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사람들의 심각한 병: 인터넷 중독 [전창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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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뉴스위크에서도 인터넷 중독을 다루었기에, 오늘은 이 부분에 대하여 좀 솔직한 이야기를 해보려구요. 하루에 인터넷을 얼마나 하시나요? 스마트폰 시간도 포함해야 합니다. 업무나 공부를 위해 인터넷에 접속하는 것 빼고, 습관적으로 접속하는 것 말입니다. 아마 대부분이 최소한 2시간은 되겠죠? 더 이상은 인정하고 싶지 않거나 제대로 계산해보지 않아서 모를 뿐이지, 아마 심한 경우 4시간 정도는 되지 않을까 합니다. 솔직히 이야기하면 4시간이 넘는데, 필자가 “심한 경우”가 4시간이라고 해서 엄청 두려웠다구요? 저도 압니다. 게임까지 한다면 6시간 이상이 된다는 것 말입니다. 괜히 남들 비난할 것 없고, 본인 이야기부터 좀 해보려고 합니다. 저는 외국에서 한국에 책을 내기 때문에, 떠나 있는 사람이 현지사정에 너무 어두워서는 안된다는 이유로 인터넷 신문들을 자주 보고 댓글도 제법 달았습니다. 그렇게 15년 가까이 살아온 것 같습니다. 하지만 한국 드라마는 안봤습니다. 드라마를 본 마지막 기억이 ‘야인시대’인지 ‘허준’인지 확실하지 않습니다. 그 후 ‘대장금’은 꼭 보라고 권하는 사람들이 많았지만, 안봤습니다. 시시할 것 같아서가 아니라, 재미로 푹 빠질 것 같은 생각 때문이었습니다. 정리하면, 제 딴에는 오락위주의 드라마에는 안빠지고, 좀 더 생산적인 인터넷 뉴스는 열심히 봤다는 변명입니다. 그런데 최근 들어, 갑자기 속아 살아온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렇게 열심히 인터넷을 봤지만, 제 인생에 도움이 되었거나 바뀐 부분은 없어보입니다. 그동안 별 가치 없는 일에 허비한 시간이 무척 아까웠습니다. 저는 언어공부를 좋아해서 일본어-스페인어-독일어 공부를 조금씩 합니다. 불어-영어 잡지들도 제법 읽구요. 그런데 괜히 폼만 잡은 외국어 공부가 생각보다 진도가 느렸던 이유도, 인터넷을 뒤적거리느라 실제로 어학공부에 별로 시간을 쓰지 못한 탓이라는 것을 이제야 알았습니다. 참 한심하고 통탄할 일이죠.
공짜라고 독자들이 좋아서 달려들었던 인터넷 신문들은 독자들의 방문과 댓글로 자기들만 돈을 벌고 영향력을 넓히는 계기로 삼았을 뿐입니다. 최근에는 인터넷 뉴스들이 선정적인 제목이나, 문화가 전혀 다른 외국에서 일어난 사건들을 마치 한국에서 발생한 일처럼 제목을 뽑아서 사람들을 낚아 올리고 있습니다. 그리고 최근에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페이스북은 지금 미국에서 이혼소송의 증거물로 대거 제출되고 있습니다. 수많은 불륜이 시작되고 만들어지는 장소역할을 하는 것이죠. 그러다가 스마트 폰이 나오면서, 한국 사람들은 길에 서서 계속 손가락으로 스크롤을 하고, 식당에서 친구들과 음식을 기다리면서도 대화없이 따로따로 손가락질을 해댄다고 하더군요. (유럽은 아직 스마트 폰 사용이 그렇게 많지 않습니다.). 아시아에서 유럽으로 관광나온 사람들은 거리를 즐기고 느끼는 것보다 사진찍기가 더 중요한 모양입니다. 얼마나 사진들을 자주 찍어대는 지, 아마도 나중에 사진 속 배경이 어딘지나 제대로 기억날 지 궁금해집니다. 저도 한 번 여기 유럽의 야시장에 갔다가, 한국의 동창 싸이트에 사진을 몇 장 올려서 봉사해주려고 사진을 찍었습니다만, 이내 그만 두었습니다. 시장에서 만나는 상인들과 인사도 하고 물어도 보고 분위기를 즐겨야 하는데, 사진에 신경 쓰다 보니 전혀 그런 기분이 나지 않은 탓이었습니다.
얼마 전 한국을 방문했을 때의 기억이 나는군요. 길을 물어보려고 거리를 둘러보니, 물어 볼 사람이 없었습니다. 귀에 해드 폰을 꼽고 있거나, 걸아가며 통화를 하고 있는 사람들이 주를 이루어서 누구를 불러 세울 수가 없었습니다. 왜 거리에서 만나는 사람들은 깡그리 무시하고, 멀리에 있는 지인들만 그렇게 중시 여기는 지, 참 답답하더군요. 그런데 요즈음은 스마트 폰이 생활을 장악했다고 하니, 그 정도가 얼마일 지 상상이 가는군요. 아마도 여러분들 중에는 화장실에 앉아서도 스마트폰 스크롤 하시는 분들이 있겠죠?
저는 최근에 인터넷 뉴스에 전혀 접속하지 않기로 다짐했고, 10일 동안 겨우 10분 정도만 접속하여 상당히 목표에 근접했습니다. 불필요한 일, 모르는 것이 오히려 더 이로울 정보로부터 나를 보호해야 한다는 각오로 시작한 일이었지만, 사실 걱정이 많았습니다. 금단현상을 이길 수 있을 지에 대한 것 때문에 말입니다. 하지만, 그 지겨운 정치인들의 뻔한 행보에 대한 기사를 안보니 오히려 더 정신이 맑아지는 기분입니다. 고백하건데, 저는 근무시간에도 인터넷 뉴스들을 종종 봤습니다. (여러분들처럼 말입니다.) 물론 핑계는 있었죠. 일이 끝난 다음에 잠시 쉬려고 본다는 논리입니다. 그런데, 점점 일이 밀리는 현상이 생기는 것을 알았습니다. 일이 없는 것이 아닌데, 찾아서 하지 않고 눈앞에 일만 하다보니 일을 다했다고 생각했던 것이죠.
이야기가 너무 길어져서 결론을 내야겠습니다. 요즈음 일상의 승부는 누가 인터넷을 “덜” 하느냐 하는 것으로 귀결되지 않을까 합니다. 말도 안되는 이야기라구요? 학생들을 생각해보면 쉽죠. 동일 능력이라면, 누가 인터넷을 덜하고 그 시간에 공부에 집중 하느냐 하는 것으로 성적이 좌우될 것입니다. 어른들은 당장 시험이 없으니 못느낄 뿐이지만, 업무품질이나 전문적 식견을 높이려면 학생들과 다를 것이 없죠. 인터넷을 너무 소홀히 하다가 중요한 정보를 놓치면 어쩌냐는 논리가 있을 수 있겠죠? 요즘 너무 정보가 많아서 탈이지, 몰라서 탈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인터넷 정보가 그렇게 높은 수준이라면 증권으로 돈 잃는 개미군단들이 생길 이유가 없겠죠. 그들이야말로 인터넷 전문가들일 터인데 말입니다. 너무 필자의 주관적인 이야기를 해서 마음이 좀 불편한 분들도 계실 것 같습니다. 하지만, 프랑스 속담에 ‘진실을 듣는 것만큼 가장 기분 나쁜 일이 없다’는 말도 있습니다. 제가 드리는 멧세지는 간단합니다. 앞으로는 학생이든, 전문가이든, 그들의 인생은 누가 인터넷을 적게 사용하느냐 하는 것으로 서열이 정해질 것이라는 것입니다. 제가 시도한 것처럼, 한 10일간만 인터넷을 끊어보시죠. 심심해서 더 행복한 ‘진짜 인생’이 시작될 수 있습니다.
공감합니다...누가 인터넷을 덜 하느냐에 승부를 걸어볼까요? 아! 그런데 제 업무가 인터넷으로 자료 찾는것이어서 이를 어쩌면 좋아요? 그래도 정말 정말 일을 제외하고는 인터넷을 안하도록 해봐야할거 같아요!
나는 심하지 않은편이라고 생각했는데, "화장실에 앉아서도......."에서 딱 걸렸습니다. 저도 어학공부를 위해 인터넷 기사는 이런 유익한 것 말고는 각오를 다시한번 해봅니다......
"일이 끝난 다음에 잠시 쉬려고 본다는 논리입니다. 그런데, 점점 일이 밀리는 현상이 생기는 것을 알았습니다. 일이 없는 것이 아닌데, ..." 이백프로 공감합니다.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