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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문법 이해하기 3탄: 조동사

칼럼란에서 영문법 소개를 만나는 것이 불편한 독자들도 있을 것같아, 이번달까지만 한다. 혹시 계속해달라는 요청이 있어도 밑천이 다떨어져 가기에 자진하여 그만두려고 한다.

우리가 사실 영문법을 모르는 것은 아닌데도, 말을 하려면 자연스럽게 술술 나오지 않는다. 특히 필자처럼 나이가 좀 들면 언어순발력이 떨어져 모국어도 느려지는 판에 영어는 상태가 더 안좋을 수밖에 없다. 이런 현상을 극복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영어로 말할 기회를 많이 가지는 것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하지만 필자의 경험에 의하면 이 방법도 생각보다 효과가 크지 않다. 왜냐하면 나와 늘 만나는 원어민들은 나를 잘 알기 때문에 “개떡 같이 말해도 찰떡같이 알아듣기” 때문이다. 아주 기초적인 문법 이미지가 머리에 완전 또아리를 튼 상태에서 말을 만드는 것이 실수를 줄이는데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공식을 체화한 상태에서 그 공식에 이런저런 단어만 바꾸어 넣어보는 것이다. 쉬운 영문법을 완벽하게, 그 역사나 철학까지도 이해한다면 영어가 조금 더 친숙해진다. 앞서 현재완료 시제의 이해나 3인칭 단수에 s를 붙이는 문법을 소개한 이유가, 영문법 배경을 이해하여 언어순발력을 높이고 친근감도 가져보자는 취지다.

오늘도 아주 흥미로운 주제를 가지고 왔다. ‘왜 You tell the truth.를 부정할 때, You do not tell the truth라고 do라는 조동사를 가지고 오는 것일까?’에 대한 이야기다. You are young.에서는 그냥 You are not young.이라고 조동사의 도움 없이 not만 오면 되는데 말이다. 이런 것들은 너무 잘 아는 문법이지만, 별 생각없이 말하다보면 틀릴 수 있는 부분이다. 목적어 대신 보어를 이끄는 be 동사는 모든 동사와 구별된다. 그래서 영어에서 동사의 구별을 Be와 다른 모든 동사들로 구별하여 2분법으로 동사를 나누기도 한다.
BE (보어 수반) v. All Other Verbs (목적어 수반)
하지만 왕래발착 동사의 경우는 전치사를 동반하여 목적어를 가지고 오기 때문에 (ex. We arrived at the gate.), 동사를 3가지로 구분하는 것이 더 편하다: 익숙한 be 동사, 자동사, 타동사 그림이다.
BE (보어 수반) v. 이동동사 (왕래발착: 전치사+목적어 수반) v. All Other Verbs (목적어 수반)
Be 와 유사하게 뒤에 보어가 오는 동사들 (seem, look…) 은 유사 Be 동사라고 생각하자.

재미있는 역사적 사실은 과거영어에서 BE를 제외한 모든 동사에는 긍정문에서도 do를 조동사로 사용했다는 것이다. 즉, You do tell the truth.라고 사용했다는 것이다. 그런데 세월과 함께 평서문에서의 do가 별 역할이 없으니 보통문장에서는 빠지게 되었다. 지금도 이런 흔적이 남아서, 문법책에서는 강조하려면 평서문에도 DO를 넣어서 말하라고 알려준다. 뉘앙스를 살려 번역하면, You tell the truth는 “너는 항상 진실을 말하지…” 정도라면, You do tell the truth는 “(그래 맞아!) 너는 항상 진실을 말하지!” 정도가 될 것이다. 그런데 평서문에서는 do가 생략되었지만, 의문문이나 부정문은 평서문보다 강조되는 표현이니 do가 남게 되었다.
You tell the truth. → You do not tell the truth. / Do you tell the truth?

결론은, 없던 do가 의문문이나 부정문에서 다시 생긴 것이 아니고, 원래 있던 do가 평서문에서는 빠졌다는 것이다. 업치나 메치나 결과는 마찬가지, 하지만 머릿속에서 생각을 달리 하면 의문문과 부정문에서 갑자기 등장하는 do가 덜 성가시게 느껴질 것이다. 이런 do는 대답에서 다른 동사를 대처할 때도 사용된다. Do you have this? 대답으로 Yes, I do! 까지만 하면 된다.

내친김에 다른 조동사 will도 한 번 보자. 영어에는 미래형이 없다고 한다. Will, Shall 등이 미래를 나타내는데 무슨 이야기냐고 반론할 수 있는데, 이들은 엄밀하게 말하면 의지형이라고 한다. 그러니까 의지형이 미래형으로도 사용되고 있다는 이야기다. 그 증거로, 영어에서 과거형은 조동사를 불러오지 않고 동사자체를 과거형으로 바꾸어 나타낸다 (work → worked). 다른 유럽어에서도 시제는 동사형태를 변형시켜 만드는 것이 원칙이다. 그런데 미래형에서는 동사 원형에 조동사를 가져왔으니 (work → will work), Will이 미래형이 아니라는 말에 일리가 있다. Will과 Shall의 차이도 아주 미묘한데, 현재 shall은 구어체에서는 잘 안쓴다. 그래서 Shall이 사용되면 약간 더 격식을 갖춘 문장이라는 느낌을 주지만, 꼭 Shall을 사용해야 할 경우도 상당히 존재한다. 원어민이 아닌 우리에게 구별이 쉽진 않지만, Will은 말하는 사람의 주관적 의지, 추측라면, Shall은 말하는 사람과 듣는 사람 그리고 제3자와 넓은 사회까지 포함되는 객관적 의지, 약속, 금지, 권유를 말한다고 생각하면 대부분의 뉘앙스가 해결된다.
아래 예문을 보자.
◎ I will not be late. 주관적 추측: (차가 안막히는 것 보니) 나는 안 늦을거야.
◎ I shall not be late. 객관적 약속: (걱정마, 약속된 시간에) 나는 안늦을거야.
◎ You will not do it. 주관적 추측: 너 그것 안할거야. (하려는 의지가 없어 보여서)
◎ You shall not do it. 객관적 금지: 너 그것 안할거야. 안 하는 것이 맞아. 하면 안돼.
◎ Will we dance now ? 추측: (순서가 되어) 우리 이제 춤추나요?
◎ Shall we dance now? 권유: (자, 어때요?) 우리 이제 춤추실래요?

Will은 말하는 사람(화자)만의 의지나 추측이라면, Shall은 상대방이나 주변 모두에게 영향을 미치는 결정, 의지, 권유라고 생각하면 좋을 것같다. 물론 애써 구별이 필요없는 경우도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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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지훈(htlaz) 2022-08-04

어쨌거나 어렵네요.그동안 잘 읽고 잘 참조했습니다.더 왕성해지는 변이코로나에 조심하십시요.

없던 do 가 생긴게 아니라 있던 do가 평서문에는 빠졌다는 말씀에.. 영어를 대하는 태도가 달라지네요~ ㅎㅎ 감사합니다. 역시!

학술논문을 쓰거나 일상생활에서 잘못 사용했던 영문법을 고칠 수 있어서 재미있었는데... 많이 아쉽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