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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SEN 최강의 아줌마 문장지기-이혜숙씨

  인터넷상에 지은 한인 과학자들의 모임터 ‘KOSEN’에는 하숙집 아줌마같은 존재가 한 사람 산다.KOSEN 자료실과 게시판에 올라가는 문서에 생명력을 불어넣어주는 번역가 이혜숙(37)씨가 바로 그다. 이씨 하숙집 아줌마에 비유한 것은 그가 하는 일이 하숙생(KOSEN 회원)들에게 뜸을 잘 들여 맛있는 밥을 지어주는 역할과 비슷하기 때문이다. 한국에서 아줌마라는 단어 앞에 붙는‘최강의 전사’라는 수식어는 이씨에게 그대로 들어맞는다. KOSEN에서 그의 공식 직함은 ‘문장교정자’다.KOSEN의 보고서 작성 프로그램에 올라 오는 Expert Review와 Conference Report 등 두 종류의 보고서 문장을 사이트에 게시하기 전에 매끄럽고 이해가 쉬운 용어로 바꿔준다. 웹진과도 인연이 깊다. 웹진 원고 중 KOSEN 회원이 쓰는 칼럼과 기획특집 등 두 코너의 교정도 맡고 있다. 이씨에겐 번듯한 직업도 따로 있다.웹 사이트를 오픈해 놓고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무엇보다 아이 엄마 겸 한 집안의 안주인역할도 떠맡고 있다. 여러 얼굴을 갖고 있는 것이다. “전 애들 뒤치다꺼리에 설거지, 청소, 남편과의 입씨름, 다른 아줌마들과의 수다 등등 그저 그런 일상에 파묻혀 살고 있는 평범한 주부랍니다. 딱히 웹진에 실을 만한 스토리도 없는 아줌마를 인터뷰 하시느라 힘들겠네요. 질문 내용을 보면 그럴듯한 장밋빛 인생과 포부를 내비쳐야 할 것 같은데요...” 하지만 이씨의 이같은 대답은 의외다. 자랑거리만 잔뜩 늘어놓으면 어떻게 걸러야 하나 걱정했는데, 돌아온 대답은 겸손 그 자체였던 것. 이씨는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의 전신인 KORDIC 때부터 연구소와 인연을 맺었다.1997년 충남대 대학원을 다니다 미국으로 건너가 1년 간 머물다 돌아온 직후였다.연구단지에서 모집하는 ‘능력 있는 주부 재활용 사업’에 이력서를 제출한 것이 받아들여지면서 맹활약을 시작했다. 그러다 지난해부터 KOSEN에서 일하게 됐고 KOSEN의 취지에 반했다. ‘전 세계 한인 과학자들을 인터넷상에 하나로 묶어 동질감을 준다는 것이 얼마나 근사한가’ 라는 게 그의 기본 생각이었다.‘우리는 하나’라는 동질감은 결국 한민족에 대한 자부심으로 이어지기 마련이라는 인식 때문이다. 이씨에게 KOSEN은 작은 일터이자 즐거운 놀이터로 다가온다.KOSEN 일을 하는 것이 지루한 일상의 숨통을 틔어준다고 그는 만족해 한다. 그는“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자료가 다소 정리가 안 된 느낌이 있지만 수많은 사람들이 알짜배기로 이용하는 사이트로 성장할 것이라는 믿음이 있답니다. 그렇게 되는데 작은 힘이나마 보태려구요.” 라고 야무지게 말했다. KOSEN의 장점을 묻자 “KOSEN은 개인 사업가가 하기 어려운 과감하고 장기적인 투자를 하는데다 한인 과학자들 간에 새 문화의 기반을 창출하고 있다는 것이죠.”고 명쾌하게 정리했다.그러면서“다만 핵심을 정리한 좋은 분석 글들이 많이 실리기를 바란다”는 고언을 덧붙였다.코센 회원들은 직장을 다니면서 보고서를 올리는 사람들이 많아 논리정연한 글까지는 바라지 않는다는 이씨는“그대로 글쓰기는 마음 먹기에 달렸다”는 소신을 숨기지 않았다.   “번역은 과학이며 예술입니다” 이씨가 운영하는 회사인 ‘대덕 밸리 번역센터’의 인터넷 사이트 (http://taedok-valley.com)에 있는 회사 소개말 첫 구절이다. 철학이 담겨 있다. 원문이 어떻게 번역되는가에 따라 이미지나 사업의 성공 여부가 크게 좌우될 수 있다는 것이 그의 신념이다. 때문에 번역은 반드시 경험 있는 전문가에게 맡겨야 한다고 그는 강조한다. 그래서 대덕연구단지에 과학기술분야의 전문 통번역 업체인 대덕 밸리 번역센터를 세웠다. 국제화/세계화로 표현되는 무한경쟁의 시대를 맞아 정부부처 및 대기업, 벤처기업, 연구소 등에 전문적인 통번역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팔을 걷어 부쳤던 것. 사업 형태는 KOSEN 운영과 닮았다. 대덕연구단지가 보유하고 있는 풍부한 고급인력을 바탕으로 네트웍을 구축했다.정확한 번역을 원하는 사람들에게 능력 있는 전문가를 연결해 주는 것이다.영어,노어,일어,독어,불어,중국어 등 여러 나라의 원어민 감수자를 확보해 놨다.또, 편집은 엄격하게 하고 교정도 거친다.세련되고 자연스러운 문장을 돌려 준다는 게 사업 모토다.특히, 컴퓨터,천문학 등 과학기술 전 분야는 물론이고 특허 사무소 근무 경력자들을 동원한 특허 번역 업무, 웹페이지를 번역핸료로 탈바꿈시키는 것은 그만이 할 수 있는 마술이다.이씨의 표현대로 ‘고객이 매력적으로 자신을 대변할 수 있게’도와주는 셈이다. 이씨닥료로 탈바꿈시키는 것은 그만이 할 수 있는 마술이다.이씨의 표현대로 ‘고객이 매력적으로 자신을 대변할 수 있게’도와주는 셈이다. 이씨닥료로 탈바꿈시키는 것은 그만이 할 수 있는 마술이다.이씨의 표현대로 ‘고객이 매력적으로 자신을 대변할 수 있게’도와주는 셈이다. 혹시 남의 글을 손보는 교정이 아닌 재밌는 이야기를 스스로 풀어나가는 작가로서 데뷔할 생각은 없는지를 물었다.그는“한 때 꿈꾸긴 했었다”고 속에 담아두었던 아쉬움을 슬그머니 드러내 보인다.하지만 그는“작가 일은 영혼을 쥐어 짜내야 하는 작업으로 아무나 할 수 있는 게 아니다”며 한발 물러섰다. 문장교정가와 전문번역가로서의 일을 마치면 이씨는 슬슬 가정으로 돌아간다. “우리 가정의 자랑은 식구가 전부 자신의 홈페이지를 갖고 있다는 것이랍니다. 번역사 사이트로 영업용인 제 것과는 달리 딸 것은 친구들 친목 사이트죠. 초등학생인데 최근에 영재반에 선발됐어요. KOSEN 인터뷰에서 그걸 자랑해 달라는 데요” 꾸밈없는 최강 전사의 가정에 여느 때처럼 환한 웃음꽃이 피는 사이 대전의 가을밤은 깊어간다. “좌우명요?‘나쁜 일은 빨리 잊어버리자’는 거랍니다. 제가 신경쇠약이거든요.”정말 나쁜 일을 빨리 잊을 수 있다면 신경쇠약도 괜찮은 상태 같다는 생각이 퍼뜩 스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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