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류중인 영국의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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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렉시트로 유럽이 소란스러워 그 소음의 현장을 잠시 소개하려고 합니다. 저는 프랑스에 살지만, 영국과 유럽대륙의 관계가 유럽거주자들의 삶에 지대한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오래전부터 브렉시트 뉴스를 추적해오고 있습니다. 그런데 설마설마 했지만, 민주주의의 성지이며 요람인 영국의회가 이렇게 ‘무능’할 지는 정말 몰랐습니다. 원래 브렉시트는 이전 총리가 총선을 이기기 위한 하나의 정치적 전략으로 꺼내든 카드였습니다. 유럽연합에 경고를 한 번 주고, 자기 ‘가오’도 세워보려고 실시했는데, 총선에서 이기고나서 공약실천을 위해 실시한 선거에서 예상밖으로 탈퇴라는 결과가 나온 것입니다. 그런데 현재 아무도 언급하지 않은 절차상 의문이 있습니다. 1973년 이래로 유럽과 연합해온 영국이 탈퇴여부를 결정하는 국민투표의 정족수가 과반수였다는 것입니다. 국회의원이나 대통령 선출 등 정해진 임기가 끝나서 실시하는 선거는 과반이나 다수득표로 결정하지만, 계속 되던 헌법을 바꾸거나 계속 집권해야 할 대통령을 탄핵하여 중간에 바꾸는 경우는 통상 2/3가 정족수입니다. 그런데 영국의 국민투표는 52-48로 탈퇴가 결정되었습니다. 그리고 현재는 여론이 바뀌어서 재투표를 실시한다면 45-55 정도로 잔류의견이 높을 것이라고 합니다. 그러나 재투표는 옵션으로만 언론에 떠돌아다니고 실행가능성은 낮은 것 같습니다. 투표한 지 5년 이상 지났다면 말이 되겠지만, 불과 2년만에 또 재투표를 한다는 것은 정치적 정당성이 충분하지 않으니까요. 또 다른 흥미로운 부분은 영국의 경우 15년 이상 외국에 사는 재외국민들에게는 투표권을 주지 않는다고 합니다. 국내사정을 잘 모를 것이라는 것이죠. 하지만 이 제도는 인터넷이 없던 시대의 관성 때문인 것 같습니다. (관성은 뉴턴이 발견한 ‘영국제’인데, 정치에까지 적용이 되는군요. 15년 제한을 없애는 법안이 브렉시트 이후 의회에 제출되었답니다.) 재외거주 영국인들 숫자는 유럽에 사는 영국인만 100만 정도이며, 미국에만 약 200만이라고 합니다. 호주-뉴질랜드-인도까지 포함하면 브렉시트 찬성-반대표 차이인 130만 정도를 훨씬 넘어설 것입니다. 영국밖에 사는 영국인들은 거의 잔류에 투표했을 것입니다.
브렉시트는 이 정도까지만 하고, 제가 감히 무능하다고 이야기한 영국의회에 대해 알아봅시다. 영국은 국민수가 6천6백만 정도인데, 의원숫자는 650명입니다. 아마도 한국에서 국회의원 숫자를 늘려야 한다는 근거는 여기에서 만들어진 것 같습니다. 현재 한국인구는 5천5백만인데, 의석수가 300 밖에 안된다며 영국기준(인구 십만명당 1석)이면 550석 정도는 되어야 하는데, 좀 양보해서 400석 정도로 하자는 현역의원들의 의견을 들은 적이 있습니다. 재미있는 것은 영국의회는 의장석이 가운데 정면에 있고 의장석을 옆으로 보는 긴 다섯줄짜리 밴치에 여당-야당은 서로 마주보고 앉습니다. 그러니까 마치 교회 성가대석같은 자리가 의장석 양쪽에 늘어져 있는 것입니다. 실내는 좁고 의자는 밴치이기때문에 지정석도 아니고 또 자리도 좀 모자란다고 합니다. 그래서 중요한 회의때에는 의원들이 마치 지하철 만원석처럼 끼어 앉아있습니다. 하지만 첫줄은 지정석이 있습니다. 양측의 가장 첫번 줄은 Front Bench라고 해서 각료들이 앉습니다. 여당석에는 수상이 가운데 가장 앞줄, 수상 옆에는 재무장관 등등 앉고, 반대편 앞줄 가운데에는 야당당수가 앉고 옆으로 ‘그림자 내각’ 구성원들이 앉습니다. 의원내각제이기 때문에 장관들은 모두 의원들 중 임명됩니다. 그림자 내각은 야당에서 자신들이 집권하면 그대로 앉힐 ‘예비장관’들입니다. 집권당과 동일하게 구성하여 이 그림자 내각원들이 집권당의 해당장관 정책을 비판하거나 소통하는 구조입니다. 소위 말하는 ‘카운터 파티’인 것입니다. 그 다음부터의 뒷줄은 Back bench 라고 하며 장관직 없는 의원들 자리입니다. 지정석이 없다고 하지만 아마도 서로가 몇 선 이냐에 따라 관례를 인정해주는 찜해 둔 자리가 있지 않을까요? 벤치는 녹색가죽 칼라인 것 가끔 보셨죠? 그렇게 서로 갈라 앉아서 발언을 합니다. 발언의 대부분은 수상과 야당당수의 설전입니다. 간혹 의원들이 일어서서 발언하기도 하지만 많지 않습니다. 대장들끼리 발언할 때는 일어서서 상대방을 보면서 말하는데, 꼭 의장의 이름을 불러서 의장에게 말하는 투로 토론합니다. 상대를 비판하면서도 항상 “Mr. Speaker! Nobody understands her plan!” 이런 식으로 말합니다. 말하자면, “Prime Ministre! Nobody understands your plan!” 이라고 말하고 싶은데, 의장에게 일러바치는 스타일로 말하며 직접 싸움을 피하게 만든 것입니다. 그런데 의원들이 양쪽으로 나뉘어 앉은 맨 앞줄 아래를 자세히 보면 굵게 붉은 선이 그어져 있습니다. 이 선을 넘으면 안된다고 합니다. 중세때 여야가 서로 상대방에게 칼을 꺼내 겨누어도 칼날끼리만 부딪힐 뿐 상대를 찌를 수 없는 거리라고 합니다. Red Line을 넘는 패악질을 하면 역사에 길이길이 기록될 터이니, 몸싸움도 없는 것이죠.
이렇게 멋진 역사와 제도가 있음에도 현재 영국의회는 어디로 갈 지 그들 자신도 모릅니다. 의회는 총리의 브렉시트 안건은 큰 표차로 부결시켰지만 불신임 투표는 반대하여 총리의 자리는 지켜주었습니다. “당신의 가장 중요한 정책은 싫지만, 당신은 아주 훌륭한 총리요!”라는 이야기입니다. 제2차대전 이후 최고 중요한 결정을 하는 시점에 놓여있다고 말하던 의원들이 총리의 대안은 싫지만, 그 자리에 계속 있어달라는 이야기는 정말 블랙 코메디입니다. 왜 이렇게 되었을까요? 저는 영국의 오만이 부른 사태라고 생각합니다. 한 때 한국경제는 곧 영국을 추월할 것이라는 보도가 자주 나와서, 영국대사관이 나서서 한국 언론들에게 항의한 적이 있습니다. 제조업은 거의 죽고 금융업과 영어산업으로 먹고 살던 나라가 어느 정도 회복되고나더니 과거처럼 해가 지지 않는 제국으로 자신들을 착각한 탓입니다. 노동자 계층이 유럽연합사람들에게 일자리 빼앗기는 것이 싫어서 탈퇴투표를 했다지만, 많은 젊은이들은 잔류를 찬성하면서도 투표장에 가지 않았습니다. 인간이나 국가나, 잘나가다가 내리막길을 걷게 되는 가장 큰 이유는 오만인 것 같습니다. 잘나갔던 ‘왕년’을 너무 믿는 탓이죠. 삶은 과거가 아니라 현재인데 말입니다. 그리고 현재의 치열한 노력만이 미래를 장미빛으로 예측할 수 있게 해주는데 말입니다.
영국 의회가 무능하다는 의견도 있을수 있고, 구조적인 문제점이라고도 할수있지만, 23년을 영국에 살면서 피부로 느끼는것이지만, 소말리아를 비롯한 난민과 동유럽에서 물밀듯이 들어오는 동유럽인들이 3D 업종이던 무었이던 닥치는대로 일자리를 뺏어가고, 이들이 기본적으로 주거 마련을 위한 돈이 없다보니, 집하나를 빌리어 몇십명이 살며 각종 범죄의 온상이되어 관할 Council ( 한국의 구청이나 동사무소에 해당됨 )와 경찰서에서 골머리를 썩고 있거든요... 더욱이 이들이 취업이 되었을때 이들 가족이 동유럽에 머물러 있어도 Child Benefit ( 어린이들을 위한 복지 현금과 18세까지 모든 의료 비용을 정부에서 부담) 등 각종 사회보장 지원을 영국사람들과 동일하게 받아, 이것들을 위한 재정적 손실이 엄청나고, 영국은 EU 회원국들 모두 내야하는 회비또는 상위 1 -2위를 차지하는데, 서유럽에 비교하여 낙후되었고, 많은 인구가 있는 폴란드, 헝가리등 개발도상국에 매년 거의 모든 회비가 Grant ( 무료로 제공됨 )되어 회비에 대한 혜택은 크게 없거든요...
실질적으로 저의 주변 영국 친구들 이야기를 들어보면 의견이 분분합니다. 브렉시트는 어떤 한 위정자의 정치적 야심이나 잘못된 의도도 있었다고 할수있지만, 영국을 비롯한 전 유럽에 난민을 가장한 무슬림 테러리스트들의 온상으로 변하고, 거의 매년 실질적으로 영국에서는 테러가 일어나고 있고, 그 테러리스트중은 일부는 난민으로 들어온 자들이거던요... 따라서, 브렉시트는 한두가지의 원인보다는 복합적인 원인이 있다고 할수있고, 의회 구조나 국가 행정시스템은 이나라 사람들의 민족성, 성격, 종교등 기본 터 ( Basement & circumstances )에따라 각본되어있는것이라 그대로 한국이나 다른 나라에 적용하면 안된다는 의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