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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대학 교수 월급 이야기

가끔 한국신문에서 영어권 교수를 영입하려니 연봉이 너무 들어서 어렵다는 기사들을 본 적이 있다. 그런데 이번에 때마침 미국의 고등교육 주간지 The Chronicle of Higher Education (www.chronicle.com)에서 미국 교수들의 연봉을 분석한 방대한 기사가 실렸기에 소개하려고 한다. 결론부터 말하면, 연봉이 많이 들어서 영어권 교수영입이 어렵다는 접근은 좀 이상한 시각이다. 영어권 교수들에게 우리나라는 문화가 생소한 곳이다. 그러므로 한국대학에서 장기간 지내는 것이 자신의 향후 커리어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그러므로, 연봉을 맞추어주는 것이 아니라, 그들에게 위험수당이나 기회비용으로 현 연봉의 두 배 이상은 제시해야 생각해 볼 것이다. 돈 만으로 될 문제는 아니고, 우리나라가 좀 더 알려지고 글로벌 스텐더드에 맞추어져야 한다. 국민 정서나 다른 교수들의 사기를 저해하지 않는 범위의 상식적 수준의 연봉으로는 영입이 어렵다는 말이다. 괜히 이야기가 옆으로 샜다. 이제 연봉을 보자. 아이비 리그 대학들에서 정교수 평균 연봉은 $160k~$190k라고 한다. 연봉순 최고는 Rockefeller University, 두번 째가 하버드 대학이다. 의학 전문인 록펠러 대학의 예외를 인정한다면, 하버드가 최고다. 여하튼 정교수들의 연봉이 2십만 달러는 넘지 않지만, 거의 육박한다는 이야기다. 한국에 비해 연봉이 세다고 말할 수 있지만, 양국간 GDP 차이를 고려하면 우리 돈으로 1억 정도의 연봉을 받는 것으로 보면 될 것 같다. 주립중에서도 연봉이 높은 대학 정교수는 $140k~$130k, 전문대 정교수는 $100k~$85k, 연구가 아니라 강의 위주의 대학인 문과 단과대학들의 정교수는 $140k~$125k 로 조사되었다. 물론, 모두 다 상당히 지명도 있는 대학들의 이야기다. 부교수들 연봉 평균은 십만달러가 넘지 않으며, 조교수 평균연봉은 $80k 정도라고 한다. 그런데 미국대학의 자료를 볼 때는 많은 주의를 요한다. 지역별 물가 격차가 너무 크기 때문이다. 미국에서 상대적으로 물가가 비싼 지역은 양쪽 해안이다. 아마도 보스톤과 샌프란시스코가 가장 비쌀 것이고, 그 다음이 LA, 뉴욕 정도가 될 것이다. 시카고, 휴스톤, 필라델피아 같은 도시는 인구는 많지만 물가는 상대적으로 싸다. 물가의 가장 중요한 척도는 집세라고 보면 된다. 식료품이나, 기름값은 미국 내 어디나 비슷하니까 말이다. 대학교수들의 연봉도 대학이 있는 도시의 물가와 관계가 깊다. 오하이오 주립대학에서 8만불을 받는 교수는 샌프란시스코 근교인 스탠포드 대학에서 12만불을 받는 교수보다 생활이 더 윤택할 것이다. 세금이 소득에 따라 누진적으로 적용되는 것도 고려한다면 틀림없다. 한편, 2007년 11월말 타임지에 따르면 현재 12개 미국 사립대학 총장의 연봉이 무려 1백만 달러가 넘는다고 한다. 총장 연봉이 50만 달러가 넘는 대학도 81개나 된다고 한다. 10년전에는 겨우 3개 대학 (아마도 하버드, 예일, 프린스턴) 총장 연봉이 50만 달러가 넘었다고 한다. 과거에 대학총장은 학문적 상징이었다면, 지금은 자금동원책이요, 대학이라는 지식공장의 CEO에 가까워진 경향이 있다. 사립대학들의 학비가 연 4만불 정도인 것에 비하면 교수들 연봉은 상대적으로 그렇게 높지 않다는 생각이 든다. 비싼 학비와 수많은 기부금에 배를 불린 대학들이 교수들에게 돈은 얼마 안주니 장사가 잘 되는지, 어디를 가봐도 허구헌 날 새로운 건물을 짓느라고 공사중이다. 우리는 미국대학을 절대적 기준으로 알고 신봉하지만, 너무 자본화되어 있는 것까지 배우지는 않았으면 좋겠다. 하지만, 어쩌랴? 지금 인간세계의 신은 돈인 것을. 위에서 언급한 The Chronicle of Higher Education에는 미국 내 모든 대학의 교수모집 공고가 나는 곳이니, 관심 있는 사람들은 www.chronicle.com 에 자주 들어가 보기 바란다. 자신을 너무 과소평가하지 말고, 열심히 공부하면서 두드리면 안 열릴 문이 어디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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