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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 도쿄대학 응용화학전공 박사과정 생활

    박치언 (sksla95)

    안녕하세요! 저는 도쿄대학 대학원 응용화학전공 박사과정에 유학을 하고 있는 박치언입니다. 이 기사에서는 제가 일본에서 어떤 유학생활을 보내고 있는지에 대해 소개드리려고 합니다. 우선 제가 일본 유학을 선택한 이유는 세가지였어요. 첫번째, 문화적으로 잘 맞았기 때문입니다. 저는 야구를 좋아하는데요, 일본에서라면 좋은 인프라에서 야구를 하며 행복한 시간을 많이 보낼 수 있을 것 같았어요. 두번째, 호기심과 도전이었어요. 저는 여행을 좋아하는데요, 유학 전 일본에 여행을 왔을 때, 일본은 지역별로 특징이 강한 것을 느꼈어요. 미지의 일본 땅을 정복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세번째, 자립성의 강화였습니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유학은 혼자서 모든 것을 다 해야합니다. 집안 정리, 학교 생활, 취미 생활, 관공서 등 대부분의 일은 누군가에게 물어볼 틈도 없이 혼자서 답을 찾아 해결해야 해요. 이런 이유들로, 일본 유학은 재미를 느끼면서도 성장을 추구할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저는 지금 현재 도쿄대학 대학원에서 박사과정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학부는 큐슈 대학이라는 곳을 나왔는데, 세 가지 이유로 도쿄대학 대학원에 진학했어요. 첫번째 이유는, 취직과 관련된 분야의 연구를 하고 싶었습니다. 현재 소속한 연구실은 유기 화합물의 구조 분석 기술을 개발하였는데, 이 기술을 이용해서 사기업과 함께 공동 연구를 하거나 교류를 하고 있습니다. 산업계에서 응용 가능성이 커 보였어요. 두번째 이유는, 종합적으로 연구실의 생활 환경이 좋았기 때문입니다. 교수님은 한 분야를 개척한 선구자셨고, 연구 시설도 좋았으며, 장시간 노동 강요나 실적 압박같은 분위기도 없었기 때문입니다. 세번째 이유는, 도쿄 생활을 해보고 싶었습니다. 학부는 비수도권의 대학이었는데, 여행을 많이 다닐 수 있는 점은 좋았지만 평소의 생활에는 단조로운 부분을 느꼈던 것 같습니다.   대학원에서 하고 있는 연구에 대한 설명을 드리겠습니다. 생물학과 화학의 교차점에서, 우리는 생물들이 만들어내는 다양한 천연물을 연구합니다. 이러한 천연물들은 유전 정보에 의해 결정되며, 이를 통해 특정 유전 정보를 가진 생물을 통해 다양한 천연물을 인공적으로 얻어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얻어낸 천연물이 어떤 분자 구조를 가지고 있는지 파악하는 것은 매우 복잡하고 시간이 많이 걸립니다. 여기서 'Crystalline Sponge Method' 기법이 등장합니다. 이 방법은 천연물의 분자 구조를 분석하는 데 사용되는 빠르고 효율적인 방법입니다. 이 기법을 이용하면, 천연물의 분자 구조를 훨씬 빠르고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게 되어, 전체 연구 과정의 워크플로우를 개선하게 됩니다. 이는 우리가 더 다양한 천연물을 빠르게 분석하고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됩니다.서론이 길어졌습니다. 일본 유학 생활에 대해서도 소개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저는 야구를 좋아합니다. 사실 일본에 오게 된 계기도 야구의 역할이 컸었어요. 학생 때 청소년 야구를 자주 하다 보니, 일본의 고시엔 같은 야구 문화에 흥미를 가지게 되었고, 몇 번 여행을 해본 뒤 일본에서 살며 야구를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어요. 그리고 도쿄에 와서 그 꿈을 이루게 되었습니다. 실제로 도쿄에서 사회인 야구를 해보니, 시내에도 잘 정비된 야구장이 많아 쾌적하게 즐길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운이 좋으면 요코하마 스타디움이라고 하는 프로 야구장에서 야구를 할 기회를 얻기도 합니다. 세번째 사진은 좀 특이한데, 할로윈이라서 코스프레 야구를 했습니다. 야구 뿐만이 아니라 축구나 농구 등의 일본의 생활 체육, 취미 인프라는 타의 추종을 불허합니다. 저는 이것이 표면상으로는 보이지 않는 일본의 강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야구를 하며 팀원들과도 많이 친해져, 고민을 상담하고 쉬는 날에도 같이 놀러 가기도 하는, 가족 같은 존재가 되었습니다. 제가 사교성이 좋은 편이 아니라서 이렇게 야구를 통해 좋은 사람을 많이 사귈 수 있어 너무 기쁘게 생각합니다.   일본의 새해맞이 문화에 대해 설명드릴게요. 일본에는 한 해의 마지막 날에 소바를 먹고, 한 해의 첫날에는 신사에 방문하는 풍습이 있습니다. 소바를 먹는 이유는 다음 년도의 악운을 잘라내기 위함이라고 하네요. 야구 팀의 멤버들과 함께 이 시간들을 같이 했습니다. 12시에 카운트다운을 하고, 아침 일찍 일어나서 신사에 가고, 야구인답게(?) 캐치볼도 했습니다. 일본은 문화적으로 이런 소소한 풍습, 이벤트들이 엄청 많은 것이 특징인 것 같습니다. 일본은 최근 한류 붐과 함께 한식을 접하기 쉬워졌지만, 맛에 대해서는 본토의 맛이 나지 않아 아쉽습니다. 다른 국가들은 어떨지 모르겠네요. 하나 확실한 것은, 일본에 있는 한식의 90%는 '일본인들을 위한 한식' 이라는 것입니다. 맛이 미묘하게 일본 스타일입니다. 예를 들면, 매운 맛이 단 맛이 많이 느껴지는 매운 맛으로 리믹스되고는 합니다. 물론 간편하게 접할 수 있다는 것에 대해 감사하게 느낍니다. 일본에서는 벚꽃을 보기가 쉬워, 길가다가도 예쁜 풍경이 나타나고는 합니다. 벚꽃이 피는 시기가 3월말~4월초인데요. 이는 일본의 신학기, 신년도(분기 기준)이기도 해서 새로운 시작이 느껴지는 시기이기도 합니다.   유학 생활에서 가장 중요한 건 집 계약이죠. 기숙사를 나와 원룸으로 이사를 했습니다. 일본은 방 빌리는게 복잡하고 돈이 많이 들어요. 우선 복잡한 것에 대해서는, 심사와 보증 제도가 있기 때문입니다. 제가 경제적으로 낼 여력이 있는지, 연체 시에는 누가 그 연체 금액을 지불하는지가 평가됩니다. 저는 다행히 학교에서 펀딩을 받고 있어서 보증 회사를 통해 계약했답니다. 유학생의 경우는 연체후 본국으로 도망치는 경우나, 트러블(문화, 식사, 종교적)이 간혹 있어서 엄격한 편이라고 합니다. 돈이 많이 드는 부분에 대해서는, 중개비 이외에도 열쇠 교체비, 클리닝비, 집주인 사례비, 보험비 등이 들어갑니다. 그래서 초기 입주 시에 월세의 2~3배 정도를 이런 잡비용에 지불하고는 합니다. 해외에 살다 보면 다양한 일을 겪어요. 야구를 하고 집에 돌아가고 있을 때 였습니다. 뒤에서 큰 충격이 느껴지더니 제 몸이 앞으로 날아갔습니다. 그 짧은 시간동안 '음주운전인가? 이대로 앞차한테 내 몸이 박히는건가?'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다행히도 음주운전은 아니었고 앞으로 넘어진 정도로 끝났습니다. 난생 처음의 교통사고여서 사고 후에도 20분 정도 쇼크를 받아 있었던 기억이 납니다. 뒤 운전자의 전방주시 태만으로 0:100의 추돌 사고가 일어났더라구요. 다행히 몸은 멀쩡했고 들어있던 보험과 변호사 특약을 통해 적절한 보상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전 한국에 들어가면 친척들과 지인을 만나고 잡무를 처리 합니다. 길게, 자주 들어가기는 힘들다 보니, 짧은 기간 동안 몰아서 만나야 합니다. 그리고, 해외에 살다 보니 핸드폰 본인 인증이 안되서 은행 행정 업무 같은 경우도 한국에 있을 때 처리를 해야 합니다. 쉬러 들어가는데 어째 쉰 느낌이 안 들기도..!!  해외에서 보내는 생일은 각별합니다. 야구 팀 멤버들과 친해지고 나서는, 서로의 생일마다 정성이 담긴 생일 선물을 준비해주었습니다. 저 같은 경우는 맴버들이 도화지에 그림을 그려주었어요. 현관문에 붙여놨는데 아침에 나갈 때마다 고마움을 느끼고는 합니다. 다른 멤버들 같은 경우는 생일 케이크를 직접 만들어 주거나, 종이 트로피를 만들어 주고는 했습니다.   금,토,일을 이용해서 아키타현의 불꽃 축제를 보러 갔습니다. 가면서 이와테현의 명물 왕코 소바 가게를 들렀어요. 왕코 소바는, 점원이 계속해서 한입정도 양의 소바를 그릇에 담아주고, 손님은 빨리빨리 먹어나가는 일종의 음식 엔터테인먼트 입니다. 왕코가 멍멍이란 뜻인데 이 모습이 주인과 멍멍이처럼 보여서 왕코 소바라는 별명이 붙은 것 같아요. 전 60그릇 정도였는데 같이 간 형님은 거의 100그릇 가까이 먹었습니다.. 불꽃축제도 재밌게 봤습니다! 포장마차에서 맛있는 것도 먹어서 여름을 만끽할 수 있었어요.  우연한 기회에 한국어 능력 시험 자문 위원을 할 기회를 얻기도 했어요. 요즘 일본은 한국 문화 인기가 폭발해서 한국어 능력 시험도 매 회 역대 최고 수험자 수를 갱신하고 있습니다. 역시 대사관 관계자 분들도 이 기회를 잘 살리고 싶어하세요. 저는 자문 위원으로서, 트위터나 유튜브같은 SNS의 도입과 관련하여 자문을 드렸습니다.   저는 도쿄대학한국인유학생회의 대표를 맡고 있기도 합니다. 해외 유학까지 가서 한국인들이랑 어울릴 필요가 있는 지에 대해 의문을 갖고 계신 분도 있을 것 같아요. 저는 적당한 선에서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한국 유학생의 진로에 관해 답을 주거나 상담할 수 있는 사람은 한국 유학생 밖에 없기 때문이에요. 예를 들면 한국으로 돌아가서 취업을 하려면 어떻게 해야하는가? 같은 질문처럼요. 저도 도쿄대학 대학원에 진학할 수 있었던 계기가 한국인 선배의 조언이었습니다. 또한 유학생회 경유로 기업 리쿠르팅 겸 설명회가 열리기도 합니다. 정말 드문 기회이긴 한데, LG화학에서 수년에 한번씩 도쿄의 호텔을 잡아 일본 각지의 이공계 유학생을 초대하는 행사가 있어요. 저는 학생회 경유로 운 좋게 행사에 갔는데, 신학철 LG화학 CEO님과 같은 테이블에서 행사를 참여하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저는 적당한 선에서 교류가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있고, 학생회 활동을 통해 이러한 교류를 제공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일본에 살면 좋은 한일 관계를 위해 노력하시는 분들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되어요. 그리고 한일 관계를 잘 쌓아나가는 것이 어렵다는 것도 알게 됩니다. 한일 관계를 위한 심포지엄에 스태프로서 참여한 적이 있는데, 우리나라는 우리나라만의 고충이 있고, 일본은 일본만의 고충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언급하지 않겠습니다만, 일부 언론이 조장하는 대결 구도에서 한 치 떨어져, 객관적으로 정보를 직접 찾아볼 필요가 있다는 것을 느낍니다.  일본에서의 유학 생활은 쉽지 않지만, 그만큼 보람찬 경험을 하고 있습니다. 문화의 차이를 체험하며 개인적으로 성장할 수 있었고, 다양한 사람들과 교류하며 인간적으로도 많이 배울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모국과 다른 환경에서 끊임없이 도전하며, 편안함을 넘어 새로운 것을 배우는 가치를 깨닫게 되었습니다.이렇게 각종 문화, 연구, 인프라, 도전의 기회를 접하며 보내온 일본 유학 생활은 저에게 많은 성장의 기회를 주었습니다. 도쿄대학 대학원에서의 연구 활동은 저의 전문성을 향상시키는데 큰 도움이 되었고, 야구를 통해 만난 사람들과의 소중한 인연은 저의 삶을 더욱 풍요롭게 만들어주었습니다. 마지막으로, 도쿄대학 한국인 유학생회의 대표로서의 경험은 리더십을 키우는 데 있어 중요한 역할을 했습니다.결국, 저의 일본 유학 생활은 새로운 문화를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과정, 도전과 실패를 통해 성장하는 과정, 그리고 이 모든 것을 나눌 수 있는 동료들과의 관계 형성이라는 중요한 과정을 모두 포함하고 있습니다. 이것이 바로 저의 일본 유학 생활의 소중함입니다. 앞으로도 저는 이러한 경험들을 바탕으로 계속 성장하고, 앞으로의 도전에 더욱 당당하게 대하려 합니다. 그리고 언제나 자신이 어디에 있든, 어떤 환경에서든 새로운 것을 배우고, 그 경험을 누군가와 나누는 가치를 잊지 않으려 합니다. 이것이 바로 저의 일본 유학의 결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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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Y BOOK

파운데이션 (Foundation)

아이작 아시모프 저

저는 정강수 님으로부터 릴레이 북을 이어받은 김은정입니다. 프랑스 국립과학연구센터(CNRS)에서 전산분야 연구원으로 일한지가 벌써 12년이 되어 갑니다. 알고리즘 설계, 복잡도 분석, 그래프 및 조합적 대상들의 성질 분석과 응용 등을 주로 연구하고 있습니다. 제가 연구하는 이론 전산 분야에서는 조합적인 대상들로 이루어져 있고 적절한 질서, 즉 수학적 규칙이 부여되어 있는 세계를 연구합니다. 이런 수학적 세계는 마치 실재하는 현실 같아서, 저 같은 연구자들은 그 세계에서 일어날 수 있는 일들을 탐구하고 이를 바탕으로 유용한 응용을 개발하기도 합니다. 물론 만들어진 수학적 세계가 우리 인간이 발 딛고 있는 현실과 깊은 연관이 있고 현실 문제를 해결하거나 새롭게 바라볼 수 있는 실마리를 갖고 있도록 설계하면 더욱 바람직하겠지요. 소설 중에서는 SF 등의 장르문학을 좋아하는데, 어떤 질서를 가진 세계를 새롭게 설정하고 그 안에서 일어날 수 있는 일들을 탐구하며 이를 통해 인간과 인간 사회의 조건을 되돌아보는 등이 제가 하는 연구와 무척 닮았습니다. 제가 선택한 책은 아이작 아시모프의 파운데이션 시리즈입니다. 이 작품은 에드워드 기븐 (Edward Gibbon)의 로마제국 흥망사로부터 영감을 받아 집필했다고 알려져 있고 SF (과학소설)의 고전 중 하나입니다. 파운데이션 시리즈나 SF 작가 아이작 아시모프가 낯설더라도 로봇 3원칙은 들어본 적이 있을 겁니다. 혹은 윌 스미스가 주연을 맡은 “I, Robot”이라는 영화는 어떤가요. 영화 “I, Robot”의 원작이 바로 아이작 아시모프가 쓴 I, Robot 시리즈입니다. I, Robot 시리즈는 90년대 초반에 “로봇”이라는 제목으로 현대정보문화사에서 6권짜리 시리즈로 출간했는데 아쉽게도 지금은 절판되었습니다. I, Robot은 지금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현재와 비교적 가까운 미래를 배경으로 합니다. 인류는 서서히 쇠망해가는 지구로부터 영역을 넓혀 수십여개의 행성에 자리를 잡았고 일반 지능을 가진 로봇들이 활발하게 개발, 생산되며 사회의 주요한 구성원으로 활동하는 시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파운데이션은 이로부터 약 2만여 년이 지난 시점의 이야기입니다. 파운데이션의 세계에서는 인류가 이미 알려진 우주 곳곳에 퍼져 있고 은하 제국의 통치 하에 번성하고 있습니다. 또한 모든 인간이 ‘지구’라 불리는 하나의 행성에서 기원했고 ‘로봇’이라는 인간과 비슷한 기계 장치가 있었다는 이야기는 어리석은 전설 혹은 터부로 치부됩니다. 은하 제국의 힘이 절정에 달한 듯이 보이는 시점에 해리 셀던이라는 수학자가 심리역사학이라는 이론을 제시하며 등장합니다. 하나의 계가 충분히 복잡하고 규모가 있다면, 또 그에 대한 충분한 데이터가 있다면 계의 경로를 높은 확률로 예측할 수 있음을 증명하는 이론입니다. 이 이론을 은하 제국에 적용한 결과 제국이 쇠퇴하고 우주에 퍼져있는 인류의 문명에 약 3만년 간 암흑기가 찾아오게 됨을 알게 됩니다. 이후 셀던을 주축으로 인류의 지식과 경험을 보존할 뿐 아니라 문명의 암흑기를 최대한 단축하기 위한 일종의 ‘노아의 방주’로서 기능하는 신세계 “파운데이션”이 설립됩니다. 이 파운데이션(들!)의 이후 수백여년에 걸친 여정이 소설 파운데이션 시리즈의 테마입니다. SF의 정의는 여전히도 합의되지 않은 영역입니다. 우스갯 소리로 SF작가가 쓴 소설을 SF라고 부른다는 말이 있을 정도입니다. SF를 Science Fiction의 약어로 보는 것이 가장 흔하지만 Speculative Fiction, 즉 사변 소설의 약어로 보는 관점도 만만치 않습니다. 제가 보는 SF는, 현재를 사는 인간들이 처한 물리적 시간적 공간적 제도 역사 신체적 등등의 제약들을 해체하고 재설정한 세계에 대한 사고 실험을 풀어낸 장르입니다. 2만년의 시간 동안, 또 지구로부터 시작해 알려진 우주 전체로 인류가 퍼져나가는 동안, 그리고 이 모든 과정이 인류의 공식적 기록으로부터 사라지는 동안 일어나는 일을 다루는 I, Robot + 파운데이션 시리즈. 이 시리즈들은 제가 바라보는 이러한 SF의 정의에 충실하면서 그 매력을 멋지게 풀어내고 있습니다.    제 대학원 석사 동기이자 대학원 총학생회에서 함께 활동하기도 했던 친구 김동근 님을 다음 주자로 추천합니다. 대학원 시절, 학교 도서관에서 주는 다독왕에 몇 번이나 선정되기도 한 엄청난 독서가이기도 한 친구가 요새는 어떤 책을 읽으며 어떤 고민을 할지 궁금하네요. 자세히 보기

우주개발은 정치 프로젝트로 출발했다. 미국에서는 아이젠하워 대통령 시절이던 1957년, 소련이 쏘아 올린 Sputnik라는 이름의 인공위성이 미국 상공을 수시로 날아다닌다는 뉴스에 시민들은 경악했다. 1961년 소련의 유인 우주선에 탑승하여 지구 궤도를 무사히 돌고 귀환한 유리 가가린이 “지구는 푸르렀습니다!” 라는 소감을 발표하자, 초조해진 케네디 대통령은 취임한 지 4개월만에 급하게 우주계획을 발표한다. 최근 필자는 당시 발표 필름을 볼 기회가 있었는데, 60년대가 끝나기  전에 반드시 달에 사람을 보내는 프로젝트를 가동하겠다는 내용이었다. 그리고 그 이유가 재미있다. “그것은 쉬운 일이 아니라 어려운 일이기 때문입니다!”라고 케네디는 말했다. 달착륙을 위한 궁극적 동기는 소련보다 뒤처진 현실을 극복해보려는 것이었으므로, 과학적으로나 정치적으로 합당한 이유를 만들기가 어려웠던 모양이다. 불행하게도 2년 6개월 뒤인 1963년에 케네디 대통령은 암살된다. 부통령에서 승계한 존슨 대통령을 거쳐, 공화당 대통령인 닉슨 시절까지 집권당은 바뀌었지만 프로젝트는 초지일관으로 진행되었다. 그리고 드디어 1969년 7월 20일, 승무원 3명을 태우고 발사된 아폴로 11호는 달착륙에 성공했고 우주인 무사귀환까지 완벽하게 임무를 수행한다.최근 인도가 무인 달착륙선을 발사하여 다시 달 착륙 경쟁이 시작되는 것 아닌지 생각해보았다. 인도가 성공하면 미국 러시아 중국에 이어 4번째 달 착륙 국가가 된다고 한다. 그리고 한국도 그 경쟁에 뛰어들기 위해 준비중인 모양이다. 당장 한국은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에 맞서 미사일이나 로켓에서 뭔가 확실한 우위를 점할 필요가 있기에 정치적으로 충분히 정당성이 있고 군사적으로도 필요한 부분이다. 한편, 최근 잦은 폭우와 널 뛰듯 하는 기후를 체험하면서 복잡한 생각이 들었다. 우리는 우주보다   우리가 사는 지구를 더 깊게 이해하는 일에 연구비를 투자하는 것이 급선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보았다. 언젠가 한 항공우주공학관련 대학교수가 쓴 우주개발을 역설하는 칼럼을 읽은 적이 있다. 우주개발이 필요하다고 주장한 세가지 요점이 있었는데, 두가지는 기억이 안 나고 나머지 하나의 이유에 기가 막혀서 아직도 기억이 선명하다. 달도 아닌 화성에 우리가 가야 하는 이유는 핵전쟁이나 환경재앙 등 여러가지 원인으로 지구를 포기해야 하는 시점에 이르면 화성으로 이주하는 플랜까지 고려해봐야 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위에서 케네디 대통령이 언급한, ‘어렵기 때문’이라는 말은 약간의 추상적인 철학이나마 느낄 수 있었지만, 이 칼럼을 읽고는 좀 화가 났다.  전문가들은 자기 분야의 발전을 위해 분야별 이기주의를 추구할 수 있다고 하여도, 너무 나갔다는 생각을 지금까지 지울 수 없다. 만약 지구를 포기해야 하는 날이 온다면, 나는 화성행 우주선이 비록 안전하다고 하여도 탑승을 포기하고 여기 지구에서 죽음을 맞이할 것이다. 그리고 우리 시대 뿐 아니라 우리 자녀들의 자녀들까지 지구를 포기하는 날이 오지 않도록 내가 할 수 있는 작은 노력이라도 계속 해나갈 것이다. 물론 이제 대부분의 사람들은 경각심을 가지고 각자의 위치에서 걸맞는 노력을 하고 있을 것이다. 여태껏 지구의 건강은 아랑곳하지 않고 이익추구에만 몰두하던 거대기업들도 정신을 차리고 있어, 지금은 지구 살리기 운동에 전 세계적인 공감대가 모아진  시점이다. 이런 위중한 글로벌 재앙의 시기에 핵미사일 개발 같은 프로젝트에 메달리는 시대착오적인 국가와 개인들이 여전히 존재한다. 하지만 절대다수 국가와 개인은 지구 구하기와 지구 더 잘 알기를 위해서 열정과 진정성을 가진 노력을 이미 시작했다. 실제 지구에 대해 더 많이 알수록 지구는 우리 전체가 건강하고 행복하게 살 수 있는 더 많은 자원과 재원을 공급해줄 것이라고 나는 믿는다. (과학 이야기를 하면서 ‘믿는다’는 표현이 불편한 사람들도 있겠지만, 과학은 미지의 세계를 알고 난 후의 인식이고, 해당분야 과학을 충분히 알기 이전에 어떤 길을 가야 할 지는 자신이 믿는 신념으로 결정할 수밖에 없다. 아마도 그때의 신념은 ‘촉’이나 경험 그리고 지식이 모아진 결과일 것이다.)     별자리와 천체를 아는 것보다 과연 모두가 딛고 사는 이 지구에 대해서 우리가 얼마나 더 많이 알고 있을까? 6,300킬로미터에 이르는 지구반경의 1%인 63킬로미터도 아직 파보지 못했다. 그래서 이제는 내핵을 또 두가지로 분리하는 등 새로운 학설이 나온 모양이다. 옛날에는 지구 내부는 비어 있을 것이라는 황당해보이는 학설도 있었다. 심해에서는 괴상하고 특이한 어류가 발견되었다는 뉴스도 가끔씩 나오지만, 심해 역시 여전히 미스터리가 많다. 그래서 제발 우리 삶의 터전부터  집중해서 연구해보면 좋겠다. 사족이지만, 필자는 지질이나 해양과는 전혀 관계 없는 분야에서 일하며, 오히려 요즘에는 항공우주 관련 분야에서 일하고 있어 분야별 이기주의와는 전혀 관련 없는 주장임을 밝혀둔다. 그리고 화성에 이주할 동기와는 관련 없이 안보와 과학을 위해 우주개발도 꾸준히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다만 정치쇼의 이벤트로 기획되지 않길 바랄 뿐이다. 자세히 보기

연구실 탐방

STARCC LAB

STARCC LAB은 3차원 조직 모사 미세유체 시스템에 선구자인 분당서울대학교병원 호흡기내과 조영재 교수님을 주축으로 호흡기내과 소속 교수님들, 박사 연구원, 석사 연구원 및 박사과정생이 함께 일하고 있는 연구소입니다. 3차원 조직 모사 미세유체 시스템을 활용한 질환 평가, 약물 스크리닝과 관련한 국/내외 특허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인체유래 세포, 폐 오가노이드 기반 3차원 조직 모사 미세유체 시스템을 통해 SARS-CoV2, 급성 호흡기 질환, 폐 섬유화, 비결핵 항산균 폐질환 등의 호흡기 감염 질병 모델 개발, 신약 물질 유효성 평가 및 유해물질에 대한 독성평가와 관련된 국책 연구과제와 민간 기업연구를 중점적으로 수행하고 있습니다. STARCC LAB은 3차원 조직 모사 미세유체 시스템을 이용한 다양한 연구를 통해 호흡기 질환 검증을 기반으로 더 나아가 미세먼지, 전자담배 등의 세포독성과 인체유해성을 평가할 수 있는 기준 플랫폼 구축하고, 폐 이외에 장, 간장, 신장에까지 적용되는 확장성 있는 후속연구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동물실험을 대체할 수 있는 3차원 조직 모사 미세유체 시스템 기반 표준 검증 플랫폼 구축이 궁극적으로는 질병을 가진 환자들의 삶의 질 개선에 기여할 수 있도록 활발한 연구를 수행해 나가고 있습니다. ■ 줄기 세포, 환자유래 세포 등 인체유래세포, 동물세포 배양 - 목적에 맞는 조직 칩 개발: 대체 모델 내 2, 3차원 인체유래세포/오가노이드 배양 및 분석 - 인체 질병 모델링 및 재생의료 관련 연구 - 환자 유래 조직 내 세포 분리 및 배양 - 동물세포의 2, 3차원 배양 - 세포 대상 약물처리 및 분석 ■ 3차원 조직 모사 미세유체 시스템 기반의 연구분석서비스(예정) - 백신, 치료제 개발을 위한 맞춤형 호흡기 감염모델 제공(바이러스, 세균성 감염 등) - 호흡기질환 질병기전 확인, 치료제 개발 연구모델 제공(급성호흡기 질환모델, 세포치료제 등) - 폐 조직 외 맞춤형 조직대체모델 고도화를 통한 신약평가, 독성평가(비임상 연구분석서비스) - 단일세포 분석서비스: 인체유래세포, 오가노이드 세포 및 대체모델 내 세포 분석 ■ 국내특허 및 해외 특허 출원 - 폐암 전이능 평가 항암제 스크리닝 플랫폼 (국내 특허 출원, 해외 특허출원 준비중) - 폐장 특화 동적 환경 재현 생체 모사 미세유체칩 상용화 시스템 (국내 특허 등록, 해외 특허출원 진행중) ■ 대표 연구장비 - gentleMACS Dissociator : 조직 내 세포 분리 - 10X Chromium : 단일세포 분석 - Tape Station : 단일세포 분석 QC - Leica THUNDER imager : 3차원 조직 모사 미세유체 시스템 전용 이미지 분석 (공용장비) ■ 3차원 미세유체 시스템 구축현황 - Micronit chip system - FLUIGENT Flow EZ - EMULATE SYSTEM - FLUIGENT Omi ■ STARCC LAB 수행과제 - 폐 오가노이드 연구 (과학기술정보통신부) - 조직 칩 실증센터 연구 (산업통상자원부) - 급성 호흡기질환 관련 독성-감염 연구모델 개발 (산업통상자원부) - 범부처 재생의료 비임상 IND 연구 (보건복지부) - 다종세포 상호작용에 의한 섬유화증 기전연구, 동물대체 신약유효성, 독성 탐색 (민간기업) STARCC LAB은 최신의 연구동향을 빠르게 경험하고 창의적 연구 설계 및 수행이 가능한 연구자 중심의 실험실입니다. 의료, 바이오, 공학 분야에 다수의 경험을 보유한 연구진들이 함께 일하고 있어서 다양한 연구지식을 공유하고 논의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되어 있습니다. STARCC LAB은 연구원 역량개발을 위한 다양한 기회가 열린 연구실입니다. 소속 연구진에게는 매년 1회 이상의 국내/외 학술대회를 지원하며, 실험과 관련된 교육실습과정 참여 독려 등 지속적인 지원이 제공되고 있습니다. 또한, 매주 정기적 연구미팅을 통해 수행중인 과제 결과에 대한 논의 및 진도점검이 체계적으로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STARCC LAB은 다양한 3차원 조직 모사 미세유체 시스템 보유하며, 사용할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된 연구소입니다. 소속 연구진은 여러가지 3차원 조직 모사 미세유체 시스템에 대한 노하우를 습득하고, 내/외부용 교육시스템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연구자에게 최신의 3차원 조직 모사 미세유체 시스템 활용이 가능하도록 STARCC LAB 내 연구장비, 3차원 조직 모사 미세유체 시스템 구축과 교육에도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STARCC LAB은 분당서울대학교병원 헬스케어혁신파크 3층 중앙실험실 2에 있습니다. 신분당선 미금역 3번 출구 하차 후 시내버스(51, 720-2, 33-1,101번)를 이용해서 오실 수 있습니다. (소요시간 10분 이내). 분당서울대학교병원으로 오셔서 워킹 갤러리를 이용하면 도보 5분 이내 이동 가능합니다. STARCC LAB 공동연구, 분석서비스와 관련해서는 연구소 홈페이지를 통해 문의 가능합니다. ■ 주소  :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돌마로 172 헬스케어혁신파크 3F 중앙실험실2 ■ 웹페이지  : https://starcclab.business.site/ 자세히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