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학교 화학부 전기화학 연구실
2011-05-04
배제현 (bjh0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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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학교 화학부 전기화학 연구실 (Electrochemistry Laboratory)은 정택동 교수 지도로 2007년 문을 연 연구실입니다. 전기화학이란 주로 두 가지 서로 다른 상의 경계, 즉 계면에서 일어나는 전하의 이동과 그에 수반된 화학적 현상에 대해 연구하는 학문입니다. 전기에너지 저장 및 변환 매체, 전자 부품, 화학/바이오 센서, 부식 관련 기술, 최근에는 첨단 디스플레이 및 나노 기술에 이르기까지 전기화학에 기반한 산업이란 헤아릴 수 없이 많습니다. 화학과 전기 또는 전자공학이라는 서로 상이해 보이는 분야를 아우르는 학문의 특성상 화학이나 전자공학 또는 재료 물리 분야들 중 어느 한 전공분야만을 가진 사람으로서는 가지기 어려운 시야를 전기화학을 통해 가질 수 있습니다. 우리 연구실은 자연과학적인 관점에서 향후 전기화학이 나아가야 할 새로운 길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자연과학적 전문 지식을 바탕으로 사회가 요구하는 것을 통찰하고 통합적 리더쉽을 발휘할 수 있는 인재를 양성하겠다는 교육 목표 아래 현재 박사과정 9명, 석박사 통합과정 4명, 석사과정 2명 총 15명의 학생들이 연구에 매진하고 있습니다. 우리 연구실 구성원들은 의료공학, 전기전자공학, 물리학, 의학, 심리학과 같은 다양한 분야의 연구실과의 협동 연구 및 정기적인 국, 내외 학회 참석을 통해 한국을 이끌 젊은 전기화학자로서의 자신의 꿈을 키워나가고 있습니다.
전기화학 분야는 20세기 말에 접어들면서 공과대학이나 기업체에서 그 중요성이 부각되어 그와 연계되어 있는 개발/연구에 대한 수요가 상당히 커져왔던 반면, 자연과학 분야에서는 오히려 수요가 줄어드는 추세였습니다. 오랜 역사를 통해 쌓인 우리의 지식이 체계적으로 정리되어 계면에서 일어나는 전기화학 반응의 상당 부분이 이해되었고, 이제는 응용이 대부분의 연구 대상이라는 인식이 확산되었던 탓이었습니다. 그러나 21세기로 넘어가던 즈음 나노 기술이 대두되면서 전기화학은 자연과학의 한 분야로서도 다시금 주목을 받기 시작하였습니다. 일반적인 단분자들 보다는 크지만 기계적인 성형이 가능한 영역보다는 작은 나노 스케일의 물질 세계에서, 전기화학은 기존에 발견하지 못했던 미지의 영역과 만나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종래에 이론으로만 제시되고 실험적으로는 검증되지 못했던 기본 모델을 실제로 확인 받을 수 있는 기회가 나노 스케일의 다양한 계면에서 전기화학을 통해 주어지게 되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체계적으로 정리된 전기화학적 지식은 나노 기술을 기반으로 한 차원 높은 에너지/전자/환경 응용 디바이스, 재료들을 향해 근본적으로 접근하고자 하는 노력에 현실적인 희망이 되었습니다. 오늘날 전기화학은 불과 수년 전 덧씌워졌던 고전적인 이미지를 벗어나 인류가 맞닥뜨린 여러 가지 과제에 있어 해결책을 제시해줄 새로운 분야로 거듭나고 있는 중입니다. 이런 흐름에 부합하고자 우리 연구실에서는 몇 가지 구체적인 주제를 통해 향후 전기화학이 나아갈 새로운 길을 탐색하고 있습니다.
1) Fundamental electrochemistry
나노 스케일 계면에서의 전기화학 반응을 탐구합니다. 이 세상의 거의 모든 계면은 그를 이루고 있는 상들 사이의 전기화학 퍼텐셜 차이로 인해 전기화학적 에너지 상태를 내재합니다. 이를테면 세포막 주변에서 일어나는 사건들의 상당수가 전기화학적으로 이해될 수 있고, 특정한 나노 구조를 가지도록 설계된 물질은 같은 조성으로 되어 있더라도 전혀 다른 촉매현상을 보일 수 있습니다. 전기이중층(electric double layer)에 대한 오랜 연구에 방점을 찍는 연구도 이 카테고리에 속합니다. 또한, 실리콘 기반 소자들이 갈수록 소형화/집적화되고, 산화실리콘 박막이 습기와 접촉하는 상황이 점점 일반화 되어가는 추세에서 극히 얇은 영역의 유리막이 전자전달 현상에 미치는 연구는 새삼 주목을 받기 시작하고 있습니다. 지구 상에서 가장 흔한 물질들 중의 하나인 산화실리콘을 통한 전해질 환경에서 전자의 흐름에 대한 이해를 탐구하고 있습니다.
2) Energy conversion
대체 에너지 개발은 인류가 직면한 에너지 고갈 문제와 환경 오염 문제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기술입니다. 하지만 화석 연료를 완전히 대체할 수 있는 기술 수준까지는 요원한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다양한 대체 에너지 기술 중 연료전지, 태양전지, 수소 생산 기술, 배터리, 슈퍼캐패시터는 전극 계면에서 빛 또는 화학 에너지를 전기에너지로 변환시키는 에너지 변환 장치이며 전기화학이 매우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는 분야입니다. 높은 에너지 밀도를 위한 핵심 기술은 전극 계면에서 원하는 반응의 전자전달을 얼마나 빠르고 쉽게 일으킬 수 있는가에 있습니다. 높은 반응속도를 위한 인자들은 전극 물질의 미시적 구조, 매질의 종류, 용액의 산성도, 전극 계면의 형태학적 특성 등 매우 다양합니다. 이러한 인자들을 효율적으로 조절하기 위해서는 종합적인 이해와 이를 위한 도구 개발이 선행되어야 합니다. 우리는 전기화학을 중심으로 계면화학, 분자 동력학, 물리학, 분광학, 등 관련 학문과의 유기적인 상호 연구를 통해 전극 계면 반응의 메커니즘을 근본적으로 이해하고 기초과학 관점에서 현 에너지 변환 장치들에 대한 단순한 성능 향상이 아닌 창조적인 대안과 원천적인 돌파구를 제시하고자 합니다.
3) Iontronics
본 연구실은 전기화학적 기술 외에도 수준 높은 바이오멤스(bio-MEMS) 연구 개발 역량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전기화학 지식의 통찰력과 바이오멤스 기술을 독창적으로 융합하여 전혀 새로운 친환경적 정보기술(eco-IT)의 가능성을 탐색하고 있습니다. 일례로, 생명체 내부의 정보 전달과 처리가 이루어지는 메커니즘에 착안하여 칩 기술에 전기화학적 작동 원리를 접목함으로써 전자회로 속에서만 가능했던 전기신호 처리를 물 속에서 이온의 정밀 제어를 통해 가능하도록 하는 ‘이온트로닉스(iontronics)’ 라는 분야를 새로이 제안하였습니다. 물 속에서 완벽하게 작동하는 다이오드에 이어 jFET 등을 잇달아 보고함으로써 이 분야의 세계적인 선도 그룹으로 나서고 있습니다.
4) Multiplex analysis
다가오는 미래의 생체 및 화학 분석 기술은 다중 검출이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따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본 연구실은 독자적인 마이크로 골드쉘 제조 기술 및 분자생물학 기반 표면 기능화 기술에 기반한 마이크로 서스펜션 어레이(micro suspension array) 개념을 도입함으로써 새로운 바이오멤스(bio-MEMS) 다중검출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습니다. 이는 분리분석, 기존의 마이크로 어레이 타입의 DNA/단백질/세포 칩을 근원적으로 대체할 수 있는 신개념 초소형 분석장치로 구현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5) Neuro-Computer Interface
초미세 나노바이오센서 어레이를 살아있는 신경세포 네트워크와 결합함으로써 신경계와 컴퓨터를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인터페이스를 개발하고 있습니다. 단순히 전기적 자극을 신경세포에 주거나, 신경세포로부터의 전기화학적 신호를 검출하는 종래의 기술 수준이 아니라, 실시간으로 양방향 정보전달을 가능하게 만들려는 노력이 경주되고 있습니다. 이는 신경과학과 인지과학의 융합에 이어, 이들 분야와 전통적인 전기화학의 경계를 허무는 전환점이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인간의 인지 능력과 고도의 감정 및 사고 능력이 무한대에 가까운 정보 저장 능력과 디지털 계산 능력을 갖춘 컴퓨터와 양방향 소통된다면, 인간의 뇌 신경계에 대한 베일을 벗겨내는 학문적 도전으로부터 뉴로컴퓨팅/신경보철/신경치료/게임에 이르기까지 무한한 응용을 이끌어낼 것으로 기대됩니다. 본 연구실은 그러한 미래를 향한 핵심적인 열쇠들 중 하나를 확보하고 있으며, 전인미답의 세계에 진입하는데 연구력을 집중하고 있습니다.
본 연구실이 추구하고 있는 이들 연구분야들 간의 융합은 21세기 전기화학으로부터 출발하여 연구의 신개념을 제시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우리 연구실에서는 전기화학을 근간으로 새로운 전기화학적 분석 도구를 개발한다는 공통된 목표 아래 바이오, 물리, 칩의 영역이 융합되어 있는 다각적인 연구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개별 연구주제를 가지고 팀 별로 연구가 수행되고 있으나, 타 분야의 구성원도 새로운 아이디어 창출에 도움을 줄 수 있도록 연구 팀 간에 유기적인 공유도 원활하게 이뤄지고 있습니다. 서로의 의견을 공유하고 함께 연구에 대한 고민을 하기 위해 매주 그룹 세미나가 있고, 자발적인 연구 미팅이 수시로 이뤄지고 있습니다. 연구 생활 외, 구성원 간의 친밀한 관계를 육성하기 위해 매년 여름/겨울 2번의 공식적인 MT와 빈번하게 이루어지는 사적 모임들을 통해 구성원 들 간에 가족 같은 분위기를 조성하고 화합을 도모하고 있습니다. 신입생의 경우 칩/전기화학 실험 및 이론 교육을 통해 연구를 위한 기초 소양을 빠른 시일 내에 갖출 수 있도록 체계적으로 훈련시키고 있으며, 한 학기 동안 다양한 연구팀의 연구활동을 체험하도록 함으로서 개인의 적성에 맞는 연구주제 찾을 수 있도록 배려하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저희 연구실은 시작한 지 4년 여 밖에 안 된 신생 연구실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학문 간의 벽을 허물고 융합을 통해 과학의 새로운 미래를 열어간다는 자부심과 자신감으로 즐겁게 연구하고 있습니다. 구성원들 모두 한국 뿐 아니라 전 세계 전기화학의 르네상스를 열어 나간다는 흥분과 열정을 가지고 연구에 몰입하고 있습니다. 설립 초기부터 튼튼한 연구 기반을 다질 수 있도록 노력해왔고, 그로 인해 의미 있는 연구 결과를 내기 시작하게 된 것은 연구실 구성원 모두의 일치된 마음과 노고의 결실이라고 생각합니다. 연구실 소개의 기회를 주신 KOSEN 관계자 분들께 감사 드리며, 지금 이 글을 읽고 계신 모든 분들께도 감사 드립니다.
우리 연구실은 서울대학교, 자연과학대학 화학부(503동) 206호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전화: 82-02-880-4354
팩스: 82-02-887-4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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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mail: tdchung@snu.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