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센

4차 산업혁명으로 치과의사들의 운명은 어떻게 변할 것인가?

스마트 덴티스트

김혜은(hyessi)
포함 6명 대한민국, 광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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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o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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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텔링

치과 의사의 진료 10분 전

모니터를 간절하게 노려보지만 저 빌어먹을 기계가 나에게 커피를 내어줄 리는 만무하다. 이렇게 아쉬워 질 줄 알았다면 내 health care IoT의 단계를 그렇게 높게 설정해 두지 않았을 텐데. 다음 날 수술이 잡혀 있으면 되도록 숙면을 취하는 것이 좋기 때문에 전날 점심 이후의 카페인 섭취 설정에 제한해 두었었다. 내가 미쳤지라고 후회해봐야 이미 소용없다. 두 손으로 눈 두덩이를 누르고 마른 세수를 해본다. 손목에서 가벼운 알람음과 함께 얼굴피부의 수분도가 떨어졌으니 로션을 바를 것을 알려 온다. 제기랄, 당장 수분도를 높일 수 있는 행위를 뭐라도 하지 않으면 의사의 외모관리가 병원의 수입과 정비례한다는 믿음을 가지고 있는 원장이 뭐라도 폭풍잔소리를 퍼부을 것이다. 물티슈로 대강 얼굴을 정돈하고 로션을 원장의 볼딱지라도 되는 것처럼 꾹꾹 꼬집듯이 짜서 얼굴에 바르자 빌어먹을 알람이 드디어 입을 닥치고 피부상태가 정상임을 알리는 녹색불이 잠깐 점멸하고 사라진다.

원장의 폭풍 잔소리를 들을 때마다 아버지의 세대처럼 개인병원이라도 하고 싶다는 간절한 욕망이 솟아오르지만, 그래봐야 헛된 꿈이고 희망이 된지 오래이다. 우리 병원에 등록된 환자의 생활습관과 건강상태는 실시간으로 관찰되어 개인형 스마트기기를 통해 남극에 있는 구글 슈퍼컴의 중앙 서버에 모이고, 전 세계에서 모인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설정된 모니터링 프로그램에 의하여 중앙 서버가 오늘 우리 환자의 상태가 정상인지 아닌지, 이상이 관찰되었다면 가장 가능성 있는 질병이 무엇인지 까지 분석하여 다시 병원의 서버로 보내준다. 그리고 내가 주치의로 담당하는 환자들의 상태는 나의 스마트 기기로 전송된다. 이 환자 맞춤형 의료지원은 어머어마한 편리성을 부여해주기는 했지만 대신 의사 고유의 능력이라고 생각되던 진단의 영역을 빼앗아버림으로써 정신과 의사를 제외한 거의 대부분의 의사들을 단순한 기술자로 전략시켜 버렸다. 이제 의사들은 스마트기기로 전송되어 오는 매뉴얼에 따라 환자 개개인에 맞는 의료적 조치를 취하여주는 기술자 이상도 이하도 아니게 된지 오래다. 게다가 구글은 병원이 지불하는 액수에 따라 제공하는 정보의 수준에 심하게 편차를 주는 전략을 취하고 있으므로, 구글이 요구하는 엄청난 정보비를 지불할 수 있을만한 능력을 가진 대형병원만이 살아남을 수 있게 된지도 이미 오래이다. 내가 근무하는 치과병원 역시 글로벌기업이 전세계적인 체인을 가지고 운영하는 병원중의 하나이다.

가벼운 한숨과 함께 비릿한 풀냄새가 딱 질색이지만 내 바이오리듬에 맞추어 가장 이상적이라고 분석된 국화차를 탕비실에 주문하고 모니터를 바라본다. 10분 후에 도착예정인 손님의 차트를 열자, 그 분의 칫솔질의 패턴과 횟수, 먹은 음식의 양과 종류, 수면 중의 이갈기와 긴장하면 턱에 힘을 주거나 입술을 깨무는 습관 등이 개인형 스마트기기를 통하여 측정되어 분석된 데이터가 일목요연하게 정리되어 보여준다. 가볍게 분석이라고 쓰인 아이콘을 클릭하자 지난번 진료기록과 비교하여 그 동안에 발생되었을 치아의 마모도나 턱관절 손상도 따위의 예상데이타가 그려지고, 오늘 어떠한 치료들이 필요할지 예측진단과 치료매뉴얼이 내 스마트기기로 전송되어 왔다. 여기에 더불어 빨간색 글씨로 추가 지시사항들이 모니터에 나타났다. 이 환자의 경우 구글에 개인적으로 비용을 추가적으로 지불하고 스페셜 케어를 받는 사람으로, 치과적 치료외에도 가지고 있는 다른 지병들에 대한 데이터와 더불어, 의사와 이야기할 때 눈을 마주치며 이야기하는 것을 좋아한다는 것과 되도록이면 신체접촉을 싫어하니 피해줄 것과 같은 개인적인 취향에 대한 정보가 떠오른다. 내가 차리라 기계였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실제로 스케일링과 거의 대부분의 간단한 치료들은 기계가 대신하고 있기는 하지만, 사실상 상당히 금전적으로 부유하거나 다른 합병증 등으로 매우 예민하고 섬세한 치료를 해야 하는 경우의 환자들은 여전히 나와 같은 인간 의사들을 고용하여 치료를 받는 것을 선호한다.

가벼운 노크와 함께 탕비실 소속 로봇이 국화차를 배달해 준다. 이 컵 역시 스마트기기로 내가 입술을 대자마자 체온과 맥박을 체크하고, 혈류의 흐름을 분석하고, 내 입안의 미생물 농도를 체크하여 그 데이터를 구글과 내 내과 주치의에게 전송할거다. 그리고 마시는 패턴과 남은 양을 체크하여 국화차 회사로 데이터를 송신하겠지. 차회사는 이렇게 모인 개인별 데이터를 모으고 분석하여 내년에 재배할 국화들의 종류와 양을 결정할 것이고, 나는 비교적 내 입맛이 맞는 국화차의 카달로그와 샘플을 받아보게 될 거다. 뭔가 가슴이 답답하다. 편리하지만 재미라고는 1도 없는 세상이다.

만남후기

  • 김혜은

    맛있는 식사와 맛있는 대화! 4차산업혁명이라는 무거운 주제에도 불구하고 오랜만에 유쾌한 대화가 재미있었어요. 생각보다 우리가 새로운 문명에 대하여 아는 것이 없고 막연한 자세로 대처하고 있음을 깨닫기도 하고 앞으로 엄청나게 현실감있게 변화될 미래가 두렵기도 했지만 매우 유익한 시간이었습니다.

  • 안규현

    실험방에서 하는 실험말고 새 아이디어를 생각해보는 계기였다. 식사도 맛있게 하고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

  • 김서진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 4차 산업혁명에 대해 진지한 애기를 나누며 많이 배울 수 있었던 시간이었습니다.

  • 지형준

    앞으로 다가올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해나가 새로운 발전동력을 선점해야 한다는 결론을 얻었습니다.

  • 황유경

    평소 이런 주제에 대해 얘기 나눌 기회가 없었는데 맛있는 식사와 더불어 유익하고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

  • 조혜중

    의공학을 전공한 사람으로써, 4차산업혁명에 대한 새로운 이해도와 폭 넒은 생각들을 공유할 수 있어서 좋았던 시간이었습니다. 여러 전공자들과 함께 특히, 생물학전공 선생님들과 정보를 공유함으로써, 앞으로 4차산업에 대한 응용과 앞으로 나아갈 방향들을 함께 토론 할 수 있어, 새로운 아이디어도, 많이 얻을 수 있어 행복한 시간이었습니다. 이런 자리를 마련 할 수 있게 도와주신 코센에 감사 드리며, 코센 파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