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공학의 몇가지 법칙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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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정치에서도 공학이라는 접미사를 붙여 사용하더군요. 그 배경이 궁금하여 Wikipedia에서 좀 읽어봤더니, 흥미로운 것들을 알게되었습니다. 정치공학은 어떤 특정한 목적으로 사회를 바꾸려는 것이라고 합니다. 보조설명을 붙인다면, 정치공학은 정치과학과 대조를 이룹니다. 정치과학이라면 현재의 정치를 제대로 분석하는 작업입니다. 정치를 As it is인 현상태로 이해하려는 것이죠.
반면, 정치공학이란 한걸음 더 나가서 분석된 현상을 바탕으로 현실정치에서 뭔가를 바꾸거나 만들려고 하는 것이라는 이야기입니다. 물론, 이때 주로 사용되는 도구는 법이나 세금제도, 선거제도 같은 것들입니다. 정치공학이나 사회공학이라는 말은 좀 부정적인 뜻으로 사용되는 경향이 있다고 합니다. 아마도 민의가 가장 존중되어야 할 민주주의에서 선거제도를 약간 비튼다든지,
자유경쟁시장에서 지나친 벌금이나 형평성에 어긋나는 법으로 특권층들의 이익을 추구하는 노력이 있기 때문에 부정적인 모양입니다.
이런 정의를 알고 있거나 또 충실하려는 매체는 별로 없는 것 같고, 요즈음은 다 정치공학이라는 말을 그냥 사용하는 것 같습니다. 아마도 한국에서는 정치공학이라고 하면, 컴퓨터로 분석된 의견 같은 의미로 사용하지 않을까요?
선거 당일 출구조사처럼 말입니다. 쪽집게가 가끔 헛발질 할 때도 많았지만... 하여간에, 말도 많고 탈도 많고 후유증도 많은 한국 총선 후에 필자가 밖에서 본 한국총선을 정치공학적으로 몇 개 법칙을 제시해보려고 합니다.
가급적이면 정치에 관한 글을 안쓰려고 합니다만, 정치가 과학기술에 미치는 영향을 도저히 부정할 수 없기에 오늘은 큰 도덕적 부담감 없이 정치 이야기를 하려고 합니다. 그리고 위의 정치과학과 정치공학이라는 두 정의에 의하면, 오늘 글은 정치과학에 가까운 글입니다. 필자에게 정치를 바꿀 도구가 전혀 없기에, 그저 분석에 그칠 수밖에요. 좌우간, 아래는 뉴톤의 3법칙을
패러디한 3가지 정치과학 법칙입니다.
법칙 1) 유권자가 바뀌어야 정치가 바뀐다: 잘 찍어야 정치가 바뀌는 것이 아니라, 유권자 수준이 올라가야 제대로 된 후보가 나오고, 준비된 후보가 당선된다. 그러므로 국민수준 향상 없이 정치발전은 불가하다.
법칙 2) 인간은 미래를 모른다: 선거가 끝나야 복기가 되고 전체가 보인다.
총선 후 쏟아진 정치전문가들의 분석은 아주 놀랄만큼 예리했지만, 불과 선거하루 전에는 아무도 몰랐던 것들이다.
모르는 미래가 있기에 인간 삶에는 언제나 희망이 있고, 선거판에는 항상 턱없는 낙관론도 공존한다.
법칙 3) 보수는 부패, 진보는 무능이라는 깃발을 휘날린다.
보수는 언제나 부패해도 철퇴를 덜 맞고, 진보는 언제나 무능해도 이상만을 외치며 고상한 척 한다.
보수는 항상 자기들이 집권할 것처럼 기득권층을 보호하려고 하고, 진보는 항상 야당할 것처럼 보수의 반사이익에만 기댄다.
혹시, 필자에게 한국정치를 바꿀 도구가 주어져서, 단 하나의 정치공학만 실현할 권한이 주어진다면 하고 싶은 일이 있습니다. 총선-대선 싸이클을 맞추는 일입니다. 지금은 대통령 임기 4년에 국회의원 임기 5년이니, 해마다 어긋나다가 20년만에 동시에 치루는 구조입니다. 총선-대선의 햇수 차이가 선거때마다 약간씩 달라져 미묘하게 작용하겠죠. 이런 차이를 없애고, 국회의원 임기와 대통령 임기를 4년으로 같이 해서 총선과 대선은 2년마다 오도록 배치하는 것입니다. 대선 후 총선은 중간 평가 형식이 되게 하는 것이죠. 총선 후 대선도 마찬가지이구요.
어떻게 위의 정치과학 3법칙과 정치공학 1개 프로젝트가 그런대로 읽어줄만 하신지요?
프랑스도 곧 대선이라, 여기도 만만찮게 시끄럽습니다. 이 글이 나갈 즈음에는 벌써 프랑스 대선 결과가 나왔겠군요. 미래를 모르는 위의 제2법칙은 프랑스에서도 여전히 유효하여, 아마 선거후에도 한동안 시끄러운 분석이 이어질 것 같습니다.
그렇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