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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물 파는 아이들 (이달의 주자: 서상현) 린다 수 박 저

  대덕연구단지 배뜰골에 위치한 선박해양플랜트연구소(KRISO) 서상현 소장입니다. 1974년 서울대 조선공학과에 입학해서 지금까지 한우물을 파고 있습니다. 입소 첫해 우리 해군의 대표적 잠수함 “장보고함”의 참조 모델이었던 "U-Boat 209/214"의 성능개선 수조시험연구에 참여연구원이 되어 무척이나 흥분했던 기억이 생생한데, 미국 유학기간을 포함해서 벌써 33년째 연구소를 지키고 있네요. 저도 어느 날 한선화원장님의 미소에 “예”라고 대답하는 바람에 쓸 줄 모르는 글을 쓰게 되었답니다. 더욱이 때마침 처음 겪는 오른팔 육십견의 통증을 견뎌내며, 배려해 주신 며칠의 추가기간 동안 끙끙대며 마무리한 보고서(?) 입니다.

 

   KOSEN 웹진 릴레이북의 흐름에 어울릴지는 모르겠지만 저는 몇 해 전에 읽었던 “우물 파는 아이들 (A long walk to water)” -린다 수 박 지음 - 을 소개할까 합니다. 아프리카 남수단 어느 시골 마을 이른 아침부터 맨발로 그 뜨거운 태양 아래 매일 한나절을 물길러 가야하는 딩카족 “니아” 와 남수단 내전으로 (하루 아침에 가족과 생이별한 열 살배기 사내아이가 피난 중 죽음을 넘나 들며 오직 가족을 만나야 한다는 생각으로 사막을 가로 지르고 나일강을 건너) 이디오피아와 케냐의 난민포로 수용소의 상상을 초월한 환경에서 14년을 이겨낸 소년 “살바”와의 만남 이야기입니다.

살바와 니아의 만남은 사랑의 참모습을 보여 주는 장면이라 할 수 있습니다. 모든 것을 잃어버린 살바가 난민포로수용소 생활을 마치고 미국시민이 되어, 남수단의 부모님을 찾기 시작하여 병중의 아버지를 만나고, 다시 미국으로 돌아와 공부를 하고, 무엇을 해야 하는지 깨닫고서는 미국과 국제사회에 호소합니다. "수단에 우물을 파자고..." 그 결실의 끝자락에서 두 사람은 원수이던 딩카족과 누어족의 화해를 만들어 냅니다. 물론 살바가 일방적으로 니아에게 찾아 왔지만, 우물이 솟아나는 니아의 집 앞 마당에서 사랑의 샘물이 어떤 것인지 그 둘은 함께 맛보는 것입니다. 살아있는 생수가 솟아나는 그 현장에서 그 둘은 화해의 주인공이 된 것입니다. 참으로 시원했습니다. 그리고 따뜻했습니다.
울지마 톤즈의 눈물을 떠올리며 살바의 고향, 남부 수단의 톤즈 카운티에 있는 작은 마을 ‘룬아리익’ 에 처음으로 솟아났던 우물을 시작으로 살바 두트의 ‘수단을 위한 물’ 프로젝트는 남부 수단에서 딩카 족과 누어 족을 위해 43곳의 우물을 파게 됩니다.

마침 이 책을 손에 잡을 즈음 저를 포함한 친구 몇몇은 말라위에 있는 목사친구를 위해 우물파기 지원 사업을 구상 중이었습니다. 친구의 이야기는 우물을 파면 사람이 모이고 사람이 모이면 마을이 서고, 학교가 세워지고 따라서 병원이 들어서고... 어느날 우물이 마르면 또 다른 생명의 우물을 찾아 모두가 떠나가는 아프리카의 현실을 보며, 첨단기술을 논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곳 아프리카의 사람들이 사람답게 살아갈 수 있도록 도와 줄 수 있는 이른바 우물 파는 기술(그러한 종류의 기술을 적정기술이라 부르더군요)이 절실하다고... 우리가 자발적으로 관심을 갖고 찾아보지 않으면 보지 못하는 참으로 어려운 상황들이 지금도 세계 곳곳에서 끊임없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그 중에도 극한 어려움울 겪으며 살아가는 아프리카 수단에서 삶의 근원인 물을 해결할 수 있는 우물을 함께 품으면서 종족간의 응어리진 실타래가 풀려 화합으로 이어지는 부분에서 많은 것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여기 우물파는 이야기에 바람풍차 이야기를 더하면 어떨까요? 갑자기 풍차 이야기 ??? 풍차이야기는 그냥 책소개와 풍차소년의 에필로그 일부분만 소개 하겠습니다.
바람을 길들인 풍차소년 - 윌리엄 캄쾀바, 브라이언 밀러 지음 - 내 친구 폴 로렘은 수단 남부에서 온 ‘잃어버린 아이’로 전쟁에서 살아남긴 했으나 부모도 없이 난민촌에서 혼자 살아 왔다. 또 다른 친구 조셉 무냠반자는 콩고 출신인데 가족과 함께 전쟁을 피해 우간다의 난민 캠프에 살면서 학교를 다녔다, 나는 이 모든 이들로부터 깊은 영감을 받았다, 수업이 어려워 힘이 빠질 때도 그런 친구들과 함께 함께 있다는 사실이 나를 일으켜 세웠다. 나는 아직도 얼마나 많은 아이들이 우리처럼 힘들게 살고 있을까 생각하기도 한다. 그들을 생각하니 최근에 읽은 위대한 마틴 루터 킹 목사의 말이 생각난다, “날 수 없으면 달려라. 달릴 수 없으면 걸어라. 걸을 수 없으면 기어라.” 우린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 애쓰는 사람들을 격려해야 한다. 어려운 환경 속에서 낙담하지 않고 마을과 나라를 위해 애쓰는 형제자매들이 이 이야기를 읽었으면 좋겠다....

 

   제가 추천하고 싶은 다음 주자는 가천대학교 조용상 교수입니다. 오래전에 영국에서 과학기술정책을 전공하고 최근 또 고려대 의대에서 해부학 전공으로 박사과정을 밟고 있는 학구파입니다. 바다를 너무 사랑하고, 그래서 남극, 북극 바다도 다 체험한 그러면서도 한시도 손에서 책을 놓지 않는 사나이입니다. KOSEN에 대해 이야기 했더니 저보다 훨씬 더 잘 알고 있더군요.. 맘을 나누는 동생이 무슨 책을 소개할까 궁금함이 앞섭니다.

한선화 김명진 원재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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