있다. 또는 CRISPR 처치를 받은 사람과 결혼한 사람의 자식이 잘못 될 수도 있다. 여기서 CRISPR에 대한 반감을 표시하자는 것은 아니지만, 새로운 기술이 만들어지려면, 어떤 이론이 긴 세월속에서 많은 증거를 바탕으로 확립되는 것처럼 오랜 시간동안 기술 적용에 대해 연구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측면에서 과학자들은 인간의 편리함을 위해 과학을 기술에 이용할 때는 조금 더 면밀히, 오랜 시간 동안 투자와 연구를 통해 확립시켜 나아가야 한다.

생명과학과 관련된 미래 산업 및 상품, 기술, 직업 상상해보기
- 유전자 미장이 : 유전자를 기호에 맞게 조작해준다. 고통 받는 질병들과 같이 꼭 필요한 것에만 적용시켜야 할 것 같다.
- 유전자 조작 농산물 (GMO) : 지금도 활용되고 있지만, 앞으로 더 시장이 커질 것 같다. GMO식품은 무조건 위험한 것이 아니라 잘 연구되고, 생산 관리가 잘 되면 충분히 인간의 삶의 질에 기여할 수 있다.
- 암 진단 키트 : 요즘 약국에서도 대장암 진단 키트를 싼 가격에 팔고 있다. 그리고 NK(?)키트 같이 암 진단 키트를 TV 광고에서도 하기도 한다. 앞으로는 더 정교하고 다양한 키트가 개발 될 것 같다. 조기 진단은 누구나 알고 있는 암 예방 방법이니까
- 수생태계 모니터링용 물고기 로봇 : 물론 비슷한 용도로 개발된바 있지만, 우리가 연구자로써 원하는 로봇은 강을 헤엄치며 다니며 어류나 수생태계 영상을 확보하고 수질검사도 로봇내에서 실시하여 데이터를 보내준다. 또한 eDNA 기술로 물에 녹아있는 DNA를 통해 어떤 생물이 살고있는지도 알 수 있다. 화학물질이 유출되면 해당 위치의 공장에 제제를 가한다. 이러한 기능이 있는 로봇을 개발하면 연구와 삶의 질이 높아질 것이다.
- 생태계 모니터링 드론 : 드론을 이용한 생태계 모니터링을 한다. 식생 조사 같은 경우 사진을 찍어서 조사를 많이 하는데 드론이 찍어주면 인간이 가기 힘든 곳까지 조사가 가능하다.
- 유전자 특정 매칭 시스템 : 유전자 궁합을 연구하여 유전자에 맞는 짝을 찾아주는 시스템 혹은 결혼 전문 매칭 회사등이 유행할 수도 있다. 유전자 궁합이란, 남녀간의 이끌림 뿐만 아니라 낳을 자손의 건강성까지 고려해야 한다. 이러한 측면에서 보았을 때, 유전자 궁합 정보가 매칭 성공률을 높여줄 수도 있다.
- 유전자 맞춤 향수 : 페로몬 향수라고 팔리는 제품들은 거의 다 허구로 드러났다. 오히려 유전자 맞춤 향수를 쓰면 다른 향수보다 이성을 더 유혹하기 쉽다는 식으로 광고가 가능하다. 그 효과는 아직 쉽게 상상하기 힘들다.
- 유전자 맞춤 인생 설계 : 여러가지 유전자에 대해 밝혀지고, 개인 분석 비용이 싸지면 유전자 맞춤 인생 설계가 철학관을 뛰어 넘을 것이다. 예를 들어 유전자를 분석하여 당신에게 수명, 맞춤 직업, 맞춤 배우자, 자식 수, 기대 연봉 등을 알려준다면 누가 철학관을 가랴
- 논문 써주는 기계 : 기계가 될지 인공지능이 될지는 모르지만, 데이터를 넣으면 알아서 논문을 써주는 기계가 나올지도 모르겠다. 요즘 AI기반 신문 기사도 있다던데, 논문도 가능할 것 같다.
- 유전자 맞춤 운동선수 : "이 선수는 축구선수로써 더 유망하고, 포지션은 윙어가 좋겠다."식의 결과가 유전자 맞춤 선수 분석 리포트에 나올 수도 있겠다.
- 유전자 맞춤 화장품 : "아 요즘 화장이 너무 뜬다…" 많은 여성들의 고민인 화장. 화장도 유전자 맞춤 제품이 나오면 어떨까? 더 이상 뜨는 화장에 고민 할 필요가 없다.
- 생명과학 전도사 : 생명과학 지식과 연구를 대중들에게 쉽게 전달해주는 직업이 생겼으면 좋겠다. 생명과학의 전파는 지식의 불균형을 해소하고 소비자를 등쳐먹는 기업이 없도록 해줄 것이다.

구성원 모두가 버릴 의견이 없이 모든 의견이 좋다고 생각했다.
스토리텔링에서는 가능한 많은 의견을 넣어보고자 했다.

스토리텔링

어떤 여자 고등학생의 일기

2080년 6월 12일
오늘 아침은 씨리얼을 먹었다. 엄마는 씨리얼에 적힌 GMO로고를 보면서 “예전엔 GMO라면 무서워서 먹지 않았는데 요즘엔 그냥 먹게 돼.”라고 하셨다. 요즘엔 GMO가 안 적힌 게 없다. 오랜 시간에 걸쳐서 안전하다고 밝혀져서 그런가보다. 명절에 되면 할머니만 GMO를 싫어하신다.
엄마가 내일 병원에 가서 유전자 검사를 해보자고 하셨다. 요즘은 누구나 다 한다면서. 그 병원이 유전자 맞춤 진로 상담을 해준다고 했다. 나는 계속 그림을 그리고 싶은데 가망성이 없다고 하면 어쩌지?
학교에서는 오늘 야자 감독용 드론이 설치되었다. 요즘 드론으로 생태계 조사도하고 한다던데 저걸 야자감독에 쓰다니 정말 한숨이 절로 나왔다. 기술이 발달이 무조건 좋은건 아니구나. 드론이 날아다니면서 자는 애들을 툭툭 쳐서 깨웠고, 휴대폰 만지는 애들은 휴대폰을 압수 했다. 휴대폰을 안주려고하니 드론이 화면을 통해 화상채팅으로 담임 선생님과 부모님에게 전화를 걸려고 했다. 다들 낼 수 밖에 없었다. 야자 도망가는 애들은 드론에 의해 사진이 찍혔다. 내일 아마 벌점이 내려질 것 같다.
집에 도착하니 티비 광고에 재밌는 것을 했다. 유전자 맞춤 매칭으로 결혼한 연예인 부부가 매칭 업체 광고를 하고 있었다. 이 부부처럼 잘 된 케이스도 많지만, 간간히 부작용을 호소하는 부부들의 이야기가 담긴 기사도 있다. 나는 연애결혼 해야겠다.
아빠는 요즘 빨리 퇴근하고 오신다. 예전엔 논문 쓴다고 늦게 들어오곤 했는데, 요즘은 논문 쓰는 AI 시스템이 써줘서 시간이 많이 줄었다고 한다. 아빠는 늘 어떤 데이터를 얻는게 중요한가 말씀하신다. 내가 봤을 땐 자기가 영어를 못해서 그런거 같은데.
내일은 생명과학 전문 강사인 도긴수 선생님이 우리 학교에 특강을 오신다. 너무너무 기대하고 있다. 생명과학은 지금 이세상에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학문이다. 요즘 생명과학의 신기술인 염색체 비분리 억제 기술을 설명해주신단다. 노산이 늘어나는 시대에 염색체 비분리 현상은 다운증후군을 유발하므로 굉장히 중요한 문제이다. 엄마도 나를 45세에 낳았으니 말이다.

2080년 7월 24일
방학도 중반을 넘었다. 기상 이변은 옛말이 되었고, 이제 여름엔 평균 40도에 육박하여 거의 나갈 수가 없다. 티비를 보니 물고기 로봇이 녹조로 인해 고장이 잦아지고 있다고 한다. 이제 녹조에 강한 로봇을 만드는 것이 관건이 되겠군.
이번주 주말은 부모님의 결혼 기념일이다. 선물을 고민하다가 암 진단 키트를 사드려야 겠다. 요즘은 이쁘게 생긴 키트들도 많다. 가격도 많이 싸져서 살만 할 것 같다. 아빠는 술을 많이 드시니까 특히나 빨리 해봐야겠다. 오늘 아침에 엄마 아빠 두 분다 화장실을 내주지 않았다. 고질적인 과민성 대장 증후군 때문이다. 나는 아무 이상이 없는데, 그건 내가 어릴적에 유전자 조작술을 시켰기 때문이라나. 여튼 나만 대장에 있어서는 우리집에서 정상인이다.
오늘은 친구들과 만났다. 엄마아빠의 화장실 점령 때문에 약속 시간에 좀 늦긴 했다. 수지는 유전자 맞춤 화장품인 진스킨을 샀다고 자랑했다. 수지 엄마가 어릴 때부터 관리해야 된다고 거길 데리고 갔나보다. 수지한테 물어보니 피를 뽑아 검사한 다음 거기에 맞는 화장품을 추천해줬다고 한다. 그래도 진스킨은 좀 싼편에 속하는데, 다른 유레아진, 수려진 같은 제품은 아예 개인 맞춤형 제품으로 생산해서 주니 엄청 비싸다. 나는 엄마가 추천해준 로션과 스킨, 선블락을 바르고 있다. 엄마는 이미 유전자 맞춤 화장품을 써봐서 나도 그걸 쓰면 된다고 우기고 있다. 내 생각엔 다를 것 같은데... 나중에 꼭 검사해봐야겠다.
저녁에 집에 가니 이상한 향수 냄새가 났다. 알고보니 결혼 못한 외삼촌이 와있었다. 대구 출장 온 김에 들렀다고 했는데 향수냄새가 너무 지독해서 물어봤더니 유전자 맞춤 향수란다. 결혼 못해서 저런 것도 사는구나 하면서 생각하니 불쌍했다. 내가 봤을 땐 성형을 하는 게 더 낫다고 생각한다.
자기 전에 앞으로 내가 무엇을 할지 상상해보았다. 저번 달 유전자 검사에서는 그림을 그리는 것이 적성에는 맞지만, 전통적 미술보다는 상업적인 일러스트레이터 쪽이 더 유망할 것이다라고 나왔다. 나도 생각해보니 좀 더 개방적인 미술이 나을 것 같아서 여러 잡지도 읽어보고, 정보도 검색해보고 있다.
나는 앞으로 어떤 직업을 가지게 될까? 정말 유전자는 이미 알고 있을까?

만남후기

  • 석호영

    바쁜 와중에도 모두들 모여 생명과학의 미래에 대한 토론을 하여 뜻 깊은 시간이었습니다. 제공해주신 기회 덕분에 연구실에 좋은 토론 문화가 정착될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 이윤정

    좋은 사람들과 맛있는 음식을 먹으며 편안한 분위기에서 미래를 위한 ‘생명과학’에 대해 토론 할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고맙습니다 ^ ^

  • 전형배

    이런 좋은 기회를 제공해주셔서 감사하며, 앞으로도 이런 뜻깊은 자리가 마련되었으면 좋겠습니다.

  • 배한규

    사실 이러한 계기가 주어지지 않으면 만나서 토론하기가 어려운데, 코젠 데이 덕분에 좋은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또한 비슷한 분야에 관심있는 사람들과 생산적이고 흥미로운 이야기를 할 수 있어서 좋았다.

  • 원하리

    좀 더 편하게, 좀 더 나은 모습으로… 우린 현재 보다 더 나은 삶을 위해서 노력합니다. 그래서 발전이 있었습니다. 다 먹고 살기 위해서! 저 처럼 먹고 살기위해 연구하는 사람에게 그 에너지인 음식을 먹으며 지적능력을 발휘하게 해주는 프로그램에 참여하게 되어 기쁘게 생각합니다. 때로는 늘 생각하는 것에서 벗어나는 것도 좋네요. 좋은 기억 안고 갑니다. 감사합니다.

  • 박슬기

    맛있는 음식을 먹으면서 토론도 할 수 있는 좋은 기회여서 좋았습니다.

  • 김동영

    생명과학이 4차 혁명 시대에 어떤 역할을 할 지 생각해본 좋은 시간이었다. 아주 큰 돈을 나와 연구실원들에게 미각의 아름다움을 경험하게 해준 코젠 데이의 노력에 감사드린다.

  • 김현지

    배가 터질 만큼 맛있는 음식들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 :-)! 자연스러운 분위기에서 풍부한 이야기를 할 수 있도록 만들어준 멋진 자리인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