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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ESSAY
뉴질랜드 이민 24년차의 평화로움 속, 소소하고 행복한 생활
배성은 (sungeunbae)안녕하세요. 뉴질랜드 이민 24년차인 배성은입니다. 캔터베리대학교 (UC)에서 알고리즘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고, 현재는 UC에 설립된 정부 출연 지진 연구소 QuakeCoRE의 소프트웨어팀을 이끌며 슈퍼컴퓨터를 이용한 지진 시뮬레이션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지난 1월 QuakeCoRE 지진 연구소의 <연구실 탐방> 글에 이어 뉴질랜드 크라이스트처치에서 다시 인사드립니다. 제가 근무하는 대학이나 연구소에 대해서는 지난 글에서 언급한 바가 있어 이공계 렌즈를 잠시 벗어두고 제가 살고 있는 도시에 대해 가볍게 소개해 드리는 기회로 삼을까 합니다. 'QuakeCoRE 지진 연구소' 연구실탐방 보러가기 > 지진으로 피해를 입기 전 CHCH의 랜드마크 역할을 했던 대성당 (Christ Church Cathedral) Christchurch(이하 CHCH)라는 특정 종교의 향기가 강하게 풍기는 도시 이름은 영국 옥스포드 대학의 Christ Church College에서 비롯합니다. 이 대학 출신들이 초기 도시 계획과 정착에 기여한 바가 크다고 하네요. CHCH는 전통적으로 “영국 바깥에서 가장 잉글랜드의 정서를 잘 살린 도시”, “가든 시티”라고 불리며 아담하지만 나름 뉴질랜드 남섬의 중심 도시로 그 명성을 누려왔습니다. 저는 90년대 후반에 이민을 온 이래로 이곳을 제2의 고향으로 삼아 20여 년째 살고 있습니다. 원래 이곳은 남태평양 한 귀퉁이에 위치한 인구 30만 명 정도의 한적한 도시답게, 세계적인 관심을 끄는 뉴스들보다는 이웃 동네 건널목에서 벌어진 교통사고에 더 관심이 많을 정도로 세상사에서 한 발짝 떨어져 있는 곳이었습니다. 90년대 말 가난한 대학생의 시각으로 바라본 이곳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고만고만한 직업을 가지고 크게 부족하지도 풍족하지도 않은 평범한 생활 수준을 영위하고 있었고, 소수의 극빈계층들도 사회보장제도 덕택에 의식주와 어느 정도의 문화생활을 누리며 살고 있었습니다. 어떻게 보면 천국이었고, 어떻게 보면 너무도 지루한 곳이었지요. 그러던 이곳이 세계적인 유명세를 겪게 되는 몇 가지 사건이 2010년을 기점으로 몇 차례 있었습니다. 제가 지난번 투고했던 글에서 언급한 바 있는 2010년과 2011년 두 차례의 대지진, 그리고 2019년 초 이슬람 사원에서 49명의 목숨을 앗아간 호주 출신의 극단적 인종주의자가 저지른 총기 테러 사건이 그것입니다. 충격적이고 비통한 일이었지만 의외로 정치권과 시민사회가 이를 전화위복과 사회 통합의 기회로 삼으며 재빠르게 일상을 회복해 나가는 성숙한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습니다. 도시 한 가운데 해글리 공원을 가로지르는 에이본 강에 운행 중인 관람용 보트 CHCH에는 3~4천명 정도의 한국 교민/유학생들이 거주하고 있습니다. 20여년 전만 해도 한국에 대해 관심이 없던 현지인들 사이에서 대한민국의 인지도도 지난 몇 년동안 비약적으로 높아졌습니다. 제 이민 초창기와 비교하면 격세지감이라 할 수 있겠네요. 한편 K-POP 보다도 이곳에서 대한민국의 국위선양을 하는 분야가 있습니다. 대한민국 극지 연구소의 남극 프로그램이 그것입니다. CHCH시 정부는 전통적으로 남극의 관문이라는 자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일찍이 남극점에 최초로 도달하기 위한 아문센과 스코트 간 세기의 대결에도 CHCH가 남극의 관문으로서 역할을 한 바 있습니다. 대한민국은 이곳 남극 센터 (Antarctic Centre)에 미국을 비롯한 과학 선진국들과 함께 사무소를 설치하였으며, 해마다 남극에 여름이 찾아올 때면 쇄빙선 아라온호가 CHCH를 방문해 남극기지 주둔 인력을 위한 각종 물자를 수송해 가고 있습니다. 극지 연구소는 지난 십여 년간 이 같은 연례 행사를 지속해오는 가운데 CHCH 시민들을 위해 아라온호 내부를 공개하는 이벤트를 열기도 하며, CHCH 지역 사회와 시 정부 관계자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었습니다. 한국 교민으로서 뿌듯한 경험이었습니다. 리텔튼항에 정박 중인 극지연구소 소속 쇄빙선 아라온호 이곳 사람들이 흔히들 하는 푸념 중에 CHCH에는 일자리가 없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정부 관계 부처나 외국계 기업은 주로 제1의 대도시 오클랜드나 수도인 웰링턴에 뉴질랜드 지사를 세우는 까닭에, 한국적인 정서로 말하는 “좋은 일자리”가 CHCH에는 눈에 잘 띄지 않고 모두가 알만한 큰 회사와는 큰 인연을 맺기가 힘든 것이 현실입니다. 하지만 간판도 제대로 없는 허름한 건물에 알고 보면 세계시장을 상대하고 있는 기술 기업, 스타트업 회사들이 입주해 있는 의외의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겉으로 드러내는 것에 무심한 문화적 토양 때문인 것 같기도 하고, 어차피 인구 30만 소도시 시민들이 그 타겟 시장이 아닌 까닭에 굳이 광고하고 으스댈 필요가 없어서 그런 것 같기도 합니다. 핵물리학의 초창기에 큰 족적을 남기고 노벨 화학상을 수상한UC의 동문 어니스트 러더포드를 기리기 위해 건축한 이과대학 연구소. 붉은 X자 구조물은 지진을 대비한 내진 설계의 결과. 20세기 세계 철학계의 거두 칼 포퍼가 UC 철학과에서 10년 가까이 가르쳤던 것을 기념하기 위해 철학과가 입주한 인문대학 건물이 통채로 칼 포퍼 기념관으로 명명되었다. 현지 사정에 밝지 않은 유학생이나 교민들에게는 어떻게 그러한 기회를 잡을 수 있을지 막막한 것이 사실입니다. 다행스럽게도 90년대부터 본격적으로 이주해온 한국 교민들의 자녀들이 하나 둘 이곳의 취업 시장에 잘 진입하고 있고, 지진 복구를 위한 건설업의 호황 덕으로 뉴질랜드의 경제가 타 OECD 국가들에 비해 꾸준한 성장세를 계속하고 있어 일자리 부족에 대한 불만은 어느 정도 해소가 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향후 AI와 로봇이 빼앗아 갈 일자리가 폭과 깊이가 큰 논란거리가 될 것으로 짐작되는데, 제 관찰로는 이곳에서 아직까지는 큰 이슈가 되진 않고 있는 것으로 보이네요. CHCH에 자리한 기업들 이야기로 돌아가겠습니다. 대체로 특수한 틈새시장을 타겟으로 한 부가 가치가 높은 제품들을 생산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 요직에 지역의 캔터베리 대학 (이하 UC) 출신들이 포진하고 있는 경우를 흔히 볼 수 있습니다. UC는 영국 옥스포드와 캠브리지 출신들이 주축이 되어 영국적인 전통을 살린 대학을 모토로 1873년 설립하였는데 대체로 평준화되어 있는 뉴질랜드의 8개 대학들 중에서도 이공계가 특히 유명한 학교입니다. “반지의 제왕”으로 세계적 거장의 반열에 오른 피터 잭슨 감독이 “타이타닉”으로 유명한 케이트 윈슬렛 주연으로 제작한 “천상의 피조물 (Heavenly Creatures)”이라는 영화를 UC캠퍼스에서 찍었던 적도 있습니다. 피터 잭슨 덕택으로 많은 헐리우드 영화들이 아름다운 자연 풍경을 찾아 뉴질랜드에서 촬영되었습니다. 특히 남섬에는 문명의 손이 미치지 않은 미지의 영역이 많다고들 합니다. 국제적으로 널리 알려진 퀸즈타운을 비롯한 다양한 관광지들을 방문하려면 거쳐갈 수 밖에 없는 곳이 CHCH입니다. 어떤 이들에게는 인생 최고의 여행이 될 수도 있는 곳을 주말 여행 코스로 두고 있는 셈이네요. 피터 잭슨 감독 “Heavenly Creatures” 중 (1994) UC Staff Club의 현재 모습 퀸즈타운의 호수에 운항 중인 증기 유람선 뉴질랜드 남섬 CHCH는 남위 43도에 위치해 있습니다. 평양은 북위 39도, 일본 삿포로가 북위 43도 정도라는 점을 감안하면 그 기후가 어느 정도 짐작이 가지 않을까 합니다. 한국과는 달리 여름은 건조하고 겨울은 습합니다. 한국의 여름이 한증막이라면 여기 여름은 핀란드식 건식 사우나 같다고 할 수 있겠네요. 이곳 겨울은 기온이 한국만큼 떨어지진 않지만 습한 까닭에 체감 온도가 낮은 편입니다. 찬 물에 젖은 담요를 덮어 쓰고 있으면 더 춥게 느껴지는 원리라고 할까요. 그래서 겨울이면 한국 가정에서 흔히 보던 가습기와는 정반대의 기능을 하는 제습기가 가정에서 널리 이용됩니다. 대부분 독립된 주택에 거주하는 까닭에 겨울이면 효율이 좋은 한국 아파트의 중앙 집중식 난방이 그리워질 때도 있습니다. 취업비자나 영주권을 가진 이들의 가족에게는 입국 후 약간의 유예기간을 지나고 나서 뉴질랜드의 사회보장제도를 이용할 수 있는 혜택이 주어집니다. 공공 교육과 공공 의료의 두 축이 완벽하지는 않지만 사회 구성원에게 차별없이 제공되고 있고, 위에서 조금 언급했듯이 실업자나 장애인처럼 사회의 손길이 필요한 이들이 최소한의 존엄을 지키고 생활할 수 있게 해주는 시스템이 일찍이 정착되어 작동하고 있습니다. 어린이들과 노인들, 그리고 여성들에 대한 제도적 배려가 잘 되어 있기도 합니다. 그래서 소득세율이 한국에 비해 조금은 높은 것이 사실입니다. 2019년 3.1운동 100주년 기념 한국문화 축제를 성황리에 이끈 자원봉사자들과 함께 한 필자. CHCH는 객관적으로 재미없는 곳입니다. 수도 웰링턴이나 최대 도시 오클랜드에 비해 뭔가 모자란 부분이 많은 곳이지요. 뉴질랜드 인구가 5백만밖에 되지 않는 작은 시장이다 보니 이곳에 진출하지 않은 브랜드들도 많아 쇼핑하는 재미조차 없다고들 합니다. 한국에 비해 아주 저렴하게 골프를 즐길 수 있다는 점을 이곳의 장점으로 드는 분들도 있지만, 어디 사람이 골프만 치고 사나요. 저는 어느 정도 전원의 느낌이 살아 있고 출퇴근때문에 낭비하는 시간이 적은 만큼 가족들과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내며 살 수 있는 곳이라는 점을 이 곳 생활의 최대 장점이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도시 전역에 펼쳐져 있는 공원과 그 곳의 야생동물들을 보며 기뻐하는 아이들을 보면 이 곳에 정착하길 잘했구나 하는 마음이 들 때가 많습니다. 농장의 “미니”말 (miniature horse)와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필자의 큰 아이 코로나 19라는 전세계적 전대미문의 사태로 당연하게 만 여기던 “일상”이 중단된 경험은 거꾸로 소소한 일상이 주는 행복을 다시 한번 되돌아볼 수 있는 기회를 준 것 같습니다. 요즘 “소확행”이라는 신조어가 간간히 들려오더군요.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이야 말로 CHCH 생활의 매력포인트가 아닌가 합니다.
RELAY BOOK
12가지 인생의 법칙
조던 B. 피터슨 저
안녕하세요, 네덜란드 아인트호벤 소재 ASML에서 CS 어플리케이션 엔지니어로 근무중인 박선용입니다. 한국에서 태어나 대학교육까지 다 받고 한국에서 쭉 살 것만 같았는데 학부 때 한달 간 프랑스에 나와 교환학생으로 있었던 경험이 계기가 되어 현재는 유럽 여러 도시에서 학생 신분으로도 살아보고 직장인 신분으로도 살아보면서 동적인 인생을 살고 있는 것 같습니다. 유럽에 나온 지 올해로 8년차인데 프랑스, 독일을 거쳐 현재는 네덜란드에 있습니다. 스스로 유럽 유목민이라 하며 다니고 있는데 사람 앞일은 참 모르겠다는 말이 실감이 납니다. 5년 후의 저는 과연 어디에서 무엇을 하며 살고 있을까요? 바람은 있지만 사실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그래도 이런 배경 덕분에(?) 코센 릴레이북의 주자로 추천도 받게 되지 않았나 생각도 듭니다. 좋은 기회를 주신 유상혁 박사님께 감사드립니다. 그런데 박사 학위를 마치고 해외생활이 점점 길어지면서 제 머릿속에 자주 떠오르는 질문이 있었습니다. 그것은 바로 “어떻게 살아야 할까?”라는 짧지만 저에게는 쉽게 답을 내기가 어려운 질문이었습니다. 이런 고민을 가지고 삶의 항해에서 갈피를 잘 못 잡는 와중에 아래 소개해드릴 책을 접하게 됩니다. 제가 이번에 소개해드릴 책은 임상심리학자이자 토론토 대학 심리학과 교수로 재직 중인 조던 피터슨의 ‘12가지 인생의 법칙 - 혼돈의 해독제’ 입니다. 저자는 대학 졸업 후 1년간 당시 냉전의 긴장감이 최고조로 달해 있던 유럽을 여행합니다. 그는 냉전시대 인류가 두 사상으로 나뉘어 핵 교착 상태에 빠진 채 세상을 파괴할지도 모르는 위험을 감수하면서까지 서로의 신념을 지키려는 사실에 적잖이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이 사건이 계기가 되어 인간의 본성을 연구하기위해 정치학에서 심리학으로 전공을 바꾸었고 1991년 박사 학위를 취득했습니다. 저자는 1999년에 첫 책인 의미의 지도 (Maps of meaning)를 출간하는데, 이 책은 현재 종교 심리학의 새 지평을 열었다고 평가받는 명저입니다. 하지만 무척 두껍고 난해한 책이라 대중의 관심을 크게 받지는 못했습니다. 그러나 일련의 사건(정치적 논쟁)을 통해 대중에게 알려지게 되었고 이를 계기로 의미의 지도에 담긴 내용을 좀더 전달력 있고 읽기 쉽게 재구성하여 출판하게 되는데 이 책이 바로 ‘12가지 인생의 법칙 - 혼돈의 해독제’ 입니다. 저자는 인간의 본성과 인간 사회의 메커니즘을 이해하기 위해 오랜 시간에 걸쳐 역사학, 신화, 신경과학, 정신분석학, 아동심리학, 시학, 성경자료를 수집하고 연구해왔습니다. 고등학교 이과에서 시작해 물리학 박사 학위를 취득하기까지 과학적 사고만 단련해왔던 저는 그 밖의 세상은 잘 모르는 우물 안 개구리 같은 존재였습니다. 그런 저에게 종교, 신화는 소설 같은 이야기였고 심리학에 관심은 가졌지만 깊게 공부해본 적은 없었습니다. 이 책은 인간의 본성을 이해하고 혼란스러운 세상을 올바르게 살아가기 위해 제가 생각지도 못했던 영역의 지식을 가져다주었습니다. 무신론자이자 과학자로서 저는 종교나 신화에 대해서 회의적인 시선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쉽게 말해서 성경의 복음과 신화는 옛 격언, 소설정도로 취급했습니다. 종교는 인간사와 함께 발달되어 왔지만 저에게 종교란 인간의 사고를 제한하고 믿음을 미덕으로 여기는 비 논리적인 체계였기 때문입니다. 때로는 철학적, 과학적 발견으로 인류가 넓혀온 지식의 바다를 막아서는, 절대 부서지지 않을 것 같은 벽처럼 느껴 지기도 했습니다. 자칫 과학만능주의자로 오해를 살지도 모르겠네요. 하지만 과학적 사유가 발달하기 전 종교는 인간 사회에 믿음과 보상체계를 부여함으로써 사회를 안정화하고 유지시키는 중요한 역할을 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종교나 신화에 기반을 둔 문화가 사람들의 행동양식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직 간접적으로 사회적 합의와 규칙에 반영되어 오랫동안 안정된 국가, 제국을 유지해온 예가 많습니다. 또한 기독교는 불가능에 가까운 성취를 이루어 냈는데, 기독교 교리는 서구 역사상 처음으로 개인의 영혼을 강조했고, 노예와 주인, 평민과 귀족을 형이상학적으로 사실상 동일선상에 올려놓았습니다. 하느님 앞에서 모두 평등함을 강조했던 것이지만 인간은 모두 평등하다는 개념을 서구 사회에 처음으로 도입한 셈입니다. 그러나 유럽사에서 종교의 지위가 급격히 낮아지게 된 계기가 있었습니다. 이는 르네상스가 시작되기 3~4세기 전 기독교에 대한 실망 때문이라고 카를 융은 가정하는데, 기독교가 영적인 구원을 지나치게 강조한 나머지 현실의 고통을 외면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합니다. 이 시기를 지나 ‘나’라는 존재에 대한 객관적인 성찰과 세상의 문제를 직접 해결해보려는 시도가 퍼집니다. 이는 유럽 지성인들 사이에서 과학적 사고를 하게 되는 계기가 되었고 르네상스를 거쳐 산업혁명의 틀을 마련하게 되었습니다. 그로부터 수백 년이 지난 현재 우리 세상의 과학과 기술의 발달은 눈부시게 피어났습니다. 이와 더불어 인간사에서 가장 혼란스러운 20세기를 거쳐 현대 민주주의와 자본주의라는 새로운 시스템이 전 지구에 지배적인 시스템으로 자리잡게 됩니다. 하지만 수만 년에 걸쳐 형성된 사회구조, 인간의 사고방식, 종교적, 문화적 기반은 이 짧은 시간내에 현대사회에 맞게 변화하기에는 너무 복잡했고, 인류의 삶에 이미 뿌리깊게 내려앉아 있었습니다. 오늘날 우리의 삶이 고단한 이유 중 하나는 바로 이런 부조화에 있는 것 같습니다. 또한 우리 대다수가 올바른 삶에 대한 답을 찾기 어려워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지 않나 생각합니다. 저자는 이러한 현대 사회에서 길을 잃은 수많은 사람들에게 어떻게 올바르게 살아야 하는지를 열 두가지 법칙과 그에 관한 설명을 통해 전달합니다. 그 법칙들은 다음과 같습니다. 법칙 1 - 어깨를 펴고 똑바로 서라, 법칙 2 - 당신 자신을 도와줘야 할 사람처럼 대하라, 법칙 3 - 당신에게 최고의 모습을 기대하는 사람만 만나라, 법칙 4 - 당신을 다른 사람과 비교하지 말고, 오직 어제의 당신하고만 비교하라, 법칙 5 - 아이를 제대로 키우고 싶다면 처벌을 망설이거나 피하지 말아라, 법칙 6 - 세상을 탓하기 전에 방부터 정리하라, 법칙 7 - 쉬운 길이 아니라 의미 있는 길을 선택하라, 법칙 8 - 언제나 진실만을 말하라, 적어도 거짓말은 하지 말라, 법칙 9 - 다른 사람이 말할 때는 당신이 꼭 알아야 할 것을 들려줄 사람이라고 생각하라, 법칙 10 - 분명하고 정확하게 말하라, 법칙 11 - 아이들이 스케이트보드를 탈 때에는 방해하지 말고 내버려 두어라, 법칙 12- 길에서 고양이와 마주치면 쓰다듬어 주어라. 법칙명만 보면 언뜻 잘 이해가 되지 않는 것도 있지만 내용을 읽고 나면 법칙에 내포된 깊은 의미를 곱씹어 볼 수 있게 됩니다. 이 책을 통해 저자는 우리에게 고단한 삶이 우리의 어깨에 지어주는 무게를 기꺼이 짊어지겠다는 의지를 가지면 의미 있는 삶을 살 수 있다는 메시지를 줍니다. 사실 저는 2년 전에 이 책을 한 번 읽었지만 이번 릴레이북 독후감 작성을 위해 천천히 한번 더 읽게 되었습니다. 이번 독서를 하는 중에 저에게 특별히 와 닿는 법칙이 몇 가지 있었는데, 바로 다음 두 가지입니다. “항상 진실만을 말하라, 적어도 거짓말은 하지 말라” 개인이 행하는 거짓말 하나 하나는 별거 아니고 작아보있수 있지만 모든 것은 하나의 작은 거짓에서 시작됩니다. 작은 거짓을 처음에 바로잡지 못하면 그 거짓을 뒷받침하는 다른 거짓들이 보태지고, 그런 거짓에서 비롯된 부끄러움을 덮기 위해 생각의 흐름을 왜곡하게 됩니다. 왜곡된 생각의 결과를 감추려 더욱 많은 거짓이 알게 모르게 쌓여가고 점차적으로 거짓은 습관이됩니다. 거짓이 무의식적인 믿음과 행동으로 굳어지면 최악인데, 수백만명의 목숨을 잃게한 나치와 공산주의도 한 사람의 거짓에서 출발한 재앙적인 결과입니다. “쉬운 길이 아니라 의미 있는 길을 택하라” 우리는 매일 나중에 얻을 이익을 위해 현재를 희생하는 행위를 합니다. 단순하게는 노동, 좀더 복잡하게는 계약이 이에 해당합니다. 종교에서는 제물이라는 형태로 나타나기도 합니다. 심리학적 용어로 이는 만족지연이라고 하는데, 미래를 위해 현재를 희생할 수 있게된 것은 시간의 발견, 나아가 인과 관계의 발견으로 이어집니다. 만족지연은 인간에게 근본적으로 내제되어있는 동물적인 본능에 반대되는 행위입니다. 하지만 우리는 미래에 보상을 받는것이 충분히 보장될 만큼 안정적인 사회에서 살고 있기 때문에 만족지연이 효과를 발휘합니다. 어떻게 인류는 이런 안정적인 사회와 만족지연이라는 두 목적을 동시에 이루었을까요? 저자는 공유의 개념에서 도덕률이 발전되고 만족지연의 한 형태로 계약이 출현하며 사회의 관습이 생겨났다고 설명합니다. 수만년 동안 사람들이 무수히 성공과 실패 지켜보며 내린 결론은 ‘성공한 사람은 만족을 늦추고 미래와 거래한다’ 였습니다. 성공한 사람은 희생할 줄 알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많은 일들이 순조롭게 풀립니다. 개개인에게 희생이 무엇이고 그에 따르는 보상이 무엇인지 판단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닐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저자는 성공한 사람이 갖는 도덕률을 다음과 같이 정리합니다. [높은 목표를 지향하라. 주의하고 집중하라. 고칠 수 있는 것이면 고쳐라. 현재의 지식에 교만하지 마라. 겸손한 마음을 가져라. 나의 부족함을 정확하게 인지하라. 나의 내면에 감추어진 비겁함과 악의. 원한과 증오를 인정하라. 남을 비판하기 전에, 세상의 잘못을 바로잡겠다고 나서기 전에 나의 잔혹한 심성을 살펴라. 무엇보다 어떤 경우에도 거짓말 하지 말라.] 편의주의적 행동을 따르기 보다는 고될지라도 현재의 삶에 안주하지 않고 하루하루 더 오늘보다 나은 내일을 위한 의지를 갖고 실천해나가면 주변의 모든 것이 나와 세상에 더 좋은 방향으로 변할 것이다라는 메시지를 주는 챕터입니다. 삶의 여정에서 어느 구간에 있는지에 따라 각자에게 와 닿는 법칙이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이 책은 두고두고 내가 삶의 여정에서 길을 이탈한 것 같을 때나 힘들 때마다 다시 집어 들어서 읽으면 참 좋겠구나 라는 생각을 합니다. 다음주자로 저는 신준수 박사님을 추천합니다. 신 박사님은 한국항공대학교에서 박사 졸업 후, 현재 뮌헨의 독일연방군사대학교 열역학 연구실에서 연구원으로 일하며 머신러닝, 딥러닝 같은 최신 데이타 해석 기법을 열역학과 같은 고전역학에 접목시키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신 박사님과의 인연은 제가 뮌헨에서 근무할 당시 시작되었는데 항공우주, 여행 등 공통의 관심사가 많아 금방 친해졌던 것 같습니다. 어떤 책을 소개해 주실 지 매우 궁금하네요. 자세히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