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센
  • PHOTO ESSAY

    미국 Stowers Institute for Medical Research에서 포닥생활

    백성민 (sm226)

    안녕하세요. 저는 작년 10월부터 미국 미주리주 캔사스 시티에 있는 Stowers Institute for Medical Research (http://www.stowers.org/) 에서 Postdoc으로 근무중인 백성민 이라고 합니다. 늘 포토에세이를 통해 코센 회원님들이 계신 세계의 다양한 지역의 연구환경 및 생활환경을 간접적으로 경험하고 있던차에, 제가 거주하고 있는 지역과 연구시설을 소개할 수 있게되어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Stowers Institute는 American Century Investments의 창립자이신 James Stowers Jr. 와 그의 부인이신 Virginia Stowers 의 사재출연기금으로 1994년에 설립된 비영리 연구소 입니다. 2000년에 완공된 현재의 연구소 캠퍼스는 3개의 연구동과 1개의 행정동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약 600여명의 연구자들이 총 21개의 연구그룹 및 다양한 core facilities에 소속되어 “기초과학연구를 통한 인류의 건강증진” 이라는 슬로건 아래 다양한 주제의 생명과학연구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연구소 외부전경, 왼쪽에 조형물은 DNA double helix를 형상화한 것인데, 저희 아들은 사람 같다고 합니다. 연구소내 일반적인 실험실 모습 Stowers Institute의 장점 중 하나를 말하자면 바로 Core facilities 입니다. 아무래도 연구소가 위치하고 있는 지역의 특성 상 주변의 다른 대학이나 연구소와의 협업을 수행하기에 어려움이 있다보니, 이 부분을 보완하기 위해서 연구소내의 다양한 그룹들간의 공동연구를 적극적으로 장려하는 문화가 만들어져 있습니다. 그 가교 역할을 하는 곳이 바로 core facilities 입니다. 총 13개의 (Computational biology, Molecular biology, cytometry, Histology, Proteomics, Imaging facility등) core facilities and technology centers에는 각 분야에 전문적인 기술을 가지고 있는 연구원들이 있어서, 다양한 도움들을 받을 수 있습니다. 실 예로 현재 제가 하고있는 single-cell RNA-sequencing 프로젝트를 살펴보면 동물모델로 사용하고있는 zebrafish는 aquatics facility에서, 원하는 (targeting) 특정 세포를 분리하는 실험은 cytometry facility에서 그리고 그렇게 분리된 세포에서 RNA추출 및 sequencing은 Molecular biology core에서, 마지막으로 single cell resolution의 RNA전사체 분석은 Computational biology team에서 분석을 담당하며 최종적으로 분석결과가 저희에게 전달 됩니다. 연구동 1층에 위치한 Auditorium 매주 수요일 점심에 외부 연사들이, 금요일 오후에는 연구소내 Early career researcher들이 다양한 연구주제들을 발표합니다. 1층에 위치한 도서관, 도서관 중앙에 연구소의 slogan 인 “Hope for Life” 세계 다양한 언어로 적혀있습니다. 연구소에 근무하는 직원들을 위한 복지후생제도가 다양하게 있지만, 그 중 제가 개인적으로 좋아하는(실제로 이 곳으로 오기로 결정하게 된 이유 중 하나인) 제도는 연구소 내에 위치한 카페테리아 입니다. 이 곳에서는 커피전문점 퀄리티의 에스프레소 머신과 다양한 종류의 음료가 구비되어 (24hours / 7days) 직원들에게 무상으로 제공되고 있습니다. 많은 분들이 공감하시겠지만, 커피머신 앞에 삼삼오오 모여서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하게되고, 공동연구로 진행되는 긍정적인 역할들을 하고있습니다. 또한 다양한 종류의 아침과 점심 메뉴를 시중보다 저렴한 가격 (5불 내외)으로 즐길 수 있어서 연구생활에 또 다른 활력이 되고 있습니다. 연구동 지하에 위치한 카페테리아 저렴한 가격의 식사와 다양한 커피 및 음료를 무료로 즐길 수 있습니다. 행정동 1층에 위치한 피트니스 센터 요가 및 필라테스 같은 다양한 클래스가 열립니다. 갤러리 이 곳에서는 연구소내의 크고 작은 행사 뒤 리셉션이 열리는 장소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연구소 지하에 위치한 “Cube” Routine하게 사용하는 reagents들은 24/7 언제든지 지문인식 시스템으로 구입 사용할 수 있습니다. 현재 저는 Dr Tatjana Piotrowski lab (http://research.stowers.org/piotrowskilab/)에서 Zebrafish를 동물모델로 하여 Sensory organ(neuromast) 의 발달 및 재생(Development and Regeneration)에 관하여 연구하고 있습니다. Zebrafish는 체외수정, 투명한 배아, live-imaging, 그리고 비교적 용이한 유전자 교정(genome editing)등을 포함한 많은 장점 때문에, 발달생물학 및 유전학분야에 (물론 그 외에도) 널리 사용되고 있는 동물모델입니다. 물속에서 생활하는 어류들은 조류의 흐름을 감지하기 위해서 neuromast라는 sensory organ을 가지고 있는데, 이 organ이 인간을 포함한 포유류의 청각을 담당하는 달팽이관의 inner ear와 구조적으로, 또한 기능적으로 매우 유사합니다. 또한 한번 손상된 청각세포(inner ear hair cell) 는 다시 회복이 되지 않는 포유류와는 다르게 zebrafish에서는 손상된 청각세포가 다시 재생이 되기때문에, 어떠한 생물학적인 메카니즘으로 인하여 이러한 현상이 일어나며, 궁극적으로 인간에게 적용할 수 있는지에 대해 연구중에 있습니다. 수정된지 5일된 zebrafish embryo의 공초점 형광 현미경 이미지, senseory organ인 neuromast 물론 postdoc으로서 저의 대부분의 시간을 연구에 할애하긴 하지만, 이와 동시에 한 가정의 가장으로서의 역할도 있기에, 주말 혹은 휴일에는 최대한 가족과의 시간을 보내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제가 거주하는 Overland park은 Kansas city의 suburb 중 하나인데, 좋은 학군과 저렴한 생활비 등의 장점으로 인해 매년 미국내에서 살기 좋은 도시 중 하나로 손꼽히는 곳입니다 (http://www.opkansas.org/). 물론 미국내의 다른 대도시에 비해 즐길 거리들이 상대적으로 적고, 주요 대도시 (달라스, 시카고, 덴버)로의 여행을 가려면 적어도 8시간의 운전을 감수 해야하는 등의 단점들도 존재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렴한 생활비와 가족 중심적인 생활환경을 원하신다면, 캔사스나 미주리를 포함한 미국 중부지역도 Postdoc을 수행하기에 고려해볼만한 지역이라고 생각합니다. Kansas city downtown 전경 Union station 캔사스 시티에서는 historical한 train station으로 기차역 뿐만 아니라 박물관등 다양한 문화행사 공간으로 활용되고 있습니다. Nelson-Atkins Museum 배드민턴 셔틀콕 모양의 조형물이 인상적입니다. 이상으로 Stowers Institute과 캔사스 시티의 대한 소개를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세계 각지에서 다양한 모습으로 연구활동에 매진하시는 모든 코센회원님들의 건승을 기원합니다!  

    상세페이지로 이동하기
thRelay

RELAY BOOK

고백 (이달의 주자: 이동규)

미나토 가나에 저

  제가 소개하려는 책은 일본의 소설가 미나토 가나에의 2008년작 “고백” 입니다. 이 책은 2010년 나카시마 테츠야 감독에 의해서 영화로도 만들어져서 아마도 많은 분들께서 한번쯤은 들어보셨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소설 “고백”은 놀랍게도 미나토 가나에의 처녀작이지만 결코 처녀작이라고는 믿을 수 없을만큼 치밀한 복선과 반전 그리고 등장 인물들의 심리묘사가 뛰어난 작품입니다. 제목 “고백”에서 유추할 수 있듯이 이 작품은 등장 인물 개개인이 고백하는 구조로 짜임새 있게 이야기를 이끌어 갑니다. 서로 다른 화자가 이끌어가는 옴니버스 스타일의 1인칭 독백은 독자로 하여금 등장 인물들의 세세한 감정선 하나 하나까지 놓치지 않게 합니다. 하지만 이 작품은 추리 장르인 동시에 사회적으로 민감한 부분에 대한 묵직한 질문들도 던지고 있기 때문에 결코 가볍지만은 않은 작품입니다. 이 책은 어린 딸을 잃은 한 여교사의 고백으로 시작합니다. 딸을 살해한 범인들이 자신의 반 학생들 중에 있음을 알게 되지만 법은 어린 가해자들에 어떠한 책임도 물을 수 없기에 스스로 치밀한 계획을 세워 복수를 한다는 것이죠. 모두 여섯 개의 고백으로 구성되어 있는 이 작품은 처음 피해자의 시점에서부터 가해자 옹호 시점, 그리고 가해자의 시점까지 모든 등장 인물들의 각기 다른 관점에서 이야기가 전개됩니다. 하지만 등장 인물들의 관점에 따라 동일한 사건을 서술하고 있더라도 독자들에게는 전혀 다르게 다가오기 때문에 충격적인 반전이 숨어 있습니다. 또한 지루하게 동일한 전개 방식을 고집하기 보다는 일기, 편지, 그리고 유서 등의 다양한 방식을 통한 1인칭 독백의 전개는 이 작품만의 매력인 동시에 작품에 대한 몰입도를 높여줍니다. 이 작품은 훌륭한 추리 소설이지만 몇가지 깊게 생각해 봐야 하는 문제들을 다루고 있습니다. 먼저 여러분은 이 여교사의 행동을 어떻게 판단하시겠습니까? 법이 외면한 억울한 죽음에 대해 직접 복수를 실행한 여교사에 대해서 비난을 하실 것인가요, 아니면 지지를 하실 것인가요? 이 질문은 독자들에게 일차적으로 청소년 범죄와 소년법의 존립 정당성에 대하여 묻고 있습니다. 최근 한국에서도 2017년 발생한 부산 여중생 집단 폭행 사건으로 인하여 다시금 소년법 개정 및 폐지에 대한 찬반 논란이 뜨거워 졌는데요. 2014년 개봉했던 히가시노 게이고 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 “방황하는 칼날”에서는 청소년 범죄에 있어서 가해자가 없는 피해자의 유족들의 억울함을 통하여 법의 구조적인 문제를 지적하였습니다. 하지만 “고백”의 작가는 기본적으로 청소년 범죄가 정당화될 수는 없지만 아동 청소년기의 범죄 행위는 본인에게서만 원인을 찾을 수 없다는 메세지를 던지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작가는 소년법이나 개인의 복수에 대한 옳고 그름을 떠나 과연 참된 인간다움의 본질이 무엇인지 물어봅니다. “고백”은 약간은 무거운 소재를 다루었지만 글의 구성력이나 독특한 이야기의 전개 방식으로 인하여 긴장감이 뒤떨어지지 않는 훌륭한 추리 소설입니다. 올 여름 이 책과 함께 추리 소설의 매력에 흠뻑 빠져 보시는 것은 어떨까요?   다음 릴레이 북 주자는 MIT 재료공학과에서 올 6월에 박사 학위를 마친 이동욱 박사님입니다. 제가 아끼는 연구실 후배로서 저의 박사 과정 동안 많은 도움을 주었고 공학 분야뿐 아니라 인문, 사회, 그리고 문화에 이르기까지 정말 방대한 지식을 자랑하는 친구입니다. 과연 어떤 분야의 책을 소개해 줄지 벌써부터 기대가 됩니다. 자세히 보기

월드컵 기간이라 축구공 기하학을 생각해봤습니다. 2002년 한일 월드컵 때 만들어진 정보들을 그 당시 설럴설렁 넘어갔다가, 이번엔 마음먹고 열공해서 정리해보았습니다. 오랜 역사를 가진 기하학은 상상과 시각을 연결시켜주는 원초적인 분야입니다. 여기서는 축구공을 설명하는 도구로 ‘텐트’를 준비해봤는데, 전달이 매끄러울지 걱정이군요. 다면체 이야기부터 시작합시다. 여러 개의 평면들로 구성된 울퉁불퉁한 입체를 다면체라고 합니다. 이때 표면이 전부 동일한 도형이면 정다면체라고 합니다. 그런데 정다면체를 구성하는 요소 평면은 어쩔 수 없이 정다각형이 됩니다. 뒤집거나 돌리거나 대칭을 유지하는 입체가 되려면 정다각형 요소를 사용할 수 밖에 없겠죠. 그래서 ‘동일한 정다각형 여러개로 표면이 구성된 입체’라고 정다면체를 좀 더 구체적으로 정의할 수 있습니다. 자! 이제 몇몇 가족이 어울려 캠핑을 왔습니다. 텐트는 기존의 천막형이 아니라, 한 변의 길이가 어른 키만한 큰 플라스틱판들입니다. 플라스틱판들이 접히진 않지만, SUV 차량 지붕에 싣고 오니 얇아서 부피는 크지 않았습니다. 햇빛이 적당하게 투과되는 반투명 플라스틱 재질은 외관도 아름답고, 방수도 완벽해서 비를 맞아도 축 늘어지지 않는 최신특허품입니다. 이제 막 캠핑장에 도착했으니 텐트를 쳐야죠. 우선 정삼각형 프라스틱 판들을 꺼냈습니다. 정삼각형 6개를 부채꼴로 둥글게 펼쳐두니 정육각형이 되었읍니다. 폴대는 한가운데, 6개의 삼각형이 서로 만나는 꼭지점에 세웁니다. 이제 삼각형 바깥쪽은 땅에 놔두고 폴대가 위치한 중심부분만 들어올린 후, 모서리 이음새를 테이프로 붙이면, 아주 색깔이 화사하고도 모던한 텐트가 될 순간입니다. 그런데 6개의 정삼각형 각도의 합이 360도, 이미 완벽한 평면을 이룬지라, 가운데만 들어올려보니까 삼각형 지붕들이 서로 약간씩 겹치네요. 가장자리를 약간씩 휘어접어서 테이프를 붙이려니 판이 너무 두껍고… 이걸 어쩌죠? 그때 머리 좋은 우리 집 아빠가 한 장의 플라스틱을 뺍니다. 그리고 둘러 선 다섯명이 한장씩 붙잡고 기울여 들어올리고 서로 만난 측변마다 테이프로 붙였더니, 드디어 밑 바닥은 정5각형을 이루고 가운데 위는 뾰족한 형태의 멋진 5각 지붕이 만들어졌습니다. 이제 벽을 만들어야 하는 이 복잡한 공사는 잠시 미루고, 좀 더 크기가 작은 아이들 텐트부터 만들어줍시다. 정삼각형 두 개로는 텐트지붕을 만들 수 없습니다. 두 장의 정삼각형 두 모서리를 다 연결하여 붙이면 두 개의 삼각형이 그냥 포개져버리고, 한쪽 모서리만 연결하면 끝변이 열려 팔락거리니까, 탄탄한 지붕을 만들려면 최소한 정삼각형 플라스틱 3 개가 필요합니다. 한 점에서 만나게 3개의 정삼각형을 바닥에 두고 가운데만 들어올려 폴대를 세우면, 가운데가 뾰족하고 밑변은 정삼각형을 이루는 지붕이 됩니다. 정삼각형 플라스틱 한 장을 바닥에 깔면, 이 텐트가 정4면체입니다(그림 1). 이제는 정삼각형 4장을 세워서 지붕을 만들어 볼까요? 그러면 바닥은 정사각형이 됩니다. 똑같은 지붕을 하나 더 만들어, 하나는 지붕으로 들어올리고 다른 하나는 거꾸로 돌려서 대칭에서 붙이면 정8면체가 됩니다 (그림2). 여기까지 정리해보면 정삼각형으로 정다면체를 구성하려면 사용가능한 플라스틱판 갯수는 3, 4, 5의 세가지로만 제한됩니다. 6장 이상이면 각도의 합이 360도가 넘어서 안되고, 2장이면 밑변이 연결된 폐곡선을 만들수 없으니까요. 그러면 정삼각형 말고, 다른 도형으로도 정다면체를 만들 수 있을까요? 한 꼭지점은 다 만나야 하고, 반대편 모서리들은 서로 연결된 폐곡선을 이루어야 한다는 조건은 동일합니다. 그래서 정사각형을 이용하면, 2개로는 여전히 안되고, 정사각형 4개가 만나면 벌써 360도가 되어 또 안되겠죠? 정사각형 3개만 지붕으로 만들 수 있고 이렇게 만들어진 것이 가장 흔한 정6면체입니다 (그림 3). 정5각형은 어떨까요? 한 모서리 각도가 108도, 세 각의 합이 360 도보다 작아서 정오각형 3개로는 가능합니다. 이렇게 정오각형 3개로 지붕을 만든 ‘텐트’가 정 12면체입니다 (그림 4). 오각형으로 이루어져 상당히 복잡해보이지만, 동일한 지붕4개를 만들어 돌려붙이면 됩니다. 그런데 6각형 이상이 되면 3개만 모여도 360도가 넘어버려 정다면체 구성요소가 될 수 없습니다. 즉, 정다면체를 구성할 수 있는 평면은 정삼각형, 정사각형, 정오각형의 3가지만으로 제한됩니다. 그리고 3가지 평면으로 만들 수 있는 정다면체는 위에서 언급된 4, 6, 8, 12 면체 그리고 뒤에 나올 정20면체, 총 5 종류밖에 없다는군요. 이런 사실을 고대 그리스인들은 벌써 알았다니, 뒤로 나자빠질만한 놀라운 사실입니다. 자! 이제 다왔습니다. 아까 정삼각형 5개로 만든 지붕 있는 곳으로 다시 가서, 5각 지붕을 높이 들어올립니다. 5각형 바닥이 키만큼 위로 올라오게 말입니다. 이제 바닥의 5개 변에 똑같은 정삼각형 플라스틱을 하나씩 붙입니다. 그러면 마치 삼국지에 나오는 조조의 진영처럼 5각의 천막지붕이 있고 처마 밑에 삼각형 5개가, 중국집 문앞에 늘어진 발 (그림 5의 빨간색 부분)처럼 빙 둘러 달린 꼴이 됩니다. 마지막으로, 동일한 5각 지붕을 하나 더 만들어 거꾸로 돌린 다음 54도 돌려서 끼우면 정 20면체가 만들어집니다 (그림 5). 이 입방체는 정삼각형 5개로 이루어진 지붕, 정삼각형 5개로 수직으로 늘어진 이빨 빠진 벽, 그리고 동일한 모양을 뒤집어서 이빨 빠진 벽을 살짝 돌려 채운 한쌍으로 만들어집니다. 총 꼭지점 수는 지붕에 하나, 바닥에 하나, 벽의 윗쪽(오각지붕 처마)에 5개, 아래에 5개로 총 12개가 되고, 사용된 정삼각형 플라스틱판 숫자는 20개 (지붕 5개, 벽 5+5개, 뾰쪽한 바닥 5개) 입니다. 재미있게도 모든 꼭지점에서 5개의 정삼각형이 동일한 각도로 만나기 때문에 다 만들고나면 어디가 지붕이고 어디가 바닥인지, 구별할 필요가 없어집니다. 이제 식사준비를 하면서 배낭을 열고 무를 꺼낸 후, 동일 형태로 깎아봅니다. 아주 어렵게 완성된 후, 각 꼭지점들을 공평하게 쳐내면, 5개의 정삼각형이 만나는 12개의 꼭지점은 모두 정오각형으로 변합니다. 반면, 3개의 꼭지점이 잘려나간 20개의 정삼각형들은 정육각형으로 변합니다. 이 형태로 오각형은 까만 색, 육각형은 하얀 색 가죽조각으로 바느질해서 바람을 불어넣기 직전의 축구공인, 약간 울퉁불퉁한 “깎인 정20면체”가 만들어졌습니다 (그림6). 이제 바늘을 꼽아 펌프질로 바람을 넣고나면, “밥 준비될 때까지 축구하고 놀아요!” 하고 애들에게 던져줄 수 있습니다. 여기까지 따라오느라 수고 많았습니다. 어떻게 좀 공부가 되셨는지요? 설명이 복잡해보이면, 머리속에 그림을 그리면서 몇 번 반복해서 읽어보시길 권합니다. 세계 최강 전차군단을 태극전사들이 뒤집어버렸으니, 정말 짜릿했습니다. 2022 카타르 월드컵이 기대되는군요. 그나저나 반전이 거듭되고 있는 이번 월드컵에서, 결국 어느 나라가 우승컵을 들어올릴 지 궁금해지는군요.   자세히 보기

연구실 탐방

[동명대학교] BioSIS Lab

사람의 몸 움직임만으로 컴퓨터를 사용할 수 있다면 어떨까요? 동명대학교 BioSIS 연구실에서는 인간의 몸에서 나오는 전기신호를 활용하여, 이를 가능하게 하는 지능형 시스템을 연구합니다. 생체 신호는 복잡하고 변화가 심해 해석이 어렵지만, 컴퓨터 알고리즘을 통해 이를 자동으로 인식할 수 있다면, 기존의 키보드/마우스 등과 다른 새로운 방식으로 컴퓨터를 동작시킬 수 있습니다. 생체신호의 자동인식 기술은 게임, 전시 등과 같은 다양한 컨텐츠들을 새로운 방식으로 생산하는 데에 활용될 수 있어, 미래사회에서의 역할이 기대되는 유망 분야입니다. 저희 연구실은 지도교수 1인과 학생연구원 8인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한양대학교, 한림대학교 병원, 동서대학교, 일본 Aizu 대학교 등과 활발히 교류하며 공동연구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운동시에, 사람의 몸에서는 다양한 전기적 신호가 발생합니다. 예를 들어, 팔을 움직이기 위해서는 먼저, 뇌에서 팔을 움직일 것을 생각하고, 뇌에서 팔근육으로 전기자극을 전달하며, 신호를 전달받은 근육이 수축합니다. 근육이 수축할 때에는 또 다른 전기신호가 발생됩니다. 여기서, 뇌에서 발생하는 신호를 뇌파, 근육이 발생시키는 신호를 근전도라고 합니다. 이와 같이 우리 몸의 움직임은 어떠한 형태로든 신호를 만들어 냅니다. 이런 전기신호는 심지어, 시선을 이동할 때에도 발생하며, 이 신호를 안구전도라고 합니다. 저희 연구실에서는 이와 같이 인체에서 발생하는 전기신호를 해석하는 지능형 시스템을 개발하며, 개발된 알고리즘을 컴퓨터, 로봇카 등의 컨트롤에 활용하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2-1. 눈글 (Eye Writing) 대부분의 사람들은 글자를 손으로 씁니다. 가끔, 손에 장애가 있는 분들이 발이나 신체의 다른 부위로 글을 쓰는 것을 보기도 합니다. 그렇다면, 눈으로 글자를 쓰는 것은 어떨까요? 오래된 슈퍼히어로인 슈퍼맨이나, 엑스맨의 사이클롭스처럼 눈에서 레이저가 나온다면 벽에 글자를 쓰는 것도 가능하지 않을까요? 저희 연구실에서 연구중인 “눈글” 은 안구의 움직임을 인식하여 이를 글자로 변환시켜주는 시스템입니다. 눈에서 레이저가 나간다고 상상하며 시선을 움직여, 가상의 공간에 글자를 쓰는 개념이지요. 이 방법은 ALS (루게릭 병) 등으로 사지가 마비된 환자의 커뮤니케이션 도구로 사용될 수 있으며, VR환경에서의 자연스러운 명령 도구로 활용될 수도 있습니다. 이 일을 가능하게 하는 가장 핵심적인 기술은 DPW (Dynamic Positional Warping) 이라고 하는 패턴인식 기술인데요, DPW는 두 개의 시계열 (Time-Series) 신호를 비교하여, 두 신호 사이의 비유사도(Dissimilarity)를 계산하여 주는 알고리즘입니다. 본래 비유사도 계산에는 DTW (Dynamic Time Warping)라는 알고리즘이 널리 사용되고 있었으나, 글자와 같은 2차원 시계열 데이터의 경우 발생하는 문제점이 일부 있어, 이를 자체적으로 개선하여 사용하고 있는 것이 DPW알고리즘입니다.   2-2. 안구전도를 활용한 로봇 컨트롤 안구전도는 휠체어나 로봇의 컨트롤 등에도 사용될 수 있습니다. 결과가 눈에 바로바로 보여지기에 학부생들의 흥미를 끄는 연구주제입니다. 작년에는 전자공학과, 의용공학과의 학생들이 힘을 합쳐 시선인식 시스템을 아두이노에 올리고, 근거리통신을 사용하여 멀리 떨어진 로봇을 제어하는 시스템을 제작하였고, 캡스톤 디자인 경진대회(학부생 대상)에 출품하기도 하였습니다.   2-3. 뇌파분석 뇌파는 뇌가 동작할 때에 발생하는 전기적 신호를 측정한 것입니다. 건강한 사람의 뇌에서도 다양한 신호가 발생하지만, 뇌전증 환자와 같이 뇌에 질환이 있는 경우에는 일반적이지 않은, 특수한 형태의 뇌파가 발생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런 특수한 뇌파를 통해 뇌의 어느 부위에 문제가 발생한 것인지 특정할 수 있다면, 수술적 요법을 통해 질환을 치료할 수도 있습니다. 저희 연구실에서는 뇌에서 발생하는 특수한 패턴을 자동으로 찾아주는 알고리즘을 개발하고 있으며, 아직까지는 인식률이 그리 높지 않으나, 알고리즘의 개선을 통해 점차 향상시키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2-4. 생체신호에서의 잡음 제거 Human-Robot Interaction(HRI)은 인간과 로봇의 상호작용을 다루는 분야입니다. 스마트폰이 많은 사람들에게 널리 보급된 것처럼 미래에는 우리의 일상 속에서 로봇을 만날 일이 잦을 것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로봇이 사람과 상호작용을 원활하게 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로봇을 만들어야 하는지를 연구하는 분야입니다. HRI는 HCI와 마찬가지로 공학, 인문사회학, 디자인 등 다양한 연구 분야의 지혜가 필요한 분야입니다. 위의 사진은 양로원의 할머니, 할아버지를 보살피는 간호사의 업무를 돕는 이동 로봇을 이용한 연구의 현장 모습입니다.       BioSIS 연구실은 연구원들이 모두 함께 참여하는 랩미팅과 연구과제별로 모이는 개별미팅을 통해 연구상황을 점검하고 연구계획을 수정, 보완해 나가고 있습니다. 랩미팅은 학부생들의 연구진행속도에 맞추어 학기 중에는 격주, 방학 중에는 매주 이루어지며, 개별미팅은 학생들의 요청에 의해 수시로 이루어집니다. 저희 연구실에서 강조하는 것은 '자율성'입니다. 학생연구원들은 하루에 1-3시간을 자율적으로 지정하여 연구를 진행하고 있으며, 연구목표는 학생들과의 상담을 통해 학생 스스로 잡아 갈 수 있도록 배려하고 있습니다. 학부생들로 이루어진 연구실의 특성상, 연구성과를 많이 내는 것보다 학생들이 스스로 공부하고 연구하는 훈련을 할 수 있도록 지도하고 있습니다.     동명대학교는 부산 용당동에 위치하고 있으며, 경성대/부경대 (동명대학교) 지하철 역에서 운행하는 셔틀버스를 타고 방문하실 수 있습니다. 버스로 오시는 경우에는 134, 68, 155, 1011, 1006 번을 타시고 동명대학교 정문/후문 정류장에서 내리시면 됩니다. BioSIS 연구실은 제1공학관 211호에 위치하고 있으며, 다음 약도를 참고하셔서 방문하실 수 있습니다.   자세히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