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도쿄대학 응용화학전공 박사과정 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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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저는 도쿄대학 대학원 응용화학전공 박사과정에 유학을 하고 있는 박치언입니다. 이 기사에서는 제가 일본에서 어떤 유학생활을 보내고 있는지에 대해 소개드리려고 합니다. 우선 제가 일본 유학을 선택한 이유는 세가지였어요.
첫번째, 문화적으로 잘 맞았기 때문입니다. 저는 야구를 좋아하는데요, 일본에서라면 좋은 인프라에서 야구를 하며 행복한 시간을 많이 보낼 수 있을 것 같았어요.
두번째, 호기심과 도전이었어요. 저는 여행을 좋아하는데요, 유학 전 일본에 여행을 왔을 때, 일본은 지역별로 특징이 강한 것을 느꼈어요. 미지의 일본 땅을 정복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세번째, 자립성의 강화였습니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유학은 혼자서 모든 것을 다 해야합니다. 집안 정리, 학교 생활, 취미 생활, 관공서 등 대부분의 일은 누군가에게 물어볼 틈도 없이 혼자서 답을 찾아 해결해야 해요. 이런 이유들로, 일본 유학은 재미를 느끼면서도 성장을 추구할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저는 지금 현재 도쿄대학 대학원에서 박사과정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학부는 큐슈 대학이라는 곳을 나왔는데, 세 가지 이유로 도쿄대학 대학원에 진학했어요.
첫번째 이유는, 취직과 관련된 분야의 연구를 하고 싶었습니다. 현재 소속한 연구실은 유기 화합물의 구조 분석 기술을 개발하였는데, 이 기술을 이용해서 사기업과 함께 공동 연구를 하거나 교류를 하고 있습니다. 산업계에서 응용 가능성이 커 보였어요.
두번째 이유는, 종합적으로 연구실의 생활 환경이 좋았기 때문입니다. 교수님은 한 분야를 개척한 선구자셨고, 연구 시설도 좋았으며, 장시간 노동 강요나 실적 압박같은 분위기도 없었기 때문입니다.
세번째 이유는, 도쿄 생활을 해보고 싶었습니다. 학부는 비수도권의 대학이었는데, 여행을 많이 다닐 수 있는 점은 좋았지만 평소의 생활에는 단조로운 부분을 느꼈던 것 같습니다.
대학원에서 하고 있는 연구에 대한 설명을 드리겠습니다. 생물학과 화학의 교차점에서, 우리는 생물들이 만들어내는 다양한 천연물을 연구합니다. 이러한 천연물들은 유전 정보에 의해 결정되며, 이를 통해 특정 유전 정보를 가진 생물을 통해 다양한 천연물을 인공적으로 얻어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얻어낸 천연물이 어떤 분자 구조를 가지고 있는지 파악하는 것은 매우 복잡하고 시간이 많이 걸립니다. 여기서 'Crystalline Sponge Method' 기법이 등장합니다. 이 방법은 천연물의 분자 구조를 분석하는 데 사용되는 빠르고 효율적인 방법입니다. 이 기법을 이용하면, 천연물의 분자 구조를 훨씬 빠르고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게 되어, 전체 연구 과정의 워크플로우를 개선하게 됩니다. 이는 우리가 더 다양한 천연물을 빠르게 분석하고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됩니다.
서론이 길어졌습니다. 일본 유학 생활에 대해서도 소개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저는 야구를 좋아합니다. 사실 일본에 오게 된 계기도 야구의 역할이 컸었어요. 학생 때 청소년 야구를 자주 하다 보니, 일본의 고시엔 같은 야구 문화에 흥미를 가지게 되었고, 몇 번 여행을 해본 뒤 일본에서 살며 야구를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어요. 그리고 도쿄에 와서 그 꿈을 이루게 되었습니다. 실제로 도쿄에서 사회인 야구를 해보니, 시내에도 잘 정비된 야구장이 많아 쾌적하게 즐길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운이 좋으면 요코하마 스타디움이라고 하는 프로 야구장에서 야구를 할 기회를 얻기도 합니다. 세번째 사진은 좀 특이한데, 할로윈이라서 코스프레 야구를 했습니다. 야구 뿐만이 아니라 축구나 농구 등의 일본의 생활 체육, 취미 인프라는 타의 추종을 불허합니다. 저는 이것이 표면상으로는 보이지 않는 일본의 강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야구를 하며 팀원들과도 많이 친해져, 고민을 상담하고 쉬는 날에도 같이 놀러 가기도 하는, 가족 같은 존재가 되었습니다. 제가 사교성이 좋은 편이 아니라서 이렇게 야구를 통해 좋은 사람을 많이 사귈 수 있어 너무 기쁘게 생각합니다.
일본의 새해맞이 문화에 대해 설명드릴게요. 일본에는 한 해의 마지막 날에 소바를 먹고, 한 해의 첫날에는 신사에 방문하는 풍습이 있습니다. 소바를 먹는 이유는 다음 년도의 악운을 잘라내기 위함이라고 하네요. 야구 팀의 멤버들과 함께 이 시간들을 같이 했습니다. 12시에 카운트다운을 하고, 아침 일찍 일어나서 신사에 가고, 야구인답게(?) 캐치볼도 했습니다. 일본은 문화적으로 이런 소소한 풍습, 이벤트들이 엄청 많은 것이 특징인 것 같습니다.
일본은 최근 한류 붐과 함께 한식을 접하기 쉬워졌지만, 맛에 대해서는 본토의 맛이 나지 않아 아쉽습니다. 다른 국가들은 어떨지 모르겠네요. 하나 확실한 것은, 일본에 있는 한식의 90%는 '일본인들을 위한 한식' 이라는 것입니다. 맛이 미묘하게 일본 스타일입니다. 예를 들면, 매운 맛이 단 맛이 많이 느껴지는 매운 맛으로 리믹스되고는 합니다. 물론 간편하게 접할 수 있다는 것에 대해 감사하게 느낍니다.
일본에서는 벚꽃을 보기가 쉬워, 길가다가도 예쁜 풍경이 나타나고는 합니다. 벚꽃이 피는 시기가 3월말~4월초인데요. 이는 일본의 신학기, 신년도(분기 기준)이기도 해서 새로운 시작이 느껴지는 시기이기도 합니다.
유학 생활에서 가장 중요한 건 집 계약이죠. 기숙사를 나와 원룸으로 이사를 했습니다. 일본은 방 빌리는게 복잡하고 돈이 많이 들어요. 우선 복잡한 것에 대해서는, 심사와 보증 제도가 있기 때문입니다. 제가 경제적으로 낼 여력이 있는지, 연체 시에는 누가 그 연체 금액을 지불하는지가 평가됩니다. 저는 다행히 학교에서 펀딩을 받고 있어서 보증 회사를 통해 계약했답니다. 유학생의 경우는 연체후 본국으로 도망치는 경우나, 트러블(문화, 식사, 종교적)이 간혹 있어서 엄격한 편이라고 합니다. 돈이 많이 드는 부분에 대해서는, 중개비 이외에도 열쇠 교체비, 클리닝비, 집주인 사례비, 보험비 등이 들어갑니다. 그래서 초기 입주 시에 월세의 2~3배 정도를 이런 잡비용에 지불하고는 합니다.
해외에 살다 보면 다양한 일을 겪어요. 야구를 하고 집에 돌아가고 있을 때 였습니다. 뒤에서 큰 충격이 느껴지더니 제 몸이 앞으로 날아갔습니다. 그 짧은 시간동안 '음주운전인가? 이대로 앞차한테 내 몸이 박히는건가?'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다행히도 음주운전은 아니었고 앞으로 넘어진 정도로 끝났습니다. 난생 처음의 교통사고여서 사고 후에도 20분 정도 쇼크를 받아 있었던 기억이 납니다. 뒤 운전자의 전방주시 태만으로 0:100의 추돌 사고가 일어났더라구요. 다행히 몸은 멀쩡했고 들어있던 보험과 변호사 특약을 통해 적절한 보상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전 한국에 들어가면 친척들과 지인을 만나고 잡무를 처리 합니다. 길게, 자주 들어가기는 힘들다 보니, 짧은 기간 동안 몰아서 만나야 합니다. 그리고, 해외에 살다 보니 핸드폰 본인 인증이 안되서 은행 행정 업무 같은 경우도 한국에 있을 때 처리를 해야 합니다. 쉬러 들어가는데 어째 쉰 느낌이 안 들기도..!!
해외에서 보내는 생일은 각별합니다. 야구 팀 멤버들과 친해지고 나서는, 서로의 생일마다 정성이 담긴 생일 선물을 준비해주었습니다. 저 같은 경우는 맴버들이 도화지에 그림을 그려주었어요. 현관문에 붙여놨는데 아침에 나갈 때마다 고마움을 느끼고는 합니다. 다른 멤버들 같은 경우는 생일 케이크를 직접 만들어 주거나, 종이 트로피를 만들어 주고는 했습니다.
금,토,일을 이용해서 아키타현의 불꽃 축제를 보러 갔습니다. 가면서 이와테현의 명물 왕코 소바 가게를 들렀어요. 왕코 소바는, 점원이 계속해서 한입정도 양의 소바를 그릇에 담아주고, 손님은 빨리빨리 먹어나가는 일종의 음식 엔터테인먼트 입니다. 왕코가 멍멍이란 뜻인데 이 모습이 주인과 멍멍이처럼 보여서 왕코 소바라는 별명이 붙은 것 같아요. 전 60그릇 정도였는데 같이 간 형님은 거의 100그릇 가까이 먹었습니다.. 불꽃축제도 재밌게 봤습니다! 포장마차에서 맛있는 것도 먹어서 여름을 만끽할 수 있었어요.
우연한 기회에 한국어 능력 시험 자문 위원을 할 기회를 얻기도 했어요. 요즘 일본은 한국 문화 인기가 폭발해서 한국어 능력 시험도 매 회 역대 최고 수험자 수를 갱신하고 있습니다. 역시 대사관 관계자 분들도 이 기회를 잘 살리고 싶어하세요. 저는 자문 위원으로서, 트위터나 유튜브같은 SNS의 도입과 관련하여 자문을 드렸습니다.
저는 도쿄대학한국인유학생회의 대표를 맡고 있기도 합니다. 해외 유학까지 가서 한국인들이랑 어울릴 필요가 있는 지에 대해 의문을 갖고 계신 분도 있을 것 같아요. 저는 적당한 선에서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한국 유학생의 진로에 관해 답을 주거나 상담할 수 있는 사람은 한국 유학생 밖에 없기 때문이에요. 예를 들면 한국으로 돌아가서 취업을 하려면 어떻게 해야하는가? 같은 질문처럼요. 저도 도쿄대학 대학원에 진학할 수 있었던 계기가 한국인 선배의 조언이었습니다. 또한 유학생회 경유로 기업 리쿠르팅 겸 설명회가 열리기도 합니다. 정말 드문 기회이긴 한데, LG화학에서 수년에 한번씩 도쿄의 호텔을 잡아 일본 각지의 이공계 유학생을 초대하는 행사가 있어요. 저는 학생회 경유로 운 좋게 행사에 갔는데, 신학철 LG화학 CEO님과 같은 테이블에서 행사를 참여하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저는 적당한 선에서 교류가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있고, 학생회 활동을 통해 이러한 교류를 제공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일본에 살면 좋은 한일 관계를 위해 노력하시는 분들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되어요. 그리고 한일 관계를 잘 쌓아나가는 것이 어렵다는 것도 알게 됩니다. 한일 관계를 위한 심포지엄에 스태프로서 참여한 적이 있는데, 우리나라는 우리나라만의 고충이 있고, 일본은 일본만의 고충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언급하지 않겠습니다만, 일부 언론이 조장하는 대결 구도에서 한 치 떨어져, 객관적으로 정보를 직접 찾아볼 필요가 있다는 것을 느낍니다.
일본에서의 유학 생활은 쉽지 않지만, 그만큼 보람찬 경험을 하고 있습니다. 문화의 차이를 체험하며 개인적으로 성장할 수 있었고, 다양한 사람들과 교류하며 인간적으로도 많이 배울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모국과 다른 환경에서 끊임없이 도전하며, 편안함을 넘어 새로운 것을 배우는 가치를 깨닫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각종 문화, 연구, 인프라, 도전의 기회를 접하며 보내온 일본 유학 생활은 저에게 많은 성장의 기회를 주었습니다. 도쿄대학 대학원에서의 연구 활동은 저의 전문성을 향상시키는데 큰 도움이 되었고, 야구를 통해 만난 사람들과의 소중한 인연은 저의 삶을 더욱 풍요롭게 만들어주었습니다. 마지막으로, 도쿄대학 한국인 유학생회의 대표로서의 경험은 리더십을 키우는 데 있어 중요한 역할을 했습니다.
결국, 저의 일본 유학 생활은 새로운 문화를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과정, 도전과 실패를 통해 성장하는 과정, 그리고 이 모든 것을 나눌 수 있는 동료들과의 관계 형성이라는 중요한 과정을 모두 포함하고 있습니다. 이것이 바로 저의 일본 유학 생활의 소중함입니다. 앞으로도 저는 이러한 경험들을 바탕으로 계속 성장하고, 앞으로의 도전에 더욱 당당하게 대하려 합니다. 그리고 언제나 자신이 어디에 있든, 어떤 환경에서든 새로운 것을 배우고, 그 경험을 누군가와 나누는 가치를 잊지 않으려 합니다. 이것이 바로 저의 일본 유학의 결론입니다.
일본에서 멋진 생활을 하고 계시네요. 공부만 하는 것보다는 야구동호회 같은 활동을 하는게 일본 사람들과도 친해지고 그 문화에 깊숙히 들어가는데 도움이 될거 같습니다. 타국에서의 생활이 늘 긴장의 연속일거 같습니다. 위험한 교통사고도 당하시고... 그만하길 천만 다행입니다. 안전하게 학업을 잘 마치시고 이후 진로도 멋지게 개척하시길 빕니다. 응원합니다! ^^
오랜만에 사진속 건물에서 학회 발표하던것이 생각이 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