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따 방정식 해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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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뉴스들이 약간 뜸해지고 있는데, 학교에서의 왕따가 큰 문제죠?
이 문제와 관련하여 필자가 외국에서 경험해본 몇 가지 사례와 해결에 도움이 될만한 아이디어를 제공하려고 합니다. 우선 해결을 위한 접근방법에서 왕따를 주도하는 애들이 못된 녀석들이고, 그 부모들도 나쁜 사람들이라는 식의 방향은 전혀 도움이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어디에나 나쁜 아이들, 무책임한 부모들은 존재하는 법인데, 그 사람들을 전부 바꾸어서 좋은 사회를 만들겠다는 것은, 그저 듣기에만 좋은 소리라고 생각합니다. 구체적인 해결방안이 필요합니다. 물론 만병통치약은 없기 때문에 계속 보완해나가고 관심을 가져야 하겠죠. 선진국에서도 비슷한 문제들이 오랫동안 있어 왔기에 경험이 많은 것 같습니다. 아래에 두 가지만 소개합니다.
첫째, 제가 경험해본 미국과 프랑스에서는 아주 저학년 때부터 이 문제를 심각하게 다루더군요. 그래서 학년이 올라갈수록 사건의 숫자는 현저히 줄어듭니다.
둘째, 구체적인 차단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일전에 한국에서의 조사통계를 보니 왕따를 통한 괴롭힘 행위는 쉬는 시간에 가장 많이 발생한다고 합니다. 훨씬 시간이 긴 점심시간은 도시락을 먹는 대신 급식으로 바뀌어, 움직여야 하고 먹어야 할 시간이 정해져 있기 때문이 아닌가 합니다.
도시락 문화이던 옛날에도, 사실 싸움은 겨우 10분이던 쉬는 시간에 더 많았습니다. 한시간 정도이던 점심시간은 겨우 도시락을 빼았아 먹는 정도이지 폭행사건은 드물었습니다. 먹는 시간은 모든 인간들을 다소 느긋하고 착하게 만들기 때문이 아닐까요? 미국이나 프랑스는, 수업 사이사이에 있는 쉬는 시간에 다른 일이 생길 수 없게 만들어두었습니다. 중학교는 쉬는 시간이 겨우 3분정도인데, 이때 과목을 찾아 교실을 옮기느라 빠르게 움직여야 하고, 초등학교는 선생님 책상이 교실에 있으며 교무실은 없습니다. 쉬는 시간에 애들끼리만 있는 경우를 방지하는 것이죠.
이런 이야기하면 선생님들이 화를 내실 지, 아니면 제가 사정을 잘 몰라서 하는 소리인지 조심스럽습니다만, 한국에서도 교무실은 따로 필요없는 것 같습니다. 선생님들 책상은 교실에 있으면 됩니다. 교무실이라는 것이 교사들끼리 대화를 나누고 의논한다는 기능도 있지만, 교장-교감 선생님들이 교사들 대상으로 간섭하기 좋은 구조여서 오히려 교권 침해의 상징이라고 생각합니다. 요즘처럼 교내 방송시설이 있고 휴대전화와 이메일로 연락가능한 시절에 더이상 교무실이 존재할 필요가 없죠. 가끔씩 전체 교사들 회의를 하려면 강당을 이용해도 될 터이고... 교내에서 쉬는 시간마다 애들을 내버려두고 선생님들끼리 모이니 왕따가 없어질리가 없죠... 이미 많은 전문가, 교육관계자, 선생님들이 외국 학교들을 많이 방문해봤을 터인데, 아직도 여전히 교무실이 존재한다는 것이 참 이상합니다. 그리고 학교에서 반장-부반장들을 뽑아 애들끼리 서열문화를 만드는 것도 좀 없어져야 하지 않을까요? 애들에게 타이틀 하나씩 주고, 선생님들 할 일을 애들에게 주어 그들이 동년배들에게 권력을 행사하게 만드는 것은 너무 비교육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지금은 대학생이 된 제 아들이 프랑스에서 유치원 다닐 때, 왕따를 당한 적이 있습니다. 누구 한 명이 집중적으로 괴롭힌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애와 같이 선생님과 상담을 했습니다. 좀 더 자세히 살피고 미연에 방지토록 노력하겠다고 나에게 설명을 하던 선생님이, 아들에게 충고를 덧붙였습니다. 선생님이 완전히 살필 수도 없고, 그런 애들은 상대가 약자라는 것을 확인하면 더 괴롭히니 스스로를 보호하려고 노력하라는 이야기였습니다. 쉽게 말해서 여차하면 용감하게 한 판 붙으라는 이야기였습니다. 저는 어릴 때, 싸우면 나쁜 어린이라고만 교육을 받았는데, 맞장을 뜨라는 지침이 너무 충격이었습니다. 그 날 돌아오는 길에 권투 글러브를 사주고 집에서 며칠 싸우는 연습을 시켰습니다. 그래서 결투를 할 기회를 찾아서 한 판 붙을 것을 주문했는데, 며칠 후 또 괴롭히기에 정말 한 판 붙었다네요. 결과가 어찌되었느냐고 물었더니, 막 싸움이 붙었는데 선생님이 보고 뜯어말려서 그냥 끝났다고 합니다. 그 후로는 더이상 괴롭힘이 없었다고 합니다. 이 부분은 그냥 여담일 뿐이고, 피해 당사자가 직접 나서서 문제를 완전히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어쨌든, 아주 작은 문제일 수 있지만, 눈높이를 낮추어 우리 교육현장의 시스템을 손본다면 의외로 왕따가 많이 줄어들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필자가 주장하는 왕따 해결책은 두가지입니다.
"1. 아주 어린 나이부터 바로잡으려고 노력한다."
"2. 작은 틈도 놓치지 않고 구체적으로 시스템을 개혁하려고 노력한다."
그리고 인간이 인간에게 행하는 폭력의 야만성을 아주 뼈저리게 느끼게 해주어야 합니다. 폭력에 의한 피해자나 가해자 모두가 약자에게 다시 폭력을 사용하게 되는 현상은 아주 중대한 사회적-개인적 질병이요 해악입니다.
얼마전 아이학교 학부모총회에 갔더니 학교폭력 전담 경찰관이 나와서 설명을 하더군요.
예전과는 달라진 모습이었습니다. 그만큼 문제가 심각하다는 거겠지요.
연약한 우리 아이들이 건강하고 행복하게 자랄 수 있는 환경이 빨리 만들어졌으면 좋겠습니다.
아이에게 한판(?) 붙을 것을 저도 주문한 적이 있습니다. 선진국의 사례를 잘 참고해서 일을 처리해 가면 좋겠다는 바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