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과학으로 사회성 기르기 (이달의 주자:오서희) 박솔 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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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저를 릴레이에 추천해준 박솔 작가님의 책인 ‘뇌과학으로 사회성 기르기’를 추천하려고 합니다. 제가 이 책을 추천하는 이유는 단지 제가 작가님을 많이 좋아하고 존경하기 때문이 아닙니다. 박솔 작가님은 저와 룸메이트였던 시절 항상 책과 함께 잠에 들 정도로 책을 사랑하는 사람입니다. ‘뇌과학으로 사회성 기르기’를 읽다보면 그런 작가님이었기에 어린 나이에 이런 책을 낼 수 있었던 것이구나, 하는 생각을 할 수 있습니다. 사심 가득한 글로 보일 것이 우려되어 다른 책을 추천할까도 고민했지만, 최근에 읽은 과학도서 중 가장 추천하고 싶은 책이기에 결국 이 책을 골랐습니다.
‘뇌과학으로 사회성 기르기’는 절친인 호준이와 재민이 그리고 그들의 가족, 친구들의 대화를 바탕으로 하고 있습니다. 정말 평범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는 스토리를 바탕으로, 우리 모두가 느끼며 살아가는 감정들에 대한 뇌과학적 시선들을 풍부하게 담아내고 있습니다. 제가 평상시에 관심을 갖고 있던 거울 뉴런에 대한 챕터를 예로 들어보면, 친구들끼리 농활을 간 이야기로 시작되지만 곧 ‘감정이 전염될 수 있는가?’ 라는 의문이 제기됩니다. 그리고는 일반 대학생이라고는 생각되지 않는 똑똑한 친구들이 이야기를 풀어가는데, 그 안에는 교과서적으로 정립된 지식 뿐 아니라 최근에 발표된 논문의 결과도 정리되어 있습니다.
저는 과학적 지식을 습득할 때 결과보다도 ‘그 지식이 어떻게 밝혀졌는가?’를 아는 것이 훨씬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 이 책은 매 단원마다 어떤 연구를 통해 어떤 내용을 알게 되었다는 것을 설명해줍니다. 책을 읽으면서 가장 놀랐던 부분은, 제가 ‘그걸 어떻게 알았지?’ 라는 의문을 제기한 타이밍에 등장인물인 호준이의 동생이 대신 질문을 해 줬던 것입니다. 덕분에 속 시원하게 궁금증을 해결할 수 있었습니다. 이런 전개를 통해, 과학자들은 자연스럽게 책을 읽어나갈 수 있을 것이고, 일반인들도 과학적 사고의 흐름을 느끼는 즐거운 경험을 하실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샛노란 표지와 귀여운 그림을 보고 내용이 쉽지 않을까 생각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저도 처음에 그랬으니까요. 그렇지만 모두에게 친근한 주제인 감정, 인간 관계 등에 대한 내용을 다루었기에 지난학기 신경학을 공부했던 저에게도 흥미롭고 신선했습니다. 배웠던 내용을 바탕으로 일상의 과학으로 조금 더 깊게 들어가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다양한 연구 결과에 대해 참고문헌을 찾아보며 더 알아볼 수 있는 것까지 생각하면, 청소년만을 위한 책은 절대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박솔 작가님과 한 방을 쓰던 시절, 저희는 종종 ‘착함’, ‘행복’ 등이 무엇인지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며 밤을 보냈습니다. 처음에는 무슨 친구들끼리 이런 학술적인 이야기를 나누냐며 주인공들이 조금 괴짜인게 아닌가 생각했는데, 그것이 저희의 과거 모습이었습니다. 그 생각이 떠오른 이후 주인공들이 좀 더 친근하게 느껴졌습니다. 마치는 글에 작가님이 적어줬듯, 이 친근한 주인공들을 다시 만나길 기대하고 있습니다.
다음 릴레이를 이어갈 다음 주자로 김경회군을 추천합니다. 경회는 현재 생명과학과 대학원에서 광유전학을 이용한 신경회로에 대한 연구를 하고 있습니다. 그렇게 바쁘게 지내면서도 글쓰기와 그림 그리기도 소홀히 하지 않는 친구입니다. 일상에서 일어나는 소소한 일들을 소재로도 멋진 글을 잘 쓰는 만큼 좋은 책을 소개해주리라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