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센
  • PHOTO ESSAY

    스위스 Zurich 근교, EMPA에서의 방문연구를 마치고

    김우수 (woosook)

    안녕하세요, 지난 2014년 148회차 포토에세이에서 밴쿠버와 저희 학교를 소개했던, SFU Mechatronics 학과에 김우수 교수입니다. 어느덧 5년여 더 세월이 흘러, 이곳에서 Tenure도 받고, 또 일년동안 안식년을 맞이하여 한국에서 6개월, 그리고 스위스에서 3개월을 알차게 보내고 돌아왔습니다. 오늘은 스위스에서 3개월을 보냈던 추억을 더듬어 포토에세이를 정리해보았습니다. 2018년 1월 1일부터 3월 31일까지 3개월간 ETH domain인 Zurich 근교 EMPA 에서, 스위스 SNF 펀딩을 지원받아 International Short Visit을 하고 돌아왔습니다. 코센 포토에세이를 통해서 짧았던 안식년동안의 추억을 갈무리할 수 있는 기회를 주셔서 감사합니다. 제가 방문한 EMPA의 Wood Material Lab은 전통적으로 Wood재료의 화학적 응용에 대해 초점을 맞춘 곳인데요, 최근 Wood의 원재료인 Cellulose 복합체를 이용한 Additive Manufacturing, 즉 3D 프린팅에 관심을 많이 두고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제 연구주제인, 3D Printed Electronics와 상호 공동 관심사가 일치하여 Wood 재료에 대해 공부도 할겸, 유럽의 연구 동향도 들어볼 겸하여, 가족들의 동의를 받아 3개월동안 홀로 Zurich에 방문하여 무사히 생활을 마치고 돌아왔습니다. 위에 포스터는 스위스 관광에 대한 유명한 그림인데요, 스위스 알프스에 4,000 미터 봉우리들로 우리에게 잘 알려진 Jungfrau, Eiger, 그리고 Moench를 배경으로 소년이 horn을 부는 그림입니다. 이 그림과 같이 저도 스위스에 도착하기 전에는 막연하게 알프스의 나라로만 알고 있었습니다. 다녀와서 느끼는 현재의 결론은… 스위스는 저물어가는 시계산업을 어떻게 하면 부흥시킬지, 나라 전체가 산업에 대한 걱정을 하고 있는, 과학과 공학에 투자를 많이 하고 있는 나라이고, 삶에 여유를 동료들과 잘 즐길 줄 아는 여느 유럽과 마찬가지의 여유로운 나라이며, 또한 대중교통 특히 기차가 매우 발달한 나라로 자동차가 전혀 필요없는 곳이고, 하나같이 사람들이 모두 친절하여 방문자에게 매우 관대한 곳이었습니다. 3개월동안 Zurichd에 지내면서, 1월엔 영국 캠브리지에 학회 방문, 2월엔 독일 막스플랑크 초청강연, 3월엔 오스트리아 Bio electronics 학회 참석등 유럽에서 다른 연구자들과 상호 교류를 하려고 많은 노력을 하였습니다. 이제 제 전화기에 담겨있는 사진들을 함께 꺼내 보시면서 잠시나마 스위스 풍경을 간접적으로 전해드릴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밴쿠버로 복귀하기 바로 전 마지막 주말 날씨가 너무 좋아서 Zurich 호수 끝에 있는 도시인 Rapperwill이라는 동네 근처에 호수 끝 부분과 멀리 산들을 배경으로 한 파노라마 사진입니다. 아직 눈이 남아있는 산과, 호수의 경치가 제가 있는 밴쿠버의 경치와 비슷합니다. 이 사진은 Zurich에 도착한 바로 다음 주말에 Zurich 구도심을 한바퀴 돌고 시내에 있는 Catholic Church 타워 위에서 바라본 Zurich 전경입니다. 전화기 폰으로 담기에는 사실 많이 부족한 전경이지만, 나름 파노라마 뷰가 멋있네요.~ 혼자 셀피도 찍어보고, 구도심을 걸어보기도 했습니다. 3개월동안 홀로 생활하면서 가장 어려운 것이 주말 시간을 어떻게 보내냐 하는 것이었는데요, 제 해결책은 “주말엔 무작정 밖에서 걸어다닌다” 였습니다. 매주 주말에 일상은, 간단하게 도심 도서관에서 할 일을 마치고 Zurich구도심을 걸으면서 맛있는 것도 사먹고, 경치를 즐겼습니다. 위에 두사진의 건물은, 제가 3개월동안 묵었던 숙소입니다. 사실 이곳은 EMPA의 Demo lab입니다. Wood 재료를 통해 Modular house를 사업화하기 위해서 보여주는 lab에, Visiting Professor로서 몇 달 살아보게 된 특권을 누렸죠. 위 사진에서 보여지듯이 건물을 만든 대부분의 재료들이 나무에서 나온 재료였습니다. 3개월간 참 재미있는 경험을 했습니다. 위 사진은, 제가 속한 EMPA에 cellulose 그룹 그룹원들과 같이, Zurich에서 1 시간여 떨어진 Wildhaus 라는 곳으로 Snowshoeing을 하고 온 사진입니다. 가이드를 한명 고용해서 왕복 3시간여 산을 snowshoes를 신고 산행을 하고 내려와서 치즈 퐁듀 저녁을 먹고 헤어졌었죠. 평일 오후시간에 Outing을 가서 동료들과 좋은 시간을 가질 수 있는 여유로운 하루였습니다. 저도 밴쿠버에 돌아와 저희 학생들과 이런 outing을 자주해야겠다고 다짐할 수 있는 기회였습니다. 위에 두 사진은, 눈이 소복히 온 산속 풍경입니다. 두 사진은 스키를 타면서 찍은 사진들입니다. 스위스 알프스에 왔는데… 당연히 스키를 타야겠죠. 스키는 날씨가 좋은 날뿐만 아니라 눈이 와서 100 미터정도 앞이 보이지 않아도 조심하면서 스릴있게 즐길 수 있는 곳이었습니다. Zurich 근교에는 Titls라는 3000 미터가 넘는 산이 있어서 매 주말 스키를 당일 코스로 즐길 수 있었습니다. 위 사진들은 제가 스위스에 있는 동안 즐겼던 음식들입니다. Zurich 근교는 독일과 가까워 그영향으로 독일 음식과 비슷합니다. 잘 아시듯이 독일 음식은 크게 내세울 것이 없죠. 감자 튀김 빼면요 ^^. 스위스 사람들의 자부심…스위스 퐁듀, 스위스 치즈가 들어있는 꼬르동 블루, 우리나라 훈제 삼겹살 같은 요리, 그리고 EPFL이 있는 로잔에 방문했을때, 맛본 레만 호수에서 잡은 생선 요리, 그리고 거의 주말마다 맛본, 북부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건너온 Piadina 등입니다. 동료들의 동의를 받지 않고 올리는 사진이지만, 마지막의 즐거운 추억을 설명하기에 포토에세이에 함께 넣었습니다. 위 사진은 캐나다로 귀국하기 바로 전날 저녁에 꼬르동블루를 먹으며 Farewell로 함께 저녁식사를 한 사진입니다. 공동연구를 하는 박사와 PhD학생, 그리고 매일 점심 식사를 함께 했던 동료와의 떠나기 전 추억에 사진입니다. 마지막 사진은, 전기적 특성을 띄는 Cellulose 복합재료를 이용해서 떠나기 며칠 전에, 3D 프린팅을 성공한 사진입니다. 가운데 실린더 형태의 3D 형상이 보이시나요? 이제 밴쿠버에서는, 제 PhD 학생이 이 재료를 이어 받아 공동연구를 진행할 예정인데요, 학생들에게만 실험을 맡긴지 근 십여년만에, 다시금 재료준비부터 프린팅까지 제 손으로 경험해본 뜻깊은 방문연구 기간이었습니다. 이번 방문 연구는 어떻게 보면 참 짧은 방문이었지만, 또 이렇게 기록을 남겨보니 개인적으로는 알차고 보람된 방문연구 기간이 아니였나 하고 생각해봅니다. 방문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도움을 준 host와 EMPA 동료들, 그리고 멀리 떠나있는 교수의 빈자리에서도 묵묵히 연구를 진행한 저희 랩 대학원생들에게 이자리를 빌어 감사의 인사를 전합니다. 제 개인적으로는, 이번 방문을 통해서 Refreshed mindset을 가지고 향후 연구를 재미있게 해나갈 좋은 추억이 생겼기를 희망해봅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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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Y BOOK

구글의 미래 (이달의 주자: 정지윤)

토마스 슐츠 저

  제가 이번에 제가 소개할 책의 제목은 ‘구글의 미래’로, 현재 전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기업으로 평가받는 구글의 경영 철학과 비전을 소개한 책입니다. 이 책을 통해 구글이 어떻게 세계 최고의 혁신적인 기업이 되었고 꾸준히 미래를 선도하고 있는지 그 디테일을 보고 있으면, 연구자로서 어떤 마음가짐과 비전을 가져야 하는지에 대해 신선한 충격과 새로운 영감을 받게 됩니다. 현재 우리는 원하는 정보를 1분 이내에 컴퓨터에서 받아볼 수 있는 것이 당연한 세상에 살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와 같은 편의의 많은 부분에 대해 우리는 구글로부터 매우 많은 영향을 받고 있습니다. 구글의 정보 검색 알고리즘은 경쟁 상대가 없을 정도로 빠르고 정확하며 정보 검색 시장에서 점유율이 70 퍼센트 이상에 달합니다. 구글은 어떤 과정을 거쳐 정보화 시대에서 이와 같은 독보적인 위치에 오를 수 있었을까요? 이 책의 저자인 토마스 슐츠 (슈피겔) 편집장에 의하면 구글의 창업자인 래리 페이지와 세르게이 브린은 정보 검색에 대한 중요성을 누구보다 빨리 깨달은 사람들입니다. 이들이 밝힌 구글의 목표 또한 “세계의 정보를 조직화해서 모든 사람들이 접근하고 사용하도록 하는 것”입니다. 구글은 기술을 통해 세상을 더 나은 곳으로 바꾸려고 하며, 그들에게 수익 창출을 위한 비즈니스 모델은 기술이 확보된 이후에 고민할 문제입니다. 그래서 구글은 다른 기업들이 포털 사이트 제작과 수익모델 창출에 열을 올리는 동안, 정보를 모으고 이들 중에서 올바른 정보를 골라내는 기술을 개발하는 데에 집중합니다. 결국 구글은 다른 기업들이 도태되어 가는 동안 세계에서 가장 선도적인 기업으로 거듭났습니다. 구글이 이런 기술적인 진보를 이뤄낸 방식 또한 눈여겨볼 만 합니다. 이들의 또 하나의 모토는 달에 로켓을 쏘아올리겠다는 각오의 “문 샷 정신”으로, 조금 더 실제적인 표현으로 바꾸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10 퍼센트보다 10 배 향상시키는 것이 더 쉽다.” 이들은 기존의 문제 해결 방식을 개선하여 10 퍼센트 성능을 향상시키기보다 문제를 아예 원점으로 되돌려서 10 배 더 좋은 새로운 해결책을 찾고자 노력합니다. 이와 같이 극단적인 접근 방식은 많은 수의 실패한 아이디어를 낳지만 종종 기발한 해결책을 제시하기도 합니다. 책에 소개된 대표적인 예가 와이파이 송수신기를 풍선에 매달아 띄워서 현재 인터넷을 공급받지 못하는 전 세계 인구 2/3에게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입니다. 이 경우 거대하고 비싼 모바일 통신 기지국과 인공위성 없이도 지구 모든 곳에 인터넷 공급이 가능하고, 이를 통해 수많은 새로운 온라인 잠재 고객층을 확보할 수 있을 것입니다. 구글은 이를 위해 풍선 전문가들을 초빙해 풍선을 100일 동안 성층권에서 떠 있도록 하는 기술, 떠 있는 풍선의 위치를 미세하게 조정하는 기술 등을 개발했고 2015년 기준 1초에 50 메가비트의 속도로 통신을 하는 데에 성공했다고 합니다. 일견 엉뚱해 보이는 이 기술이 미칠 파급 효과는 기존의 방법을 개선하는 식으로는 절대 얻을 수 없는 수준일 것입니다. 래리 페이지가 구글에 대한 책 프로젝트에 최초로 협조하여 나오게 된 이 책에는 저자가 구글 안에서 관찰한 위의 과정들이 생생하게, 그리고 아주 자세하게 묘사되어 있습니다. 물론 구글이 모든 면에서 완벽하고 탄탄대로만 걷고 있지는 않습니다. 구글의 모토로라 매입은 실패로 판명났고, 신흥 IT 기업들은 구글의 인재들을 끊임없이 스카우트해서 빼가고 있으며, 투자자들은 끊임없이 수익 창출을 주문하고 운영진을 압박합니다. 하지만 구글은 성공과 실패를 빠르게 판단하고 과감하게 결단하며, 기술 개발뿐 아니라 인재 관리에 있어서도 철저히 데이터와 과학에 입각하여 효율성을 극대화시키려 합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점은 이들이 세상을 어떻게 하면 더 좋게 만들 수 있는지를 끊임없이 고민하고 투자자들을 설득한다는 점입니다. 어쩌면 지나친 찬양일지도 모르겠습니다만, 구글에서 추구하듯 ‘더 많은 사람들의 삶을 개선하고 그 개선의 폭을 최대한 급격하게 하는 것’이 좋은 연구의 기준으로써 나쁘지 않다는 생각도 듭니다. 이 책의 해제를 작성하신 장병탁 교수님의 말씀처럼, ‘미래를 가늠해보고 새로운 기회를 찾는’ 모든 분들께 이 책을 추천하며 본 글을 마칩니다.   제가 추천하고 싶은 다음 주자는 Oak Ridge National Laboratory의 손창희 박사님입니다. 학부 시절부터 공부나 연구뿐 아니라 운동, 음악 등 분야를 가리지 않고 두각을 드러낸, 거기다 늘 주변 사람들이 많이 따르고 의지하는 매력도 겸비한 멋진친구입니다. 멋진책과 글로 오랜만에 다시 재회하기를 기대합니다. 자세히 보기

르네상스 공돌이

개과? 고양이과?

( cjun0828 )

최근 우리말에는 ‘반려동물’이라는 단어가 추가되었고, 개나 고양이를 키우는 사람들이 많아진 것같습니다. 그런데 저는 어릴 때 집에서 키우던 개가 개장수에게 끌려가던 모습을 본 이후 어떤 개에게도 정을 주지 않으려 마음먹었습니다. 그후 몇 십년이 지나, ‘우리집도 개를 키우자!’는 피켓을 들고 애들이 침묵시위를 한 적이 있습니다. 퇴근하여 저녁을 먹으려는데, 미국 초등학교에 다니던 아들과 딸이 일어서서 피켓을 들고는 집을 한바퀴 도는 것입니다. 아마 그날 학교에서는 ‘민주주의에서 시민들의 올바른 의사표현 방법’ 같은 수업이 있었고, 너희들도 한 번 실습해보라고 선생님이 꼬드켰지 않을까 합니다. 하지만 배후세력이 누구인지 수사를 진행하는 대신, 제가 타협안부터 내어놓았습니다. “먹이 주고, 목욕시키고 뒷처리하는 모든 것을 너희들이 담당한다면 생각해볼께. 주말까지 내가 이야기한 내용을 서약서에 적고 서명해서 제출해!” 라고 했더니 주말이 다 지나도 아무 액션이 없었습니다. 사실 서약서를 제출한 후, ‘양육’과정에서 애들이 공약을 지키지 않는 것을 걱정했는데, 애들도 책임지는 일은 두려운 모양입니다. 그런데 오늘은 반려동물 관련 이야기를 하려는 것이 아닙니다. 흥미있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좀 거친 분류법이긴 하지만, 인간을 개형과 고양이형으로 나눌 수 있다는 주장입니다. 이 분류법이 학술적으로 연구된 것인지 인터넷에 확인해보았는데, 그 흔해빠진 외국 전문가 이름 한 번 거론되지 않는군요. 하지만 상당히 일리가 있어 보여 소개합니다. 눈치 빠른 사람들은 벌써 간파했을 것입니다. 개형 인간은 조직순응형이라면, 고양이형 인간은 독립적이고 좀 까칠하다는 것 말입니다. 그러니까 개형 인간은 유교사회의 가치인 덕을 갖추었다면, 고양이형 인간은 수입된 서양윤리에 맞는 쿨한 스타일 정도로 정리됩니다. 그리고 한국사회의 격심한 세대차이는 상이한 두가지 표준이 충돌하기 때문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즉 기성세대는 의리와 체면 그리고 덕을 중시하는 ‘개형’이라면, 젊은 세대는 개성을 중시하고 간섭받기를 싫어하는 고양이형을 선호한다는 것입니다. 동의하시나요? 아 물론, 순도 100퍼센트짜리 개형 또는 고양이형은 가상의 극단적 분류일뿐입니다. 어느 쪽에 더 가까우냐고 물어봐야 거부감이 덜하겠죠. 그러면 여기에서 질문 하나 할까요? 당신은 어느쪽 인간인가요? 아마도 보수는 개형, 진보는 고양이형이 많을 것입니다. 그리고 필자같은 이민자들 중에는 개형보다 고양이형이 더 많지 않을까 합니다. 기하학적 개념을 도입하여 표현한다면 개형은 수직적, 고양이형은 수평적이라고 설명하면 되겠군요. 그래서 개형은 처음 만난 사람에게도 실례를 무릅쓰고 나이를 묻고는 금방 넉살좋게 “행님!, 동상!”하는 스타일입니다. 반면 고양이형 사람들은 남에 대한 호기심이 별로 없고, 자기 혼자 어디론가 쏘다니기 때문에 무엇인가를 같이 한 번 하려면 불러모으기가 쉽지 않습니다. 어렵게 만나서 설명을 하면, "이거 꼭 해야 되나요?" 같은 질문을 너무도 쉽게 던져 사람을 맥빠지게 만들지 모릅니다. (이런 사람, 주변에 한 명씩 꼭 있죠?) 영어에서는 격렬한 다툼을 "개와 고양이가 싸우듯 한다."고 표현합니다. 둘은 서로의 철학이 완전히 다르니까, 근본적인 가치가 충돌하는 것입니다. "때로는 자신을 양보할 줄 알아야지, 왜 그리 이기적이야? 공동체가 망하면 혼자 살 수 있을 것 같아?"라는 개의 호통에, "각자가 존중받지 못하는 공동체가 무슨 의미? 내가 이기적이라면, 당신은 위선자?"라고 고양이는 맞설 것입니다. 그런데 개와 고양이가 또래가 아닌 세대간에 싸운다면 싸움은 단순하지도 않고, 화해도 어렵습니다. 위계질서 때문에 솔직하게 소통하기 어려우니까요. 하지만 개와 고양이가 서로 조화해서 같이 가야 하는 것이 헤겔이 말한 정-반-합의 역사방향일 것 같습니다. 도저히 공조할 수 없는 야당과 여당이 정치에는 늘 존재해야 하는 것처럼 말입니다. 아이러니하게도 집권여당이 아니라, 야당이 약해지면 국민들의 이익은 더 쪼그러듭니다. 감시자 없는 권력은 언제나 타락하니까요. 그러므로 개와 고양이가 싸우는 것은 안말려도 된다고 생각합니다. 최소한의 질서 안에서 일어난 다툼이라면 곧 토론이 되고, 관객들은 증인도 되고 판관도 되어줄 것입니다. 문제는 개형 인간이 늑대로 변신하여 약자를 억압-착취하거나, 여우처럼 간사한 아부로 윗사람의 눈을 가릴 때 입니다. 순수개형은 의리파지만, 늑대나 여우로 역진화하면 위험한 인간이 됩니다. 반면 고양이형이 변질되면, 수고스러운 일에는 동참하지 않다가 마지막에 숫가락만 엊는 얌체족이 됩니다. 식사시간에만 나타나는 하이에나처럼 말입니다. 아니면 야행성 동물 너구리처럼 사람들이 다 모이는 낮시간에는 전혀 보이지 않아서 협업이 어려운 인간들도 있습니다. 최소한의 공동질서마저 무시하면서도 본인은 전혀 스트레스 받지 않는 사람들 아시죠? 대체로 고양이형 인간들은 창의적인데, 자신의 이익에만 창의적인 사람들도 있습니다. 자! 이제 당신은 어디에 속할까요? 한 번 스스로에게 물어보시죠. 의리파 개형이나 개성파 고양이형이면 서로 다를 뿐, 어느 쪽이 나쁜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혹시 개가 변한 늑대나 여우, 아니면 고양이가 둔갑한 하이에나 또는 너구리에 더 가까운 것은 아닌지 돌아봐야죠. 조직 내에서 운신이 불편하다구요? 상사나 동기들과 소통이 어렵다구요? 어쩌면 고양이인 당신의 상하좌우를 개들이 둘러싸고 있을지 모릅니다. 그 반대인 경우도 있겠죠. 의리파인 당신 주위를 도둑고양이들이 장악했을 가능성 말입니다. 갈등의 해소는 갈등의 원인만 제대로 파악되어도 반은 해결됩니다. 당신 속의 미움이나 불편이, 틀림이 아니라 다름 때문이라면 안심하시고 기본만이라도 맞춰주세요. 그들도 알고보면 당신만큼이나 마음이 여리고 다정한 사람들일 것입니다. 궁극적으로 그들도 개나 고양이가 아닌, 인간이라는 사실을 발견하신다면 말입니다.   자세히 보기

연구실 탐방

국립경상대학교 분자생명공학연구실

국립경상대학교 생명과학부 분자생명공학연구실은 2016년 9월 부임한 조병훈 교수의 책임 아래 2017년부터 본격적으로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미생물/단백질 공학에 기반을 둔 생명 시스템을 이용하여 인류가 직면한 환경/에너지 관련 문제들을 다루고 있습니다. 가장 중요하고 시급한 환경 문제로서 온실 가스인 이산화탄소 배출 문제가 있는데, 이를 효소 기반 생체 모방 시스템을 이용하여 해결하는 것이 주요 연구 주제입니다. 또한 이러한 환경 문제 해결과 더불어 동전의 뒷면이라 볼 수 있는 에너지 생산 및 활용을 위한 바이오 시스템 개발을 목표로 삼고 있습니다. 이러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본 연구실에서는 주로 분자생명공학적 기법을 응용하며, 연구에 있어서 주요 타겟은 효소입니다. 이를 통해 ‘자연계의 생명 시스템을 모방하지만 자연계에 존재하지는 않는’ 효율적인 인공 생분자 시스템을 구축하려 합니다.   2-1. 미생물 공학     2-2. 단백질 공학   단백질 공학을 통해 안정성이 뛰어난 효소를 개발함을 목표로 하며, iterative saturation mutagenesis와 disulfide engineering 등의 기법을 이용하여 효소 개량을 시도하고 있습니다.   2-3. 효소 고정화   효소 재활용성 및 안정성 향상을 위해 고정화 연구를 수행합니다. Polyurethane foam, cellulose 등의 고정체뿐만 아니라 biomimetic silica 등의 소재를 이용하여 고정화 효율을 향상시킬 수 있습니다.   2-4. 나노바이오   단백질 소재는 유전적 코딩에 의한 기능성 부여가 가능하므로 응용범위가 넓은 나노소재가 될 수 있습니다. 바이러스 피막 단백질의 자가조립기능을 응용하여, 고집적 나노구조체를 제작하고 조절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 중입니다.   2-5. 재조합 단백질   재조합 단백질 발현 시 수용성 및 발현양을 증대시킬 수 있는 범용 태그를 개발하고 있습니다. 새로운 태그는 크기가 작음에도 불구하고 강력한 성능을 발휘하므로, 앞으로 다양한 연구실에서 널리 쓰일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저희 연구실은 문을 연 지 1년 반 남짓 된 신생 랩입니다. 첫 석사과정 학생이 이제 2년차를 맞이하였으며 올해 새로운 석사과정 학생이 입학하여 현재 지도교수인 저를 포함 3명이 연구에 매진하고 있습니다. 또한, 학부의 다양한 연구참여 프로그램을 통해 여러 학부생이 연구에 대해 배우고 있습니다. 제가 직접 실험에 참여하고 지도하므로 학생의 능력에 따라 단기간에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만 지도교수가 많은 부분을 직접 챙기므로 대학원생 입장에서는 꽤 큰 부담감(?)도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디스커션에 목마른 학생에게는 매력적인 연구실이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일상적인 연구실 생활에 있어서 어느 정도의 가이드라인을 제시하지만 기본적으로는 개인의 책임과 의무에 기반한 자율성을 존중합니다. 따라서 연구 의지가 있는 학생에게는 매우 적합한 연구실이겠으나 반면에 그렇지 않은 학생에게는 아무 것도 얻어갈 수 없는 연구실일지도 모릅니다. 매 학기 생물공학 관련 국내학술대회에 참가하여 연구결과를 발표하고 있고, 박사과정 학생에게는 국외학술대회 참여 기회를 제공할 계획입니다. 매주 랩 세미나 및 저널 클럽을 운영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연구 결과를 정리하고 아이디어를 발전시키는 동시에 논리력, 발표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저 스스로는 개인주의적 성향을 가지고 있고 또한 아직 구성원이 세 명이라 단체 활동을 적극적으로 하지는 않습니다만, 연구 스트레스를 풀 겸 가끔 음주를 배제한 회식 및 볼링 등을 하곤 합니다. 구성원 수가 늘어나면 조금은 더 활발한 단체 활동도 가져보고 싶습니다. : )     ■ 주소  : 경상남도 진주시 진주대로 501 국립경상대학교 공동실험실습관 519호 ■ TEL   : 055) 772-1321 ■ 이메일   : jobh@gnu.ac.kr ■ 홈페이지   : https://sites.google.com/site/mbbgnu/   자세히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