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문의 즐거움 히로나카 헤이스케 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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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의 최경일 박사님께 소개받은 박원선입니다. 저는 한국에서 박사과정까지 교육을 마치고 독일에서 박사후 연구를 시작한 이후 10여 년을 독일에 살고 있습니다. 현재는 북독일의 해양도시 킬에 정착하여 헬름홀츠 해양연구소에서 기후모델을 수단으로 삼아 바다와 기후를 영년직 연구원으로 연구하고 있습니다. 또한 한국과 유럽의 교류를 좀 더 증진시키려고 제 분야가 아닌 다른 분야도 재밌게 배우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오늘 소개하는 책은 ‘학문의 즐거움’(히로나카 헤이스케 지음, 박승양 옮김, 김영사)입니다. 학위과정 강의 중 교수님께서 공부가 잘 안될 때 한 번 읽어보라고 넌지시 알려주신 책입니다. 필즈상을 수상한 수학자인 저자가 인생과 학문에 대한 생각을 담담하고 간결하게 정리한 책입니다. 학위과정 중에도 끈기있게 공부하는 힘을 주었지만, 연구자로 일하는 지금도 차분히 끈기있게 천천히 그리고 내가 즐기는 연구를 하는데 힘을 주고 있습니다. 20여 년 전에 초판번역본이 나왔고, 개정판 이후 지금도 꾸준히 인쇄되는 걸 보면 저 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 아마도 과학기술자에게 많은 사랑을 받는 책인 것 같습니다. 어느 때 부터인가 평가에 사로잡혀 즐거운 학문이 아닌 평가받기 위한 연구를 요구하는 상황이 주변에 펼쳐있습니다. 세계적으로 평가의 프로파간다가 지배하는 환경, 연구 및 연구자를 평가하고 그 평가를 다시 평가하는 쳇바퀴에 숨 막히다면 초심으로 돌아가 차분히 읽어보면 좋을 책입니다. 삶의 과정은 곧 배움이고, 그래서 우리의 삶은 학생의 삶이라고 합니다. ‘학문의 즐거움’은 그런 삶의 배움에서 더 나아가 진리, 학문에 대한 진지한 질문과 그것을 꾸준히 풀어가는 자세를 특별히 가르쳐 줍니다. 현재상황에 적용하자면 문제를 인식하고 오랜시간 투자하며 그것을 즐거움으로 할 수 있는 연구자가 창조의 기쁨을 누리고, 이후에 다른 분야까지 융합할 수 있다는 것을 말해줍니다. 아마도 요즘 많이 들리는 키워드인 “융합”, “창조” 등도 연구자의 입장에서 보면 즐겁게 학문을 하는 바탕에서 가능한 것이 아닐까요? 모든 연구자가 기쁨으로 즐거운 연구를 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고, 학문의 즐거움을 모두가 만끽 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과 함께 추천합니다.
인생을 대표하는 책이라는 제목이 거창해서 딱히 하나를 말씀드리기가 곤란하군요. 아마도 기억에 남고 영향을 주는 책은 읽는 시기의 관심사나 상황과 잘 맞는 책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런 책 중의 하나가 초등학교 때 옆에 끼고 살았던 ‘과학백과사전’이 아닌가 합니다. 혹시 허망해 하실 분이 계시지 않으면 좋겠습니다. 과학의 날에 부상으로 받은 백과사전을 보면서 이런 저런 신기하고 재미있는 내용을 뒤져보는 것이 어찌나 좋았는지. 어쩌면 지금 연구를 하는 단초를 제공한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또 하나가 있다면 ‘성경’인 것 같습니다. 아무리 정복해 보려고 해도 잘 안되는, 그러나 평생 함께 가야 하는 인생의 책. 역시 허망하다 생각하지 않으시면 좋겠습니다. ‘독일인의 사랑’, ‘부엉이가 내 이름을 불렀네’ 두 책은 어린 학생의 감성을 많이 적신 책인데 다시 읽어 보고 싶은 책입니다. 지금은 최경일 박사님 덕으로 함께 적정기술을 공부를 하고 있습니다. 적정기술의 고전인 ‘작은 것이 아름답다’라는 책이 시간이 지난 후 기억에 남는 책이 되면 좋겠습니다.
제게 생체모사라는 분야를 알려주셔서 작은 생물을 봐도 좀 더 유심히 보게 해 주신 김완두 박사님께 바통을 넘깁니다. 기계연구원에 재직하시면서 유럽과의 교류도 활발히 하시고 계십니다. 박사님 부탁드립니다.
학문의 즐거움이란 책을 사서 식구들과 돌려봐야겠네요. 근데 남편과 두 딸들에게만 읽히고 싶은 이 마음은 뭘까요? ㅎㅎ 어릴때부터 과학백과사전을 끼고 사셨다니 과학자가 천직이시네요. 독일인의 사랑은 저도 좋아해서 여러번 보았는데 부엉이는 처음 들어보네요. 한번 찾아보고 싶은 마음이 드는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